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포스팅을 했지만 <레닌 재장전>(마티, 2010)이 출간된 김에 같이 읽어볼 책들의 리스트를 꼽아놓는다. 개인적으론 <지젝이 만난 레닌>(교양인, 2008)과 <레닌과 미래의 혁명>(그린비, 2008)에 이은 '레닌 3탄'이라고 부르는데, '세 번째'이기 때문에 매듭으로서의 의미도 갖는다는 생각이다. 그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주어지면 좋겠다. 이미지에 이어지는 내용은 출판사의 소개글을 발췌했다.
잊혀진 이름, 레닌
『레닌 재장전』은 알랭 바디우, 슬라보예 지젝, 프레드릭 제임슨, 테리 이글턴, 토니 네그리, 에티엔 발리바르, 알렉스 캘리니코스 등 세계에서 손꼽히는 비판적 지식인들이 왜 하필 ‘레닌’이라는 이름 아래 모이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전지구적 자본주의와 자유민주주의가 지구촌에서 유일하게 선택할 수 있는 정치경제 체제가 되어버린 지금, 이 바깥을 상상하는 것조차 힘겨운 모험과 도전이 되어버린 지금 왜 그들, 그리고 우리는 레닌의 주위를 서성이는가? 세계 각국에서 레닌의 동상이 철거되는 이미지처럼, 레닌은 1989년 현실 사회주의 국가가 붕괴하면서 가장 먼저 우리의 기억에서 지워져야 했으며, 몰락한 사회주의의 잔해더미 아래에서 영원히 묻혀 있어야 했던 인물이었다. 레닌은 영화 「굿바이 레닌」에서처럼 아직도 사회주의의 꿈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인물을 위한 허상일 뿐이었다.
마르크스가 아니라 레닌
잊혀진 레닌과 대조적으로 마르크스는 고전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공산당선언』 해설서에 붙은 ‘고전강의’라는 표현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국내 현실정치에서 ‘공산당’이라는 단어가 지닌 불온함을 여기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마르크스는 저자들의 표현대로 전혀 위험하지 않도록 완전히 ‘살균’된 마르크스이기 때문이다. 인문사회과학 전문 출판사로 유명한 영국의 한 출판사에서 기획한 세계의 혁명가 시리즈(국내에도 번역되었다)에도 ‘레닌’의 자리는 없다. 스탈린에 의해 죽임을 당한 순교자 트로츠키의 자리는 마련될 수 있지만 스탈린과 함께 사회주의에 대한 일말의 가능성까지 없애버린 레닌의 자리는 망각이 아니면 외면일 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쿨한 혁명가라는 이미지로 소비되는 체 게바라는 또 어떤가. 그렇다면 어떻게 레닌은 무력감에 빠진 진보진영을 위한 강장제가 되는가?
레닌의 제스처
레닌을 재장전한다고 해서, 새로운 담론으로 레닌에게 씌워졌던 혐의를 가리겠다는 뜻은 아니다. 지젝은 스탈린주의가 궁극적으로 우발적인 일탈에 불과하다는 유혹과 공산주의가 본질적으로 전체주의적이라는 유혹을 동시에 거부해야만 우리가 레닌의 유산을 전유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레닌 재장전』은 레닌의 저술을 꼼꼼히 배워야 할 고전적 텍스트로 설명하거나, 레닌의 행동을 지금 상황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 지침으로 제시하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오히려 저자들은 레닌이라는 이름으로 우리가 잊고 있던 것들을 환기하는 데 주력한다. 정치, 행동, 개입, 당 등등. 그래서 각각의 입장에도 불구하고 『레닌 재장전』에 참여한 저자들은 한 가지 관점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레닌은 기존의 생기 없는 이념적 좌표를 중지시키고, 우리가 처한 사고금지를 무력화시키는 자유를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레닌은 우리가 다시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 레닌 재장전- 진리의 정치를 향하여
알랭 바디우 외 지음, 이현우 외 옮김 / 마티 / 2010년 1월
22,000원 → 19,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10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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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잃어버린 대의를 옹호하며
슬라보예 지젝 지음, 박정수 옮김 / 그린비 / 2009년 8월
35,000원 → 31,500원(10%할인) / 마일리지 1,750원(5% 적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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