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문화센터의 제안을 받아 교양강좌를 진행하게 됐다(강사들은 겨울에 따로 벌이를 마련해야 한다). 일반인/직장인 대상의 인문학 강좌인데, 1월 13일부터 2월 10일까지 5차례 진행된다(시간은 매주 수요일 저녁 7:30-9:30). 커리큘럼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하다가 '현대철학'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10명의 철학자를 추천했고 그 중 다섯 명이 첫 커리로 선정됐다(전공인 러시아문학에 대해서는 다른 곳에서 강의할 예정이다).
나로선 <로쟈의 인문학서재>에 실은 '철학 페이퍼' 정도의 내용을 바탕으로 인문학 담론에 대해서 주눅들지 않도록, 더 다행스럽게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정도를 강의의 목표로 정했다. 곧 내가 읽고 이해한 만큼만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나의 과제다. 커리큘럼은 더 협의가 될 줄 알았는데, 처음 보낸 시안으로 확정되어 아예 공지가 됐다. 흠, 이것도 운명인가 보다. 한겨레문화센터의 홈피에서 강좌에 대한 안내를 옮겨놓는다(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6&tolclass=0001&searchword=&subj=F90711&gryear=2010&subjseq=0001&p_selmenu=01). 참고로, 이 소개는 강좌를 기획한 한겨레문화센터에서 작성한 것으로 나는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페이퍼는 분류하자면 일종의 광고 페이퍼가 되겠다.

인터넷 서평 전문 블로거 '로쟈'가 쉽게 풀어서 들려주는 인문학 이야기.
니체, 지젝 등 어려워서 책장 깊숙히 박아둔 현대철학의 명저를 '로쟈'와 함께 읽어보자!
인문학의 참맛을 느껴보고 싶은 분들과 떠나는 행복한 인문학 여행 강좌!!
인문학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고 한편으로 불편하게 한다.
인문학은 우리한테 삶의 좌표를 제시하고, 그럼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해준다. 바로 행복함이다.
인문학은 우리의 각박한 삶을 성찰하게 하고 더 나은 삶을 위한 생각의 틀을 제공한다. 인문학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야은 넓어지고 넓어진 시야만큼 생각의 폭도 넓어진다. 삶의 좌표를 찾고 생각을 풍성하게 하기 위해 사람들은 인문학 서적을 펼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내 책장을 덮는다. 어렵기 때문이다. 바로 불편함이다.
책에 나오는 개념들은 애매모호하고 문장들은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문학에 대한 열정까지 포기할 수 없다. 삶의 모든 논리, 심지어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까지 '돈의 논리'로 대체되는 작금의 상황은 인문학의 필요성을 더욱 높여주기 때문이다.
이 강좌는 인문학에서 불편함을 느꼈던 이들에게, 인문학 서적이 너무 어렵다고 느껴 인문학에 대해 부담감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인문학의 행복함을 맛보도록 마련된 과정이다.
로쟈와 함께 떠나는 인문학 여행, 그 첫번째 여행은 현대 철학이다.
현대철학자 중 우리 사고의 폭을 넓혀줄 다섯 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대표저작 한 권씩을 선별했다. 니체, 발터 벤야민, 장 보드리야르, 들뢰즈, 슬라보예 지젝이 그들이다.
평소 읽고 싶었지만 어려워서 혹은 시간이 없어 손을 놓고 있던 책들을 놓고 '로쟈'와 함께 책 읽기를 시도해보자. 책에서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 난해했던 내용이 쉽게 풀릴 것이다. <로쟈의 저공비행>으로 유명한 인터넷 서평 전문 블로거 로쟈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다. 책을 미리 읽어오면 더욱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편하게 들을 수 있다.
5주 동안 로쟈와 함께 인문학의 향연에 제대로 한 번 빠져보자.

"책을 미리 읽어오면 더욱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편하게 들을 수 있다."는 건 밑줄로 강조까지 돼 있는데, 수강생들이 보통 바쁜 직장인들이라 미처 책을 못 읽어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래서 교재가 될 만한 책을 고를 때 분량이나 난이도도 염두어 두어야 했다(들뢰즈의 경우엔 그래서 소개서를 교재로 골랐다). 그럼에도 '철학' 강좌의 티는 내야 하는 게 나의 애로사항이다. 강의 일정은 아래와 같다.
1. 1월 13일_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의 초인과 영원회귀

2. 1월 20일_ 벤야민,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 폭력비판을 위하여 외> : 벤야민의 역사철학테제와 폭력비판론

3. 1월 27일_ 보드리야르, <소비의 사회> : 보드리야르와 소비사회의 논리

4. 2월 3일_ 들뢰즈, <질 들뢰즈>(콜브룩) : 들뢰즈의 초월적 경험론

5. 2월 10일_ 지젝, <지젝이 만난 레닌> : 지젝의 레닌주의
09.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