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허에 바라다 - 제142회 나오키상 수상작
사사키 조 지음, 이기웅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0년 11월
평점 :
품절


사실, 나오키상 수상작 중 취향에 맞지 않는 작품들도 많긴 하다만, 이번 2010 나오키상 수상작인 사사키 조의 <폐허에 바라다>는 그야말로 기립박수를 쳐주고 싶은 단편집이다. 멋진 단편집이 발빠르게 세련된 멋들어진 표지 입혀 출간되었다. 

사사키 조의 책은 <경관의 피>에 이어 두 번째로 접하게 되었다. 워낙 경찰소설 매니아이기도 하고, 일본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이야기에 환장하는데, <경관의 피>는 그 두가지를 다 갖추고 있다. 미스터리, 경찰소설, 삼대에 걸친 경찰 집안의 이야기.  

이번 작품 역시 경찰 소설이긴 한데, 조금 특이하다. 휴직중인 경찰 센도의 이야기다. 센도는 어떤 사건으로 정신적 트라우마를 입고, 휴직을 명령받은 채, 지인들의 부탁에 의해 이 곳, 저 곳을 방문하며 사건을 해결한다.  그 어떤 사건은 마지막 단편에야 드러나게 된다.  

이 단편집을 읽는 것은 .. 뭐랄까, 막 너무 재미 있어서, 책 장 넘어가는게 아깝거나, 너무 재미있어서 마구 즐거워 지는 그런 종류의 재미는 아니다. 잔뜩 멋들어진 하드보일드 탐정의 이야기도 아니고.  

직관력이 뛰어나고, 감수성이 깊은 한 형사의 이야기이다.  

작품의 배경이 내내 훗카이도다보니, 단편과 단편 사이 계속 눈이 내리고, 그 겨울의 배경은 표제작인 <폐허를 바라다> 를 포함해서 내내 스산한 느낌을 준다.  

단편을 하나하나 읽는 것은 한 량 짜리 기차를 타고, 막연히 다시 올 것을 기약하며, 지나치는 작고 외진 기차역들을 지나는 느낌이었다. 여운을 담고, 다음 역으로 가는..  

'오지가 좋아하는 마을' 의 오지는 오스트레일리아 사람을 부르는 그 오지다. 어느 휴양지 마을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오지 마을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많은 오스트레일리아 사람들이 살고 있고, 지역 경찰은 오지와의 트러블이 잦아지자, 벼르던 중, 살인 사건이 일어나자, 용의자인 오지를 범인으로 단정하고 수사한다. 그 오지를 구해달라고, 센도에게 에스오에스를 치는 사토미. 이전에 사건으로 센도를 알게 되었었다.  

휴직 중이라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하면서도 사건을 조사하는 센도. 사실, 첫 작품은 좀 어리둥절하다.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나서야, 아.. 하며 탄식 하지만, 그건 살인 미스터리가 풀려서만은 아니다.  

이런 분위기구나. 하며 다음 단편 '폐허에 바라다' 를 읽으면, 뭔가 커다란 망치로 한대 맞은 듯한 기분이 들어버린다.
별 내용도 아니고, 대단한 미스터리도 아니고, 센도의 활약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이 작품에 뭔가 대단한 포스가 있다. 작품의 배경이 된 마을, 폐허가 저자가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일까.. 단편집을 다 읽고 나서도 가장 강하게 기억에 남는 작품이 '폐허에 바라다' 인 만큼, 내용에 대한 다른 선입견 없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넘어가기로 한다.  

다음에 나오는 '오빠 마음'도 수작이다. 저자는 어촌 마을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한다.
생활이 사람과 마을을 만든다. 사건도 있고, 범인, 시체, 형사 다 갖추어진 이야기들인데, 사건 해결로 인한 카타르시스보다 그 과정에서 알게 되는 인간의 갖가지 마음에 대한 카타르시스가 훨씬 크다.  

커다란 트라우마를 지닌 형사 센도.. 형사라면 왠만한 일에 면역되어 있을 것 같은데, 도대체 얼마나 큰 사건이었기에 .. 읽는 내내 궁금하다. 사건들을 해결해 나가면서도 감정 조절이 잘 안 되는 형사다. 의사가 죽음에 의연하고, 익숙해져야하듯이, 형사라면 범인과 희생자와 세상의 나쁜놈들에 익숙해져야 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은 형사라는 것은 상당히 괴로운 노릇이다.  

'사라진 딸' 도 좋은 작품이다. 여운도 대단하고,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연민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딸이 사라졌고, 그 딸의 물품이 발견되었는데, 용의자는 경찰을 피하다 죽었다. 시체도 없고, 용의자도 죽은 그 사건을 조사해주십사, 딸의 시체라도 제발 수습하게 해 주십사 하는 아빠의 의뢰를 받아 사건을 조사하며, 죽은 용의자, 집안도 부자인데, 외로운 생활을 하며, SM에 탐닉하고, 성폭행 등의 범죄를 저질렀던 용의자의 사정까지 .. 용서할 수 없을 지언정, 한가닥 연민이 드는 것마저 막을 수는 없다.    

사사키 조가 이 단편집에서 정말 대단한 일을 해 냈다고 생각되는게, 여백을 한계까지 밀어붙인 점이라고 생각한다.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면서 사건의 완결된 구조를 유지하는데, 그것이 비어 있으면서도 높은 밀도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 단조로운 이야기를 단조롭게 풀어나가는데, 그 여운이 대단하고, 지루하거나 할 틈 따위도 없다.  

마지막 작품인 '복귀하는 아침'에서 드디어 센도의 사정이 밝혀진다. 그리고, 센도는 인간 악의의 끝을 보여주는 사건에 맞닥뜨리게 된다. 두가지 이야기가 나오면서 마무리 되는 셈.  

