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라 워터스
작년 말까지 나온다던 새라 워터스의 <티핑 더 벨벳>이 드디어, 5월도 다가서 나왔다.
<핑거스미스>를 정리하는 날 -_-a 에 발견한 작가의 다음 작품이라 기분 묘함.

열린책들의 빡빡한 편집으로( 모님은 눈이 뱅뱅돈다고 싫어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한다!) 550여페이지이니, 요즘 책 읽는 페이스가 무척 느려졌지만, 당장이라도 사보고 싶다. ^^
책소개 첫부분에 '레즈비언 소설가 세라 워터스의 '빅토리아 시대 3부작'의 첫 번째 작품으로, 동성애적 주제가 가장 짙게 드러나는 관능적인 작품이다.'라고 되어 있다. <핑거스미스>를 보고 지나치게(?) 감화받아 소위 '동성애 시리즈 3부작'을 BBC 드라마로 찾아서 봤던 기억이 있다. 확실히 <핑거스미스>에 비해 동성애 이야기가 주된 소재이긴 한데, 좀 거부감 들 수 있는 책소개가 아닌가 싶다. 왠지 내가 대단한 매니아가 된 기분 -_-a
△ 미야베 미유키

미야베 미유키의 신간이 각각 황매와 시아출판사에서 나왔다. 국내에 소개된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은 모두 사봤지만 내가 가장 애착을 가지고 있는 두 권은 황매의 <이유>와 시아 출판사의 <화차>이다. 둘 다 표지로는 전-혀 기대가 되지 않고, 시아에서는 내가 서교동의 출판사까지 직접 찾아가서 구했던 (<인생을 훔친 여자>('화차'가 나오기 전의 제목))를 보람없이, 끼워팔기를 하고 있다. ㅜㅠ 국내 소개된 미야베 미유키의 전작을 읽어 본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화차>는 미미여사의 최고작이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거나, 소장하지 않았더라면, 이라고 쓰고 보니, <친절한 사기꾼>은 후지무라 이즈미라는 처음 듣는 작가의 책이다. 아 놔;;
책표지 이미지도 가본인듯하고, 끼워 팔아지는 바람에 책페이지수도 안 나와 있고, 이래저래 안타깝군.
출판불황, 출판불황하는데, 그나마 팔리는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 요상한 표지의 작가 초기작과 낯선 작가의 책에 끼워팔아지기 식이면 작가의 이미지만 나빠지지 않나 싶다.
△ 반값 도서, 끼워 팔기, 알사탕
이 주제에 대해 침 튀며 비판하기엔, 내가 침 튀며 선전하고, 사고 뿌듯해 한 기억이 너무나 많다. 바로 위에도 안타깝다고 하면서, 끼워팔기를 사라고 은근 권했고, 가장 최근에는 <존재의 세가지 거짓말>을 반값으로 사기도 했다. 예전처럼 신바람나게(?) 책을 사는 일은 줄은지라, 가끔 눈에 들어오는 책을 사기는 하는데, 찜찜하기 그지없다.
몇가지. 북스피어에서 내가 제값주고 샀던 3권짜리 <퍼언연대기>를 '오늘만 반값'에서 시작해서, 많은 온라인 서점으로 확대되고, 꽤 오래 반값 행사를 하는 바람에 일부 독자들의 원성을 샀던 적이 있다. '안 남는 장사 없다' 라고 하지만,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책을 반값으로 팔아서 남을리가 없다. 만약 남는다면, 책을 만든 그들의 노고를 폄하하는 것이고, 내 상식보다 책 파는 마진이 훌륭하여, 나는 컵장사를 때려치고, 책장사를 해야할 일이고, 출판사에서 애초에 가격을 부풀렸음을 의심할 일이다.
모든 반값도서의 경우에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퍼언 연대기>가 반값으로 풀리게 된 이유는 단순하다. '책은 안 팔리고, 창고에서 물류비만 차지하고 있으니깐' 단순하지만, 그 뒤에는 이 책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출판사가 반값으로 풀기로 결정하기까지의 속상함과, 제 값주고 산 고객들(나 같은)의 박탈감 혹은 억울함. 그리고, 신나게 반값으로 겟하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이다.
책정리를 하면서 느끼는건데, 산지 몇년 되지도 않은 책들의 가격이 2-3천원씩 올라있다. 만원 정도하는 책이 2-3천원씩 올라 있다는 건 2-30% 오른 것인데, 이와 같은 높은 상승폭이 과연 물가상승과 종이값 인상, 환율 인상 때문만일까? 반값도서, 실질적으로 '신간에도 쓰이는 5천원 쿠폰과 다름없는' 신간 도서의 알사탕 1000개(-> 도서정가제를 제대로 물 먹이는), 끼워팔기.
'도서정가제' 가 있음에도 이렇게 다양한 '과한' 할인들이 적용되고 있다. 이런식의 출혈로 망하는 것이 계획이 아닌 이상,출판사들도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박리다매' 만이 이와 같은 할인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위에 말했던 케이스처럼,
1. '물류비용의 부담'으로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 일수도 있지만, 2. 애초에 책값을 올리고, 할인을 한다. 거나 3.할인으로 인한 박리'다매' 의 효과를 노려 판매지수를 높이고, 베스트셀러로 만들고, 베스트셀러에 혹한 소비자들의 지갑을 여는 마케팅의 목적 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반값도서' 와 '알사탕 천개', '끼워팔기' 에 낚여서 구매하는 것은 현명한 것인가? 책은 기호품이다. 당장 내가 어떤 책을 싸게 사는 것이 앞으로 살 책들의 가격을 팍팍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삼모사의 원숭이가 아닌지 생각해볼 일이다.
이 문제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반값도서, 알사탕 1000개, 끼워팔기 책을 사는 것이 찜찜해지는 이유다.
△ 북스피어





