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기엔 벌써 2월 다 갔지만, 지금이 딱 좋다. 후보들 쓰고, 지금 막 나온 책들 중 실물 안 본 책들도 있으니, 2월말에 서점서 한 번 더 실물 보고, 뺄 건 빼고, 넣을 것은 넣고. 1월의 아름다운 표지였던 <미인의 탄생>은 인터넷 이미지도 멋졌지만, 실물이 정말 의외이고, 멋졌던 표지다.

□ 인터뷰어 지승호의 <쉘위 토크> 지승호의 이름이 있어 그의 책일꺼라고 생각은 했는데, 서지 저정보의 저자이름이 좀 헷갈리게 나와 있다. 만화식 표지는 얼핏 펭귄 그래픽시리즈 같기도 하고. 팝툰정도면 모를까, 인문학 서적에서 시도되는 것은 처음 본 것 같다. 경쾌하고, 멋진 표지다. 인터뷰이들의 얼굴이 부담없이 들어가있으면서 전체적으로 편안한 톤의 컬러감이다. 컬러감은 실물을 봐야 확인할 수 있긴 한데, 멋질 것 같다. 제목, 인터뷰어와 인터뷰이의 이름이 들어간 방식도 좋다.
□ 세노 갓파 <작업실 탐닉> 이 책, 정말 정성들여 만들었다. 그러고보니, 이 책도 인터뷰책. 표지가 인터넷 이미지로는 잘 보이지 않는데, 무슨 한지공예같은 느낌의 예쁘고 아롱아롱한 예술적 표지이다. 띠지도 그에 맞추어 같은톤의 한지. 이 띠지는 예뻐서 버릴 수도 없닷! 판형과 종이질이 매우 적절하여, 갓파의 세밀화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포토리뷰로 표지의 느낌도, 안의 세밀화도, 그리고 그 많은 구구절절하고 신통방통한 인터뷰들도 리뷰를 쓰고 싶은데, 요즘 왜이리 포토리뷰쓸 기력이 안 생기는지 모르겠다.


□ 로베르토 볼라뇨 <칠레의 밤> 드디어! 아후벨의 표지를 받아볼 수 있었다. (666원의 행복 참조) 책 안 사는 모드였지만, 이 책이 나왔단 이야기를 듣고 냉큼 샀다. <볼라뇨, 로베르토 볼라뇨>에서 봤던 시안으로 기대했던것보다 더 예쁜 책이다. 어서 볼라뇨 시리즈가 부지런히 나왔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카잔차키스도 이렇게 하나씩 나왔으면, 다 샀을지도 모르는데, 한꺼번에 나와서 지레 포기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건 꼴랑 두 권(지중해기행과 영혼의 자서전) 밖에 안되. 무튼, 기대하는 작품들이 뒤쪽으로 가 있긴 하지만, 부지런히 읽어야겠다. 표지 모으는 재미가 정말 쏠쏠할 것 같다.
□ 존 파울즈의 <나의 마지막 장편소설> 누가 이 책 두 권 샀다고 자랑하면, 난 정말 막막 질투할꺼다. ㅜㅠ 사고 싶어. 미리 경고, 위 아래 여백이 엄청 빡빡하다. 열린책들 치고도. ^^ 안 그래도 사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는데, 서점에서 보고, 마구 쓰다듬으며, 이 앞을 떠날 수가 없었다는 orz 표지의 남자가 존 파울즈일까? 길거리에서 관광객한테 과일차 같은거 바가지 씌우며 파는 아저씨 같이 생겼는데, 위의 사진이 존 파울즈라면 정말 멋진 사진이지 않은가! 열린책들에서 두꺼운 양장본 책등과 책표지 사이에 각잡아 주는거 너무!! 좋아. 열린책들은 나의 이런 열린책들 짝사랑을 알고 있을까? 어흑



올 2월에도 열린책들에서 '열린책들 편집매뉴얼'을 내놓았다.
무슨 관계자도 아니고, 매년 이 책을 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난 첫해것만 가지고 있다.) 이렇게 예쁜 시리즈로 컨셉을 유지하며 나와준다면, (사실 1과 2,3이 좀 달라졌긴 하지만) 매년 사도 되지 않을까 싶은 예쁜 시리즈이다.
어느 시리즈이건 한 권 정도는 집에 두고 보면 좋다.