엄청난 여운들을 남기는 단편집인데, 모두에게 재미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여튼 나는 대단히 좋았다. 근래 들어 최고의 단편집이다. 이전 작품도 좋았지만, 이 단편집을 보고 나니, 사사키 조의 역량에 대한 나의 기대치가 몇 레벨쯤 한 꺼번에 올라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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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밥416 2010-11-0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작품을 읽을까 말까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저도 경관의 피를 통해 사사키 조의 작품을 처음 접했고 눈 여겨봐야할 작가로 찜해뒀거든요. 하이드 님의 리뷰를 보고나니 이 작품, 읽어봐야겠는데요.^^

하이드 2010-11-09 14: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 최고의 일본 미스터리로 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마크스의 산>이랑 <폐허에 바라다> 랑요.
장점을 딱 꼽아서 제대로 이야기하기 힘든데, 뭔가 굉장히 좋아요.

cobiangel 2010-11-09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두길 잘했군요. 지금 '밀실살인게임' 읽고 있는데 다 읽으면 '폐허에 바라다'부터 집어야겠어요. 근데 진짜 표지 이쁘죠. 받자마자 디자이너 확인부터 했어요. 너무 제 스타일이라^_^
 

새로운 50년을 향하여 Anniversary 50  도박눈 외  

라는 어디서부터가 제목인지 모르겠는 수상한 책.   

일본 미스터리를 출간해 온 카파 노블스의 5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 책이다. 대단!

<도박눈>을 표제작이자 제목으로 봐야하겠지만, 그러기엔 나머지 작품들도 저자의 이름값이고, 작품의 퀄러티고 어디 하나 빠지지 않아서, 제목을 <도박눈> 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아쉽다.  

게다가 도박눈이 뭔지 제목 보곤 알 수도 없는 미묘하고 괴이쩍고 안 와닿고 기억하기 힘든 제목이잖아. (도박눈은 미미여사의 작품으로 50개의 괴이한 눈알에 얽힌 에도시대 괴담에서 나온다.)   

각 단편의 내용은 리뷰에서 따로 보기로 하고, 여기 소개된 작가들의 면면을 보고자 한다.
아.. 진짜 너무 재미있고, 사랑해 마지 않는 작가들이라 눈물 난다. 흑  

 

 

 

 

관시리즈로 유명한 아야쓰지 유키토 

관시리즈 라고 하면, 정말이지, 일본 미스터리 매니아들을 애닳게 했던 시리즈이다. 십각관과 시계간, 암흑관이 나오고 인형관이나 수차관 등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그야말로 '관' (여기서 관은 코핀 아니고, 저택, 집의 관이다. )  

그 명성에 비해, 개인적으로 심드렁했던 관시리즈인데, 기묘하고, 몽환적이기까지 한 <암흑관의 살인>에 와서야 나는 이 작가를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암흑관의 살인> 세 권의 어마무시한 분량에 어마무시한 말줄임표.. ㅎ 의 호오가 엄청나게 갈리는 걸로 알고 있다. 나는 이 작품을 계기로 호로 돌아섰고, <키리고에 살인사건>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 소설 중 하나이다.   

첫 작품인 '절단' 은 흑사관에 가까운 분위기라는 것 정도만 이야기해둔다.  

 

 

 

 

아리스가와 아리스  

앨리스를 좋아해서 이름이 아리스가와 아리스 ;;
풋풋한 느낌의 본격추리소설들이 소개되었고,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외딴섬 퍼즐> 이다.  
대학생 아리스가와 아리스 시리즈와 작가 아리스가와 아리스 시리즈로 나뉘어 있다.  

작품에 따라 뭔가 어설프다. 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재미를 보장 하는 믿음직한 작가이다. 
이 책에 나오는 단편 '눈과 금혼식' 아름다운 단편으로 아리스가와 아리스와 히무라 히데오 조교수가 나온다.

오사와 아리마사  

뒤늦게 소개된 작가로 이 두 작품 외에 헌책방에서 구한 <독원숭이>를 읽어 보았다.  

내 취향은 아니지만 ..역시 매니아들을 확보하고 있는  신주쿠 상어 시메야마 형사 시리즈의 오사와 아리마사다.  

' 50층에서 기다려라' 에서도 역시 시메야마 형사를 볼 수 있고, 신주쿠, 야쿠자 세계를 배경으로 한 임팩트 있는 단편이다.  

 

 

  

 

 

 

시마다 소지  

이녀석, 시마다 소지! (라는 이야기를 들으실만한 군번은 아니시지만 )
시마다 소지의 작품은 호오가 너무 강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탓도 있다만  

그래도 욕한 정으로 반가왔다. 미타라이도 나오고! ' 영국 셰필드' 라는 미스터리인가 아닌가. 에서는 감동으로 잠깐 코도 훌쩍여 주고 그랬다고나 할까 ^^ 아 .. 미타라이 보고 싶어요.  <점성술 살인사건>을 진짜 미친듯이 좋아했는데, 그 다음에 나오는 작품들이 하나같이 ...........................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에서 그 정점을 이루고, 안 봐! 안 봐! 마구 화를 내다 <이방의 기사> 보고 또 마음이 풀어져서, 아.. 미타라이 .. 이러구 있다.  아마 다음에 또 나오면 또 나오자마자 사서 볼게 뻔하다.  

 

 

 

 

 

 

 

 

말이 필요 없는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과 창룡전의 다나카 요시키, 뭐라더라, 얼마전에 읽은 <월식도의 마물>에 이야기의 창조주! 라는 수식어를 붙여 놓았던데, 동의할 수도 있어.. 라는 느낌.  

미치오 슈스케  

솔직히 미치오 슈스케가 앞에 말한, 그리고 뒤에 나올 거장들 사이에 끼어 있다는 것이 의외다.
<술래의 발소리>와 <용의 손은 붉게 물들고>를 읽어 보았는데, 뭔가 반신반의하게 되는 작품들이다.   

미루어 두었던 나머지 작품들을 읽어보면 좀 다른 장점들을 발견할 수 있으려나 ..   

 

 

 


 

 

 

 

미야베 미유키

지지리도 많이 나왔고, 지지리도 다 찾아 읽었지만, 내가 특히 좋아하는 작품들과 신간 <영웅의 서>만 올려 본다. 라고 해도 이렇게나 많다. 표제작, 도박 눈에서도 볼 수 있다. 미미여사의 에도 이야기.

가장 좋아하는 작품은 <화차>, <이유> , <외딴집>
단편들도 좋지만, 그래도 미미여사의 작품은 호흡 긴 장편들이 더 좋다.  내가 미야베 미유키를 좋아하게 된 계기가 된 작품들도 장편들이고.  

