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터 슈탐의 <희미한 풍경>과 <아그네스>

<아그네스>의 실물은 이미지보다 임팩트가 떨어졌던 것 같지만,
<희미한 풍경>은 실물의 좋은 느낌도 기대해본다. 

두 권을 모아 놓고 보니, 간결하고, 색감과 톤, 구성으로 승부한 표지라는 것이 더 눈에 띈다.    

페터 슈탐 원서들을 찾아보니 물고기 세마리 출판사와 btb 출판사에서 많이 나왔는데, 두 출판사의 스타일이 극명하다.

피셔의 디자인은 아.. 독일에도 이렇게 북디자인이 대단한 출판사가 있었지.를 되새기게 해주는 세련된 디자인.  베테베는 화려한 디자인이다.

 

  

이번에 소개된 <희미한 풍경, Ungefaehre Landschaft>

"북유럽의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풍광을 배경으로, 생애 처음 북극권 밖으로 나온 스물여덟 살의 여인 카트리네의 정체성 표류기" 라는 내용을 생각할때,  세가지 디자인 다 나름의 장점이 있다. 중간의 피셔출판사의 디자인이 눈에 먼저 들어오지만, 소장한다면, 오른쪽의 Arche 에서 나온 표지



<아그네스 AGNES>

이건 피셔의 표지가 너무 멋지다.  

<아그네스>는 제목이 붙지 않은 서른여섯 개의 짤막한 장으로 이뤄진 소설이다. 첫 장과 마지막 장은 연대기적 순서에서 벗어나 시간적으로 '현재'에 위치하며, 과거시제로 표현된 서른네 개의 장은 4월부터 1월 초까지 약 9개월 동안의 사건에 대한 화자의 회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 '나'는 다짜고짜 아그네스의 죽음을 알린다. 그리고 2장부터는 스위스인 저술가인 '나'와 시카고 대학에서 물리학 박사 논문을 쓰는 아그네스의 만남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 변화가 묘사된다. 소년과 소녀는 만났지만 헤어진다. 소년과 소녀는 만남의 행복한 순간을 경험하지만 결국 그 행복을 유지하지 못하고 서로 비껴가는 것이다. 
 
<아그네스>는 이런 내용인데, 내용 상관없이 한 번 만져 보고 싶은 질감의 서늘한 표지. 여백, 저자 이름, 제목, 출판사 마크까지 너무나 멋들어지게 자리잡고 있다.

그 외 표지들로는  

 

<아그네스>와 같은 포토그래퍼에 같은 디자이너인가보다  

 

이 책이 페터 슈탐 책 검색중 가장 위에 뜨는 걸 보니, 가장 인기 있는 책일듯. 이것도 내주세요, 문학동네! (어이, 일단 페터 슈탐 책 한 권이라도 사고 ;) 

 

물고기는 안 나왔지만, 이 것도 피셔사의 책이다.  라고 말하고 보니 원 안에 물고기 세마리 숨어 있네.
보통 출판사 마크는 한가지 디자인, 색깔, 위치, 크기로 가는 것이 일반적인데, 피셔사는 표지디자인에 따라 과감하게 색갈, 크기를 조정한다. 좀 대단한듯. 피셔니깐 할 수 있는 일인듯 

피셔처럼 위치와 컬러, 크기를 마구 바꾸지는 않지만, btb의 라벨도 꽤 특이한 곳에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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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3-0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미한 풍견 아그네스 모두 읽었습니다. 다른 번역서도 나왔으면 좋겠어요.
 

오래간만에 하는 신간마실 

뭔가 큰게 하나 나오기를 기둘렸다. (라고 해봤자, 요코미조 세이시는 .. 매니아들을 위한 장르소설일 뿐이고..)
그래도, 요코미조 세이시가 나와줘야 '여름이닷!' 하는 기분, 여름이 되면 '요코미조 세이시 안 나오나.. ' 하는 기분
지난 겨울, 요코미조 세이시가 나왔을 때, '어랏' 했던 기분 : )  

요코미조 세이시 <여왕벌 >

<이누가미 일족>, <팔묘촌>에 이어 가장 많이 드라마화 된(다섯번!) <여왕벌>
열세번째 긴다이치 코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월드'에서 10번째로 인기 있는 시리즈라고 한다.  

그녀는 여왕벌이다
접근하는 모든 남자를 죽게 할 운명이다
월금도에서 태어나 자란 도모코는, 어머니의 유지에 의해 18세가 되면 양아버지 긴조가 살고 있는 도쿄 대저택으로 가야 한다. 약속의 날을 며칠 앞둔 어느 날, 19년 전 도모코 친아버지의 변사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님을 암시하며 그녀의 도쿄행을 막으려는 기묘한 협박 편지가 날아든다. 불안한 긴조는 긴다이치 코스케에게 도모코를 무사히 도쿄까지 데리고 와줄 것을 의뢰한다. 그러나 편지의 경고대로 도모코의 정혼자가 차례차례 살해되며 피투성이 참극이 시작된다. 한편 도모코는 친아버지 죽음에 대한 경악스러운 진실과 마주하는데…….  

드라마로 내용은 다 알고 있지만, (SMAP의 고로가 나오는 드라마로 봤다.) 드라마로도 내용이 굉장히 괴기스럽고 (언젠 안그랬냐마는 ^^;) 인상적인 작품이다. 책으로도 기대!!!!  

 

 

 

 

내가 좋아하는 베스트는
이누가미 일족>옥문도>악마가 와서 피리를 분다>팔묘촌,밤산책>혼징살인사건>악마의 공놀이 노래  

우타노 쇼고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시체를 사는 남자>

<시체를 사는 남자>는 에도가와 란포에 대한 오마주, 액자 소설, 세이시와는 또 다른 분위기의 괴기함을 풍기는 란포의 느낌을 그런대로 잘 살리고 있는 소설이다. 이런 분위기를 좋아라해서, 나는 괜찮았지만, 세이시나 란포 분위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추천하지는 않겠다.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  사방이 눈으로 뒤덮인 산장, 외부와 단절된 외딴섬, 하인과 손님이 드나드는 서양식 저택 등 전형적인 밀실 살인사건 장소를 작품의 배경으로 삼고, 기존 추리소설의 작법을 살짝 비트는 유머와 위트를 선보이며 고전과 현대를 넘나든다. 앨러리 퀸, 에도가와 란포 등 고전 미스터리 소설의 패러디와 인용이 곳곳에 등장하는 작품. 
 
우타노 쇼고의 <벚꽃..>과 <시체를 사는 남자>를 읽었는데, 아직 이 작가에 대한 호오를 정하지 못하겠다. <그리고 명탐정..>은 책소개로는 재미있을듯 한데 일단 읽어봐야겠다. 중박 정도라면, 아마 세 작품이나 읽고 호오를 정하지 못하는 드문 일이 생길지도 ..  

