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개 그럴 테지만 코난 도일의 셜록 시리즈는 초등학생 때 읽었다. 중학생 때도 더 읽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러고는 다시 읽을 일이 없었는데 문학강의를 하면서, 아마 보르헤스를 읽을 때였던 듯한데 셜록을 다시 읽어보고 싶었다. 문제는 번역본이 너무 많다는 것. 전집도 몇종 되는터라 재보기만 하다가 포기한 것 같다. 엄두가 나질 않아서.

이번에 셜록 시리즈가 다시 나오고 있는데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에 맞춘 것이라 한다. 두 가지가 마음에 든다. 일단 새번역이라는 점, 그리고 일정한 간격을 두고 한권씩 나오고 있다는 점(‘전집‘의 압박을 피하게 해준다). 해서 아주 오랜만에 셜록의 독자가 될지도 모르겠다. 물론 강의 거리가 될 만한 걸 찾을 수 있다면 더 좋겠고(‘합법적‘으로 읽을 수 있기에). 이 참에 마이클 더다의 <코난 도일을 읽는 밤>도 당당하게 손에 쥘 수 있겠다. 여행준비로 당장은 카프카를 읽는 밤이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강의를 끝냈다. 4회차 이상의 강의로 진행한 건 이번이 두번째인데, 처음에는 펭귄클래식판으로, 그리고 이번에는 열린책들판으로 진행했다. 나로선 10여 종의 번역본을 갖고 있는데(수종의 영어판과 러시아어판도) 그 가운데 댓종을 읽은 듯싶다. 열린책들판으로 완독한 것이 이번 강의의 소득이다. 다른 번역본과 비교해본다거나 해설서를 더 참고하는 건 여건상 어려웠다. 그래서 보충하는 의미로 강의중에 두권의 참고서적을 소개했는데, 하나는 고명섭 기자의 <니체 극장>이고, 다른 하나는 승계호 교수의 <철학으로 읽는 괴테, 니체, 바그너>다.

<니체 극장>은 분량이 좀 되는데 평전을 겸하고 있고 대표작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이 강점이다. 게다가 쉬운 문체로 쓰였다. 니체 입문서나 <차라투스트라> 입문서로 유용하다. <괴테, 니체, 바그너>는 언젠가 짤막한 소개글을 쓴 적이 있는데 사실 번역기획에 직접 관여한 책이기도 하다. <차라투스트라>에 대한 고급한 해석을 제공한다. 니체와 <차라투스트라>와 관련해서는 다수의 책이 출간돼 있지만 두권만 추천하라고 하면 나로선 이 둘을 꼽겠다. 난이도는 중과 상이다. <차라투스트라> 자체가 난해한 책이기에 난이도 하에 해당하는 해설서는 가능하지 않다. 초등학생을 위한 해설서들도 나와있는데 코미디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국에서는 드물지 않은 코미디일 테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여름에는 실내온도가 26도만 돼도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26도까지 내려가니 2도쯤 더 내려가야 쾌적할 것 같다. 분명 그 이하로 내려가서 추위에 난방을 궁리할 때도 올 것이다. 그럼 겨울을 맞이하고 한해가 끝날 터이다. 그 전에 두어 권의 책이 더 나왔으면 하는데, 결과는 두고봐야겠다(그런 식으로 계산하니 앞으로 20권 정도의 책을 더 내면 노년으로 접어들겠다 싶다. 그중에는 역작이라고 할 만한 책도 포함돼 있는데 어제는 ‘인생의 책‘을 쓰고 난 뒤에 어떤 심정이 될까 궁금했다. 보통 40년 가량의 직장생활을 하다가 퇴직하는 기분 같을까? 보람과 만감이 교차하는?).

