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도서관의 일정을 마치고 귀경중이다. 어제 집을 나왔으니 1박2일(내주에는 순천에서 또 1박2일 일정을 갖는다). 창원에는 성산도서관의 러시아문학 강의차 수년 전에 와본 이후에 오랜만에 들렀는데, 이번에도 강의주제는 러시아문학으로 올 7월까지 매달 한 차례씩 진행한다.
강의를 마치고 잠시 둘러본 곳은 3.15의거를 기념한 국립3.15민주묘지와 기념관이다(2002년에 국립묘지로 승격되었다). 1960년 이승만 정부하의 3.15부정선거에 반발한 마산시민들과 학생들의 대규모 시위를 ‘3.15의거‘라고 부르고 내년에 60주년을 맞게 된다. 한국 최초의 민주화운동으로 4.19혁명의 기폭제가 된다. 의거에 참여했다가 실종된 뒤 마산 앞바다에서 주검으로 발견된 김주열 열사가 3.15와 4.19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었다. 1944년생인 김주열은 당시 마산상고 1학년생이었다.
묘역과 유영봉안소를 거쳐서 기념관을 둘러보았는데 기념관은 두 개의 전시실과 어린이체험관, 교육관 등으로 구성돼 있다. 김주열 열사와 관련한 전시자료들을 일단 사진에 담았다. 그리고 계획에는 없었지만 마산상고 출신이란 점에 관심을 갖게 되어 마산상고에도 가보았다. 현재는 용마고로 개명돼 있다. 찾아가니 교정을 둘러싼 울타리 한 가운데에 김주열 열사의 흉상과 기념비가 세워져 있었다(햇빛 때문에 사진의 각도가 잘 맞지 않았다).
마산상고 출신으로는 지난해 타계한 문학평론가 김윤식 선생도 떠올리게 된다. 고인은 1936년 경남 진영 출생으로 마산동중과 마산상고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다(국문과 대학원에 진학하여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는다. 박사학위논문을 단행본으로 펴낸 것이 <한국근대문예비평사 연구>다). 김주열 열사와는 고등학교 동문인데 단순계산으로는 8년 선후배 간이다(물론 그 정도면 전혀 안면은 없는 사이다).
용마고에서 김윤식 선생의 자취를 찾을 수는 없었지만 대략 위치와 지형은 머릿속에 넣었다. 마산과 창원, 진해에 또 어떤 명소가 있는지 내달에는 가이드북을 읽고서 내려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