구지라 도이치로 <금요일 밤의 미스터리 클럽>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랑 표지 컬러 팔레트가 똑같네~  

그림 동화를 모티프로 한 일본 작가 구지라 도이치로의 추리소설. <헨젤과 그레텔> <빨간 모자>와 같이 친숙한 그림동화가 어떻게 살인사건과 융합하고 알리바이를 깨는 실마리로서 작용하는지를 아홉 개의 단편으로 보여준다. 수많은 잔혹동화의 해석에 한 획을 그은 참신한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는 작품.

작가는 하나의 미스터리 소설 안에 역사와 인간 심리, 동화와 같은 다양한 요소를 소설 속에 녹여낸 버라이어티적인 작품을 선보이기로 유명하다. 이 작품 역시 그림동화, 니혼슈, 흘러간 옛 이야기들을 비롯해 각종 진귀한 요리들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이야깃거리를 안주 삼아 4차원의 밀실과도 같은 철벽의 트릭을 통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동화 모티브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동화모티브 미스터리라니 더 기대된다.

 

 

 

 

에두아르 로네 <완벽한 죽음의 나쁜 예>  

과학 전문 칼럼니스트인 에두아르 로네는 죽음의 특별한 사례들을 객관성을 담아 바라보고, 그만의 기발한 코멘트를 덧붙여 이 책을 완성했다. 법과학 전문지에 실린 기상천외한 살인과 자살의 방법은 인간의 기발함이 죽음마저 넘어선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기상천외한 죽음을 블랙코미디의 형식으로 저술하여 오싹할 수도 있는 법의학이 과학의 새로운 소재로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궁리출판사가 표지 좀 잘만드는 듯. 독특한 제목, 인상적인 표지, 확 땡기는 목차!

"Horro! Horro!" 로 시작한다. 조셉 콘라드의 <어둠의 심연>에 나오는
"끔찍해! 끔찍해!" 로 번역해 두었다. ㅎ 가장 유명한 인용중 하나인 호러!호러! 이걸 우리말로 번역하는 건 불가능한듯  

들어가는 말을 보니 저자의 말발과 흥미로운 주제에 기대가 잔뜩 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서는 1년 365일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우연과 스펙터클의 경합이 벌어진다. 휴일도 아랑곳하지 않고 벌어지는 기상천외하고 황당한 자살 시합이 바로 그것이다. 자살하는 방법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법과학 전문지들은 대회 결과를 하나라도 빠뜨릴세라 아주 자세히 보도하느라 여념이 없다. 전문지에 게재된 논문들은 체인톱, 드릴, 망치로 자살한 사건. 심지어 여러 개의 못을 머리에 박고 자살한 사건까지 정성들여 소개한다. 그에 질세라 법의학 서적들도 동력삽, 쇠뇌, 그리고 심지어... 그렇다, 대형 목재가공전달기를 동원한 살인 기술까지 꼼꼼하게 기록한다. 법의학의 최고봉에서 어딘지 모르게 공구박람회에 온 기분이 드는 건 왜일까. "  

* 자살과 죽음을 유머러스하게 이야기한다고,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NG- 

필립 마이어 <아메리칸 러스트>  

1970년대 후반 범죄와 실업이 만연한 볼티모어의 노동자 계층 지역에서 자라난 필립 마이어는 자신의 첫 소설 <아메리칸 러스트>에서 작가의 어린 시절을 연상케 하는 쇠락한 철강 마을을 무대로 우연한 살인 사건에 휘말리는 두 청년과 그들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펼쳐 보인다.

주요 인물 여섯 명의 시점에서 전개되는 다층적 구조의 소설로, 살인 사건이 벌어지는 처음 1장을 제외하면 모든 장에는 여섯 인물의 이름이 번갈아가며 제목으로 등장한다. 실패한 아메리칸 드림과 후기산업사회의 황량한 풍경 속에서 가난과 절망에 빠진 인간들의 모습과 그 절박한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포기할 수 없는 인간의 가치를 대담하게 파고든 작품이다.
 

아, 이거 좋다는 이야기 많이 들어 기대작인데, 번역되어 나왔다. 데뷔작이다. (나는 데뷔작덕후입니다.)  


영문학 전공, 월스트리트( 파생상품 전문가라니; ㄷㄷ ) , 미국 문단과 독자들의 주목을 한 눈에 받는 데뷔작! 이런 책은 읽어줘야 한다.   

 마이클 코넬리 <블랙 에코> 해리 보슈 시리즈 1 

해리 보슈 시리즈 1이고, 국내에는 두번째로 소개된다. 
 랜덤에서 시리즈 도서를 순서 꾸리하게 내는 것이 맘에 안 들었는데, 이제부터는 제대로 순서대로 내 줄 것 같다. 가장 재미있는 책, 평도 좋고, 작품성도 있는 책들부터 소개해서 매니아를 만들고, 순서대로 내 주는 전략인듯. <블랙 에코>를 거진 다 읽고 있는데, 마이클 코넬리 읽으면서 처음으로 약간 지루하네; 하고 있으니, 순서 엉망이라고 덜 욕하기로 했다.

지금부터 읽을 사람이라면, 물론 순서대로 읽는 것이 좋다.  

마이클 코넬리 작품 연보 참조

 베트남전 참전 20여 년이 지난 현재까지 당시의 끔찍한 기억들을 잊지 못하는 형사 해리 보슈. LA 경찰국의 스타 경찰이었으나 상부와의 마찰 끝에 할리우드 경찰서로 좌천된 인물이다. 어김없는 악몽에 시달리던 어느 날 새벽, LA 근교의 멀홀랜드 댐으로 출동한 보슈는 그다지 대단할 것 없는 약물중독자의 시신을 발견한다.

약간 지루하다고 했지만, 마이클 코넬리는 재미있다! 스릴러 소설들을 많이 읽고 있지만, 딱 한 명 추천하라면, 마이클 코넬리  

  SF 명예의 전당 전설의 밤 | 로버트 실버버그 엮음  
어스름 Twilight - 존 캠벨
전설의 밤 Nightfall - 아이작 아시모프
무기 상점 The Weapon Shop - A.E. 밴 보그트
투기장 Arena - 프레드릭 브라운
허들링 플레이스 Huddling Place - 클리포드 D. 시맥
최초의 접촉 Firt Contact - 머레이 라인스터
남자와 여자의 소산 Born of Man and Woman - 리처드 매디슨
커밍 어트랙션 Coming Attraction - 프리츠 라이버
작고 검은 가방 The Little Black Bag - 시릴 콘블루스
성 아퀸을 찾아서 The Quest for Saint Aquin - 앤소니 바우처
표면장력 Surface Tension - 제임스 블리시
90억 가지 신의 이름 The Nine Billion Names of God - 아서 클라크
차가운 방정식 The Cold Equations - 롬 고드윈
 
이런 라인업

정보 좀 볼까, 카페 갔더니, 도대체 언제부터 업데이트 안 한건지, 카페 만들지를 마세요. 신간 나오면, 선전하는 통로 얼마나 있다고, 카페 신간 업데이트도 없는지, 뭐 나온지 며칠 되었는데, 책소개도 안 떠 있는거보니, 별로 팔 생각은 없나보다.   