 

 

 

 

 

 

 

모리무라 세이치  

아 .. 모리무라 세이치의 작품이 더 많이 소개되면 좋겠는데

<야성의 증명> 역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 미스터리 (.. 라고 이야기할 때는 열손가락 안에 꼽는다는 얘기고, 나는 출간되는 일본 미스터리 열에 아홉권 정도를 읽는다 ) 이다. 아.. 이 작품의 마지막이란 .. 진짜!!!! <인간의 증명>역시 수작이다.
중단편이 있는 <고층의 사각지대>도 나쁘지 않다.  

 

 

 


 

 

 

 

요코야마 히데오  
꾸역꾸역 읽기는 하는데, 재미도 있는데, 가끔 좀 오버스럽고, 좀 질리기도 한다. <제 3의 시효>같은 단편집은 정말 좋아해.
그리고, 일단 재미 있고, 새 작품이 나오면 찾아 읽는다. ( .. 라고 해봤자, 일본 미스터리 열에 아홉은 읽는다며;) 그러니깐, 약간 애정을 가지고 찾아 읽는다.  

이런 화려한 작가들이 그들이 읽어왔고, 그들의 작품을 실어왔던 카파 노블의 50주년 .. 아,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50주년이라니 을 맞아 50을 주제로 쓴 단편들이 모여 있는 것이다.  

어느 하나 빼 놓을 수 없는 수작들이라 일본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그리고 단편집을 애정하는 사람들이라면, 이 작품은 그야말로  

종합선물세트! 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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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 미스터리 매니아들에게 이보다 먹음직한 단편집은 없었다.
    from 책과 고양이와 이대호 2010-11-11 03:26 
    .. 라는 제목은 오버일지 모르지만, 작가들의 이름만 봐도 즐거워지는 단편집이지 않은가!   요즘 한국에서 가장 잘팔리는 일본 미스터리 작가는 누굴까?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온다 리쿠가 아닌가 싶다.   나는 히가시노 게이고를 욕하면서 보고 (아직 기대치가 있단 이야기일까? <악의>같은 멋진 작품들도 있고, 솔직히 재미도 있고, 작품이 너무 많이 소개되다보니 범작과 졸작까지 많아서
 
 
BRINY 2010-11-08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름신을 부르는 하이드님의 페이퍼!

하이드 2010-11-08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책 각 단편의 수준도 높지만, 좋아하는 작가들의 단편들을 한 책에서 이렇게 보니깐, 정말 진심으로 즐겁습니다. ^^

울보 2010-11-08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고 참고 있는데,,이잉,,

하이드 2010-11-08 19:28   좋아요 0 | URL
아! 이 책 참지 마세요! 혹은 아껴두세요! 정말 재미있는 책 필요한 날 꺼내 읽으시면 되요 ^^

카스피 2010-11-08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리무라 세이치의 작품중 유명한 증명 3부작의 경우 이상하게도 인간의 증명과 야성의 증명만이 재간되었더군요.나머지 한 작품인 청춘의 증명도 번역되어 있는데(아 저는 가지고 있지요^^),이상하게 이 작품을 아시는 추리 소설 애독자들은 의외로 없습니다.

하이드 2010-11-08 1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증명 시리즈 중 좀 떨어진다고 알고 있어요. 청춘의 증명. 게다가 구하기도 어려우니 본 사람도 많이 없고, 언급도 안 되고 ^^ 그런거 아닐까요?

mira 2010-11-08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미미여사 좋아라 하는데 덴도아리타는 없네요 ㅎㅎ 전아직 안읽엇지만 여기 저기 많이 있어서리 나머지 작가들도 궁금하고 정말 종합선물세트 인데 자금이 딸리네요 종합선물 세트이니까 누가 사준면 좋겠다 ㅋㅋ
 
부케 드 파리 - Bouquet de Paris
정미영 지음 / 앨리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부케 드 파리라는 멋들어진 제목, 표지의 프랑스 여자(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두자)가 아름다운  꽃내음을 맡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  

그간 플로리스트들이 낸 책들을 에세이류와 플라워 어레인지 두 종류로 본다면, 이 책은 전자에 속한다.
표지와 제목이 구매욕을 자극하는 세련되고 예쁘다.  

위의 직접 찍은 사진의 표지가 거칠거칠한 것은 컨셉인지, 내 책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이미지의 매끈한 모습과는 달리 마구 일어난 종이다. ... 컨셉인지 .. 내 책만 그런건지...  

표지와 제목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저자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플라워샵 르 부케의 원장인 ( 오너라고 할까, 사장이라고 할까, 어디 보니 원장이라고 되어 있어서 일단 그렇게 쓰기로 한다.)
정미영은 파리에서 꽃공부를 하고 왔다. 독특한 이력의 그녀는 원래 파이프오르간을 공부하러 갔다가 3년여간 파이프 오르간을 하다가 꽃으로 방향전환을 한 경우다.   

파이프 오르간에 ... 플로리스트라 ... 파리에서,
플로리스트가 돈 많은 부잣집 며느리들의 직업(?)이라는 선입견을 부채질하는 이력이다.  
하지만, 뭐, 돈 많다고 다 빌게이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녀는 그녀의 실력을 그 곳에서 인정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 플로리스트 공부 시작하겠다고 할 때 프랑스에서 5년여간 공부하고 왔다던 플로리스트가 아빠한테 ' 돈 좀 있어요?' 라고 물어봐서 가슴 후벼 놓았던 것 잊을 수 없다. 거기에 '나이는요?' , '전공은요?' 로 트리플로 후벼놨다.  이건 뭐, 리뷰가 아니라 신세한탄 될 판 ^^  부러워서 그래요.  

 

 

그녀는 '에콜 프랑세즈 드 데코라시옹 플로랄(Ecole Fran?aise de D?coration Florale)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유럽플로랄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유럽 마스터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마스터(Master ?s Art Floral) 자격'을 얻었다고 한다.  워낙 많은 아카데미와 대회와 자격증이 있는 동네니, 이게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게 좀 아쉽.  

책 읽을 때는 꽃 사진 좀 더 있지, 싶었는데, 리뷰 하기 위해 사진 찍으며 보니 예쁜 꽃 사진들이 꽤 있다.  

