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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케 드 파리 - Bouquet de Paris
정미영 지음 / 앨리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부케 드 파리라는 멋들어진 제목, 표지의 프랑스 여자( ..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해두자)가 아름다운 꽃내음을 맡으며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 모습.
그간 플로리스트들이 낸 책들을 에세이류와 플라워 어레인지 두 종류로 본다면, 이 책은 전자에 속한다.
표지와 제목이 구매욕을 자극하는 세련되고 예쁘다.
위의 직접 찍은 사진의 표지가 거칠거칠한 것은 컨셉인지, 내 책만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인터넷 이미지의 매끈한 모습과는 달리 마구 일어난 종이다. ... 컨셉인지 .. 내 책만 그런건지...
표지와 제목 이야기는 이쯤 해두고, 저자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플라워샵 르 부케의 원장인 ( 오너라고 할까, 사장이라고 할까, 어디 보니 원장이라고 되어 있어서 일단 그렇게 쓰기로 한다.)
정미영은 파리에서 꽃공부를 하고 왔다. 독특한 이력의 그녀는 원래 파이프오르간을 공부하러 갔다가 3년여간 파이프 오르간을 하다가 꽃으로 방향전환을 한 경우다.
파이프 오르간에 ... 플로리스트라 ... 파리에서,
플로리스트가 돈 많은 부잣집 며느리들의 직업(?)이라는 선입견을 부채질하는 이력이다.
하지만, 뭐, 돈 많다고 다 빌게이츠 되는 것도 아니고, 그녀는 그녀의 실력을 그 곳에서 인정받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처음 플로리스트 공부 시작하겠다고 할 때 프랑스에서 5년여간 공부하고 왔다던 플로리스트가 아빠한테 ' 돈 좀 있어요?' 라고 물어봐서 가슴 후벼 놓았던 것 잊을 수 없다. 거기에 '나이는요?' , '전공은요?' 로 트리플로 후벼놨다. 이건 뭐, 리뷰가 아니라 신세한탄 될 판 ^^ 부러워서 그래요.
그녀는 '에콜 프랑세즈 드 데코라시옹 플로랄(Ecole Fran?aise de D?coration Florale)에서 학위를 취득하고, 유럽플로랄아카데미에서 주최한 ‘유럽 마스터 대회’에서 아시아 최초로 마스터(Master ?s Art Floral) 자격'을 얻었다고 한다. 워낙 많은 아카데미와 대회와 자격증이 있는 동네니, 이게 어느 정도인지 잘 모르는게 좀 아쉽.
책 읽을 때는 꽃 사진 좀 더 있지, 싶었는데, 리뷰 하기 위해 사진 찍으며 보니 예쁜 꽃 사진들이 꽤 있다.
파리의 유명 플라워샵들. 그녀가 좋아하는 플라워샵들 소개해두었는데, 그 수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좀 더 이야기해 줬으면 좋겠는데, 그녀가 그 플라워샵, 플로리스트들에게 느끼는 느낌 정도가 다라 그것이 아쉽다. 사진도 아쉽고
이런 종류의 책을 살 때는 저자의 글발, 사진, 전문성 정도를 본다. 얼마전에 본 <영국 정원 기행>이 기대 이상으로 그 세가지를 다 만족시켜주었더랬다.
이 책에는 저자의 '플로리스트'로서의 이야기, 프랑스에서의 꽃 이야기 뿐만 아니라, 파이프오르간 유학하던 이야기나, 그 외의 신변잡기 스러운 이야기들도 많이 나온다. 저자의 추억이 덧 씌워져 저자에게 인상 깊고, 의미 있는 사진이 독자에게도 의미 있을 이유가 없다. 꽃사진이나 꽃집 사진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꽃 사진 만큼이나 파리 이곳저곳의 사진들이 많은데, 플로리스트의 에세이로 불리기에 2% 아쉬운 점이다.
꽃 사진들도 분위기 있는 사진들일지는 모르지만... 그러려면 사진이 좀 더 많았으면..
그러나, 글도 나쁘지는 않기에, 이런 저런 저자의 이야기들 잘 읽었다.
프랑스에선 꽃이 일상이다.
사실, 프랑스 말고, 유럽의 여러 나라, 미국,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꽃이 일상이라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위해 일상적으로 꽃을 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특별한 날의 선물로 대부분의 꽃이 소비되고 있다.
자신을 위해 꽃을 사는 것은 소수의 사람들만의 사치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들에게 일상인 것들이 우리에게는 사치일 이유가 뭘까?
지갑의 두둑함 보다는 마음지갑의 빈곤함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투덜투덜했지만, 파리의 꽃, 꽃집들을 구경시켜줬으니깐 별 네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