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만 알고 있었던, 영화 <트로이>에서 브래드 피트의 사랑을 받은 예쁜 아가씨 정도로 기억되는 그녀가 이야기하는 트로이 전쟁.

도시국가의 왕비였던 스무살이 채 되지 않은 소녀가 ‘도살자‘ 아킬레우스(p.11)의 노예가 되면서 어떤 운명에 처해지는지 펼쳐진다. 이 와중에 주책이지만-_- 브리세이스는 아름답다. 심지어 헥토르의 시신을 돌려달라 간청하러 온 프리아모스 왕조차도 잠깐 모든 걸 잊고, ˝다시 젊은이가 되어 저 소녀를 품에 안는다면(p.353)˝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_@;;;
왕족이 아닌 소녀들, 아름답지도 젊지도 않은 여인들의 경우는 훨씬 더 비참하겠지ㅠㅠ

올해 가장 재미있는 소설로 일단 등극@_@;;; 박스를 열고 꺼내서 스르륵 살펴보다가 3부(1,2,3부로 나뉜다) 첫 장을 읽기 시작했는데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읽게 되고 아킬레우스 죽었어 잉잉 ㅠㅠ(스포일러는 아니겠지요-_-)하면서 1부부터 끝까지 읽게 되는 그런. 그리스 신화를 좋아하니 더 몰두하는 거겠지. 브리세이스의 시점에서 서술되기도 하고 전지적 작가시점?에서 서술되기도 하는데 상상하는 재미가 있다.

아킬레우스의 어린 아들 이름이 피로스(p.414)로 나오는데 나는 그 이름을 네오프톨레모스로 알고 있었기에 읭?@_@; 했는데

머리가 붉었기에 퓌로스(Πύρρος / Pyrrhos)라고 불렸으며, 네오프톨레모스(Νεοπτόλεμος / Neoptolemos)란 이름은 젊은 전사란 뜻이다.

라고 나무위키의 친절한 설명.

뒷부분에 김 헌 교수님의 해제가 실려있는데 이 또한 무척 재미있다. <김 헌의 그리스 로마신화> 읽다가 끝부분을 남겨두었는데 마저 읽어야겠다. (읽다가 딴 책으로 자연스럽게 갈아탐@_@;;;)

아킬레우스와 파트로클로스, 전쟁에서 죽어간 소년들과 남자들, 그들의 이야기에 가려진 수많은 브리세이스들을 생각하며 책의 여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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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6-16 15: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저도 이 책 재미있을 것 같아서 샀는데 문나잇 님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좋군요. 후훗.

moonnight 2022-06-16 15:3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다락방님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리뷰 기대합니다. ♡
 

3년간 필사적@_@;;;으로 먹고 다니셨다는데 무슨 말을 보태겠는가@_@;;;
언어가 되는 작가님이 참 부럽다.@_@;;
경상도가 경주와 상주를 합친 말(p.68)이란 걸 이 나이에 처음 알았네요. 책 덕분에@_@;;;(나만 몰랐나ㅠㅠ 놀라운 무식ㅠㅠ 학생 때 분명 배운 걸 새카맣게 잊고 있었을 수도@_@; 이 또한 놀라운 망각ㅠㅠ)


베이징에서 3년을 필사적으로 먹고 다녔지만, 아직 먹어본 음식보다 먹어보지 못한 음식이 훨씬 더 많다. - P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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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22-06-15 08: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강원도는 강릉, 원주. 충청도는 충주, 청주. 전라도는 전주, 나주.
달밤 님은 정말 별거 별거 다 읽으세요. 그래서 그런가 달밤 님이 어떤 사람인지 저는 도무지 감이 잘 안 와요 실은.
필사적으로 먹고 다니는 걸 자랑스러워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하긴 어떤 사람인들 좋아하겠는가마는) 저 책은 제게 다른 세계의 책이네요. 맨처음 첫문장만 읽었을 때는 지금 용산에 계신 분 얘긴 줄 알았어요.

moonnight 2022-06-15 18:26   좋아요 1 | URL
그렇군요ㅎㅎ;;; 저는 뭐, 그냥 상식이 모자란 사람..ㅎㅎ;;ㅠㅠ;;; 무슨 분야든 필사적으로 할 수 있다니 우와 @_@; 하고 감탄했네요^^

moonnight 2022-06-15 20:44   좋아요 0 | URL
참, 그리고 감사드립니다. Joule님. 제가 제일 되고 싶은 게 별거 별거 다 읽는 사람 ^^
 

너무 좋잖아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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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2-06-07 17: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자개장 같은 느낌도 들어요 (쓰고 보니 저 할머니 같죠?;;;)

moonnight 2022-06-08 01:59   좋아요 2 | URL
유부만두님^^ 아~ 책 아래 있는 거 말씀이시지요? 저도 늘 그렇게 생각하는걸요ㅎㅎ;;; 알라딘에서 받은 책가도 다이어리예용.^^

