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의 ‘시인의 집‘을 나와서 향한 곳은 서귀포시 성산읍에 있는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이다. 2005년에 타계한 사진작가 김영갑이 루게릭병으로 투병하며 폐교를 개조하여 손수 지은 미술관으로 2002년에 문을 열었다고 한다. 한 예술가의 치열한 작가혼이 여전히 살아 숨쉬는 공간이란 느낌을 받았다. 충남 부여생이지만 제주의 자연과 풍광을 평생 카메라에 담았고 이제 그의 사진은 제주 자체가 되었다.

미술관 내부는 사진촬영이 금지돼 있어서 대신 기념엽서만을 구입했다. 이미 널리 알려진 곳이어서 따로 홍보가 필요치 않겠지만 나처럼 그런 곳이 있는 줄 몰랐던 분들은 방문해봄 직하다. 김영갑 사진집은 여러 종이 출간돼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구름을 찍은 사진들이 특히 마음에 든다. 사진집도 여유가 생기는 대로 구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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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도착해서 보말죽과 호랑소라, 홍해삼 등으로 점심식사를 하고 들른 곳이 조천에 있는 카페 ‘시인의 집‘이다. 손세실리아 시인이 운영하는 카페여서 시인의 집이고 (2년 전부터) 저자 사인본 시집만 판매한다고 해서도 시인의 집이다. 얼핏 수십 종의 사인본 시집과 일부 산문집을 전시하고 카페 손님들에게 판매하는데 전국 유일의 서점이라고 한다. 전세계적으로도 희소하지 않을까 싶다.

기념으로 구입한 시집은 손세실리아 시인의 <꿈결에 시를 베다>(실천문학사)와 이동순 시인이 자야 여사를 대신하여 사인한 <내 사랑 백석>(문학동네) 등이다. 주인장께 물으니 베스트셀러는 시선집 <내 마음이 지옥일 때>(해냄)라고 한다. 제주에 와서도 ‘지옥‘이란 제목에 끌리는 것인지, 마음이 지옥인 분들이 일부러 제주를 찾는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여하튼 사실이 그렇단다. 여하튼 시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예기치않은 선물을 챙겨갈 수 있는 카페가 ‘시인의 집‘이다. 몇장의 사진으로 방문 기록을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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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대로라면 나리타공항에 있어야 하지만 일본항공의 비행기 연착으로 이제야 탑승. 이륙을 기다리고 있다.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면 3시 반은 되어야 오늘의 일정에 들어가게 될 듯하다. 지금은 오후 1시.

내일은 나쓰메 소세키와 관련한 일정 위주여서 가방에 넣어온 책은 일본이 자랑하는 비평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나쓰메 소세키론>. <산시로>를 다룬 장을 이전에 읽었는데 이번 여행중에 탐독해보려 한다. 이제 비행모드로.

(...)

일본 나리타공항에 도착한 건 오후 3시 10분쯤. 인천에서 나리타까지는 2시간 남짓 소요된다. 입국수속이 번거롭지 않아서(내가 경험한 최악은 러시아였다) 곧바로 짐을 찾아서는 미리 도착해 있던 일행과 합류한 다음 도쿄로 이동했다.

당초 진보초 고서점가를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지체된 탓에 내일로 미루고 도쿄의 야경을 본 뒤에 저녁식사를 했다. 그러고는 오오에도 온천에서 시간을 보내고(일본식 찜질방이라고 해야겠다. 찜질과는 무관하지만) 호텔에 안착.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한 시점에서야, ‘이제 또 시작이구나‘란 느낌이 든다. 네번째 문학기행(한겨레교육센터와는 세번째).

도쿄는 지난여름에 갔던 교토와는 확연히 다른 인상이다. 말 그대로 거대한 국제도시. 바다를 낀 도시의 야경은 얼핏 뉴욕이나 샌프랜시스코를 떠올리게 한다. 레인보우 브리지와 자유의 여신상 복사판 때문인듯. 이 또한 도쿄의 천 가지 얼굴 가운데 하나이리라.

내일의 일정을 위해서는 ‘하스미 상‘의 책과 함께 소세키의 <산시로>와 <마음>도 다시 좀 보다가 잠들어야겠다. 시차가 없다보니 좀 맨숭맨숭하군. 하기야 환승을 포함해 13시간 넘게 비행해야 했던 러시아문학기행이나 카프카문학기행에 비기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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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중이다. 아직 어둑할 즈음에 집을 나섰으나 앞차를 놓치는 바람에 터미널에서 날을 샌 모양새가 되었다. 택시를 타고 평소보다 여유 있게 도착했다고 생각했으나 매표소에 가보니 지난주부터 시간표가 바뀌어서 버스가 출발한 다음이었다(2분 늦어서 40분을 지각하게 생겼다). 어제 인터넷에서 작년 말에 이용자가 올린 시간표를 보고 방심한 대가다(수년간 변동이 없다가 지난주에 바뀔 줄이야).

몇사람 타지 않은 리무진에서 딱히 할일은 없기에 보조가방에서 책을 꺼냈다. 책은 트렁크와 보조가방에 분산해 넣었는데 가방의 책은 오늘 이동간에 읽으려는 것. 그중 하나가 시인이자 삼국유사 전문가 고운기 교수의 <도쿄의 밤은 빨리 찾아온다>(난다)다. 도쿄여행기. 목차를 보니 2016년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6박 7일간의 기록이다(여행목적도 유사하다. 설국 기행). 기간에 견주면 나도 이번 여행에서 이 책의 2/3 정도 분량은 써야 한다. 하루에 네댓 시간씩 쓴다면 가능할지도.

그나저나 출근시간대라 차가 막히고 있다. 도쿄의 밤이 찾아오기 전에, 나는 도쿄로 가야 하고, 그러자니 인천공항에 도착해야 한다. 잔뜩 밀려 있는 차량 행렬을 보니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을지도 염려스럽다... 라고 썼지만 버스가 시외로 빠져나오면서 속도를 내고 있다.

저자는 인천공항에 일행이 모였다고 서두를 꺼낸 뒤 바로 다음 페이지에서 ˝나리타공항에는 전세버스가 대기해 있다˝고 적는다. 인천공항까지 가는 건 일도 아닌 것이지. 예정대로라면 나도 오후 3시경 나리타공항에서 대기중인 전세버스에 몸을 실을 것이다. 도쿄의 밤이 찾아오기 전에 먼저 해야 할 일은 도쿄에 입성하는 것이다...

PS. 나리타공항의 폭설로 출발이 늦춰질 것 같다. 오후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질 듯하다. 말 그대로 눈의 고장을 넘어서, 눈의 나라에 들어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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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도서관에 가보려고 하는데, 동네도서관은 사실 책이 있다는 것 말고는 특별한 느낌을 주지 않는 곳이다. 일부러, 자주 가게 되지는 않는 것(특별히 소장도서가 많은 것도 아니기에). 이런 불만을 갖는 건 <우리가 몰랐던 세상의 도서관들>(나무연필)을 보아버린 탓도 있을 것이다. 흔히 하는 말로 눈을 버려놓는 책(세계의 도서관 순례 책들이 대개 그러하다).

이번에 꽂힌 곳은 노르웨이의 베네슬라 도서관이다. 고래의 갈빗대를 형상화했다는데, 언젠가 노르웨이에 가본다면 꼭 들러보고싶다. 동네도서관이라도 기분은 베네슬라에 가는 셈 치고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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