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오마메는 냉장고를 열고 안에 있는 것을 살펴보았다. 요 며칠째 장을 보지 않아서 그리 많은 것이 들어 있지는 않았다. 잘익은 파파야를 꺼내 부엌칼로 반으로 잘라 스푼으로 떠먹었다. 그리고 오이 세 개를 꺼내 물에 씻어 마요네즈를 찍어먹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씹었다. 두유를 한 잔 가득 따라 마셨다. 그것이 저녁식사의 다였다. 간단하기는 하지만 변비를 예방하기에는 매우 이상적인 식사다. 변비는 아오마메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 중 하나였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비열한 사내들이나 편협한 정신을 가진 종교적 원리주의자들과 똑같이.  -242-

나는 딱히 변비로 고생하지 않고, 변비를 가정폭력남만큼 혐오하지는 않지만, 왠지 아오마메의 변비예방 이상적인 식사법을 읽으니, 왠지 예방해 주어야할 것 같은 마음이 강력하게 들어 (그냥 오이랑 두유가 먹고 싶었다고 말해!) 오이를 사러 나갔다.

꽤 오래 오이를 먹고 싶었는데, 우걱우걱, 오이 매대의 그 낯선 이름, 취청오이라는 이름의 오이가 추가되면서, 어떤 오이를 사서 먹어야할지 고민감이 생겨, 그냥 '오이' 가 올라올 날을 기다리며 그 앞을 스윽 지나쳤더랬다.

그러나 오늘은 드디어 네이년에 '오이'를 물었다. '오이의 종류', '생으로 먹기 좋은 오이는?' '취청오이는 모야?' 등등등
생으로 먹기에는 백오이, 혹은 조선오이, 혹은 다다미오, 아니 다다기 오이가 좋다는 걸 알고, (취청오이에 대해서는 밤새 다 까묵;) 다다기다다기 하면서 홈플에 가서 바로 눈에 들어오는 취청과 다다기 사이에서 이번만은 자신있게 다다기를 취했다.  

비...비싸!  

오이가 이렇게 비싼 거였다니. 그냥 고민만 하고 다닐껄. 내지는 시장 나가서 사야겠다. 혹은 옥션?
무튼, 마침 3개들이가 있길래 샀는데, 그 3개들이 안의 다다기 오이는 미친듯이 날씬했다. 원래 오이가 이렇게 날씬했나?
두유 한 잔 '가득' 을 위해 두유팩도 사고 고추참치 행사하길래 고추참치도 샀다. 아침에는 고추참치파스타를 먹겠어. 라며.

집에 와서 오이 3개를 씻고 열심히 껍질을 깎았다. 능숙하지 못하게. 인내하며. 忍忍忍
두유 가득 한 잔이면 두 팩정도 뜯어줘야 하는게 아닐까. 싶었는데, 두 팩이 들어갈 '한 잔' 크기의 컵을 찾는데 실패하고, 그냥 한 팩에 만족하기로.
 

 

오이 3개는 많았다. 첫 오이는 아삭아삭하니 막 등산하고 싶은 기분이었는데..

마요네즈보다는 드레싱 만들거나 쌈장이나 고추장 찍어먹을 수도 있었지만, 나는 따라쟁이니깐 일단 마요네즈
오이와 마요네즈의 궁합은 별로. 오늘 저녁에는 쌈장 찍어 먹어야지.  

 



 1Q84 1권을 거진 다 읽었다.
 '1권은 괜찮지만, 2권은 좀.. '이라는 게 내가 본 이 책의 반응인데,
 1권을 거진 다 읽은 지금도 충분히 어이,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거야. 싶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 소설의 장르가 뭐야?
플러스, 기막히게 개성강항 아오마메와 덴고와 별 이상한 이야기들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도 책만 펼쳐들면, 내 머리 위에는 하루키의 얼굴만 어른거리니 작가에 대한 생각이 책을 읽으면서 이렇게 많이 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



댓글(12) 먼댓글(1)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무해한모리군 2010-03-0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 귀여운 잔이네요 ㅎㅎ

