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의 <팬데믹 패닉>(북하우스)이 예상대로(어쩌면 예상보다 빨리) 번역돼 나왔다. ‘코로나 19는 세계를 어떻게 뒤흔들었는가‘가 부제. 이런 사안과 관련한 철학적 개입으로는 탁월한 순발력과 책임감을 보여준 철학자가 지젝이었기에 <팬데믹>의 출간이 놀랍지 않다. 그렇지만 놀랍지 않다고 해서 반가움이 주는 건 아니다.

팬데믹 혹은 코로나를 키워드로 하여 현 상황과 이후의 전망을 다룬 책들이 계속 나오고 있고(국내서로는 <코로나 사피엔스> 등이 있다) 이런 추세는 적어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듯싶은데 그래도 내게는 지젝의 책이 기본서 역할을 해줄 것이다. 게다가 한국어판에는 한국어판 서문을 포함해 영어판 원저에 없는 글들도 추가돼 있다. 책에 대해서는 이번 여름에 강의 일정도 잡아보려 한다.

지젝의 서문은 ‘나를 만지지 마라!‘는 (부활한 예수가 막달라 마리아에게 했다는) 말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란 문제로 시작한다.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고 자처하는 나는 이 말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런데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고 자처하는 나˝라는 말이 믿기지 않아서 원서를 찾아봤다. 지젝이 쓴 표현은 ˝an avowed Christian atheist˝이다. 역자가 무심코 잘못 번역했는데 ˝Christian atheist˝는 ˝Atheist˝와 구별되며 ‘기독교 무신론자‘라고 옮겨야 한다. 그게 어색하다면 ˝소위 기독교 무신론자를 자처하는 나˝ 정도로 옮길 수 있겠다.

책을 읽는 데 지장이 있는 건 아니지만, 지젝에 대한 ‘오해‘ 같아서 읽다가 적어놓는다. 기차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지젝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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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y1717 2020-06-26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의일정 나오면 블로그에 꼭 알려주세요 :)

로쟈 2020-06-27 14:29   좋아요 0 | URL
네, 공지할게요. 8월중일 거 같아요.~

바람돌이 2020-06-26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로쟈님. 오랫만에 인사드려요. 무수히 많은 로쟈님의 숨은 팬 중에 하나입니다. ㅎㅎ
저는 지젝 글 어렵건데 요 책은 좀 덜 어려울까요? ㅠㅠ

로쟈 2020-06-27 14:28   좋아요 0 | URL
네, 지젝의 책 가운데서는 가장 쉬운 편에 속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