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 과학분야의 ‘중국‘교양서를 종종 읽는다. 경쟁력을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국가박물관에서 일한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는 한 가지 원칙을 믿게 되었다. "인류 역사에서 일어나는 어떠한 사회적 행위든그 안에는 자연 과학의 기저 논리가 있다"는 원칙이다. 뉴기니의 식인 풍습도 마찬가지다. 내 우상이자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인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뉴기니에서 오랫동안 조사와 연구를 한 후, 그곳의 식인 풍습에 대해 이런 관점을 제시했다.
"식인 풍습이 존재하는 것은, 현지의 단백질 부족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 P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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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책(과학을 다룬 책)이지만 난데없이 철학의 급소를 찌른다. 많은 사람의 생각을 움직이는 소수의 생각을 바꾸는 데 철학의 용도가 있었지만, 현재도 유효한가 의문이다(오늘날 철학은 주로 다수를 혐오하는 용도로 쓰인다. 무지한 것들이라니!). 그러는 중에 철학의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새로운 과학적 진리는 반대자들을 설득하거나 감화시키지 않는다. 그보다는 반대자들이 다 죽고 나서 새로운 진리에 익숙한 새로운 세대가 나타날 때 비로소 승리한다."

물리학자 막스 플랑크의 말이다. 간단히 말해서 과학이 발전하기 위해시는 이전 세대가 죽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내가 보기에 이 말은 과학보다 철학에 더 어울린다. 과학으로 다가오는 실체적 변화는 받아들이기 싫어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실체가 없는 이 생각이란 놈은 고쳐 먹으려고 부단히 노력하지않으면 결코 바뀌지 않는다. 이전 세대가 죽지 않으면 세계의 철학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기술의 발전으로 점점 더 오래 살고 있다. 그러니 현실에 맞게 끊임없이 변하고 가끔은 앞에 서서 사회를 이끌어야 할 철학의 시간은 점점 느려진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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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베스트셀러로 <왜 결혼과 섹스는 충돌할까 Sex at Dawn>이 있는데, 제목이 그렇게 번역된 걸 보면 번역이 진행중인 모양이다. 원서를 진작에 구해놓은 터라 기다리게 된다. 너무 늦지 않게 나오면 좋겠다...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호모사피엔스의 특성을 단 한 가지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 후보들 중 탈락한 것으로는 도구의 사용, 식량으로 쓸 작물이나 가축을 기르는 것, 번식과 무관한 성관계, 마주 보고 하는 섹스, 여성의 오르가슴, 집단 간의 갈등, 축적된 지식을 다음세대에 전달하는 것 등이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호모사피엔스는 자신이 살아갈 동물원을 스스로 건설한 유일한 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우리와 우리 후손이 살아갈 세계를 만든다. 그러므로 우리가 이 세계를 부키팅기에 있는 생지옥보다 샌디에이고에 있는 동물원에 가깝게 만들고자 한다면 우리 선조들이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눈뜨기 전에 어떤 삶을 살았는지를 더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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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집인 줄 알았는데 책 얘기, ˝책이 겪은 사연˝ 얘기란다. 저자의 지극한 책사랑이 느껴진다. 절판본 이야기를 포함해 사연도 버라이어티하다. 책이 겪은 사연을 대신 들려주는 저자는 사람인가, 책인가?..

독자들이 알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책과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 책에 담았다. 책은 살아 있는 생명체다. 저자와 출판사가 만나서 책이 태어나고 자라고 늙는다. 사연이 없는 사람이 없듯이 사연이 없는 책은 드물다. 책이 겪은 사연을 이 책에 담았다. 책의 줄거리나 작품성보다는 책이 겪은 우여곡절이나 책이 살아오면서 겪은 기쁜 일과 슬픈 일을 담았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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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다는 착각>(원제 <능력주의의 폭정>)의 가장 인상적인 인용은 샌델이 제임스 애덤스의 <미국의 서사시>(1931)에서 가져온 것이다. 애덤스가 아메리칸 드림의 가장 완벽한 사례로 꼽고 있는 것은 미국 의회도서관이다. ˝민주주의가 그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상징˝이라는 것. ˝이 예가 우리 국민 생활의 모든 부분에 그대로 실현된다면 아메리칸 드림은 살아있는 현실이 되리라˝고 애덤스는 적었다. 그러나 ˝이 책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샌델은 덧붙였다. 현재의 미국 민주주의와 능력주의 사회가 잃어버린 도서관 유토피아다...


일반 열람실을 보면, 물어볼 필요조차 없이 자유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 1만권이나 비치되어 있다. 자리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노인도 젊은이도, 부자도 가난뱅이도, 흑인도 백인도 경영자도 노동자도, 장군도 사병도, 저명한 학자도 학생도 한 데 섞여 있다. 모두가 그들이 가진 민주주의가 마련한 그들 소유의 도서관에서 함께 책을 읽는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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