강의준비차 스테판 말테르의 <조지 오웰,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제3의공간)을 읽다가 잠시 모파상의 <삐에르와 장>(창비)을 읽는 틈에 시야에서 놓쳤다.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여하튼 20여 분간 집안에서 찾다가 못 찾고 쉬는 중이다. 야구중계와 같이 보느라 정신이 분산된 탓인지.

<시대의 작가로 사는 것>은 고세훈 교수의 평전 <조지 오웰>(한길사)과 같이 읽고 있는데 오웰의 어린시절과 젊은시절에 대한 정보를 보충할 수 있어서 유익하다. 주로 후기 대표작인 <동물농장>과 <1984>를 위주로 강의를 해온 탓에 그의 어린시절과 초기작에 대해서는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었다. 관련서를 읽지 않은 건 아니지만 머릿속에 강의자료로 입력해놓지는 않은 것.

평전을 보니 오웰 전집은 20권 규모이고 모두 1만 쪽에 달한다. 그에 관한 책들도 수십 권에다가 학술논문만 해도 수백 편에 이르니 20세기 작가로는 거물급이라고 해야겠다. 그런 걸 고려하면 강의에서 너무 욕심을 부리지 않는 게 중요하다. 독자로서 더 중요한 건 무얼 읽느냐가 아니라 읽지 않느냐다. 읽을 책은 정말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오웰만 하더라도 어디까지 읽어야 할까? 대부분 소개된 그의 소설과 에세이만 하더라도 10여 권에 이른다. 최근에는 소설 <엽란을 날려라>(지만지)도 초역돼 나왔다(책값은 화나게 한다). 문제는 오웰만 읽는 게 아니라는 점. 당장 내주만 하더라도 10명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강의에서 다뤄야 한다. 비단 그런 사정이 아니더라도 인생이 길지 않다. 하는 말대로 우리는 책을 읽으려고 태어나지 않았기에(우리의 몸이 독서에 최적화되어 있다면 노안이 생길 리 없다!).

고로 시대의 작가로 산다는 것도 고되지만 그런 작가들을 뒤따라 읽으며 시대의 독자로 산다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나저나 책은 어디에다 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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