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책정리를 하다 빼낸 책은 하루키의 젊은 시절 여행기 <비 내리는 그리스에서 불볕천지 터키까지>(문학사상사)다. 원제는 <우천염천>이고 번역본도 같은 제목으로 몇 차례 나왔다가 제목이 바뀌었다. 내가 갖고 있는 것도 그래서(?) 두 종이다. 언젠가 <염천우천>으로 조금 읽었던 책.

또 어디에 꽂혀 있는지 모르겠는데 해외여행기로 <우천염천>의 짝이 되는 건 <먼 북소리>다. 1980년대 후반에 쓰인 글들이라는 것도 공통점. 하루키가 40대로 넘어갈 무렵이다. 하루키의 여행기가 생각난 건 최근 김연수의 여행산문집이 나와서이기도 하고 한편으로 나도 여행기를 써야 해서다. 몇 차례 문학기행을 다녀온 김에, 그리고 앞으로도 가게 되는 김에 ‘여행기란 무엇인가‘를 궁리해보는 것.

세계적인 저널리스트이자 여행작가로 리샤르드 카푸시친스키와 로버트 카플란의 책과 함께 제발트의 작품들, 그리고 하루키와 김연수 책들도 참고거리다. 하루키의 <우천염천>은 나중에 그리스 여행을 가게 되면 또 정독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슬렁슬렁 넘겨보는 수준.

시오노 나나미의 <그리스인 이야기>도 그렇게 읽는데, 사실 나나미는 고대 그리스의 사회와 문화에 대해 꽤, 나로서는 너무 자세하게 적고 있어서 가끔 책에서 눈을 떼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머리가 복잡한데, 라는 생각에. 하루키와 나나미의 공통점도 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책을 팔아치운 일본 저자라는 것. 그나마 하루키의 여행기들이 가장 덜 사랑받은 게 아닌가도 싶다. 여러 번 다시 나온 걸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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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8-14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 열풍에도 불구하고 제가
좋아하는 그의 작품은 <노르웨이의 숲>,
<먼 북소리>입니다^^;
<비내리는 그리스..>도 리스트에
올려야겠어요. 얼마전에 쌤 페이퍼 보고 카잔차키스의 <지중해기행>을
구입했어요. 저는 주로 영국여행기를 읽는데 왠 지중해바람이 왔을까요?^^

로쟈 2018-08-14 18:59   좋아요 0 | URL
한권 정도로 바람이라고하긴 어렵고요.^^

달걀프라이 2018-08-2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키의 책이 집에 많이 있는데 여행기는 없었네요.
저도 김연수의 여행기 재미있게 읽었어요.

로쟈 2018-08-21 23:02   좋아요 0 | URL
하루키는 모든 장르를 하루키화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