간만에 관심가는 SF 신간이다. volume 1 이라는건 2나 2,3도 계획되어 있다는 걸까? 원서 정보 찾아보니
volume 1, 과 volume 2 a, b 세 권으로 나와 있는듯 하다. 2권부터는 엮은이가 틀리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눈에 띄는 이름이 라인업의 작가들도 대단하지만, 작가와 작품을 고른 로버트 실버버그의 이름이었어서. 
 






그 외 관심작들 ::  


 

 

 

 

 

 

 

○ 페터 슈탐 <희미한 풍경> : <아그네스> 이후 두 번째로 소개되는 페터 슈탐의 책. '북유럽의 아름다우면서도 쓸쓸한 풍광을 배경으로, 생애 처음 북극권 밖으로 나온 스물여덟 살의 여인 카트리네의 정체성 표류기를 그린다' 고 한다. 왠지 이 덥고, 끈끈한 여름에 읽고 싶은 책이다. 문학동네에서는 세계문학전집은 차치하고라도, 좋은 외국 작가, 소설을 많이 소개해준다.   

○ 알랭 드 보통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 > : 원제가 How Proust Can Change Your Life: Not a Novel다. 이레에서 나왔던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의 개정판인데, 제대로 제목이 바뀌었다.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라니, 사강보통도 아니고, 쩝, 표지도 내가 가지고 있는 원서 표지 차용해서 더 보통스러워졌다. 이전 번역본 판형도 네모난게 맘에 안들었는데, 이걸로 갈아타야지.

알랭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작품을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삶의 지혜를 풀어놓는다. 프루스트가 침대에 누워서 고통과 싸우면서 빚어낸 아름다운 작품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는 우리가 삶을 현명하게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방법들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이 세련되고 박식하고 위트가 넘치는 책에서, 드 보통은 프루스트의 삶과 작품?그의 소설, 편지 그리고 대화?속으로 깊숙이 파고들어가서, 이를 바탕으로 한 권의 보기 드문 자기 계발서를 만들어냈다. 진정으로 우리의 자기 계발에 도움이 되는 책을 말이다.

알랭 드 보통 번역본이 무지 인기 있던 시절, 붐을 일으켰던 그 때의 느낌을 가지고 있는 책

○ 마이클 루이스 <빅 숏> : 기다리던 신간이다. <머니볼>의 저자 마이클 루이스의 새 책  

서브프라임 사태의 본질과 전 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를 왜 막을 수 없었는지를 날카롭게 추적해가며, 수많은 사람들을 속이는 시스템으로 자신들만의 화려한 돈 잔치를 벌이다 파멸에 이른 금융회사들의 행태를 보여주는 논픽션 저작이다. 
 
금융 위기 이야기라고 해서 부담스러워한다면, (... 내가 그렇다;) 금융위기를 다룬 책들 중 재미난 책이 정말 많다. 우리 시대에 '금융 위기'는 경제적인 면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빼 놓을 수 없는 주제다. 글발도 대단한 훌륭한 저자들의 흥미로운 이야기들.  

  

 

 

 

○ 노구치 다케히코 <일본의 '소설' 개념>

일본의 삼성당에서 발행한 '한 단어 사전' 시리즈 중 <소설>을 번역한 책이다. 소설가이기도 한 저자 노구치 다케히코는 이 책에서, 일본사회에서 '소설'이라는 단어의 개념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 왔는가를 정리해 보여준다. '소설' 개념을 에도시대부터 다이쇼, 쇼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서술해 나간다.

저자는 '소설'의 개념을 일본인의 사고의 변천과 엮어서 풀어나간다. 특히 일본의 독특한 문학 양식이라고 일컬어지는 사소설과 그 이후의 소설을, 일본인의 자아와 자의식의 문제로 설명한 부분이나, 일본의 근대소설이 왜 묘사에 집착하는지를 설명한 대목은 일본인과 일본어에 관한 근본적인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삼성당의 '한 단어 사전' 시리즈도 궁금하고, 근대소설, 일본인과 일본어에 대한 이야기라는 주제도 흥미롭다.


 

 

 

 

 

  

 

 

 ○ 버나드 콘웰 <스톤헨지> :  <윈터킹>으로 눈여겨 보고 있는 영국의 역사소설가. 관심을 가져 보려고 하고 있는데, 여유가 없었다. 새로 나온 신간부터 읽어 볼 예정  

<윈터 킹>의 작가 버나드 콘웰의 장편소설, BC 2000년 영국 청동기 시대를 배경으로 스톤헨지 건설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스톤헨지는 영국 윌트셔 주 솔스베리 평원에 있는 고대 기념물이다. 어디서 그렇게 큰 돌을 가져와서 어떻게 지었는지, 현대에서도 밝혀지지 않아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버나드 콘웰은 <스톤헨지>에서 이 주제를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소설의 기본 줄기는 피를 나눴지만 광기와 질투, 권력에 대한 야망으로 분열되는 세 형제의 이야기이다. 뛰어난 전사이자 독재자인 첫째 렌가, 장애를 갖고 태어났지만 마법사가 되어 거대한 신전을 세우려는 계략을 짜는 둘째 카마반, 그리고 온갖 고통과 배신의 희생자가 되었다가 건축가로서 신전 건설에 앞장서고 마침내 평화의 메신저가 되는 막내 사반이 바로 그들이다.
피로 나뉘었지만 하나의 비전을 갖고 위태위태하게 연합한 형제들은 신들을 연합하고 만족시키기 위한 건축물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소설은 가혹한 기후와 굶주림에 맞서고 다른 부족들과 전쟁을 치르며, 노한 신들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면서 부족의 존립을 지키려는 라사린 부족을 20년에 걸쳐 조명한다. 

○ 미하일 샬디코프 셰드린 <골로블료프가의 사람들> : 대산 세계문학 총서의 신간. 저자의 이름은 낯선데, (물론 책도;;) 대산 세계문학의 책이니 일단 보관함. '19세기 중후반기 제정 러시아의 암울했던 시대 상황을 풍자적인 작품을 통해 고발한' 다고 한다.  

○ 유리 슐레비츠 < 나는 작은 배의 용감한 선장> : 새로 나온 네버랜드 시리즈, 나는 유리 슐레비츠의 그림책을 무척 좋아하지요. 제목도 멋지다. '나는 작은 배의 용감한 선장' 이라니!  

