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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절판
놀이터 옆. 작.업.실.
책 앞에는 구멍이 뽕뽕뽕뽕 뚫려 있다.
구멍 안에는 작은 사람.
특이한 숨어 있는 책날개이다.
홍대라는 공간에 대한 추억 하나 없는 사람 있을까.
2004년 10월 당시 홍대 앞에는 15개의 갤러리 및 대안 공간, 46개의 공예품점, 14개의 화방 및 표구점, 102개의 미술학원이 있었다.
대학 앞의 상권에 예술가들의(?) 집결지라는 독특한 특성이 덧붙여졌다.
놀이터의 이 붉은 불빛은 참 많은 생각을 떠올려 준다.
돌이켜보면 별일 없었음에도 별일 있었을 것 같은 젊음. 예술. 자유. 재미. 열중. 폭발의 장소이다.
희망시장의 로고를 만들었던 '파펑크'
그는 디자이너다. 그는 VJ이다. 그는 디자인 학교의 교수다. 그는 음악가다.....
각각의 장마다 앞은 이와 같이 큼지막한 사진과 글씨로 각각의 독특한 영혼을 정의해 놓았는데, 예뻐보이지만, 가운데의 글씨가 절대 안 읽어진다. 뒤로 갈 수록 글씨는 글씨인데 눈에 안 들어와 귀찮아서 안 읽고 넘어가버린.
파펑크가 이야기 하는 그의 작업들( 도저히 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다양하고 재능있는)
'모두 그의 '행동' 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무기라곤 자신감하고 행동뿐이잖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 (45pg)
그렇다. 처음에 나온 인물인 '파펑크' 에서 알아봤다.
'그들은 열렬하게 행.동.한다.'
하트와 태극기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유쾌한 작가 강영민
최근에 캐딜락 런칭 기획으로 이슈가 되며 외도한거 아니냐는 오해의 눈길도 받지만,
그.저. '어떻게 하면 반항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이 지루한 세상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남자일 뿐이다.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자. 라.
좋은 모토다. 평범한 모토다. 그렇다고 쉽게 덤빌 수는 없는 모토다.
홍대 주변과 희망시장이라는 자율적이고 느슨한 커뮤너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보이지 않게 전략을 짜는 배후조종자 중 한 사람.
강영민.
여기는 돌을 가지고 노는 미미루.
'오랫동안 세계 이곳저곳의 시장을 돌아다녔다. 작품을 만들 재료를 구입하러 간다. 는 것은 핑계고 실은 놀러 가는 것이다. 그녀의 통계에 의하면 '20퍼센트는 일이고, 나머지는 놀기'다. 하지만 그녀에게 일과 놀이의 경계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노는 게 일하는 거고, 일하는 게 노는 거다. (80-81pg)
대학로의 작은 자신의 공간을 차지하고, 돌에 빠져 있는 그녀.
솔직히 말해서 많이 질투난다.
자신이 고양이라고, 그것도 빨강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고양이.
기억난다. 고양이 모자 쓰고 있던 그녀의 모습.
사진의 미키마우스 머리띠도 귀엽군.
북아티스트, 박소하다.
'북아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나' 이지만, '북' 이 들어가고 보니, 관심이 안 갈 수 없다.
북아티스트인 그녀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또 특이하다.
'다른 매체들은 눈이나 귀를 자극할 뿐이지만 책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니까. 책은 1백년이 지나도 2백년이 지나도 계속 남아 있으니까. 책은 베개로도 쓸 수 있으니까...' (137pg)
왼쪽의 사진은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중 하나인 통나무 표지의 책. wood book 숨쉬는 책 이다.
이 작품의 작가의 메모는 다음과 같았다.
'책은 무언의 물체가 아니다. 책 속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어렸을 땐 커다랗게 높은 나무를 바라보면서 저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를 상상했다. 나무 속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라고 있을까. 나란히 꽂힌 저 책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나는 책을 숨 쉬는 하나의 생명이라 생각하고 책 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 관해 상상했다. 나무 등걸의 형상으로 향이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수제 종이 작업 후 속에도 나이테가 자라고 있지 않을까. 나이테가 마치 태아가 자라는 것처럼 크고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127pg)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책에 대한 생각이다. 묘하고 재미있네.
좌린과 비니. 이미 베스트셀러 책도 낸 부부.
질투나게 닮았다.
부부는 닮지만 사진은 안 닮는다더니, 사진 안 닮은 것보다 부부 닮은게 더 눈에 들어오네.
돈 모으고, 여행 떠나고, 렌즈로 세상을 보고, 희망시장에 나와 사진을 팔고. 단돈 7,000원.
그들의 미소가 밝다.
날개 달린 피에로 N다.
N다. - 울다와 웃다 결합 신조어란다. 피에로의 이미지란다.
피에로는 N다. 기발하네. 헤헤
골목대장 '똥.쨈. ' 아줌마.
두 아이를 키우며, 지점토를 쪼물락 쪼물락 거려 심술궂은 표정의 캐릭터들을 만들어낸다.
좋아하는 것은? ' 똥'
델로스.
남자였다!
정신세계는 역시나 복잡무궁무진해보인다.
꼭 하나를 해보라고 한다면, 이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보고 싶다.
손재주는 젬병이니 그냥 해보는 소리긴 하지만서도.
이 책의 사진들이 사진발을 안 받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편하다.
그 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세피로트' 의 아름다운 유리조각 사진들은 참 예쁘다.
조기 쓰레기장 사진 중간에 서 있는 형상이 '환생'이라는 작가다.
이것저것 주어와서, 재활용미술을 하는 이.
뒤에는 전국의 예술시장에 대한 주소. 개시일, 대표. 일시 , 장소,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 있다.
다시 맨 앞장. 책날개를 펼친 모습니다.
정말 예쁘고 질투나는 책이다.
일을 '재미'로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동'하는 그들.
젠장. '재주'도 있다.
그러니깐, 난 벗어날 용기는 없지만, 놀이터 앞에서 노는 그들이 부럽단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