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역 앞 이디야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 마시며
내게 남은 10분을 헤아린다
사형수의 마지막 5분을 생각하면
두 번 죽고도 남을 시간
나는 누군가에게
마지막 10분이었을 시간을 생각한다
나는 그때도 강의자료를 보고 있을까
몰락의 시간에도 밤은 부드러워라
타르코프스키가 말한 병사는
총살되기 직전 젖은 구두를 마른 곳에
얹어두고자 했지
그의 구두가 그의 유언이었지
그의 구두가 오래
그를 기억했는지는
타르코프스키도 말하지 않았다
내게는 3분의 시간밖에 남지 않았다
커피는 아직 식지 않았지만
나는 떠나야 하리
전철역 앞 이디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