○ <내 인생의 의미 있는 사물들> : '코넬, 하버드, MIT,스탠퍼드 등 세계적인 석학 34명이 자신의 삶에 큰 영향을 준 소중한 사물에 대해 쓴 짧은 에세이' 묶음이다. 좋아하는 주제.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저자들의 에세이를 모은 거라고 하니 안심하고 사서 읽을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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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rgettable. 2010-07-06 0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보슈 지금 [overlook]이란거 읽고 있는데... 영 매력 없는 캐릭터인듯. 아직 1/3밖에 안봐서 모르겠지만 뭔가 좀 찌질하고 비밀도 많고 음흉한 구석이 있어요 -0-

그나저나 [여왕벌]!!!!!!!!!!!!!!!!!
이거 [철서의 우리] 보내실 때 같이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언니 집으로 이거 쏠게요. 그리고 쏘는 김에 하나 선물해드리고 싶으니 원하시는 책도 주소와 함께 남겨주세여ㅋ
아직 [여왕벌] 안사셨으면 제가 보내는걸로 읽고 보내주세요. ㅋㅋㅋ

하이드 2010-07-06 04:34   좋아요 0 | URL
서재에 댓글 남길께 ㅎㅎ

해리 보슈 <블랙 에코>도 좀 재미없음. <유골의 도시>는 재미있는데
해리 보슈 이 인간, 동료애 없고, 동료(연)애만 있어서, 비호감임 ;;

종이달 2022-05-18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책 읽는 두꺼비 비룡소의 그림동화 122
클로드 부종 글 그림, 이경혜 옮김 / 비룡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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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리뷰하는 완소 작가 클로드 부종입니다.
표지부터 심상치 않은데요,

이 책은 받으면, 그 작은 사이즈에 좀 놀라요. 세로로 하면, 일반 책 사이즈니깐, 그림책 치고는 아주 작다고 할 수 있죠. (가지고 있는 그림책 중 가장 작음 'ㅅ')

이 그림책은 두꺼비 이야기, 마녀 이야기, 책 이야기인데요, 그러고보면 클로드 부종은 놀이, 책, 이런거 좀 좋아하는듯

옛날에 책 읽기를 무지무지 좋아하는 두꺼비 한 마리가 있었어요.

*뒤에 책이 핑크색인거 좀 귀엽지 않나요?

두꺼비는 인정머리 없는 마녀랑 살았는데,

두꺼비가 열독중이라도 필요하면 언제나 불쑥불쑥 두꺼비를 잡아갔습니다.
그 때가 언제냐구요?

옛이야기들을 떠올려 보세요. 흐흐

마녀는 두꺼비를 머리 위에 모자처럼 올려놓고 일을 합니다.

마녀의 작업장

재료를 다 섞은 마녀는 드디어 두꺼비를 이용합니다.

"자, 두껍아, 이제 마지막 양념을 넣을 때가 왔다. 둘도 없이 귀한 네 침을 넣어야지."

아하, 마녀의 묘약에 들어가는 필수 재료인 '두꺼비 침'을 위해 두꺼비를 괴롭힌거군요.

억지로 침을 모아 퉤 뱉어야 하는 두꺼비

침뱉기에 질린 두꺼비는 탈출을 시도합니다.


개구리 연못으로 숨어 버린 두꺼비

두꺼비를 찾아보세요!

... 못 찾아요.

마녀가 두꺼비를 잡기 위해 준비한 것은?

소사소사 맙소사,

책을 미끼로 덫을 만들어요.
저는 마녀일까요, 두꺼비일까요? 하하
책이랑 아이스커피 한 잔 함께 놓으면, 저는 정줄 놓고, 덫으로 기들어간다는 ㅎ
마녀이기도 하고, 두꺼비이기도 하고.. 아마도

책을 미끼로 두꺼비를 잡은 마녀는 집으로 돌아옵니다.

이번에는 두꺼비가 못 달아나게 아예 리본으로 꽁꽁 묶어둡니다.

두꺼비의 반란
"나를 머리 위에 묶어 놓으려면 일이나 좀 잘하라고요. 이렇게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으니까, 주인님이 얼마나 엉터리로 약을 만드는지 다 보여요."

그 때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데

왕궁에서 온 심부름꾼. 아... 아... 이런 아웃핏은 클로드 부종이 생각해내서 더 웃긴듯
올녹의 검은가면 심부름꾼

성가신 공주를 천년동안 재우는 약을 달라고 했더니, 공주가 더 미쳐서 아예 잠을 안 자잖아!
라는 컴플레인

분노의 주먹!

낯익은 멘트
"이런 못된 마녀 같으니라고!"

만화같은 장면과 동화책에 나올법한 라인과 그림책의 절묘한 조화!

두꺼비는 그제야 마녀를 달래 말합니다.

책 속에 답이 있어요.
함께 일해볼까요?

둘이는 그렇게 협력해서, 좋은 고약한(?) 약들을 많이 만들어 명성을 떨칩니다.

마녀는 못된 이름을 더 널리 떨치게 된 이후로
자신의 늙은 친구 두꺼비가 책을 더 많이 읽도록 격려합니다.

책은 좋은 것이여.

라는 결론을 내려야하겠지만, 어째 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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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07-04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체도 내용도 무척 독특한 책이네요. 책 읽는 두꺼비라니. 조카가 좋아할 거 같아요. 지금까지 하이드님이 리뷰해 주신 그림책들 읽어주면 너무 좋아하더라구요. 보관함으로 슝 ^^

^0^ 2010-09-0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헉..근데 애들 읽는 동화책에 '갈겼다'라는 표현이 나오다니 좀 놀랐어요.;;ㅎ
때렸다라고 했음 더 좋았을텐데 ㅎ
 

장마비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금요일입니다. 이미 주말은 시작한 기분.. 인데, 비가 억수. 이따 목살 구워 먹으러 갈껀데 좋은 안주가 되어주겠군요.  

여름이면 꾸준히 '추리소설을 읽자!' 고 외치고 있는 하이드입니다.
2009 페이퍼 에 2006,2007,2008 링크 있습니다. 고로 ... 5년째 입니다! 질보다 양... 이 아니라 ^^; 오랫동안 꾸준히 한 걸로다가 자축. 야구선수들, 컨디션 안 좋을 때도 있고, 좋을 때도 있는데, 안 좋을때도 할 수 있는 것이 '열심히 뛰는 것' 이라고 말합니다. 좋은 페이퍼. 일때도 있고, 조금 모자란 페이퍼. 일때도 있었지만, 꾸준히, 열심히 쓴  제 자신에 점수를 줘 봅니다.  

올해는 과감하게 순위를 매겨볼까 합니다. 좋은 추리소설이 많이 나온, 풍성한 해입니다.
올해 나온 책 위주이지만, 작년 여름 이후 나온 책들도 있고, 더 오래된 책들도 끼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럼, '여름, 추리소설을 읽자' TOP 10 시작하겠습니다. 

1. 나카지마 라모 <가다라의 돼지> 
  


<인체 모형의 밤> <오늘 밤 모든 바에서>의 작가 나카지마 라모의 대표작. 주술, 마술과 초능력 그리고 종교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작품의 가장 큰 축이 되는 소재는 아프리카의 주술과 저주. 일본과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희대의 주술 결투가 펼쳐진다. 제109회 나오키 상 최종 후보작이자, 제47회 일본 추리 작가 협회상 장편상 수상작.

