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위 테이크 맨해튼
레너드 코헨의 노래를 즐겨 들었네
먼저 맨해튼을 찍고
그 다음엔?
이건 알게 된 지 얼마 되지 않지
덴 위 테이크 베를린
그 다음엔 베를린을 찍고
가사는 오늘 찾아보았네
테러리스트의 노래?
처음엔 맨해튼을 치고
이어서 베를린을 치고?
테이크는 접수하다도 되나?
맨해튼을 접수하고 베를린을 접수하고
이게 복수계획인가
맨해튼 다음이 왜 베를린인가
(가사가 안 들린 건 당연하다)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나는 맨해튼에 우리가
처음 발을 디뎠을 때로 들었지
맨해튼에 처음 가보았지
맨해튼으로 가고 있었네
맨해튼에 갔었지
맨해튼
가본 적도 없고 갈 생각도 없지
그래서 노래를 듣네
처음에 맨해튼이어야 한다고
시도 그렇지
맨해튼이어야 하지
가지 않을 테니까
당신은 맨해튼에 있지
시도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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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4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맨하튼의 코헨아저씨는
제가 알던 코헨아저씨와는 다른 느낌이네요.
제가 아는(좋아하는) 코헨은 말랑말랑한~
섹시한 저음의 발라드 코헨.

로쟈 2018-05-24 23:30   좋아요 0 | URL
맨해튼은 박력이 있어요.~

로제트50 2018-05-2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팝 DJ 가 되버린 듯한
로쟈 아쟈씨 *^^*

로쟈 2018-05-24 23:30   좋아요 0 | URL
^^
 

톨스토이님이 입장하셨습니다
그런 멘트가 들리는 것 같아
어제는 크로이체르 소나타에서
아내를 죽이시고 내일은
카츄샤와 함께 부활하시고
다음주에는 다시 안드레이와 함께
전장으로 나갈 예정이지
지난주에는 안나와 함께 기차에
몸을 던졌어 이반 일리치는 언제
죽었더라 하지 무라트도 여름엔
만나봐야지 톨스토이 쳇바퀴 같아
녹음된 걸 들려줄까 톨스토이는
백작가문의 막내아들이고
카잔대학을 중퇴했지
대학 중퇴자로 최고의 작가 아닌가
크림전쟁에 참전하고 작가로
데뷔하고 늦은 결혼을하고
전쟁과 평화 집필에 나섰지
불라불라 말년에는 가출해서 시골 역사에서
객사했지 야스나야 폴랴나에 묻혔어
내게 입력된 톨스토이의 생애
자주 강의하다 보니 룸메이트 같아
성격이 오만하고 괴팍하다고 소개하지
아닐지도 몰라
룸메이트는 보통 그런 성격이지
가정과 예술을 전면 부정했다고 소개하지
어쩜 톨스토이
그게 나의 톨스토이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하지만 오늘만은 트웨인에게 양보해주길
톰 소여를 당신도 좋아했던가
톨스토이님이 퇴장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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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4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쟈샘 룸메이트가 톨스토이뿐인가요?
도스토예프스키도 있고, 카프카도 있고...
(방하나 가지고는 어림도 없~)
다른 룸메이트들도
시 한편씩 써주지 않으면 섭섭해할듯~ㅎㅎ

로쟈 2018-05-24 23:32   좋아요 0 | URL
다 쓰긴 했는데요.^^
 

상상력의 종말을 상상한다
아직 배송을 기다리는 책
아룬다티 로이의 상상력의 종말
상상력의 초과를 말할 테지
현실이 상상한 것을 넘어설 때
상상력이 머쓱할 때
상상력이 진땀을 흘릴 때
상상력이 낭패감을 맛볼 때
상상력이 간판을 바꿔달아야 할 때
상상력은 끝장이고 종말이지
상상력의 궁극이고 완성인가
언제였던가
초등학교 친구네서 점심 먹던 날
계란 프라이가 반찬이었지
잘사는 집 친구여서 소시지와
계란 프라이를 반찬으로 먹었지
그런데 프라이가 접시에 두 개씩이었지
집에서도 먹는 프라이지만
한 끼에 두 개씩이라니!
상상할 수 없었네
상상력의 빈곤
상상력의 종말이지
다른 게 빈곤한 게 아니었지
프라이 한 개가 부족했던 거지
친구는 목욕탕집 아들이었지
그게 차이였지
하지만 나는
지금도 프라이 하나에 족하지
내 몫은 그걸로 족하지
무엇이 상상력의 초과인가
로이에게 물어보려네
무엇이 상상력의 빈곤인가
상상력의 종말을 읽어보려네
혹시 프라이 두 개 얘기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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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0sun 2018-05-23 2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새 기억력에 발목잡혀
상상력을 논한다는것 자체가
상상속 이야기가 되어버린~ㅜㅜ

로쟈 2018-05-23 23:58   좋아요 0 | URL
기억의 종말도 나와야겠네요.~
 

구부러진 총이라고 적고
화들짝 놀란다 프로이트적인
해석에 미리 놀란다
이런 브로이트 같으니!
(오타 아님)
더듬어 보니
(또 놀란다)
더듬다 말고 생각해보니
녹슨 총이었다
샹송 녹슨 총
녹슨 총보다 멋진 것은 없다는 샹송
왜 멋진가
쏠 수 없으니까
난사할 수 없으니까
죽일 수 없으니까
더이상 죽일 수 없으니까
그게 녹슨 총
평화의 총
녹슨 철조망 옆 기념비를 세운다면
녹슨 총은 어떤가
또 생각해보니
구부러진 총은 얼마나 억울한가
구부러진 총도 평화의 총
구부러뜨리는 게 평화의 힘
구부러뜨리는?
부러트리는?
부러이트?
브로이트?
이런 프로이트 같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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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23 19: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현듯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가
생각납니다. 오래전이어서 내용은
잊었지만 감동적이었고 완독한 날
꿈에서 그리운 친구를 봤어요.
언제 그 책을 읽으면 고인이 된 그 친구를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시의 모티프가 궁금합니다. 혹
요즘 <칼융 인간의 이해>에서 영감을
얻으셨나, 더듬이를 움직여봅니다^^
녹슨 총을 부른 앙리꼬 마르시아스의
따뜻하고 감미로운 목소리가 땡기는
저녁입니다~

로쟈 2018-05-23 22:50   좋아요 0 | URL
네, 녹슨 총이 떠올라서 쓴 거에요. 총기난사 사건도 있고, 남북간 철조망도 있고...
 

점심에 대한 시도 있었나
정오는 시가 되지만
자정과 마찬가지로 정오는
시도 되고 희망곡도 되지만
점심은 뭔가
낮에 끼니로 먹는 거
그게 다인가
시는 영혼의 끼니거늘
시는 굶주림의 편이거늘
점심은 저 혼자 먹고 있으니
대낮부터 저 혼자
끼니를 자임하니
시의 눈밖에 날 수밖에
시에 걷어채일 수밖에
그러고도 먹는구나
점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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