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를
찾다가 이미, 서로 알고 있었던 것처럼
윤희상 시집을 처음 보는 시집처럼
빼들었다 여러 편 읽다가
이미 읽은 시집이란 걸
알았다 이런 톰 소여 같으니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톰 소여 나이 때 톰 소여를 읽었건만
이젠 톰 소여가 아들이어도
놀랍지 않다
놀랍지 않아서 놀랍다
어느 새 세계문학을 강의하고
어지간한 작가들을
어지간히 읽고 또 읽고
이제 마크 트웨인을 읽는다
미국문학의 셰익스피어를 읽는다
네가 그럼 햄릿이냐
허클베리 핀이라고?
어디서 나는 소린가
책장을 노려본다
올랜도는 찾았지만 톰은
행방이 묘연하다 책이나
보고 있을 녀석이 아니잖나
집에 붙어 있을 녀석이 아니지
일단 철수한다 그리고
적는다
톰 소여를 찾다가 올랜도는
찾았으니 톰만 찾으면 발 뻗고
잘 수 있다고 이 자식은
어디로 간 것일까 갑자기
라면이 먹고 싶어지는군
내일은
미시시피 강으로 나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