하이드 2010-03-03 22:47   좋아요 0 | URL
오, 제가 좋아하는 베트맨 & 로빈 잔! 이 잔의 주인공은 로빈이에요. ㅋ

비연 2010-03-03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이 뭘 말하려고 하는지 1권을 읽고도 2권을 읽고도 시간이 이만큼 지났음에도 아직 잘 모르겠슴다..;;;;

2010-03-03 17: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3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Kitty 2010-03-03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의 비연님 댓글 읽고 폭소 ㅋㅋ
저는 아마도 이 책을 읽을 일이 없겠지만 첨 나왔을 때 지인 부탁으로 이 책에 대한 평론을 번역해준 적이 있거든요.
만만하게 보고 덤벼들었는데 그렇게 어려운 일문은 난생 처음볼 정도로 미친듯한 난이도에 머리를 뜯다가 화딱지가 나서 아오마메? 이 콩녀는 뭐야!! 막 이러면서 투덜거렸던 기억이;;;; 근데 그 글에서는 이 책을 무슨 1984년 급의 혁명적인 작품이라고 신격화가 장난 아니던데 그정도인가요?

하이드 2010-03-03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하루키 아저씨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도통 모르겠어요. 사이비종교? 문단? 킬러? 사랑? 미스테리? 범죄서스펜스? 아동학대? 1권 읽었고, 2권 읽을 차례에요. 3권하고 4권도 올해 나온다는 것 같던데. 애쓰지 않고 그냥 술렁술렁 읽을래요 -_-a

카스피 2010-03-04 2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요즘 오이가 보통 3개가 천 팔백원쯤 하더군요.쌀때는 천원이었는데 말이죠^^

하이드 2010-03-0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3개에 3천얼마 주고 샀는데요 orz

하이드 2010-03-04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3개에 3천얼마 주고 샀는데요 orz

Hi 2010-06-11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1Q84 라거나 아오마메를 치다가 왔습니다.
저러면 변비가 예방된다니 ㅋ..
저는 이 책을 읽다가 학교에서 애가 성인책을 읽는다고 부모님께 꼬질러서() 다른책 오늘 사왔습니다 ㅋ..
제가 초딩이라...
2권 150페이지 정도밖에 안남았는데.. 에효

하이드 2010-06-11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등학생한테 추천하기에는 ... ^^
근데 전 초등학교때부터 야한책도 막 읽고 그랬던 것 같습니다.
 



<1Q84>와 <스매싱>과 책정리와 쪽잠의 어느 중간 새벽에 내가 좋아하는 외서 표지들을 꺼내어
뚝닥뚝닥 사진울 찍어 주었다.
    

++++ 

 

 

Dolce & Gabbana  'Animal'  
돌체 앤 가바나의 심벌과도 같은 레오파드 프린트를 커버로 한 포스 만빵의 ANIMAL  
책 속에는 애니멀 프린트의 뮤즈들 사진으로 가득하다. 런던 코벤트 가든 예술서적 거리, 어느 작은 지하 서적에서 샀던 책.  



 

Woody Allen ' Complete Prose'  

우디앨런은 폴 오스터나 줄리언 반즈처럼 잘 생긴 것도 아닌데, 커버에 나온 그의 얼굴, 모습은 말할 수 없이 스타일리쉬하다. 나이와 머리숱과 복잡한 여자관계와 상관없이 그대는 영원한 나의 우상.  




호크니 아저씨가 감탄하고 있고, 요시토모 나라의 구미걸을 깔고 있는 저 아리따운 여성의 옆모습.
이보다 더 멋진 트리밍은 정말 본 적이 없다. 뒷면에는 남자 사진. 책등은 노란색. 이 책은 무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yeh~  일드 소품으로 종종 나온다. 예를 들면 꽃남의 오구리 슌?

 

빔 벤더스의 'Once'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라고 (나 막 이런 얘기하고 있음)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좋아하는 책이다.
빔 벤더스가 찍은 사진들과 짤막한 글로 이루어져 있는데, 솔직히 말해서, 빔벤더스가 하면 다 멋있다.
제목도 표지도 약간 흐릿한 멍뭉이 사진도 아련하고, 세련되었다. 그것이 어느 장소이건, 어느 시간이건.  

