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나를 가장 놀라게 한 저자는 미국의 시사평론가이자 금융 전문 저술가, '비즈니스 역사가'로도 불리는 론 처노다. <금융제국 J.P. 모건>(플래닛, 2007)의 저자. 놀라운 건 '자본주의자의 원형'으로도 일컬어지는 록펠러의 두 얼굴을 다룬 책 <부의 제국 록펠러>(21세기북스, 2010)도 그의 작품이라는 사실(그냥 혼자서 뒤늦게 알고는 놀랐다는 얘기다). 두 책 모두 높은 평판을 얻은 대작이다. 국내에서도 기업가 평전이나 논픽션들이 가끔씩 나오고 있으니 전범으로 삼을 만하다. 하지만 여건상 이런 수준의 책이 나오기는 어려운 게 아닌가 싶다. 아무튼 <16세기 문화혁명>(동아시아, 2010)의 저자 야마모토 요시타카와 함께 뒤늦게 감탄하게 되는 저자다. <부의 제국 록펠러>에 대한 소개기사도 늦게나마 스크랩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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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10. 03. 06) 교활한 석유재벌 vs 고결한 기부왕…'록펠러의 두 얼굴'
존이 어렸을 때,빌은 그에게 자신이 받아줄 테니 높은 의자에서 뛰어내리라고 부추기곤 했다. 그러다가 하루는 받아 안아줄 듯이 팔을 내밀고 있다가 내려버렸고,존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졌다. 그때 빌은 아들에게 다시 한번 가르침을 상기시켰다. "기억하라고 했지.어느 누구도 완전히 믿어선 안 돼.이 아빠마저도 말이야." 얼마 뒤에는 클리블랜드 시내를 지나가면서 빌은 같이 가던 아들들에게 사격이나 가장행렬을 구경하려고 허둥지둥 몰려가는 군중에게 신경 쓰지 말라고 일렀다. "사람들에게 신경 쓰지 마라.되도록 사람이 몰려 있는 곳에 가지도 말고.자기 일에만 집중하는 거야."
최고의 부자이자 최고의 자선사업가인 존 D 록펠러(1839~1937)의 어린 시절 이야기다. 그는 경쟁자들을 고사시키는 '냉혈 비즈니스'로 당대 제일의 갑부가 됐고 이로 인해 부도덕한 기업인이라는 비난을 받았으며 열정적이고 통 큰 자선사업과 기부,굳건한 신앙심으로 '고결한 귀족'의 이미지를 한꺼번에 보여준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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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비즈니스 전기 작가 론 처노는 《부의 제국 록펠러 1,2》에서 상반된 그의 면면을 객관적이고도 입체적으로 드러낸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의 내면에 두 명의 분신이 있다는 것을 자꾸 생각하게 된다. 지독한 스크루지와 너그러운 산타클로스.허풍쟁이 약장수인 아버지와 신실하고 엄격한 어머니 사이에서 자란 그의 심리적 양면성은 '냉혹한 석유재벌'과 '신앙심 깊은 자선왕'의 이미지를 동시에 빚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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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맨손으로 사업을 일궜고 스탠더드 오일 트러스트를 조직해 미국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90% 이상을 정유하고 판매했다. 그가 사업에서 물러났을 때 미국인들의 평균 수입은 주당 10달러였다. 1893~1901년 그의 회사 배당금은 2억5000만달러에 달했고 그 가운데 4분의 1이 그의 주머니로 들어갔다.
그러나 그는 '최대한 벌고 최대한 아껴 최대한 베푸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며 평생 5억3000만달러를 기부했다. 한편으로는 학문에 관심을 보이고 대학과 의료연구 기관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개인적으로도 절제와 검소를 실천했다. '스탠더드 오일 제국'과 '자선 제국'을 함께 세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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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죄악과 고결함이 한데 섞인' 록펠러의 이 같은 모습을 중심으로 남북전쟁 후 도금시대로 불릴 만큼 물질주의에 휩싸인 1870년대 미국의 역사까지 종횡으로 엮어낸다. 조지프 퓰리처와 앤드루 카네기,마크 트웨인 등 굵직한 인물들과의 사연도 드라마틱하게 비춘다. 미국비평가협회상 수상과 타임 선정 '올해 최고의 책' 등 잇달아 찬사를 받은 책.(고두현 기자)
10. 0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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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한번 더 적자면, 국내에 소개된 론 처노의 책은 <금융 권력의 이동>(플래닛, 2008)까지 포함해서 3종 다섯 권이다. 소개되지 않은 후속작으론 <알렉산더 해밀턴>(2004)과 <워싱턴>(2010)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