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동향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원고 발굴이 새 통로로 SNS도 활용되고 있다는 기사다. 출판계에 종사자들에겐 새로운 소식이 아니지만 최근에 구체적인 성과들도 나오고 있어서 '동향'으로 짚어봄직하다. 더 자세한 진단은 이번주에 나온 기회회의(300호 특집호)에 실린 한기호 소장의 글을 참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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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출판 등으로 눈길을 끄는 이현우(블로그), 이외수(트위터), 이건범(페이스북)씨.   

한국일보(11. 07. 21) SNS '글맥'을 캐라 될성부른 작가가 보인다 

"공식적으로 알립니다. 작년 9월 말부터 12월 말까지 석 달 동안 페이스북에서 '징역'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연재했더랬습니다. 제가 20대 때 두 차례에 걸쳐 3년 가까이 징역살이 했던 내용을 복기한 글이었습니다. 함께 읽던 선후배나 친구들의 반응이 좋았고, 책을 내라는 격려가 있었기에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단행본으로 내게 되었습니다."

 

출판기획자 이건범씨가 대학생 시절 학생운동을 하다 옥살이한 경험을 담은 <내 청춘의 감옥>(상상너머 발행)을 지난 달 초 내면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처음부터 출판까지 생각하며 쓴 글은 아니지만 페이스북 지인들이 적극적으로 책 내기를 권해 단행본 출판으로까지 이어졌다.

출판계의 원고 발굴 통로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까지 진화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무명의 '글쟁이' 발굴 매체로 주목 받기 시작한 블로그에 이어 최근 들어 국내 출판계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글맥'으로 눈여겨 보고 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20일 격주간 출판전문지 '기획회의'에서 이 같은 국내 출판계 변화를 소개하면서 "이제 누구나 페이스북, 트위터, 블로그 등을 통해 글을 쓰고 저자가 될 수 있는, 누구나 소비자(독자)이면서 생산자(저자)가 되는 프로슈머 시대"라고 지적했다.

한 소장에 따르면 국내 '페북'(페이스북 글로 만든 책)의 원조는 4월 출간된 <페이스북 담벼락에 희망을 걸다>(북셀프 발행). 페이스북을 통해 소망과 나눔의 중요성을 이야기해온 출판인 권영민씨의 글을 묶은 책이다. 권씨는 5월에도 몇몇 필자들과 함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썼던 글을 묶어 <희망에 입맞춤>이라는 책을 냈다. 페이스북은 블로그처럼 긴 글쓰기가 가능한데다 저자나 출판사가 출판 전에 잠재 독자의 반응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그래서 블로그처럼 다양하게 글들이 올라 오고, 출판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기대된다. 



트위터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12만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려 국내 트위터계의 '대통령'으로 통하는 소설가 이외수씨의 트위터 글을 모아 지난해 4월 나온 에세이집 <아불류 시불류>(해냄 발행)는 지금까지 15만부가 팔렸다. 명언ㆍ잠언을 모아 1990년대 나왔던 그의 책에 트위터 글을 더해 1월 새로 낸 <코끼리에게 날개 달아 주기>(해냄 발행)도 반년 새 8만부가 나갔다. 

 

하지만 트위터 글이 단행본으로 소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황소자리 출판사 지평님 대표는 "인기 있는 트위터 글을 책으로 만들려고 해 봤지만 한 주제에 '140자'라는 분량이 한계로 다가오더라"며 "당장 출판으로 이어지기보다는 감성과 글 재주 있는 저자를 발굴하기 위한 장 정도로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블로그 연재글을 묶어 책으로 내는 '블룩(Blook)'이라는 말까지 있고 실용 분야에 치우쳤던 책 내용도 <로쟈의 인문학 서재>(이현우), <하하 미술관>(김홍기)처럼 인문, 미술 등으로 폭이 넓어지고 있는 블로그 출판만큼 정착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11. 07. 21. 

P.S. 개인적으론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이용하지 않고 있다.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일이 너무 많다는 것과 '과도한' 소통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블로그도 후임자만 있다면 좋으련만... 

P.S.2. 기획회의(300호) 특집을 다룬 한겨레 기사도 스크랩해놓는다.  

한겨레(11. 07. 22) 한국을 대표하는 300명의 저자는?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격주간·사진)가 최근 발간한 통권 300호에서 특집기획으로 ‘한국의 저자’ 300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저자들은 문학을 제외한 인문·사회·문화 등 논픽션 부문에서 최근 5년 동안 단행본 저서를 1종 이상 펴낸 생존 필자들 가운데 뽑았다. 300명 명단에는 백낙청, 김우창 등 원로급부터 젊은 인터넷 논객 한윤형 등 대중적 저자들까지 고루 포함돼 있다.

저자들 면면에서 두드러진 현상은 인터넷과 소셜미디어 활성화로 책 생산 방식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등을 글쓰기의 장으로 활용해 책을 펴내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획회의> 발행인인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소장은 최근 베스트셀러 동향을 분석한 결과 블로그 연재 글을 책으로 묶은 ‘블룩’(blook: 블로그와 책을 합친 말)의 강세가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쓴 이현우씨, <샤넬, 미술관에 가다> 등을 쓴 패션미술 저술가 김홍기씨 등이 이런 블로그 기반형 저자들이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에 연재한 글을 출간하는 ‘페북’도 등장했다. 지난 4월 출간된 <페이스북 담벼락에 희망을 걸다>(권영민)와 출판기획자 이건범이 쓴 <내 청춘의 감옥>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한기호 소장은 1981년 이후 30년 동안 국내 독서 시장 흐름을 네 시기로 정리했다. 1987년 6월 항쟁 이전은 인문사회과학의 시대, 1997년 외환위기까지는 개인주의 발흥의 시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를 자기계발의 시대로 구분했고, 그 뒤 지금에 이르는 시기는 대안의 삶 추구의 시대로 보았다. 전체적으로는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문사철’ 중심의 교수 저자에서 현장 활동가로 저술의 중심이 옮겨갔다고 그는 분석했다.(임종업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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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릭스 2011-07-21 13:12   좋아요 0 | URL
과도한 소통이 문제입니다.

로쟈 2011-07-21 15:59   좋아요 0 | URL
소통도 극과 극인 듯해요...

페크pek0501 2011-07-21 14:51   좋아요 0 | URL
친구들 몇이 저를 페이스북으로 초대한다는 이메일을 보냈어요. 블로그만으로도 벅차서 가입하지 않았는데, 로쟈님도 같은 생각인 점이 반갑네요. 공짜로 해답을 얻은 셈...

페이스북 관리할 시간 있으면 책 좀 더 읽고 글 좀 더 써서 블로그에 올리렵니다. ㅋ

로쟈 2011-07-21 15:59   좋아요 0 | URL
저도 초대장이 많이 오곤 했는데, 응답이 없어서인지 요즘은 뜸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