 

Nabokov 'Lolita' 
최상급 남발이라 미안하지만, 가장 섹시한 소설의 가장 섹시한 표지. 롤리타, 롤리타, 롤리타.
존 갈의 롤리타 50주년 기념 에디션이다. 커버와 함께 커버의 질감마저 찌릿하다. 
존 갈 대마왕은 90년대에 나왔던 이 50주년 롤리타 이후, 2009년말 롤리타 프로젝트 의 아트 디렉터로 돌아왔다.
2010년 나의 지갑을 가장 강하게 압박할 시리즈. 나보코프에 존 갈이라니!  

  

Phil Baines 'Pengin by Design'

사랑해 마지 않는 펭귄의 디자인을 모아 놓았다. 펭귄의 북커버 디자인의 역사는 북커버 디자인의 역사 그 자체라고도 할 수 있다.  

  

오스카 와일드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공작새 깃털 모티브의 클로스정장이다. 이 클로스 정장 시리즈 2차분이 아마존에 드디어 프리오더로 풀렸다. 내 지갑orz
이 시리즈의 표지는 어느 하나 빼 놓을 수 없이 멋지지만, 가장 맘에 드는건 블랙 & 화이트 포스의 도리언 그레이와 플라멩고가 있는 앨리스.  

 

Assoulin 출판사의 책을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이 책 'The little black dress' 를 좋아한다.
독특하고 패셔너블한 주제를 잡아 그에 대한 사진과 글을 모아 둔 시리즈인데, 'The little black dress' 가 의미하고 나타내는 모든 것을 좋아한다. 그런 로망을 잘 나타내 주는 책, 표지.  



Julian Barns ' Love, etc.'

<내 말좀 들어봐>의 두 남자와 한 여자 이야기 그 후. 에 대한 이야기다.
여자와 두 남자를 너무나 잘 드러내는 구두 사진에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멋진 소설, 멋진 표지.  



 

오스카 와일드의 '살로메'  

오스카 와일드와 잘 어울리는 비어즐리의 삽화와 표지. 엄청난 박력이다.
원서는 번역본 크기의 두 배 정도. 이 박력을 번역본은 작은 판형에 안에 막 박스까지 만들어서 망쳐버렸다.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4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이드 2010-03-02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추천!

2010-03-02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2 16: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0-03-02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우리 나라 책 중엔 후보라도 낄만한 녀석들이 없던가요?

우디 알렌은 그냥 자연스럽게 찡그린 표정인거죠? 포토샵으로 따로 어떻게 수정하지 않아도 저런 그래픽이 나오는 마스크란 참, 감탄할만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0-03-02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왜 추천은 한번 밖에 안될까요?

하이드 2010-03-02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외표지 모음이었어요.
우리나라 표지는 음... 열심히 생각해보면 있을수도. 위의 책들은 제가 몇 년에 걸쳐 아끼고 보듬어 온 표지들이구요. ^^

Kitty 2010-03-02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롤리타 표지 ㄷㄷㄷㄷㄷ
Penguin by design은 예전에 하이드님이 알려주셔서 정말 너무 완소였는데 한국에 못가져온 ㅠㅠ

blanca 2010-03-02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대한 개츠비와 로리타. 아..그저 감탄하고 갑니다.

2010-03-03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3 23: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otuseater 2010-04-08 1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빔 벤더스의 원스...어디에서 구하셨나요...?

하이드 2010-04-08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가물가물한데요, 예전에 영국 갔을 때 샀던가, 아니면 아마존에서 구매했을꺼에요.
혹시나 아마존 가보니, 지금은 절판이네요.
http://www.amazon.com/Wim-Wenders-Once/dp/1891024256/ref=sr_1_2?ie=UTF8&s=books&qid=1270705038&sr=8-2-spell
 

아오마메 씨는 그뒤의 인생을 내내 외톨이로 살아가야 해. 이 세상에 단 한 사람, 자기가 좋아한 사람과 맺어지지도 못한 채. 그런 생각을 하면 두렵지 않아?  