파리의 유명 플라워샵들. 그녀가 좋아하는 플라워샵들 소개해두었는데, 그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좀 더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녀가 그 플라워샵, 플로리스트들에게 느끼는 느낌 정도가 다라 그것이 아쉽다. 사진도 아쉽고  

 

이런 종류의 책을 살 때는 저자의 글발, 사진, 전문성 정도를 본다. 얼마전에 본 <영국 정원 기행>이 기대 이상으로 그 세가지를 다 만족시켜주었더랬다.  

이 책에는 저자의 '플로리스트'로서의 이야기, 프랑스에서의 꽃 이야기 뿐만 아니라, 파이프오르간 유학하던 이야기나, 그 외의 신변잡기 스러운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다. 저자의 추억이 덧 씌워져 저자에게 인상 깊고, 의미 있는 사진이 독자에게도 의미 있을 이유가 없다.  꽃사진이나 꽃집 사진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꽃 사진 만큼이나 파리 이곳저곳의 사진들이 많은데, 플로리스트의 에세이로 불리기에 2% 아쉬운 점이다.

 

 

꽃 사진들도 분위기 있는 사진들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려면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그러나, 글도 나쁘지는 않기에, 이런 저런 저자의 이야기들 잘 읽었다.

 

 

프랑스에선 꽃이 일상이다.
사실, 프랑스 말고, 유럽의 여러 나라, 미국,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꽃이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일상적으로 꽃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날의 선물로 대부분의 꽃이 소비되고 있다.

자신을 위해 꽃을 사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만의 사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들에게 일상인 것들이 우리에게는 사치일 이유가 뭘까?
지갑의 두둑함 보다는 마음지갑의 빈곤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투덜투덜했지만, 파리의 꽃, 꽃집들을 구경시켜줬으니깐 별  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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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le 2010-11-08 0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 전 영국 정원 기행 사야겠어요.

하이드 2010-11-08 0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영국 정원 기행은 강추! 이 책도 나는 좋았소!
기대가 크다보니, 쫌만 더 얘기해주지, 쫌만 더 보여주지 하는 아쉬움이 남았지요.

여강여호 2010-11-08 0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플로리스트의 책답게 화보가 눈길을 사로잡네요...잘 읽고 갑니다.

하이드 2010-11-08 19:25   좋아요 1 | URL
넵, 욕심이 많아 아쉬운 맘이 없진 않지만, 꽃사진들이 많아 눈이 즐겁지요 ^^

bookJourney 2010-11-08 08: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난 주 출장갔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서너 페이지로 런던의 무슨 플로리스트 스쿨이 소개된 글을 봤는데요(학교 이름이 당췌 기억나지 않는다는;;), 그 글 보자마자 하이드님 생각했답니다.
몇 년 후에는 하이드님의 '부케 드 서울~' 이런 거 기대합니다~~ ^^

하이드 2010-11-08 19:25   좋아요 1 | URL
부케 드 서울! 생각만 해도 멋지군요 ^^ 부케 드 파리만큼이나 쿨한 부케 드 서울일 날이 왔음 좋겠어요.

2010-11-08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8 1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lasjung 2010-11-08 1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국정원기행 하이드님 페이퍼 보고 읽었다가 너무 좋았는데 이책은 그보다는 못하더라도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하이드 2010-11-08 18:42   좋아요 1 | URL
넵, 읽을 때는 아쉬웠는데, 돌이켜 보면 괜찮았던 책이네요 ^^ 근데, 제가 워낙 이 책을 객관적으로 잘 못 보겠어요. 지금까지 나온 플로리스트 책들 중에 좋은 건 분명!
 

첫번째 신간마실한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ㅅ'
뭔가 또 막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11월은 독서의 달 .. 이라고 우겨볼까보다.  

꽃사진으로 시작하는 신간마실입니다. 오늘 찍은 백합이에요. 백합은 뭘 만들어도 다루기 힘들어요.
해바라기가 젤 힘든 줄 알았는데, 그 노란색의 쌩뚱맞음.. 줄기도 대따 굵고. 백합은 문마에의 말을 빌리면 2인자
가장 중심이 될 수는 없고, 혼자 중심하면 망하는 박명수 같은 존재, 하지만, 중심옆에 그러니깐 장미라던가 .. 하는 중심 옆에 있으면, 빛이 난다고 . 그러더라구요. 그건, 그러니깐 함께 어우를 때 이야기고요, 백합만 모아 놓은 건 그거대로 아름답지요.  

기리노 나쓰오의 <얼굴에 흩날리는 비>에 나온 카사블랑카 ( 맞나? 사실, 좀 가물가물;) 는 새하얀 백합. 뭔가 하드보일드.
기리노 나쓰오, 탐정 미로, 하드보일드, 새하얀 백합 카사블랑카 .. 이런 거요  

 

이 녀석은 카사블랑카는 아니지만, 멋진 백합이지요. 이름은 묻지 마세요.
오늘 소재 정리 하기 위해 사진 정리 하다가 흑백효과 준 사진인데, 그림 같아요. 포스가 장난 아니죠?  

  

 

 

 

 

 

 

 

뭔가 백합 사진 뒤에 오는 첫 책이라니 야한 느낌입니다.  '엉덩이'인가 '궁둥이'인가 뭐 그런 제목의 책이 있었는데, 안 찾아져요. 같이 넣고 싶었는데  

리차드 슈스터만 <몸의 의식>  

현대 문화는 지나친 주목, 과도한 자극, 그리고 스트레스의 문제로 점점 더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리를 현혹시키는 몸의 이미지에서 만들어진, 점점 다양해지는 개인적.사회적 불만에 의해 병들었다. 몸은 우리의 지각과 행동의 기본적 매체이지만 몸의 느낌과 움직임에 맞춰진 시선은 오랫동안 해로운 장애물로, 또 자기도취를 통하여 윤리적으로 부패한 것으로서 비판받아 왔다 

'몸의 의식'을 향상시킴으로써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고, 개인의 지식이나 행위, 즐거움을 얻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리처드 슈스터만 박사는 그러한 비난에 맞서 과거 20세기에 가장 영향력 있는 신체철학자들의 몸에 대한 관점에 대해 통찰력 있고 매우 독창적인 시선으로 평가하고, 각각의 관점에 대한 한계점 또한 짚어 낸다. 
  

