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제적 작가 미시마 유키오의 마지막 대작 <풍요의 바다>가 번역돼 나오기 시작했다. 4부작 가운데 1권 <봄눈>이 나온 것인데, 완간까지 된다면 널리 알려진 초기작들과 비교해서 읽어볼 수 있겠다. 일본문학 강의에서도 <가면의 고백>과 <금각사>만 주로 다루었는데, 4부작이 다 소개된다면 이 작가의 전체 윤곽을 비로소 살펴볼 수 있겠다.
"일본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소설, 미시마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 시리즈 첫 번째 권. '풍요의 바다' 4부작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1975년까지를 아우르는, 원고지 약 6000매 분량의 대작이다. 작가는 이 시리즈에서 환생을 거듭하는 한 영혼과 그를 추적하는 인식자의 궤적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파노라마를 펼쳐 냈다."
미시마의 작품은 더 번역됐지만(다작의 작가로 분류된다) 현재는 대부분 절판된 상태라 <가면의 고백>과 <금각사>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기도 하다.
일본문학사에서 미시나는 탐미파 계열에 속한다. 나가이 가후와 다니자키 준이치로,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이 계보의 작가들이고, 그 뒤를 잇는 것(다자이 오사무와는 대척점에 있다). 병약했던 미시마가 근육질의 마초적 남자로 변신하고 1970년 자위대 궐기를 외치며 할복자살한 사건은 탐미주의와 정신병적 인격의 곤궁을 보여주는 일로 이해할 수 있다(기시다 슈의 분석이 유익하다). 코로나 상황 때문에 유동적이지만 하반기에는 일본근대문학 강의도 계획돼 있는데, <풍요의 바다>가 더 나온다면 내년쯤엔 미시마도 다시 다뤄볼 수 있겠다. 기대를 적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