한때 아프리카의 주술에 대한 연구로 큰 업적을 쌓았던 민족학 교수 오우베 다이치로. 그러나 팔 년 전 케냐에서 사고로 딸 시오리를 잃은 후부터 그는 알코올 중독자가 되어 모든 연구를 중단했다. 시답잖은 오컬트 방송에 출연하며 조사대를 위한 예산을 모을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 이쓰미가 신흥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오우베는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초능력 사냥꾼' 미러클과 연구실 조수 도만의 도움을 받아 사이비 종교가 보여 주는 '기적'의 속임수를 파헤친다. 그 일을 계기로 오우베와 이쓰미, 그리고 아들 오사무는 방송국에서 주관하는 특별 프로그램을 위해, 시오리를 잃었던 땅-아프리카로 다시 향하게 되는데…   

아프리카 주술이라니, 저 엄숙한 표지라니, 책은 사이즈도 크고, 두께도 만만치 않으며, 모양낸 두 줄 책끈까지 포스가 이만저만한게 아닙니다. 읽기 전에는 별 기대 없었고, 아프리카 이야기에 스님도 나오고, 초능력에 주술에 오컬트.. 라고? 지루할 것 같은 소재라고 생각했는데, 재밌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진지한 이야기이지만, 끊임없이 나오는 유머 코드에 다소 무거운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낄낄거리게 됩니다.   

북스피어의 블로그에 가 보면 "재미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라고 대문에 써 있습니다. 이 책은 그야말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으며, 생각할 거리들도 많고, 신선한 추리소설 입니다. 한 작품이 아니라, 여러 작품을 보는 듯한, 주인공이 한 명이 아니라 여러명인듯 느끼게 만드는 방대한 이야기입니다.  

혹자는 일드 '트릭'을 떠올리게 한다고 하는데, 그 조차 이 책에서는 일부분일뿐입니다.  

2. 다카무라 가오루 <마크스의 산>

연속 살인사건의 수수께끼를 쫓는
고다 경부보와 도쿄 경시청 수사1과 7계의 기록

쇼와 51년(1976) 가을, 험준한 미나미알프스에서 한 등산객이 토목건설회사의 인부에게 살해된다. 비슷한 시기, 근처에서는 한 가족이 자동차 배기가스로 자살을 시도하고 차에서 탈출한 아이는 칠흑 같은 어둠과 쏟아지는 눈 속에서 극적으로 구조된다. 그로부터 16년이 지난 헤이세이 4년(1992) 10월 1일, 3년 동안 광기를 충전시킨 청년이 형무소에서 출소한다. 그리고 며칠 후, 노상에서 시체가 발견된다. 이에 누구보다도 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도쿄 경시청 수사1과의 고다 경부보가 수사를 시작한다. 
 

오랜동안 매니아들을 기다리게 했던 <마크스의 산>. 다카무라 가오루의 글은 굉장히 독특하다. 세밀하고, 드라이하다. <황금을 가지고 튀어라> 에서는 그 디테일한 묘사들 때문에 길지 않은 분량임에도 불구하고 다 읽지 못한 사람이 많다. <마크스의 산>은 두 권 분량이지만, <황금을..>에 비해서 비교적 잘 넘어간다. 경찰소설이고, 미야베 미유키와는 좀 다른 식으로, 등장하는 모두의 마음과 개성을 예리하게 묘사한다. 그 중에서도 특히 '마크스' 의 심리를 안에서 들여다보는 장면은 굉장히 섬찟하다.

경찰물을 좋아한다면, '나는야 경찰물 마니아' 페이퍼를 참조해도 좋다.  
리뷰 : '그 산에서 무엇을 보았는가'

 
 3. 야마구치 마사야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

기이한 설정과 창조적 세계관으로 일본 본격 추리소설 역사상 가장 참신한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야마구치 마사야의 데뷔작. '죽은 이가 되살아난다'라는 초현실적인 소재에 사학死學을 기반으로 한 엄밀하고 현실적인 룰을 적용한 작품이다. 유산을 둘러싼 기싸움, 살인예고장, 밀실 살인, 형사 등 추리 소설의 상습 소재를 총동원하면서도 그것들을 비틀어 새로운 재미를 준다.

미국 북동부의 시골 마을 툼스빌. 발리콘 가가 운영하는 유서 깊은 장례회사가 위치한 그곳에서 죽은 이들이 되살아나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때마침 툼스빌로 돌아온 펑크족 청년 그린은 할아버지의 초콜릿을 먹고 사망하지만 곧 소생한다. 그린은 자신의 몸을 방부 처리하여 죽음을 숨긴 채 친척들의 뒤를 캐어 진실을 파헤친다. 그러던 중 발리콘 가 사람들이 연이어 살해되는데… 

작년 연말께에 나온 작품인데, 여름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살아 있는 시체'들이 나오거든.
야마구치 마사야라는 이름도 낯설고, 이 작품은 심지어 데뷔작이다. '죽음'에 관한 생각할 수 있는 한 대단히 많은 레퍼런스와 사유들을 끌어 왔다. '살아 있는 시체'라는 불가능한 것을 소재로 삼으면서, 완벽하게 본격 미스터리의 각종 패턴을 보여주면서 가볍지 않은 주제에 고전미와 유머까지 담고 있는 이 소설은 아마, 이전에 보지 못하고, 앞으로도 보지 못할 특이한 미스터리, 특이한 소설일 것이다.   

리뷰 : '살아 있는 시체의 죽음'
마이 리스트 : '노년과 죽음에 관한 책'

4. 쿄고쿠 나츠히코
<철서의 우리>
  

하코네의 산중에서 발생한 승려 연속 살인사건!
그리고 ‘산중에 쳐진 선(禪)의 결계’와 그 비밀!

1950년대 도쿄 인근의 하코네. 수수께끼의 거찰 명혜사를 취재하기 위해 하코네의 산중에 있는 여관 ‘센고쿠로’에 묵고 있던 ≪희담월보≫의 아츠코와 동료 이쿠보 일행 앞에 승려의 시체가 홀연히 나타난다. 그 무렵 교고쿠도 역시 의뢰받은 일로, 여행을 겸해 세키구치와 아내들을 동반해 하코네를 방문한다. 이후 그들의 눈앞에서 네 명의 승려가 차례로 살해된 채 기묘한 형태로 발견되고, 그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교고쿠도의 일행은 사건의 관련자가 되어 경찰의 주목을 받는다. 이에 교고쿠도는 해박한 지식과 현란한 말솜씨로 하코네 산중의 미스터리와 명혜사의 비밀을 하나 씩 밝혀낸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교코쿠도 시리즈 네번째. 4년전 나온 <광골의 꿈>이 실망스러웠지만, <철서의 우리>는 전작의 실망도, 오랜 기다림도 다 뛰어넘는 여태까지 나온 최고의 교코쿠도 시리즈다. <우부메의 여름>과 <광골의 꿈>의 주연격 인물들이 등장하고, 세키쿠치를 비롯한 교코쿠도 패거리도 골고루 비중있게 나와주신다. 교코쿠도 전매특허인 장광설은 이번에는 일본 불교에 대한 것인데, 교코쿠도와 스님들이 번갈아 가며 장광설을 펼쳐주시는데, 그 장광설마저 읽을만하고, 심지어 사건과 관련있는 의미심장한 장광설이다. 우리를 만들어 같이게 되는 것은 쥐만이 아니다.(철서는 '쥐'. 작품 속에 이것에 대한 유래가 나온다) 스님들의 선문답, 매력적인 등장인물들, 장광설 못지 않게 교코쿠도 시리즈의 매력인 유머 코드까지 이번 작품은 정말 만족스럽다.  