□ 에이브러햄 트워스키 <좋은 일은 언제 시작될까?> 상큼한 노란 표지에 찰리 브라운이 그려져 있다.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글을 쓰고, 그 글에 맞는 슐츠의 만화, 찰리 브라운을 넣어 놓았다. 우리가 만화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은 생각보다 무궁무진하다. 컨셉이 그대로 표지가 되었다.
□ 장 루샹 <팀장 성과력> The Productive Power가 원제인듯 한데, 팀장은 왜;;
그러고보면 표지의 PRODUCT도 좀 이상한가? -_-a 무튼, 요즘 이렇게 알파벳가지고 장난친 것 같은 표지가 땡긴다. <브레인 라이팅>도 그렇고. 모아 보지는 않았지만, 저렇게 표지 위, 글씨 위에서 쪼끄만 사람들 노는 표지 디게 많다. 유행입니꽈?
□ 켄 올레타<구글드Googled!> 이 책은 구매 예정이긴 하다. 글씨가 어떻게 잘려 있는건지는 실물을 봐야 알 수 있을듯하다. 크리스 앤더슨의 <프리>를 보고, 구글에 더 관심이 생겼는데, 이 책에서 또 다른 새로운 이야기들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타이포와 표지의 강렬한 색감과 기하학적 무늬의 빨아들임으로 눈길을 끈다. 구글의 컬러를 다 이용하지 않더라도 (많은 구글 책이 그러고 있듯이) 구글체를 이용하는 정도만으로도 '구글' 이라는 이름을 어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줌. 구글은 그정도임.
□ 유르겐 브라터 <활력> 이런 표지는 아슬아슬하다. 일단 흰표지로 책을 만들 때는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쉽게 더러워지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만들다 만 표지같기도 하고, 좋은 종이를 써도 없어 보이기도 하는 더욱더 세심한 디자인이 필요한 표지라고 생각한다. 실물 보기 전에는 뭐라 말할 수 없지만, 인터넷 이미지로는 관심을 끌고, 그것 또한 중요하므로, 관심 표지 중간결산에 넣어본다. 목차는 길고, 주제는 방대한데, 페이지 수는 적어서 그닥 구매욕이 생기지는 않는다.




□ 장 아메리 <자유죽음> 자살의 자유에 대한 책이다. 현대 자살론의 고전이라고도 한다.
총구위에 올라가 있는 새 두마리. 한글 제목과 원서 제목이 들어가 있는 방식, 저자 이름과 코멘트도 무척이나 세련되게 위치해있다. 무엇보다도 '자유죽음'이라는 도발적인 제목과 검은 크레용으로 그린듯한 총에서 오는 거친 느낌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 로빈 로드 <타이포그래피의 탄생> 번역제목보다 원서제목이 각기 다른 폰트로 가독성 보다는 디자인적 요소를 강조하며 배치되어 있다. From Gutenberg to Opentype 이미지로는 미리보기도 안 되어 확인되지 않지만, 각각의 글자 밑에 있는 것은 폰트 이름인가? 무튼, 실물을 봐야 아는 흰표지. 파란색의 심플함을 글자폰트의 복잡함으로 커버하였다. 디자인책의 표지디자인이 후진것만큼 안쓰러운 일은 없다. 이 책은 그런면에서 일단 합격점.
□ 에릭 라인하르트 <신데렐라> 검색해서 찾기가 힘들어 ㅡㅜ 제목이 신데렐라다보니. 이 책 역시 흰표지에 그림이다.
'신데렐라' 하면 떠오르는 구두와 다리. 킬힐인데, 킬힐의 그 힐이 또 킬힐 신은 다리다. 혹시 자세히 보면, 그 킬힐의 힐이 또 다리? 는 아닌 것 같고. ^^; 이 신데렐라는 위험해 보인다. 검은 바탕에 빨간글자의 제목이잖아. 구두굽도 예사롭지 않고 말이다. 굉장히 긴 이야기로 알고 있는데, 내용과 표지가 관련 있을까? 무튼, 검색은 안되도, 제목의 신데렐라를 잘 드러내는 호기심유발 표지이다.
□ 나가미네 시게토시 <독서국민의 탄생> 일본인의 독서에 대한 책이다. 알고보니 이런류의 책이 의외로 많이 나오더라. 그러니깐, 올해 많이 나왔다. 이 책 외에도 세 권 정도의 비슷한 주제를 보았다. 그러나, 이 책만 생각나는거 보면, 이 책의 표지 윈. 이라는 단순한 이유. 실물도 나쁘지 않다. 저 책읽는 포즈는 어디 명화에서 많이 보던 포즈이고, 저렇게 트리밍 해 놓은 것도 비슷한 표지 있을법한데, 커버의 종이질, 동양적 느낌이 드는 선화가 기억에 남는다.