 W.J.T. 미첼  <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  

왜 사람들은 박물관에 전시된 문제작에 과민반응을 할까? 왜 우리는 어머니 사진에서 눈을 도려내는 일을 꺼릴까? 이미지에 대한 이러한 미신적 태도의 주된 이유는 그 이미지의 ‘살아 있음’ 때문이다. 시각예술, 문학, 대중매체 등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우상숭배, 공공 건축물, 포스터, 현대의 전시회, 상업광고, 복제생물, 할리우드 영화 등 다양한 이미지의 생명력과 욕망을 밝혀내는, 시각문화 연구의 선구자 W. J. T. 미첼의 역작이다. 

마테오 마랑고니의 <보기, 배우기>와 함께 보아도 좋을듯합니다. 
 

 

  

 

수잔 브릴랜드 <어쩌면 그림 같은 이야기>
그림으로 읽는 소설, 소설로 보는 그림.이라는 부제가 달려 있어요.
표지 부터가 구매욕을 마구 자극하네요.  

그림 안팎의 이야기를 하는데 재주가 있는 작가라고 하는데,  그녀의 책 중 <The passion of Artemisia> 도 궁금. 내가 읽은 아르테미시아는 알렉상드르 라피에르의 것으로 꽤 재미나게 읽었는데 말입니다.
 

 

 

 

 풍부한 도판과 친절한 화가 소개를 곁들인 아름다운 17편의 소설들
 이 있다고 함.  

 물뿌리개를 든 미미: 오귀스트 르누아르의「그네」「물뿌리개를 든 소녀」등
* 버림받은 겨울: 클로드 모네의「카미유의 임종」「아르장퇴유의 개양귀비 꽃밭」「꿩과 물떼새」
* 요람의 노래: 베르트 모리조의「여름날」「쥘리 마네에게 젖을 먹이는 유모 앙젤」등
* 올랭피아의 표정: 에두아르 마네의「철도」「가을-메리 로랑의 초상」「올랭피아」등
* 노란 재킷: 빈센트 반 고흐의「해바라기」「조제프 룰랭의 초상」「아르망 룰랭의 초상」등
* 이 돌들 중에서: 폴 세잔의 「누아르 성 정원에서」「자드부팡의 정원」등
* 지네트에게 꽃을 : 클로드 모네의「수련」「일본식 다리」
* 추억의 부재 속에서: 아메데오 모딜리아니의「잔 에뷔테른의 초상화」「큰 모자를 쓴 잔 에뷔테른」
 
   

등의 이야기들이다. 장편으로 된 미술 소설은 몇 권 생각나지만, 단편은 어떨까나  

하루키의 <언더 그라운드> 1,2가 예약판매중이구요.  

90년대 일본을 뒤흔든 옴진리교의 진실을 무라카미 하루키가 추적한다. 1995년 3월 20일, 도쿄의 지하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지하철 구내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낸 옴진리교 사건. 그 피해자들을 일 년여에 걸쳐 취재한 현대 기록문학의 걸작이다. 
 

하루키의 기록문학이라 .. 이건 좀 궁금한걸요. (언제는 안 그랬냐며) 하루키면 다 되는거냐? 싶기도 하고.


하루키 머그컵을 준다고 하는데 (덴고, 아오야마, 우시카와 황금Q중 랜덤 발송. 머그컵 이미지가 카페에도 없고, 알라딘에도 없네요.)  머그컵 때문에 이 책을 사지는 않을꺼에요.   

캐럴 매클라이 <살인자의 연금술>  

 퓰리처가 인정한 전설의 여기자 넬리 블라이, 미래 과학에 꿈을 부여한 소설가 쥘 베른, 세균학의 아버지 루이 파스퇴르, 비극적인 삶을 산 천재 극작가 오스카 와일드…. 모두 과학적 상상력이 폭발하던 빅토리아 시대를 풍미한 거장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름조차 고유명사가 되어버린 당대의 셀러브리티들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뛰는 일인데, 그들이 유럽을 공포에 몰아넣은 살인광 잭 더 리퍼를 잡기 위해 지식과 기개를 모은다고 한다 

 

재밌겠다!!!!!!!!!!! 약간 그 제목 뭐더라, 숀 코널리랑 스튜어트 타운잰트가 열라 멋진 도리언 그레이씨로 나온 완전 재미있는 영화 있었는데, 네로 함장이랑 지킬박사와 하이드도 나오고, 뱀파이어도 나오고 .. 무튼, 그 영화 생각도 나고.   

 

 엠마 도너휴 < 룸>  

2010년 가장 강렬하고 아름다운 작품!
7년간 헛간에 감금된 소녀와
그 안에서 태어난 아이
다섯 살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보는 충격적 범죄의 진상!

7년간 헛간에 감금된 소녀와 그 안에서 태어난 아이
다섯 살 소년의 눈을 통해서 보는 충격적 범죄의 진상!

11월이 독서의 달 맞지요? 이렇게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걸 보면 말입니다.  

 

그 외 관심 신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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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0-11-05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저 백합이 사진이라구요? 흑백펜화같은데요. 멋집니다. +_+;;;;;;
하루키의 언더그라운드는 분권해서 다시 나오는가봐요. 옛날 책 갖고 있는데 내용이 바뀐게 있으려나. 고민 -_-a
실화를 바탕으로 한 '룸'도 관심가고, 정말 읽을 거리들이 풍성하군요. 11월은 독서의 달 맞나봐요. ^^

하이드 2010-11-0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도 땡기고, <살인의 연금술>도 땡기고 ^^

하루키 언더그라운드가 옛날에 나왔던 책 맞죠? 저도 있었던 것 같은데, 700페이지 넘게 나왔던데, 그렇게 두껍지 않았던 것 같아서 긴가민가 했어요.

가넷 2010-11-05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리스토파네스 희극전집은 올라오자 마자 질렀는데... 표지가 영 그렇네요;;; 이전에 나왔던 비극전집을 생각하면 아쉽다고 해야되나;;;;

하이드 2010-11-05 20:24   좋아요 0 | URL
오, 이미 지르셨군요. 전 비극 전집은 아이스퀼로스 비극전집 찜해두고 있는데, 아직 못 샀어요. 가넷님은 어떤 비극전집 가지고 계세요?

가넷 2010-11-05 20:46   좋아요 0 | URL
천병희 선생님의 번역으로 나왔던 소프클레스,아이스퀼로스,에우리피데스 비극전집 1,2권 가지고 있어요. 가지고 있다고 다 읽은 건 물론(-.-;)아니고... 소포클레스만 읽었습니다.

