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연구소가 주최하는 학술 콜로키움 '중앙게르마니아'의 이번 학기 일정을 소개한다(http://ikdk.net/germania.html). 이번주 3월 19일(금)부터 3주에 한번 꼴로 진행이 되는데, 세번째 순서가 슬라보예 지젝이고 나는 지난 겨울에 발표자로 초청을 받았다. 일정을 확인하기 위해서 중대신문의 기사를 스크랩해놓는다.
중대신문(10. 02. 28) 2010 학내 콜로키움 프리뷰 : 중앙게르마니아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연구소가 11회에 거쳐 공동으로 기획 시행해온 <중앙게르마니아>가 올해는 21세기 담론 지형에 대해 탐구한다. 류신 교수(문과대 독어독문학과)는 “과거에 포스트모더니즘이 폐기한 진리들인 ‘역사’, ‘정치’, ‘윤리’ 등을 살아있는 현역 학자들의 책들로 재조명 하려고 한다” 고 말하였다.
올해 첫번째 일정인 3월 19일엔 프랑스 학자인 자크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이 예정되어 있다. 『감성의 분할』은 부재로 “미학과 정치”를 내세우는데, 이는 랑시에르가 『무지한 스승』에서 얘기한 것과 유사하다. 랑시에르는 『무지한 스승』에서 현재 교육의 문제점을 교육이 아닌 정치로 삼았었다. 이와 유사하게 예술에서도 정치와 연관시켜서 설명한 책이 바로 감성의 분할이다. 자크 랑시에르의 『감성의 분할』은 경희대 이택광 교수가 진행할 예정이다.
그리고 4월 9일엔 이탈리아의 학자인 조르조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가 준비되어 있다. 『호모 사케르』는 『감성의 분할』과는 다르게 생명과 정치에 대하여 풀어내는 책이며 연세대 박진우 교수가 진행한다.
그리고 4월 30일에는 동구권의 지성이라 불리는 슬라보예 지젝의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로 선택되었다. 지젝은 라캉과 마르크스 그리고 헤겔을 접목한 학자로서 책 제목의 ‘대의’는 마르크스를 지칭하며 한림대 이현우 교수가 진행할 예정이다.
5월 14일에는 노르베르트 볼츠의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끝에서』로 정해졌다. 『구텐베르크 은하계의 끝에서』는 유현주 교수(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가 맡는다. 유현주 교수는 “볼츠는 문자매체와의 결별과 동시에 미디어믹스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한다. 볼츠의 글을 택한 이유는 볼츠가 현대시대를 매력적으로 해석하였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마지막 6월 4일에는 한스 요아스 『행위의 창조성』으로 막을 내린다. 『행위의 창조성』은 현 사회과학계의 합리주의적 행위이론과 진화론적 근대화 모델에 대한 깊이 있는 비판을 담은 저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중앙게르마니아는 대학사회에서 인문학의 위상이 낮아진 현실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동시에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콜로키움이란 ‘함께 모여 이야기한다’는 라틴어 콜로키움의 어원적 의미에 따라 지적,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자격으로 함께 모여 이야기하는 자리라는 뜻이다. 2000년도 당시엔 콜로키움이라는 단어는 유럽 대학들에서는 상당히 익숙한 반면 국내대학에서는 심포지엄이나 학술대회로 일축되었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참여가 낮아지고 결국 인문학이 위기를 맞게 되었다고 판단한 독어독문학과와 독일연구소에서는 콜로키움이라는 단어를 필두로 지정 토론자 없이 참석자 모두가 동등한 자격으로 담론 생산의 현장에 직접 참여하는 ‘끝장 토론’의 문화를 만들어 냈다. 중앙게르마니아의 성공은 다른 학과와 다른 대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중앙대 안에서는 영문과 사회학과 등에 학부생이 참여하는 정기 콜로키움이 생겼고, 서울대 독일어문화권 연구소도 2005년부터 ‘현대를 다시 읽는다’는 주제로 관악 블록세미나를 시작했다. 중앙게르마니아의 목표는 학생들에게는 생소한 인문학에 대해서 깊이 있고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지적 자극을 주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 대학들에서 인문학이 살아 숨쉬는 풍토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10. 03. 15.
P.S.중앙게르마니아 콜로키움의 결과물은 책으로 묶인 것도 있다. <현대문화 이해의 키워드>(이학사, 2007) 같은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