시리즈 1번부터 차례로 읽기가 부담스럽다면,
1. <우부메의 여름>을 읽고, <철서의 우리>를 읽는다.
2. <우부메의 여름>과 <광골의 꿈>을 읽고 <철서의 우리>를 읽기를 권한다.

개인적으로 좋았던 순서는 
철서의 우리>망량의 상자> 우부메의 여름> 광골의 꿈. 이다.  

리뷰 : 지금까지 나온 중 최고의 교코쿠도 시리즈  
 

5. 누쿠이 도쿠로 <우행록 >

<우행록>은 도쿄의 고급 주택가에서 일어난 일가족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르포 형식의 소설이다. 인간이 지닌 어리석은 본성을 파헤친 작품.
명문대를 졸업해 대기업에 다니는 엘리트 남편, 미인이며 곱게 자란 아내, 그리고 귀엽기만 한 두 자녀. 그림에 그린 듯 주변의 부러움을 사던 일가족이 식칼로 난자당한 채 발견되고, 사건은 미궁에 빠진다. 그로부터 1년 후, 이웃 아주머니, 부인과 요리를 배우던 수강생, 대학 동창, 회사 동료 등 주변 인물들의 인터뷰를 통해 사건의 이면에 숨겨져 있던 진실이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데… 

위의 네 작품에 비해 균형이 좀 안 맞는 작품일지도 모르겠다. 단점이 많지만, 장점이 더 크다. TOP 10에 넣기는 하지만, 자신있게 추천해주지는 못하겠다. 

저자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무서운 인간의 편견과 한계, 자기중심주의, 악의가 무척 인상 깊었던 소설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 누쿠이 도쿠로를 알렸던 <통곡>을 읽었는데, 개인적으로는 <통곡>은 괜찮은 수작, <우행록>은 생각해 볼 거리가 있는 수작이었다. 반전도 있고, 중간중간 그렇게까지 자극적이지 않았으면, 더 진지한 작품이 되었을 것 같은데 싶기도 하고, 범인의 심리 묘사도 불충분하거나 성의 없다고 생각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이 더 중요하게 와 닿았던 작품.  

리뷰 : 타인에 대해 말하는 것은 얼마나 쉬운가

6.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뉴욕을 털어라>  

미스터리 작가 최고 영예인 그랜드마스터 칭호를 수여받은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대표작. '만약 절도 전문가가 실패를 거듭하여 같은 물건을 네댓 번 훔쳐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를 발전시키다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뉴욕을 배경으로 에메랄드를 훔치기 위해 범행을 계속해나가는 도트문더와 그 일당들의 이야기이다.

<뉴욕을 털어라>는 범죄소설이긴 하지만 이야기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유별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 아프리카의 희귀 보석 에메랄드를 훔치기 위해 한데 모여 벌이는 일련의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소설은 전시회장에서 교도소, 경찰서, 심지어 정신병원과 은행 지하금고까지 휘젓고 다닌다. 

'케이퍼 소설'이라고 한다. 오션스 일레븐이나 스팅과 같은 유쾌한(?) 사기꾼 소설 <뉴욕을 털어라 : 원제 Hot Rock> 은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으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각자 분야에서 완벽한 솜씨를 지닌 도둑들이 도트문더의 지휘아래 모였다. 모든 것이 완벽하다. 다만, 운이 조금씩 안 따라줄 뿐이다. 그것이 지겹게 반복되어, 저주 혹은 징크스로 여겨질 정도다. 마지막까지 신나는 이야기. 읽고 나서 곱씹고 곱씹어도 입에 웃음이 절로 걸린다.   

리뷰 : 유아 쏘 핫! 운이 조금 없을 뿐인 천재 사기꾼 도트문더

7. 로저 젤라즈니 <드림 마스터>

얼마나 오래간만에 나오는지 헤아릴 수도 없는 로저 젤라즈니의 신간이었다. 20개의 중단편이 모여있다.  

추리소설이라기보다 SF물로 분류되어야 하겠지만, 한 편의 시詩와도 같은 젤라즈니의 이야기에는 미스터리 또한 담겨 있기에 추리소설 추천에 함께 넣어 본다.

리뷰 : 로저 젤라즈니의 정수를 담고 있는 중단편집  

아마 취향을 탈 수도 있을 것 같다. 로저 젤라즈니를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 두 부류로 세상을 분류할 수 있을 것도 같다.  

 

8. 히가시노 게이고 <명탐정의 규칙> 

히가시노 게이고를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건 굳이 말할 필요 없겠지만, 이 작품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이 보면 재미있고, 속 시원하지 않을까 싶다.  

어떤 스토리가 있다기 보다 등장인물들이 각각의 역할을 하고, 만담식으로 대화를 나누며, 본격 추리소설에 나오는 갖가지 트릭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물론 우리는 그 '패턴'들을 사랑한다. 하지만, 한번쯤 이렇게 이야기하고 넘어가고 싶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이 책은 '추리소설' 의 분류에 끼워 넣기는 미안할 정도의 엉망진창 미스터리들이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추천할만 하다.  

 리뷰 : 히가시노 게이고의 본격 미스터리 파훼 만담

 

 

 

 

 

 

 

9. 시바타 요시키 '고양이 탐정 쇼타로' 시리즈  

코지 미스터리의 인기는 '소재' 에 달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빵집 주인'이 주인공인 코지 미스터리는 별로였고, '현상금 사냥꾼'이 주인공인 코지 미스터리는 재미있었으며, '파티플래너'가 주인공인 코지 미스터리는 별로 볼 생각도 안 들었으나 ' 커피집 주인'이 주인공인 코지 미스터리는 볼만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고양이'가 주인공인 코지 미스터리는? 고양이가 주인공이다보니, 좀 억지스러운 부분도 있다. 혹은 일개 인간인 내가 고양이의 큰 뜻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도 'ㅅ'  

안 팔리는 미스터리 작가 히토미와 동거하는 고양이 탐정 쇼타로.
우리는 고양이도 사랑하고, 털털한 미스터리 작가도 사랑한다. 단편들로 이루어진 이 책은 보기에만 귀여울 뿐 아니라, 이야기도 재미있고, 일본 미스터리에 고픈 내 욕구를 충분히 채워준다. 사랑스럽고 재미있게!  

  

10. 아직 출간되지 않은 두 기대작들  

 

 

 

 

 요코미조 세이시 <여왕벌>
그 이름만으로 '여름이닷!' 외치게 만드는 세이시의 긴다이치 시리즈. 지난 겨울에 뜬금없이 나와서, 겨울에 안 나오는 거 아냐, 불안했지만, 나왔다. 여느 여름처럼..   