알로하 2010-11-05 1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잔 브릴랜드 책 표지 너무 예쁘네요~ ㅋㅋ 구매욕 상승
저도 하루키 머그컵 어떤가 궁금했는데, 트윗에 올라온 거 보고 알았어요.
http://tln.kr/1nc49
저도 머그컵때문에 사지는 않을듯... 그나저나 랜덤증정이라 우시카와 오면 속상할 것 같아요.

하이드 2010-11-05 20:25   좋아요 0 | URL
그러네요 ^^;
아니 우시카와는 왜 넣은거에요?! 진짜 ㅎㅎ

moonnight 2010-11-05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제목 생각났어요. 젠틀맨즈 리그 >.<
저도 그 영화 좋아했는데. 스튜어트 타운젠트 너무 잘 생겼다 했지요. ^^

하이드 2010-11-05 20:26   좋아요 0 | URL
아........................계속 궁금했는데, 시워언- 하다!

스튜어트 타운젠트 잘생겼어요. 도리언 그레이에 짱 잘어울렸죠. 근데, 그 즈음 여행 다니다 영국에선가 티비영화에 스튜어트 타운젠트가 정원사 찐따 같은 걸로 나오는 거 봐서 좀 깼던 기억도 ㅎㅎ

그래도 멋져요. 스튜어트 타운젠트, 그 이후로 영화 찾아서 보고 그랬는데
 
톨스토이 평전 읽기

지지부진하게 느릿느릿 나답지 않게 톨스토이 평전을 읽어내고 있다. 재미 있어서 그만 둘 생각은 들지 않는다. 이것 저것 빠져 있는 상황 속에서도 톨스토이에 빠져 있어서, 술 마시다 술주정으로 톨스토이! 할 기세다.   

중간에 한 번 더 정리해야지. 했는데, 본격적으로 작품으로 넘어가기 전인 지금 한 번 더 메모해 둔 것을 정리하고, 그 다음에 마지막 페이퍼를 써야지 싶다.  

지금까지 읽은 것의 결론부터 말한다면, 톨스토이라는 이 미약하고, 어이 없을 정도로 한심한 인간.  정도 되지 않을까.

그는 심하게 여자를 밝혔다. 그는 심각하게 도박에 중독되어 있었다.
역사 이래로 심하게 여자를 밝히거나 심각하게 도박에 중독된 사람은 많았다. 둘 다인 사람도. 근데, 이 위대한 작가의 그것이 뭐가 더 황당(?)하냐면, 심하게심하게 죄책감, 죄악감을 가진다는 거다.  

여자를 겁탈하고, 섹스하고 (이건 당시의 특이하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이었다고 하니, 그렇게 읽겠다.)
엄청나게 후회하고, 그러지 말아야지. 다짐하는 거다. 

이건 어떻게 보면 상당히 꼴불견이고, 주변에 누가 이러면, 패주고 싶을텐데,
위대한 작가의 영혼 속의 엄청난 성욕,도박욕, 그리고, 특출난(?) 죄책감 까지 버무려져서 아주 독특하고, 생생한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은 누구나 단점이 있고, 당연한 이야기지만, 위대한 인물들의 평전을 읽으며, 그 단점, 혹은 살면서 하는 여러가지 실수들이 그들을 어떻게 단련시키고, 허물어뜨리고, 그들의 위대함을 어떻게 돋보이게 하는지를 보며, 압도당하는 기분이다.  

인간은 그렇게 살아있다. 위대하다. 생생하다.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나는 나에 대해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을 자주 들었다. '삶의 별다른 목표도 없이 사는 속이 텅 빈 인간.' 나는 가끔 다른 사람의 말을 되뇌기도 하지만, 스스로도 자신에 대해 그런 말을 자주 내뱉는다. 내 영혼에서 나는 그렇게 살면 안 되고, 사람은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행동하는 인간이 되고, 삶의 목표를 가지고 사는 인간이 되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만 하는 것일까?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 목표를 줄 수 없다. 나 자신이 이미 수도 없이 그렇게 해보려고 시도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사람은 삶의 목표를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거나 우리가 인식해야만 하는 어떤 것을 찾아야 한다. 나는 무엇인가 내 삶의 목표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보편적 진리든 아니면 내 소질을 개발하는 것이든. 그리고 그것을 실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가운데 하나는 프랭클린 일기를 계속 쓰는 것이다. 매일 일기를 쓰며, 그것에 내가 저지른 과오를 모두 기록하는 것이다.'  

그에게 일기는 정말 너무너무 중요했다.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작품을 읽고, 그 작가에 대해 속속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톨스토이의 경우, 그의 작품은 그의 일기, 그가 살아온 이야기와 너무나 밀접하다. 그렇기에 톨스토이의 작품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 그의 일기를 읽거나 평전을 읽는 것은 빠질 수 없는 조각이라고 생각된다.  

도박 중독은 수많은 러시아 귀족 가문을 패가망신시켰듯이, 삶에 대한 심각한 위협 요소였다. 게으름과 도덕적 해이, 무력증 같은 것이 이른바 러시아니이 말하는 '잠옷 입고 공상하기'의 전형적인 특성이었다. 본래 '잠옷 입고 공상하기'란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부질없는 공상만 일삼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바로 이러한 풍토 속에서 도박으로 인한 패가망신이나 염세적 사상의 추구, 자살 시도와 같은 극단적 행위가 부화되었다.  

다른 시대와 역사, 다른 장소의 인물을 현대의 잣대로 평가하는 것은 위험하다. 이번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요사의 기사에 우익인물이니 독재자와 어떤 관계니' 하는 등의 이야기가 나오자, 댓글에 나쁜놈이네, 안 읽어야겠네. 라는 가벼워서 댓글에 줄을 달으면 저 안드로메다까지 붕붕 떠서 날아가 버릴 것 같은 그런 댓글들이 달려 있더라. 어휴 -  

"신이여, 이 얼마나 슬프고 우울한 날들인지요... 제가 느낀 우울함은 스스로도 이해하기 어렵고 상상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저는 깊이 후회해야 할 일도 없고, 간절히 갈망하는 것도 없으며, 제 운명에 대해 분노해야 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저는 제 상상력을 통해 제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삶을 살 수 있는지도 압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제 상상력은 저를 위한 어떤 것도 제시하지 못합니다. 저는 꿈이 없습니다. 사람들을 경멸하면 거기에는 음울한 만족감이 담기지만, 저는 그렇게 할 수조차 없습니다. 저는 그들에 대해 특별한 생각을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톨스토이가 얼마나 불완전한 인간인지를 계속해서 읽는 건, 대단히 매력적이다. 불완전은 완전한 위대함을 위해 빠지면 안 되는 필수적인 그 무엇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있다.  고민하고, 행동하고, 치열하게 살기.  