아오마메는 잔 속의 붉은 와인을 바라보았다. "두려울 수도 있겠지. 하지만 적어도 내게는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설령 그 사람이 아오마메 씨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단 한 사람 아니고, 단 한 고양이는 안될까요? 단 한 수컷은?  



 잠깐이라도 눈을 붙일까, 밤을 샐까. 잠깐 고민하다가 
 밤고민, 잠고민하고 있다는 걸 금새 까먹고, 1Q84를 읽기 시작했다.  아, 1Q84의 Q가 question의 Q였구나. 

 과격단체 이야기가 나오니 1960년대가 배경이던 오쿠다 히데오의 <올림픽의 몸값>과도 어쩐지 좀 연결되는 듯하다.

<1Q84>에 대한 지금까지의 내 소감은

 '소설 쓰고 있네'  로 시작해서,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그러는거임?' 에서 지금쯤은 이런거 저런거 생각 안 하고 제법 몰입하고 있는 중이다. 
                                                                              아오마메 푸른콩과 덩치 크고, 귀가 꾸깃꾸깃한 덴고에게. 
처음에 벌려 놓았던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퍼즐 맞추듯 하나씩 맞춰져 나가는것을 읽는 것이 기분 좋다. 동생은 이 책을 세시간 정도 걸려 1,2권을 다 읽었다. 지 입으로 지 책 읽는거 빠르다 빠르다 했는데, 진짜 빠르네. 난 도저히 그렇게 못하겠구만. 동생의 감상은 독특하다. 막 읽히고, 감상 듣고 싶은데, 워낙 책을 안 읽어. 군대 있을 때는 많이 읽더니 말이다.

스포를 좋아하는 나는 (스포도 괜찮아. 아니고, 스포를 좋아한다. 웬만한 영화나 책도 결말을 찾아보고 보는 것을 좋아한다. 인생에는 스포가 없어서 아쉽..) 동생이 책 읽으면서 왔다리갔다리하며 반전이 있어. 아오마메랑 덴고는 이러이러한 관계야, 등등등 이야기한 것을 책 읽으면서 하나하나 건져내고 있다. 음. 그랬구나. 하면서.

 

+++

방 정리는 눈에 보이게 되고 있고, 아하하, 책정리도 왠지 슬금슬금 빠르게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이번엔 소장 리스트도 적어놓아야지. 책을 줄이는 방법은 (난 지금 책장을 하나씩 줄여나가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우고 있다. 야심만만 으쌰- )

의식적으로, 아주 노력해서, 책을 사지 않는거다. 보통 사람들은 한 번의 결심으로 될 것을, 나같은 중독자는 아주 많이 노력해야 이룰 수 있다. 덜 살 수 있다.  책정리는 읽는대로 거의 하고 있으니깐, 책만 덜 사면 분명 책은 줄 수 밖에 없다. 책 뿐만 아니라 모든 걸 덜 사고, 많이 버리고. 그렇게 짐을 줄여 나가는거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0-03-02 04: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3-02 14: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오쿠다 히데오가 아주 진지한 이야기를 들고 왔다. 진지하지만, 재미있고, 재미있지만 가볍지 않다.
1964년 도쿄 올림픽이 열리기 직전 여름에서 올림픽이 열리는 날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키타의 시골마을 출신인 시마자키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대학생이고, 그것도 도쿄대를 나와 도쿄대 대학원생으로 선망의 대상인 도쿄에 머물며 공부하고 있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가난한 마을에서 올라온 수재 시마자키, 올림픽 경비 총 책임자 스가경감의 아들이자 귀족가문의 블랙십과 같은 존재인 도쿄대를 나와 방송국에 들어간 스가 다다시, 말단 형사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둘째 아이가 나올 예정인 마사오 세 젊은이 외에 '도쿄올림픽'이다.  

