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히에서 마지막 만찬을 갖기 전 우연히 대형서점에 들렀다(문학기행의 마지막 숙박일 저녁은 항상 한식당에서 먹는다. 간혹 한식당의 요리나 반찬이 수준급이어서 놀라는 일도 있으나 보통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취리히 한식당도 그렇다) 오렐퓌슬리(Orell Füssli). 체인서점 같은데 번화가에 위치한 제법 규모 있는 서점이었다. 이번 문학기행에서 몽트뢰에서 들렀던 작은 서점에 이어서 두번째.
영어와 불어책도 없진 않지만 사실 대부분이 독어책이어서 나로선 구매보다 구경에 방점을 두었다. 집합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서 발견한지라 바쁘게 둘러보았는데, 인상적인 것은 독어판 한강의 소설이 한 코너를 장식하고 있을 뿐더러 특히 <채식주의자>는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는 점(<채식주의자> 외에 <그대의 차가운 손>과 <소년이 온다>가 한강 코너를 채우고 있었다). 전해 듣기에, 영어판은 품절됐다고 한다.
기념으로 찍은 사진을 올려놓는다. 자유시간에 시간이 맞지 않아 타지 못한 취리히호의 유람선 사진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