 

텐도 아라타 <영원의 아이>

양치기 소년 북스피어가 드디어 올 여름에는 <영원의 아이>를 낸다. 

한참 편집중이니, 조만간 서점에서 만날 수 있을 듯 하다. 

 

 

 

요코미조 세이시의 <여왕벌>은 드라마로 봤고, 텐도 아라타의 <영원의 아이>는 살림에서 나온 초레어 아이템을 알라딘에서 좋은 님께 선물 받아 이미 여러번 읽었다. <영원의 아이>는  절망의 바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가슴을 마구 진동하게 만들어줄 것이다. 세이시의 <여왕벌>은 저자의 이름만으로 더 이상의 멘트가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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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숲길 2010-07-03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그래도 오늘은 하이드님 서재 들어오면서,, 추리소설 페이퍼 안써주시나 했는데,, 페이퍼가 딱!! 있네요~ 올해도 잘 보고 갑니다 ^^

이매지 2010-07-03 1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은 거는 달랑 <명탐정의 규칙> 하나. ㅎㅎ
얼마 전에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를 읽었는데, <명탐정의 규칙>과 비슷한 구석이 있더군요.
두 작품 다 추리소설 팬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하이드 2010-07-03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2,3,4,6,7,10(영원의 아이)는 진짜 대단한 작품들이에요!

Kitty 2010-07-03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탐정의 규칙 하나 읽었네요.
영원의 아이는 드디어 나오는건가요 ㄷㄷㄷㄷ
저 표지를 보니 제가 다 아득(?)해지는 것 같은데 ㅋㅋ 북스피어의 표지는 공개되었나요?

하이드 2010-07-03 1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는 아직 안 나왔어요. ^^ <가다라의 돼지> 표지가 멋지긴 한데, 구매욕을 자극하지는 않는듯. 너무 웅장해서 재미 없을 것 같잖아요. 진짜! 재미있는데!!


Beetles 2010-07-03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다라의 돼지 표지땜에 읽고싶지않지만 하이드님의 추천이니...^^참 저 다시 서울로 올라왔어요...(음~~제가 대전으로 내려간거 격도 못하시는...) 하이드님 우리동네 꼬치구이 맛있는 가게 있는데..아사히생맥 어떠세요..?ㅎㅎㅎ

moonnight 2010-07-04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구두구두구. 드디어 기다리던 추리소설 페이퍼. +_+;;;
<살아있는 시체의 죽음>만 읽었어요. <가다라의 돼지> 재미있게 읽던 와중에 그만 <밀레니엄>에 버닝하는 바람에 아직 덜 읽은 채구요. ^^;; <영원의 아이> 기다려집니다.

카스피 2010-07-04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좋은 책들이네요.이번 여름 꼭 봐야겠네요^^
 
책을 덮는 순간, 떠나고 싶게 했던 책을 추천해 주세요!

벤은 사진가가 꿈인 신탁 관련 변호사입니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라 히피짓도 하고, 집도 나오며 사진가가 되겠다고 노력하지만, 집에서의 원조가 끊기자, 꿈을 좇는 생활을 잠시 접고, 일단 변호사가 되어 돈을 벌기로 합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바로 로펌 가장 구석의 지루한, 그러나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신탁분야 변호사이고, 신탁분야 변호사의 대빵은 벤과 비슷하게, 잠시 예술가(화가)의 꿈을 접고, 돈을 벌고 있는 잭입니다.

잭도, 벤도, 꿈을 접고 '잠시' 의 '잠시'라는 건, 이미 '돈', 즉, 편안한 생활을 '꿈' 대신 선택한 순간 '평생'을 의미한다는 것을 내심 알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식탁 앞에 앉아 갖가지 물건들을 멍하게 보던 벤은 생각합니다.

"이제 떠날 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떠나기 전 식탁 앞에 앉아 꼼짝도 하지 않고 앉아 갖가지 물건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흰 벽, 수공 소나무 캐비닛, 조리대, 주방 기구들, 장식장에 깔끔하게 쌓인 흰 웨지우드 접시들, 메모판에 핀으로 꽂은 가족사진, 냉장고를 장식한 학교 알림장과 애덤의 그림.

그 모든 것들이 나를 놀라게 했다. 공간을 채우고, 시간을 채울 것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축적되면 인생이 되는 게 아닐까?
'물질적 안정'이라는 미명 하에 이루어지는 모든 일은 그저 지나가는 과정일 뿐이라 생각하지만, 그 생각은 가짜일 뿐이고, 언젠가 새롭게 깨닫게 된다. 자기 자신의 등에 짊어진 건 그 물질적 안정의 누더기뿐이라는 걸.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소멸을 눈가림하기 위해 물질을 축적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이 축적해놓은 게 안정되고 영원하다고 믿도록 스스로를 속이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꿈대신 돈을 선택한 아마추어 사진가이자 변호사인 벤의 이야기이자, 무명의 허세꾼인 사진가 게리의 이야기입니다. 벤이자 게리인 한 남자의 이야기이지요.  

벤이 게리가 되었을 때, 벤은 모든 것을 뒤로하고 떠납니다. 그런 그가 뉴욕에서 지금까지 살아 온 그의 인생을 통째로 잘라버리고, 유령같이, 좀비같이, 미국을 횡단하다시피해서 달리고, 또 달려 도착한 곳이 바로 와이오밍을 거쳐 '몬태나' 입니다.   

 

"동이 트자마자 루트 22 도로를 타고 서쪽으로 향했다. 방금 눈을 치웠지만 군데군데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낭떠러지로 떨어져 마지막 노래를 부르기 직전 간신히 제동을 건 게 두 번쯤 되었다. 나는 이를 덜덜 떨며 시속 30킬로미터의 속도로 엉금엉금 기었다. 히터를 세게 틀었지만 바깥 기온이 영하 13도라 별 효과가 없었다. 게리의 가죽점퍼와 카우보이부츠는 와이오밍의 겨울 날씨에 별 도움이 안 됐다. 

(중략)

차 안도 춥고 바깥도 추웠지만 지평선에서는 더할 수 없이 멋진 풍경이 펼쳐졌다. 험준한 티턴산맥의 비경이 모습을 드러냈다. 비죽비죽한 산봉우리가 하늘을 향해 4,000미터 높이로 솟아올라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그 산맥에서는 친근감이나 포근한 느낌을 좀체 찾아볼 수 없었다. 구약성서 같은 태도를 지닌 산맥이었다. 어딘가 모르게 경건하고, 무자비하며, 숙명적인 느낌이었다. 티턴산맥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저절로 움츠러들었다. 현재 내 고민이 별것 아니게 느껴졌고, 인간은 그저 유한하고 덧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절로 깨닫게 했다. 나는 티턴산맥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산맥이 나를 심판하는 눈으로 내려다보는 듯했다. 그러나 그 심판의 결론은 전적으로 내게 무관심하다는 것이었다. 티턴산맥에 비해 나는 너무나 보잘것없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출처 : image 1, image 2,  

와이오밍에 대한 동경 아닌 동경을 가지게 된 것은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입니다. (리뷰 '외로움조차 침범할 수 없는 고단함') 애니 프루의 '와이오밍 스토리'에도, 이안 감독의 영화에도, 구스타보 산타올라야의 음악에서도 한동안 헤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와이오밍을 지나, 아이다호를 거쳐, 몬태나에 도착합니다.  