실제 있었던 도쿄 올림픽을 배경으로 당시 도쿄의 상황에 대하여, 그리고 있을법한 박탈감과 선망 등에 대하여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쓰메 소세키의 <산시로>를 떠올리게 하는 시마자키. 작품 중간에 산시로가 묵었던 도쿄대 기숙사. 이야기가 언급되기도 한다.  

점잖고, 똑똑하고, 예의바르며, 착하고, 배려할 줄 아는 시마자키가 전 국가와 국민을 상대로 테러리스트가 된 까닭은 무엇일까. 오쿠다 히데오는 막노동꾼 형이 죽은 그 시점부터의 시마자키의 심경변화와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높으신 공무원들에서 가장 바닥의 일용직 노동자의 세상을 보여주며 무모하기 짝이 없는 국가를 상대로 한 도박이자 도전을 그린다.   

국가에 대한 도전이라는 주제에서  가키네 료스케의 <와일드 소울>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그 작품 속 주인공의 국가에 대한 복수가 이 작품에서의 시마자키의 도전보다 더 설득력 있기는 했다.

리얼리티가 살아있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에 대한 묘사와 재미도 훌륭하지만, 형을 따라 일용직 근로자의 생활을 하게 되면서 민중과 점점 격차가 벌어지는 도쿄.에 대하여, 그 도쿄가 상징하는 모든 것을 가지고 있는 도쿄올림픽을 망가뜨리고 싶어 한다는 것은 '착하고 예의바른(?' 테러리스트 시마자키의 성격묘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야기가 설득력을 가지는 것은 시마자키의 필로폰 중독인데, 약물중독된 주인공의 테러같은것에 마음 깊이 공감하며 감정이입하기는 쉽지 않다.  

실질적 주인공이자 범죄자이자 아마도 희생자이기도 한 시마자키에 감정이입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야기가 재미있고, 상당한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술술 넘어가는 것은 역시 '근대', '도쿄' 라는 주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도쿄올림픽' 배경이기 때문일 것이다. 디테일한 묘사들, 외적인 것 뿐 아니라 각 계층과 도쿄 주민의 그리고 도쿄 외의 사람들의 생각들, 바람들에 대한 이야기 또한 디테일하다. 그런 점이 이 책을 그냥 재미있는 서스펜스 소설에 머무르지 않게 한다.  '근대화'라는 명목하에 희생된 사람들이 있었고, 현대에 그 희생자 계층은 점점 더 커가고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점점 더 적어지면서 점점 더 많은 것을 누린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한다.

시마자키와 소매치기 전과8범 무라타의 우정아닌 우정 이야기나 형사 5계의 이야기들에 잔재미가 있다. 형사 5계 이야기는 다른 책에서 좀 더 읽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는 형사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다.  

* 출판사의 밴쿠버 올림픽과 관련한 마케팅카피는 가관이다. 김연아 이름 들어가는 것도 있던데 아주 꼴불견이다. 


댓글(3)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미달 2010-03-01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에도 별 다섯이면 기대해 볼 만하네요.

하이드 2010-03-01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재가 제가 요즘 읽고 싶어하는 소재였거든요. 오쿠다 히데오는 이 책에서 생각보다 진중하기도 하고, 이런 소재 치고는 좀 가볍기도 하고, 그래요. 괜찮은 책이었다고 생각해요.

반딧불이 2010-03-02 0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씀하신 책이군요. 오쿠다 히데오는 근대를 어떻게 묘사했는지 무척 궁금해요. 찜해두었다가 여력이 되는대로 읽어봐야겠어요.
 

..이라기엔 벌써 2월 다 갔지만, 지금이 딱 좋다. 후보들 쓰고, 지금 막 나온 책들 중 실물 안 본 책들도 있으니, 2월말에 서점서 한 번 더 실물 보고, 뺄 건 빼고, 넣을 것은 넣고. 1월의 아름다운 표지였던 <미인의 탄생>은 인터넷 이미지도 멋졌지만, 실물이 정말 의외이고, 멋졌던 표지다. 