121쪽, 톨스토이 <습격> 중 인용 부분, ( 기니깐, 다 옮기지는 않겠다.) 정부에서 그를 존경하고, 두려워하고, 구박 (탄압이란 말은 아직까지 어울리지 않는다. 톨스토이는 그들 중에 하나였고, 그러니깐, 고귀한 집안 출신의 톨스토이 백.작.이 었으니깐. 군인이었다. 집안의 맘대로 안 되는 아저씨 같은 존재. 라는 비유가 나와 있었다.) 은 톨스토이의 천재성을 잘 드러내준다.
문학의 파괴력. 이라는 것. 문학이, 글이 세상에,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나라, 시대, 사람들, 그리고, 그 펜을 쥐고 있는 위대한 작가, 톨스토이  

달처럼 회색을 띤 긴 턱수염.   

이 책에서 정말 깨알같이 재미난 부분들은 러시아의 대문호들과 톨스토이와의 이야기들이다.
아, 이렇게 위대한 러시아의 작가들이 다 요 시대에 올망졸망 모여 있었다니, 러시아 작가들 이 시기에 대폭발인가?

투르게네프와의 일화(일화라고 하기에는 그보다 더 많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 도스토옙스키와의 이야기. 디킨스. 셰익스피어. ... 그 중에서도 디킨스에 대한 이야기는 작품이야기까지 꽤 많이 나올 정도로 톨스토이와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였다.  

서로를 질투했던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처음에 도스토옙스키는 대단히 감동을 받았지만 나중에 두 작가가 서로 늘 지니게 된 부정적 태도를 촉발시킨, 질투심과 지우기 힘든 당혹감이 톨스토이에 대한 그의 문학적 평가를 유보케 했다. 그는 나중에 이렇게 쓴다. "나는 레프 톨스토이를 대단히 좋아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는 그 이상의 어떤 것을 쓰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다."
도스토옙스키의 본능이 분명 그에게 말했겠지만 그 어떤 것도 진실보다 더 나아갈 수 없다. 톨스토이는 작가가 되었다. 즉 그의 삶은 그가 무엇을 썼는지에 의해 규정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이야기는 톨스토이의 '유년시절' 에 대한 이야기인데, 도스토옙스키는 이 글을 유배지인 시베리아에서 읽었고, 투르게네프는 고골 예찬 조사를 썼다는 죄목으로 가택 연금 상태에서 읽었다. 투르게네프는 이 작품(유년시절)을 극찬하는데,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언급하지 않다가 영국 평론가들이 디킨스 작품을 희미하게나마 모방했다고 말하자 무척 당황했다... 거나 하는 이야기들이 나와서 뭔가 이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다는 것이 벅차고 보람되다. ㅎ  

그는 세련되지 못한 목소리를 지녔고 별로 이렇다 할 만한 매력이 없었지만, 다른 저술가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말을 했다.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설사 우리가 그에게 떠밀린다해도, 우리는 다시 멈춰 서서 그가 말하는 바를 들으려 할지 모른다. "내가 온 영혼을 사랑하고 가장 아름답게 그려내려 했던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진실이다."  

169쪽, 전쟁터에서 톨스토이를 본 직업군인 글레보프 대령의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단순히 전쟁터에 있는 젊은이가 아니라 자신이 표현해야 할 것을 대면하는 예술가' <전쟁과 평화>의 씨앗이 여기 뿌려지고 있었다.  

디킨스의 초상화는 항상 야스나야 폴랴나에 있는 톨스토이의 서재에 걸려 있었다. 그는 디킨스를 읽고 또 읽었다. 나중에 노인이 되어서 그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디킨스는 점점 더 내 관심을 끈다. 나는 오를로프에게 <두 도시 이야기>를 번역할 것을 요청했고, 오즈미도프에게는 <어린 도릿>을 번역하라고 했다. 그리고 만약 내가 틈이 나면 직접 <우리가 같이 알고 있는 친구>를 번역해 보려 한다."  

디킨스는 위대하다. 디킨스의 어떤 점이 톨스토이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었는지 궁금하다. 궁금해 ..  

톨스토이가 알렉산드라에게 보낸 편지중 정부에 대해 '쓰디쓴 악감과 극도의 혐오감, 그리고 증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본질적으로 톨스토이의 정치적 노선은 이렇다. 그는 개인의 영지와 독립생활의 기반을 지닌 사람의 가장 큰 특권인 무관심주의를 항상 견지했다.  

톨스토이와 소피아와의 결혼!  

그들은 서로 좋아한다는 것을 알 만큼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고 지내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들은 전혀 그렇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녀가 낯설지만 매력이 있음을 알았다. 그녀는 그가 기괴하고 무섭다고 느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매우 강렬한 육체적 매력을 느꼈다. 그것을 바탕으로 그들은 역사상 가장 세밀하게 자료로 기록되고 또 가장 비참한 결혼 생활을 시작했다.  

소피아와의 이야기는 그야말로 흥미진진. 위에 말했듯, 아주 많은 이야기, 많은 분량으로 나오는데,
이 정도만 덧붙인다.

신혼부부가 야스나야 폴라냐에 도착하여 첫날밤을 보내고, 톨스토이는 나쁜 꿈을 꾸고 깨어난다.  

이 말만으로는 그것이 악몽을 의미하는지, 아니면 사악한 꿈을 의미하는지 분간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 두 단어는 틀림없이 첨가되어야 한다. "그녀가 아니었다."  

새벽에 빵 터졌다. 소피아와의 결혼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수십 페이지에 걸쳐 나오는데, 8장 결혼의 마지막 문장
"그녀가 아니었다." 니 .. 더 읽다보면, 그녀가 맞다. 싶은데, 여튼, 신혼 첫날밤을 보낸 톨스토이의 저 감회아닌 감회섞인 두 단어의 문장은 뭐랄까 결혼의 악몽에 대단히 비비드한 색을 입혀준다고나 할까. 흐흐  

여기까지.  