<마의 산> 강의를 앞두고 안진태 교수의 <토마스 만 문학론>(열린책들, 2009)을 펼쳐놓고 있다. 내일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도 종강이다. 괴테부터 시작한 상반기 독일문학 강의가 그렇게 일단락된다. 가을에는 러시아문학 강의를 하며 다시 힘을 비축할 참이다. 지난해 프랑스문학에 이어서 올해 독일문학 ‘일주‘를 하며 세계문학의 지형을 숙지하게 된 것이 나로선 성과이다. 그래서 어떤 문학이론서이든 막힘없이 읽을 수 있겠다 싶다(궁극적으로는 나대로의 문학론을 한권 쓰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그렇게 많은 책을 읽고 강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읽지 않은 작품이 많은데다가 새로운 책은 또 끊임없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 그래서 든 생각은 미래의 서평가에게는 읽을 책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안 읽어도 되는 책을 일러주는 게 더 중요한 노릇일지도 모른다는 것. 알아서들 안 읽고 있으니 상관없다? 중요한 건 읽을 책은 읽고 안 읽어도 되는 책은 내버려두는 것이다. 말은 그렇지만 그걸 가려내는 건 만만치 않다.

할일이 많은 틈에 엉뚱한 고민인 것도 같다. 서평가의 사소한 고민이라고 해두자. 앞서 두권의 서평집을 냈고 올해 안으로 (마지막이기 쉬운) 세번째 서평집을 내려고 한다(내년에는 강의형식의 서평을 모은 강의서평집을 내려고 한다). 누구를 위한 서평(집)인가 궁리하다 보니 요즘은 점점 회의적이게 된다. 하기야 현역에서 물러났으면 근심은 접어두는 게 옳을지도 모른다. 다른 이들이 알아서들 잘할 테니까. 진퇴를 잘 하는 것도 처세술의 필수다. 그저 날이 조금만 더 선선하면 책읽기가 수월하겠다는 말을 나는 적으려던 것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북플로 글을 쓰니 짤막한 아이템만 주로 다루게 된다. 나대로의 북플 적응법이다. 더 놀라운 사용법을 따로 배우지 못한다면 당분간은 이런 형식의 글을 자주 쓸 듯하다. 일단 간편하게 쓸 수 있으므로(독수리 타법으로 쓰면서 간편하다고 하니 좀 우습지만).

나도 10권의 책을 내봐서 100쇄를 찍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가늠은 한다(물론 실감은 하지 못한다). 해당 도서가 출판사의 간판도서로서 얼마나 환대받을지도. 그런 환대의 하나가 ‘100쇄 기념판‘으로 이번에 안도현의 <연어>(문학동네)와 공지영의 <도가니>(창비)가 특별판으로 나란히 나왔다. 아니, 다시 보니 <연어> 100쇄 기념판은 이미 2007년에 나왔고, 이번에 나온 건 데버러 스미스(<채식주의자>의 역자)의 영역을 같이 수록한 특별판이다. 이번에 표지갈이를 한 <도가니>가 ‘100쇄 기념 특별개정판‘이다.

함정이라면, 둘다 내가 읽지 않은 책이라는 점. <연어>는 ‘동화‘니까 그렇다 치더라도 <도가니>는 책을 구입하기까지 해놓고도 읽을 기회를 잡지 못했다. 영화도 보지 않았군. 하도 기사가 많이 나왔었기에 안 읽어도 읽은 작품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도가니>도 그런 케이스. 이번에 나온 기념판은 기념이니 읽어볼 만하지만, 밀린 책들이 많아서 장담은 못하겠다. 나는 아직 <쇼코의 미소>에 붙들려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며칠전에 저명한 기독교 역사학자 야로슬라프 펠리칸의 절판된 책 <예수의 역사 2000년>에 대해 적었는데, 그의 또다른 책이 출간되었다. <성서, 역사와 만나다>(비아, 2017)로 성서의 역사와 인류사에 미친 영향을 다룬 대중교양서다(원저는 펭귄에서도 나왔다).

‘만나다 시리즈‘의 셋째 권인데, 앞에 나온 두권도 관심도서로 구해놓은 터라 펠리칸의 책도 바로 장바구니에 넣었다. 기독교 총서에 해당하지만 교양서 시리즈로서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