  

 

 

 

 

 

 

□ 인터뷰어 지승호의 <쉘위 토크> 지승호의 이름이 있어 그의 책일꺼라고 생각은 했는데, 서지 저정보의 저자이름이 좀 헷갈리게 나와 있다. 만화식 표지는 얼핏 펭귄 그래픽시리즈 같기도 하고. 팝툰정도면 모를까, 인문학 서적에서 시도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경쾌하고, 멋진 표지다. 인터뷰이들의 얼굴이 부담없이 들어가있으면서 전체적으로 편안한 톤의 컬러감이다. 컬러감은 실물을 봐야 확인할 수 있긴 한데, 멋질 것 같다. 제목,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이름이 들어간 방식도 좋다.    

□ 세노 갓파 <작업실 탐닉> 이 책, 정말 정성들여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이 책도 인터뷰책. 표지가 인터넷 이미지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무슨 한지공예같은 느낌의 예쁘고 아롱아롱한 예술적 표지이다. 띠지도 그에 맞추어 같은톤의 한지. 이 띠지는 예뻐서 버릴 수도 없닷! 판형과 종이질이 매우 적절하여, 갓파의 세밀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포토리뷰로 표지의 느낌도, 안의 세밀화도, 그리고 그 많은 구구절절하고 신통방통한 인터뷰들도 리뷰를 쓰고 싶은데, 요즘 왜이리 포토리뷰쓸 기력이 안 생기는지 모르겠다.   

 

 

 

 

 

 

 

 
□ 로베르토 볼라뇨 <칠레의 밤> 드디어! 아후벨의 표지를 받아볼 수 있었다. (666원의 행복 참조)  책 안 사는 모드였지만, 이 책이 나왔단 이야기를 듣고 냉큼 샀다.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에서 봤던 시안으로 기대했던것보다 더 예쁜 책이다. 어서 볼라뇨 시리즈가 부지런히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카잔차키스도 이렇게 하나씩 나왔으면, 다 샀을지도 모르는데, 한꺼번에 나와서 지레 포기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건 꼴랑 두 권(지중해기행과 영혼의 자서전) 밖에 안되. 무튼, 기대하는 작품들이 뒤쪽으로 가 있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표지 모으는 재미가 정말 쏠쏠할 것 같다.

□ 존 파울즈의 <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누가 이 책 두 권 샀다고 자랑하면, 난 정말 막막 질투할꺼다. ㅜㅠ 사고 싶어. 미리 경고, 위 아래 여백이 엄청 빡빡하다. 열린책들 치고도. ^^ 안 그래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서점에서 보고, 마구 쓰다듬으며, 이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는 orz  표지의 남자가 존 파울즈일까? 길거리에서 관광객한테 과일차 같은거 바가지 씌우며 파는 아저씨 같이 생겼는데, 위의 사진이 존 파울즈라면 정말 멋진 사진이지 않은가!  열린책들에서 두꺼운 양장본 책등과 책표지 사이에 각잡아 주는거 너무!! 좋아. 열린책들은 나의 이런 열린책들 짝사랑을 알고 있을까? 어흑  

올 2월에도 열린책들에서 '열린책들 편집매뉴얼'을 내놓았다.
무슨 관계자도 아니고, 매년 이 책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난 첫해것만 가지고 있다.) 이렇게 예쁜 시리즈로 컨셉을 유지하며 나와준다면, (사실 1과 2,3이 좀 달라졌긴 하지만) 매년 사도 되지 않을까 싶은 예쁜 시리즈이다.

어느 시리즈이건 한 권 정도는 집에 두고 보면 좋다.  

  

 

 

 

 

 

 

 

 

□ 에이브러햄 트워스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상큼한 노란 표지에 찰리 브라운이 그려져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글을 쓰고, 그 글에 맞는 슐츠의 만화, 찰리 브라운을 넣어 놓았다. 우리가 만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무궁무진하다. 컨셉이 그대로 표지가 되었다.  

□ 장 루샹 <팀장 성과력> The Productive Power가 원제인듯 한데, 팀장은 왜;;
그러고보면 표지의 PRODUCT도 좀 이상한가? -_-a  무튼, 요즘 이렇게 알파벳가지고 장난친 것 같은 표지가 땡긴다. <브레인 라이팅>도 그렇고. 모아 보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표지 위, 글씨 위에서 쪼끄만 사람들 노는 표지 디게 많다. 유행입니꽈?  