북스피어는 매니아 출판사이다. 매니아 출판사다. 라고 하기에는 이미 어느 정도 규모에 올라 있는 걸로 알고 있다. 북스피어에서 '미야베 월드'라는 이름아래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을 소개해준 것은 미미여사의 팬으로서 정말 고마운 일이고( 돈 주고 사고, 감사하다니 좀 이상하지만), 일본 추리소설의 붐에 맞추어, 미미여사 붐에 맞추어 출판사로서도 이득인 윈윈이 아니였나싶다. '일본추리소설' 붐, '미미여사'붐이 없었다면, 아니,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미야베월드같은 라인은 매니아들의 책일지도 모르겠다. 히가시노 게이고나 온다 리쿠의 책들처럼 미미여사의 책들이 구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므로. 게다가 미미여사의 정작 대박 상품인 <화차>나 <모방범>같은 작품은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고.
북스피어의 블로그를 종종 방문한다. 확고하게 로얄한 소비자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북스피어인데, 출판불황의 거미줄에서 벗어나 있기는 쉽지 않은가보다. 일단 북스피어의 모든 책을 구매한 나부터도 북스피어의 책을 사지 않은지 꽤 되었다. 굉장한 일반화의 오류가 될지도 모르겠지만, 얘기해보자면, 최근 북스피어의 라인업은 제법 매니아라는 나에게도 무척 낯설어서 손이 안가는 매니아 오브 매니아.. 라는 느낌이다.
사실 미야베 월드 전의 북스피어는 <아발론 연대기>라던가 <퍼언 연대기>와 같은 딱 봐도 정성껏 만든 책과 그에 걸맞는 알맹이를 가지고 있는, 그러나 팔리지는 않는 '저주받은 걸작' 계열의 책들이었다. 나오는 족족, 따끈따끈한 책들을 제돈주고 샀던 나같은 독자는 그 후의 반값 할인에 허벅지를 꼬잡을뿐 -_-a 무튼, 그랬는데, 미야베 월드가 위에 말한 일본추리소설, 미야베 미유키 붐에 힘입어 팔리기 시작하면서, '북스피어'라는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게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팔리는 라인업들은 <영원의 아이>라던가 미야베 월드라던가, 마츠모토 세이초 단편집 '중' 혹은 '중' '하'라던가 ('상'만 나와서 안 사고 기다리고 있는 독자가 나만은 아니겠지) 는 번역문제로 늦어지고 있는 것 같고, 오노 후유미의 <마성의 아이>라던가 나카지마 라모, 이누이 구루미와 같은 생소한 작가들 (오노 후유미는 그렇다치고, 앞으로 뜰 것 같지도 않은 작가들)의 책이 죽죽 나오니, 살 마음이 안 드는건 당연. 이누이 구루미의 <이니시에이션 러브> 같은 책은 책띠의 선전, 적어도 내게는 출판사의 책소개에 낚였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범작이었으므로, 그 후, 출판사의 열광적인(그들에게는 진심이겠지만) 책소개는 와닿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북스피어의 책을 안 사게 된 독자가 여기 있다.
북스피어에서 어짜피 주류의 책들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이상, 독자의 취향이 판매에 반영될텐데,
<다이디 타운>, <아발론 연대기>, <셜록홈즈 미공개 사건집>,미야베 미유키, <인체 모형의 밤> 과 같은 책들을 모두 좋아하는 독자가 많을리 없다. 나는 제법 다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요즘 나오는 책들의 라인업이 영 생소한 관계로 투덜거려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