10장부터는 드디어 <전쟁과 평화> , <안나 카레니나> , <부활>과 같은 작품들이 나온다.
셋 중 하나도 제대로 읽지 않은 나는, 이번 기회에 톨스토이 평전 마저 읽고, 톨스토이의 작품에 즐겁게 도전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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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주나무 2010-11-04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톨스토이가 읽어보고 싶어지네요. 나중에 이 책 살 때 땡스투할게요~~ 러시아 관련 책은 거의 1천페이지에 가깝군요. 도스토옙스키만 너무 사랑했나봐여~~

하이드 2010-11-04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스토옙스키 이야기도 많이 나와요. 그나저나 이 긴 글을 다 읽으신거에요? ^^
책세상의 '위대한 작가' 시리즈 몇 권 사 놓기는 했는데, 찬찬히 읽는건 처음이거든요. 아 맘에 드네요.

하이드 2010-11-04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 작가들 좋아하거든요. 도스토옙스키, 체호프를 많이 좋아하고, 푸시킨이나 투르게네프 등도 많이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좋아해요. 톨스토이는 좋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이번에 평전 읽으면서, 톨스토이 뿐만 아니라, 제가 좋아하는 러시아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들도 볼 수 있어, 좋은 읽기가 되고 있지요. ^^

루쉰P 2010-11-04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톨스토이의 평전인 저 책을 사고 싶어서 만지작 거린 기억이 있네요. 워낙 두꺼운 데다가 돈도 비싸서 말이죠. 톨스토이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인데 의외로 제대로 된 평전이 없어서 저 책을 꼭 사야 겠다고 마음 먹고 있습니다. 작가의 평전을 읽는 것이 작품을 좋아하는 독자의 예의라고 생각하거든요.ㅋㅋㅋ

승주나무 2010-11-04 14:57   좋아요 0 | URL
작가의 평전을 읽으면 작품 이해가 입체적으로 되는 것 같아요. 조지 오웰 평전 같은 거 있으면 좋겠는데.. 셰익스피어 평전은 사놓고 읽지 못했다능~~ 암튼 평전 읽는 자세 너무 좋아요^^

하이드 2010-11-04 15:04   좋아요 0 | URL
전 평전은 평전대로 좋아하고, 작품은 작품대로 좋아하는 편인데, 톨스토이만은 그의 작품, 일기, 평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

승주나무 2010-11-04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고골리(도스토옙스키가 자기는 고골리의 외투에서 튀어나왔다고 하길래 외투를 읽었구), 투르게네프 소설 몇 작품을 읽고, 나머지 시간은 대부분 도스토옙스키에 할애했어요. 후기 장편은 다 읽은 셈이죠. 단편은 아직 못 봤지만.. 톨스토이는 무슨 이유인지 읽어보지못했네요. 그냥 명상록만 한 권 정도. 어릴 적 러시아 동화집의 "바보 이반"은 죄다 톨스토이 작품이었는데.. 암튼 톨스토이에 대해서 부채의식이 있어요. 이 책과 함께 읽어보려구요. 당장은 아니지만..

하이드 2010-11-04 15:03   좋아요 0 | URL
이 바로 뒷부분에 톨스토이의 부활과 도스토옙스키의 죄와벌이 같은 시기에 한 잡지에 한 편집자에 의해 (그 편집자 대박!) 연재 된 이야기가 나와요. 그 둘은, 적어도 톨스토이는 문학에 대한 질투심이 대단해서, 무시하거나 까거나 그랬던 듯하구요. 그 둘의 라이벌의식 같은 건 이 책 읽기 전에는 생각도 못했어서 더 재미있어요.

Joule 2010-11-04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는 광어도 잘 낚지만 책 낚시질도 잘하죠.

하이드 2010-11-05 00:58   좋아요 0 | URL
사실은 책낚시가 본업 헤헤

에피쿠로스 2010-11-04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읽고 싶고 사서 보도록 유혹하는 글들입니다.아` 안보고는 안될것 같네요

하이드 2010-11-05 00:58   좋아요 0 | URL
전 사실, 톨스토이 평전 페이퍼 쓰면서 (보통 이렇게 인용 많은 경우에는 비공개로 '책속에서' 카테고리 따로 관리하거든요) 길다. 길다. 누가 읽을까 싶었는데, 많은 분들이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시고, 심지어 읽고 싶은, 사고 싶은 맘까지 든다고 하니 뿌듯합니다.

승주나무 2010-11-05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업데이트가 계속 되고 있군요. 처음에 읽었던 글에서 많이 늘어난 것 같아요. 그러면 댓글로 업데이트돼야 하겠죠.
갑자기 엉뚱한 생각을 했는데, 하이드님의 의견이 필요합니다.
제가 유일하게 읽은 톨스토이 책은 <인생이란 무엇인가>입니다. 군대에서 형광펜으로 그으면서 읽었는데요.
톨스토이 아포리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자, 노자 같은 철학자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옵니다.
평전을 읽으셨다면 아포리즘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선물로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조건은 없습니다. 그냥 이 글을 보다가 무심코 책장을 봤는데, 이 책이 덩그러니 놓여 있어서 제 책 같아 보이지 않았거든요. 혹시 책이 있다면 상관 없지만, 없다면 보내드리고 싶습니다. 어떠신가요??? (날이면 날마다 오는 기회가 아니에요 ㅎㅎ)

하이드 2010-11-05 00:55   좋아요 0 | URL
업데이트 안 했어요. ㅎ 무슨 소리삼 ^^ 페이퍼가 길어서 첨에 놓쳤던게 보이는거 아니에요?

나 전생에 겨울에 덕을 쌓았나, 책 보내주신다는 분들이 많네요. ^^ 제가 그런거 거절할 것 같아요! 덥썩!

형광펜까지 그어져 있다니, 승주나무님의 군대시절 머릿속까지 엿보게 되겠네요.
안그래도 작품하고, 말씀하신 <인생이란 무엇인가>를 모아서 리스트 담아두고 있었어요.

감사히 받겠습니다.

2010-11-05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05 02:1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