□ 켄 올레타<구글드Googled!> 이 책은 구매 예정이긴 하다. 글씨가 어떻게 잘려 있는건지는 실물을 봐야 알 수 있을듯하다. 크리스 앤더슨의 <프리>를 보고, 구글에 더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타이포와 표지의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 무늬의 빨아들임으로 눈길을 끈다. 구글의 컬러를 다 이용하지 않더라도 (많은 구글 책이 그러고 있듯이) 구글체를 이용하는 정도만으로도 '구글' 이라는 이름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구글은 그정도임.   

□ 유르겐 브라터 <활력> 이런 표지는 아슬아슬하다. 일단 흰표지로 책을 만들 때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쉽게 더러워지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만들다 만 표지같기도 하고, 좋은 종이를 써도 없어 보이기도 하는 더욱더 세심한 디자인이 필요한 표지라고 생각한다. 실물 보기 전에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인터넷 이미지로는 관심을 끌고, 그것 또한 중요하므로, 관심 표지 중간결산에 넣어본다. 목차는 길고, 주제는 방대한데, 페이지 수는 적어서 그닥 구매욕이 생기지는 않는다.  

 

 

   

 

 

 

 

 

□ 장 아메리 <자유죽음> 자살의 자유에 대한 책이다. 현대 자살론의 고전이라고도 한다. 
총구위에 올라가 있는 새 두마리.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이 들어가 있는 방식, 저자 이름과 코멘트도 무척이나 세련되게 위치해있다. 무엇보다도 '자유죽음'이라는 도발적인 제목과 검은 크레용으로 그린듯한 총에서 오는 거친 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 로빈 로드 <타이포그래피의 탄생> 번역제목보다 원서제목이 각기 다른 폰트로 가독성 보다는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하며 배치되어 있다. From Gutenberg to Opentype 이미지로는 미리보기도 안 되어 확인되지 않지만, 각각의 글자 밑에 있는 것은 폰트 이름인가? 무튼, 실물을 봐야 아는 흰표지. 파란색의 심플함을 글자폰트의 복잡함으로 커버하였다. 디자인책의 표지디자인이 후진것만큼 안쓰러운 일은 없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일단 합격점.  

□ 에릭 라인하르트 <신데렐라> 검색해서 찾기가 힘들어 ㅡㅜ 제목이 신데렐라다보니. 이 책 역시 흰표지에 그림이다.
'신데렐라' 하면 떠오르는 구두와 다리. 킬힐인데, 킬힐의 그 힐이 또 킬힐 신은 다리다. 혹시 자세히 보면, 그 킬힐의 힐이 또 다리? 는 아닌 것 같고. ^^; 이 신데렐라는 위험해 보인다. 검은 바탕에 빨간글자의 제목이잖아. 구두굽도 예사롭지 않고 말이다. 굉장히 긴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내용과 표지가 관련 있을까? 무튼, 검색은 안되도, 제목의 신데렐라를 잘 드러내는 호기심유발 표지이다.  

□ 나가미네 시게토시 <독서국민의 탄생> 일본인의 독서에 대한 책이다. 알고보니 이런류의 책이 의외로 많이 나오더라. 그러니깐, 올해 많이 나왔다. 이 책 외에도 세 권 정도의 비슷한 주제를 보았다. 그러나, 이 책만 생각나는거 보면, 이 책의 표지 윈. 이라는 단순한 이유. 실물도 나쁘지 않다. 저 책읽는 포즈는 어디 명화에서 많이 보던 포즈이고, 저렇게 트리밍 해 놓은 것도 비슷한 표지 있을법한데, 커버의 종이질, 동양적 느낌이 드는 선화가 기억에 남는다.  

