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같이 시를 쓰는 건 트레이닝
트레이닝복을 입고 쓰는 건 아니지만
매일같이 단련시킨다 석달치
피트니스센터 이용권 끊고 하루도 안 다닌 내가
두 번인가 연장하고도 안 다닌 내가
작전하듯이 시를 쓴다 작전은
몰래 해야 작전이지만 무슨 작전인지는
나도 모르고 그래도
소총 들고 봉천고개 사수하던 예비군 자세로
뭔가 하는 듯한 자세로
시를 쓴다 쓰다 보면 어딘가에
투입될 것인지
(설마 투하될 것인지)
그런데 시는 무엇과 싸우나
시는 누구와 싸우나
커크 더글러스와 싸우나
그건 너무 오래 전이니
마이클 더글러스와 싸우나
월스트리트의 마이클
원초적 본능의 마이클
왠지 아는 것 같은 마이클
아, 장미의 전쟁에서는 캐서린 터너와 한판 붙었지
그러고는 캐서린 제타 존스와 재혼한 건가
아무튼 마이클 더글러스와 싸우는 것인가
마이클의 생각은 어떤가
생각 없이 싸우나
그래도 시인데
지금이야 트레이닝이지만
설마 일없이 쓰겠는가
설마 일없이 인상쓰겠는가
하면서 단련은 하는데
어디에 투입될지는 나도 모르고
(이건 어디에 물어보나?)
그냥 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아마 내일도
누가 읽는지도 모르면서
다 모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모르면서
뭔가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처럼
매일같이 쓴다
매일같이 나무에 물을 주면 죽은 나무도
살아난다고 믿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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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제트50 2018-05-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게 늙어가다 죽는 거지요~
요즘 틈틈이 이비에스 고교인강
보고 있어요. 학습부진인 아들
가르치기 위해 수학 과학을 필기하면서요... 그 옛날 정석과 씨름
하던 때가 생각나고... 지금은 여유와 재미가 있어요^^ 쌤의 시쓰기도 그러하길요~ 근데, 쌤! 죽은 나무는
살릴 수 없어요, ㅎㅎ

로쟈 2018-05-03 13:40   좋아요 0 | URL
죽은 나무 얘기는 영화 희생에 나옵니다.~

로제트50 2018-05-03 13:42   좋아요 0 | URL
아! 그런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