□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 <책략가의 여행> 미시사의 대가인 내털리 제이먼 데이비스.라고 하는데, 그런건 모르겠고, 이름 외우기가 너무 힘들군; 미시사 하면 일단 궁금하고 보는데, 이슬람 이야기라서 .. 구매는 망설여진다. 이슬람 책 많이 샀는데, 정말 안 읽혀서 뭐 하나 제대로 읽은 책이 없다는 나의 슬픈 취향. 이 책 표지 인터넷 이미지도 멋진데, 실물은 더 박력있다. 모스크을 바라보고 서 있는 무슬림의 뒷모습. 뭐랄까, 크기나 그런 것의 문제가 아니라, 압도적인 느낌이 있는, 사진같은 표지다. 실물이 무척 멋졌음.
□ 김신애 <꿈을 굽는 가게로 초대합니다> 이건 컵케이크 장수의 이야기이다. 미리보기를 보면 무척 달콤하고 러블리한 컵케이크 사진들이 잔뜩이고, 제목도 약간 오글오글한데, 다행히! 현명하게도 약간 건조하고, 무언가 숨겨져 있는듯한 표지이다. 저 문을 열고 들어가보고 싶은! 요즘 예쁜 빵표지들(?) 많이 나오는데, 별로 사고 싶지는 않다. 그건 단 걸 싫어하는 나의 쓴취향. 이 책은 괜찮을 것 같다. 하하
□ 김영모의 건강빵 나이가 들면 입맛도 변하는지, 생전 빵은 먹지도 않았는데, 요즘 빵이 땡긴다. 저 위의 건강빵 같은거! 이런 먹음직한 빵표지 같으니라구!
□ 성석제 <인간적이다> 이 표지는 아릅답기 보다는 ..... 인간적이다.
페터 회 <콰이어트 걸>
무지 맘에 드는 표지다. ... 고양이도 있잖아!
그레이컬러도 맘에 쏙 들고!!
근데 역시 실물을 봐야해. 인터넷에서 무지 맘에 들었다가 실물에서 실망하기는 쉽다.
마이클 셰이본의 <길 위의 신사들> 표지에 기대를 많이 했는데,
실물은 상당히 저렴한 종이로 없어보였다. 그런 이유로 기대 덜하고, 실물을 찬찬히 감상하겠다.
서점에는 언제쯤 풀리려나. <경계에 선 아이들>의 표지는 꽤 멋졌는데, 그 정도 퀄러티만 빠져줘도.. 좋겠는데 말이지.
이렇게 매달 표지 모으면, 연말에는 '올해의 표지' 를 뽑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아직 열달이나 남았지만, 미리 뿌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