 

 

 

 

 

 

 

□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 <책략가의 여행> 미시사의 대가인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라고 하는데, 그런건 모르겠고, 이름 외우기가 너무 힘들군; 미시사 하면 일단 궁금하고 보는데, 이슬람 이야기라서 .. 구매는 망설여진다. 이슬람 책 많이 샀는데, 정말 안 읽혀서 뭐 하나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나의 슬픈 취향. 이 책 표지 인터넷 이미지도 멋진데, 실물은 더 박력있다. 모스크을 바라보고 서 있는 무슬림의 뒷모습. 뭐랄까, 크기나 그런 것의 문제가 아니라, 압도적인 느낌이 있는, 사진같은 표지다. 실물이 무척 멋졌음.  

□ 김신애 <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이건 컵케이크 장수의 이야기이다. 미리보기를 보면 무척 달콤하고 러블리한 컵케이크 사진들이 잔뜩이고, 제목도 약간 오글오글한데, 다행히! 현명하게도 약간 건조하고, 무언가 숨겨져 있는듯한 표지이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보고 싶은! 요즘 예쁜 빵표지들(?) 많이 나오는데, 별로 사고 싶지는 않다. 그건 단 걸 싫어하는 나의 쓴취향. 이 책은 괜찮을 것 같다. 하하  

□ 김영모의 건강빵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생전 빵은 먹지도 않았는데, 요즘 빵이 땡긴다. 저 위의 건강빵 같은거! 이런 먹음직한 빵표지 같으니라구!

□ 성석제 <인간적이다> 이 표지는 아릅답기 보다는 ..... 인간적이다.   

 페터 회 <콰이어트 걸>

무지 맘에 드는 표지다. ... 고양이도 있잖아! 
그레이컬러도 맘에 쏙 들고!!  
근데 역시 실물을 봐야해. 인터넷에서 무지 맘에 들었다가 실물에서 실망하기는 쉽다.

마이클 셰이본의 <길 위의 신사들> 표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물은 상당히 저렴한 종이로 없어보였다. 그런 이유로 기대 덜하고, 실물을 찬찬히 감상하겠다. 
서점에는 언제쯤 풀리려나. <경계에 선 아이들>의 표지는 꽤 멋졌는데, 그 정도 퀄러티만 빠져줘도.. 좋겠는데 말이지.  

 

 

 

이렇게 매달 표지 모으면, 연말에는 '올해의 표지' 를 뽑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열달이나 남았지만, 미리 뿌듯. ^^
 

 


댓글(4) 먼댓글(2) 좋아요(2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2월의 아름다운 표지
    from 커피와 책과 고양이 2010-03-07 14:22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를 읽으며 잘 준비를 하는 나에게 강기사는 5시반에 깨워줘- 그러구 방으로 들어갔고, 3일만인가 4일만에 들어온 동생은 7시에 깨워줘- 그러구 들어갔다. 막상 잠을 접기로 맘을 먹으니, 배가 무지 고프다. 동생아 라면 하나만 끓여주고 자라. 는 누나의 청을 '지금 먹음 안 돼' 대박대박 그러면서 지 방으로 쏙- 지는 오겹살 처묵처묵하고 왔다면서 ㅜㅠ 라면 먹어도 괜츈할 것 같은 시간을 기다리며, 2월의 아름다운
 
 
하이드 2010-02-27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답시다!

moonnight 2010-02-2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내러오다가 화들짝 놀랐다는 ^^; 네네. 댓글 달아야죵;;;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요. 어제 서점에서 보고 저도 모르게 살 뻔 했어요. -_-; 참 맘에 들게 예쁘더라고요.
문득 정신차리고 내려놓긴 했지만, 한 권도 안 샀으니 사놓을까 싶어져요. ^^;

하이드 2010-03-01 0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매년 살 것 까지는 없어도, 한 권 정도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

Kitty 2010-03-01 2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칠레의 밤 표지는 시쳇말로 죽이네요. 너무 예뻐요~~
열린책들 편집 매뉴얼은 지금 오고 있는 중...
외국이름 표기랑 이것저것 내용이 알찬거 같은데 저한테 진짜 꼭 필요한 책이에요. 빨리와라 빨리와!
찰리브라운도 당연히 쓸어담아갑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