얄라알라 2022-06-16 01:55   좋아요 1 | URL
다이어리가 저렇게 예뻐요? 오우 와우!

moonnight 2022-06-16 08:4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얄라알라님. 으쓱^^

책읽는나무 2022-06-08 10: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이어리에요??
다이어리가 와~~~저렇게 고급지나요??
자개장 느낌 엄청 고급스럽게 보입니다^^

moonnight 2022-06-08 11:03   좋아요 3 | URL
책읽는나무님^^ 감사합니다. 매년 다이어리 나올 때면 긴장해요. 맘에 드는 거 일찌감치 선점하려고요ㅎㅎ. 다이어리 받으려고 책을 사지요^^;

scott 2022-06-16 00: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좋죠!
전 통째로
필사 해버렸습니다 ^ㅎ^

moonnight 2022-06-16 08:44   좋아요 1 | URL
와 통째로 필사@_@;;; 역시, 존경합니다. scott님^^ 참 행복한 책읽기였어요♡
 

에 이은 싼마오와 호세의 이야기.
예술가 친구 하비에르를 만나러 세고비아에 가서 그 집에 눌러앉게 되었는데 군대를 갓 제대한 그의 남동생 호세가 자연스럽게 소개된다. 이게 첫 만남인가?

호세는 하비에르의 남동생이며 전문 잠수사다. 갓 제대해서 머리는 아주 짧았지만 하비에르처럼 수염이 덥수룩한 털보였다. (그 해 겨울 p.92)

그 다음 이야기 오월의 꽃에서는 (당연하다는 듯ㅎㅎ) 결혼한 부부로 등장. 아마도 사하라를 떠난 후 이야기인 듯. 잡지에 기고한 글을 모아둔 책이라서 시간과 장소가 헷갈린다. 나이지리아에서 잠수부로 혹사, 착취당하는 대목에선 너무 마음아프다. 호세ㅠㅠ

<허수아비 일기>를 바로 읽어야겠다. 싼마오 작가의 마지막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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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2-05-29 13: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나왔던 싼마오의 책들이 다시
나오는 모양이네요.

역자 분은 같으신 것 같은데 말이죠.

이번에 나온 사하라 이야기는
<사하라 이야기>와 <흐느끼는 낙타>
의 합본인지도 궁금하네요.

그 땐 <사하라 이야기>가 한 권이었
거든요.

정말 어려서 에코 첸으로 만났던 작
가의 필명이 싼마오라는 걸, 14년 전
에 알게 되었네요.

오늘 도서관에서 <사하라 이야기 1>
빌려서 읽고 있습니다.

moonnight 2022-05-30 14:25   좋아요 1 | URL
역시 레삭매냐님@_@;;; 저는 첨 듣는 작가였거든요@_@;;; 다시 읽으시는 느낌 궁금하네요^^
 

작가의 평생에 걸친 책 읽기. 반지의 제왕을 읽고 J.R.R. 톨킨에게 쓴 편지는 그야말로 팬심 가득해서 미소가 지어진다.

‘사탕을 먹는 아이처럼 나도 1편을 오래오래 천천히 읽으려 했으나, 그만 욕심에 져서 책이 벌써 끝나버렸습니다. 내게는 짧아도 너무 짧군요.‘ (p.115)

1953년에 쓰신 편지이니 55세. 짧아도 너무 짧다니ㅎㅎ;;; 책에 홀딱 빠져서 얼굴이 빨개진 귀여운 작가님을 상상.

쉰 살 때도 똑같이 (종종 훨씬 더)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니라면 열 살 때도 아예 읽을 가치가 없다. 물론 정보 도서는 예외다. 허구의 작품 가운데 나이가 들었다고 그만 읽어야 할 책이라면 애초에 읽지 않는 편이 낫다. - P62

조금만 더 책을 읽을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는 얕고 넓게 읽거나 깊고 좁게 읽거나 둘 중 하나지.

친구 아서 그리브즈에게 보낸 편지, 1919년 3월 2일 - P165

문학의 (전부는 아니고) 대부분은 즐거움을 위해 가볍게 읽도록 되어 있다. 느긋하게 앉아서 어떤 의미에서 "재미로" 읽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문학을 본래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우리의 모든 비평도 순전히 허사가 되고 만다.  -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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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철 2022-05-29 1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생각하는 (소설) 문학의 요체는, 유머와 문장입니다.

두 요소를 겸비한 소설을 찾다 찾다 진즉에 지쳤더랬죠.

뭐, 그냥 그렇다고요.ㅎㅎ^^

moonnight 2022-05-30 14:21   좋아요 0 | URL
그러셨군요 ^^ 식사하셨구요? 오후근무 남았는데 왜 이리 졸리는지@_@; 댓글 달면서 잠을 깨워봅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