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 <제인 에어>에 대한 강의를 마치고 귀가중이다. 2주만의 휴일이어서 일단 내일 오전까지는 쉴 작정이다(회복탄력성이 떨어져서 효과가 크지 않더라도 휴식이 필요하다). 그보다 먼저 저녁을 먹어야겠군(서울역에서 식사하는 일이 늘었다).
이번 학기에 영국문학강의를 기획하면서 브론테 자매의 작품을 대표작 <제인 에어>(1847)와 <폭풍의 언덕>(1847) 외에 두어 작품 추가하려고도 했는데, 후보가 되는 것은 앤 브론테의 <아그네스 그레이>(1847)를 제외하면 모두 살럿의 작품들이다. <폭풍의 언덕>이 에밀리의 유일한 작품인데 반해서 살럿은 <제인 에어> 외에도 세 편의 소설을 더 완성했다. 가장 먼저 썼지만 사후에 발표된 <교수>와 생전에 발표한 <셜리>(1849), <빌레트>(1853)가 그 목록인데, 이 가운데 <셜리>는 번역되지 않았기에 우리가 더읽어볼 수 있는 건 <교수>와 <빌레트>, 두 편이다.
하지만 최종적으로는 일정은 빼기가 어려워서(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넣으면서다) 한 작품도 추가하지 못했다. 후보군 가운데 우선순위를 꼽자면 <교수>, <빌레트>, 그리고 <아그네스 그레이> 순이다. 가을의 영국문학기행 전에는 시간을 낼 수 있을는지. 작품과는 별도로 살럿 브론테의 전기도 읽어보고 싶어서 검색하고 두 권을 장바구니에 넣어둔 상태. 동시대 작가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전기는 예전에 구했고, 이번에 찾은 건 그에 비하면 최신 평전들이다. 이 역시도 브론테 자매의 목사관을 방문하기 전에 읽어야 할 책들이다. 내가 브론테 자매를 위하여 할 수 있는 일은 거기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