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에 일본 현대문학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에 이어서 내년 봄에는 중국 현대문학을 읽으려 하고 일정도 미리 짜 두었다. 한데 책장에서 왕샤오보의 <혁명시대의 연애>(창비)를 꺼내 보다가 자리를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952년생으로 1955년생인 모옌보다 나이는 많지만 공식적인 데뷔는 더 늦다. 1989년에 첫 소설집을 펴내는데, 1981년에 데뷔한 모옌의 대표작 <붉은 수수밭>(<홍까오량 가족>)이 발표되는 게 1987년이다.

<혁명시대의 연애>에는 표제작과 함께 중편 ‘황금시대‘가 같이 수록돼 있다. 두 편이 포함된 작품집이 중국에서는 <황금시대>(1994)라는 제목으로 나왔다. 1997년 45세의 나이에 급서. 왕샤오보에게 주목한 것은 ‘중국의 제임스 조이스‘ 내지 ‘중국의 카프카‘로 불린다는 소개 때문이다. 모옌의 경우에도 ‘중국의 카프카‘, ‘중국의 포크너‘ 등으로 불리기에 공통 별칭을 빼면 중국의 조이스와 포크너라고 할까. 그런 별칭이 가능한 건 물론 1980년대 초반에 조이스와 포크너, 카프카, 마르케스 등의 문학이 중국에 전격적으로 수용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용이 중국문학의 도약을 가능하게 했다(고 나는 본다).

봄학기 강의에서 읽을 모옌의 작품은 문혁기를 다룬 대표작 <개구리>를 골랐는데 발표 시기를 고려하면 <혁명시대의 연애>를 먼저 읽어야 할 것 같다. <개구리>는 여러 번 강의에서 다룬 작품이지만 처음 읽게 될 <혁명시대의 연애>는 기대가 된다. 강의자에게 해가 바뀐다는 건 새로운 작품들을 강의하게 된다는 뜻이다. 새해를 기다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지 2018-12-16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수고하셨습니다. 내년을 기대합니다.
많이 읽어 뼛속까지 달라지고 몰라보게 성장해져 단단하게
홀로서는 법을 배워야겠어요~

로쟈 2018-12-16 20:40   좋아요 0 | URL
네, 내년에도 뼈들이 잘 버텨줘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