" 속도를 줄여 엉금엉금 기었다. 눈 벽을 잘못 뚫고 나갔다가 언제 죽음의 경계를 넘어설지 알 수 없었다. 길을 따라서 조심스레 앞으로 나아갔다. 앞길을 막는 건 없었다. 몇 시간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차를 운행했다. 도로는 사라져 보이지 않고, 시야도 1미터를 넘지 못했다. 그래도 나는 계속 북쪽을 향해 갔다.

오후 1시쯤, 타지패스(아이다호 주와 몬태나 주의 경계에 있는 산길)를 지났다. 그러자 표지판이 보였다. '광활한 하늘의 땅'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표지판이었다. 몬태나 주였다.

하늘은 없었다. 눈의 돔뿐이었다. 루트 287 도로를 탔다. 앞에 깜박이는 제설차 불빛이 보였다. 제설차가 나를 위해 길을 열어주었고, 나는 그 제설차를 뒤따랐다. 새로 열리는 길을 따라 세 시간 동안 달려 90번 고속도로에 안전하게 도착했다."
   

  


출처 : image 1,  image 2

몬태나에 도착하게 된 주인공, 그곳인 그가 지나 온 수많은 주와 같이 거쳐 지나가야할 또 다른 주일 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몬태나Montana 는 스페인어로 mountain 의 뜻이라고 합니다. 산이 많고, 겨울이 긴 '광활한 대지의 땅' Big Sky Country

"마운틴폴스에는 빈 방이 있는 모텔이 두 곳뿐이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곳이 홀리데이인이어서 그곳을 택했다.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눈은 중력과 상관없다는 듯 바람에 날렸다. 차 문을 열자 눈이 앞자리까지 몰아쳤다. 모텔 주차장을 걸어 나오는 동안 내 몸무게의 느낌이 감지되지 않았다. 마치 걸어 나오는 동안 내 몸무게의 느낌이 감지되지 않았다. 마치 걸어가는 게 아니라 바람에 내 몸이 날아올라 모텔 정문까지 다다른 듯했다.

나는 프런트데스크에 물었다.
"십이월 초에는 날씨가 늘 이런가요?"
"그럼요, 몬태나의 겨울이니까."  "   





 

image 1, image 2, image 3 

  
엉겹결에 몬태나에 관한 사진집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하는 주인공  

 

 

 

 

 

  

 

마운틴폴스에 집을 구하고, 암실을 꾸미고, 거리로 나가 사진을 찍기 시작합니다.  
작은 잡화점 겸 술집 바에서 찍은 냉담한 여주인, 이른 아침부터 술을 마시는 무뚝뚝한 주인, 허름한 주유소의 젊은 부부와 아기 등등  

술집에서 만난 루디라는 능력있는 알코홀릭 기자를 집까지 데려오게 되고, 다음날, 루디가 그의 사진을 모두 가져간 것을 알게 됩니다.  

루디에 의해 '몬태난'지에 '몬태나의 얼굴들' 사진을 연재하게 된 게리  
그렇게 몬태나에서의 그의 새로운 삶이 시작됩니다.  

소설가들, 화가들, 사진가들.. 소위 예술하는 사라들이 영감을 얻기 위해 '광활한 대지의 땅'을 찾는다고 합니다.
게리 역시 몬태나에서 '사진에 눈을 뜨게' 됩니다. 몬태나라는 자연은 위대하고, 인간은 왜소하다. 를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장소 덕분이기도 하겠고, 모든 것을 본의 아니게 버리고 와서 두번째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게리의 마음 속 스위치가 켜진 덕분이기도 하겠습니다.  

그 몬태나에서, 몬태나의 사람들과의 이야기가 이 책의 2부인데, 읽고 있으면, 그 춥고 광활한 도시에 발을 들여놓고 싶어집니다.  

'책을 덮는 순간 떠나고 싶게 했던 책' 이라는 이벤트 제목을 보는 순간, 저는 물론 .. 떠올렸습니다. 그리스, 에게해, 조르바 ..
책을 덮고, 떠나고 싶었고, 떠났던 그 책. 벌써 이 공간에서 몇 번인가 이야기해서, 요건 패스. 겨울, 삿포로, <철도원>의 그 곳, 혹은 '오 겡끼 데스까~' <러브레터>의 그 곳에 대한 글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차에 이 책, 더글러스 케네디의 <빅 픽처>를 읽게 되었어요.  

 

 

 

 

읽는 내내 몬태나를 상상했습니다. 삿포로에 처음 갔을 때, 이것은 '다른 세상' 이라고 생각했어요.
사람이 태어나는 곳을 정할 수는 없지만, 죽는 곳은 정할 수 있다면(뭐 요것도 반반이겠지만) 삿포로에서 살다가 죽고 싶다고 생각했지요. 저는 겨울을 좋아하고, 눈을 좋아하고, 바다와 바람도 좋아합니다.

몬태나의 겨울은 어떤 것일까요?

책 속의 게리 서머스가 찍은 사진들은 '상처받은 몬태나'를 그대로 표현하였다고 칭송받습니다.
다소 지치고, 웃는 얼굴에조차 어디엔가 절망의 부스러기가 떠돌고, 사람도 도시도 그렇게 조금씩 닳아가는 모습을 몬태나의 산들은 가만히 무심히 지켜보고 있겠지요.  

더글라스 케네디의 <빅 픽처>에 대한 이야기는 리뷰에서 다시 쓸 것이고, 강한 인상의 '몬태나'였지만, 그보다 더 강한 이야기들이 들어 있습니다.  

와이오밍이고, 몬태나고 너무나 멀어보이는 곳입니다. 그러니깐, 아마도, 99% 정도는 앞으로 살면서 갈 일도 없고, 찾아가지는 못하면서, 계속 동경만 하게 될 그런 동네로 여겨져요.  뭐,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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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10-07-03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순식간에 추천이! 감사합니다!!

2010-07-03 22: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4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보가트 2010-08-2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세계 영화음악계의 거장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리더로 있는 아르헨티나/우루과이 최고 탱고 뮤지션들이 함께한 일렉트로 탱고밴드 바호폰도Bajofondo의 서울 공연이 8월 28일 저녁 7시 광장동 악스홀에서 있습니다. 2008년 울산 월드뮤직 페스티벌에 참가한 첫 내한공연에서 열정과 감동으로 함께한 최고의 라이브 무대를 선물했었습니다.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작곡한 주옥같은 영화음악도 기타와 차랑고로 직접 연주한다고 합니다.

하이드 2010-08-21 1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찾아봐야겠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