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자 경향신문의 '뉴 파워라이터' 연재는 철학자 진태원 교수(알라딘 발마스님)와의 인터뷰다. 예전에 진 교수가 교수신문에 실은 칼럼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K군에게'를 옮겨놓은 적이 있는데(http://blog.aladin.co.kr/mramor/4360795). 그 뒷얘기도 질문에 포함돼 있기에 옮겨놓는다. '더 비관적'이란 견해가 눈길을 끄는데, 사실 밖에서 보는 것과 다르진 않다. 예비 철학도들에게는 유감스럽겠지만, 자신이 어떤 길 위에 놓여 있는지는 알고 들어서는 게 좋겠다.   

진 교수는 2010년 말 ‘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K군에게’라는 공개 편지글을 쓴 적이 있다. 그는 K군에게 서울대 학부 출신이 아니거나 영미권 유명 대학원에 진학할 만한 경제적 능력이 없다면 인문학, 특히 철학은 하지 말기 바란다며 다른 길로 가라고 조언했다.

 

- 지금도 같은 조언을 하겠는가.

 

“더 비관적이다. 한국 대학원에 가는 것은 외국 대학원에 가기 위해 외국어 배우는 과정에 불과하다. 석사과정만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 깊이 연구하고 서로 경쟁하는 학풍, 학파가 생길 수 없다. 서양에서 공부한 분들은 미국, 독일, 프랑스가 내 나라인 것처럼 착각한다. 독일 철학은 그 나라의 역사 흐름, 지적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그 나라 현실 문제를 신음하다 나왔다. 그것을 ‘나의 철학’, ‘우리 철학’이라고 생각하면 한국에서 일어난 사건 또는 삶 문제에 무관심하게 된다. 학문 공론장이 없다는 게 문제다. 문제를 사고하고 실천적 해법을 제안하는 일이 힘들다. 대학 교수도 기업 직원 같은 처지가 됐다.”

 

 

진 교수는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 “스피노자에 관한 박사논문을 더 보완해 책으로 내야 한다. 2007년에 출판사와 계약했는데 아직 못 썼다(웃음). 스피노자, 데리다 연구나 번역을 더 하고 싶다. 발리바르 책도 3권을 계획 중"이라고 답했다. 말이 나온 김에 덧붙이자면, 진 교수가 옮긴 데리다의 <마르크스의 유령들>이 절판된 지 오래 됐다. 다시 나오길 기대한다...

 

14. 01. 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