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누스의 구리 반지 - 로마의 명탐정 팔코 3 밀리언셀러 클럽 28
린지 데이비스 지음, 정희성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1월
평점 :
품절


시리즈물이란 자고로 갈수록 재미없어지거나, 인기 끄는 시리즈 중에 김빠지는 시리즈 한 두개가 끼워져 있어야 한다. 그.러.나. 팔코는 왜 이리 계속 갈수록 재미있어지기만 하냔말이다!

'늘 그렇지만 쥐는 생각보다 몸집이 크다'
라우투미에 감옥에서의 팔코의 독백으로 로마 명탐정 팔코 시리즈 3탄 '베누스의 구리반지'는 시작된다.
전편에서 아나크리테스의 음모와 험담에 의해 정부의 납잉곳을 훔친 죄로 감옥에 들어와버린 팔코.


어머니가 어마어마한 '보석금'(뇌물)을 주고 나올 수 있었던 팔코는 밀린 집세마저 헬레나에 의해 지불되었음을 알고 ' 여자들에게 늘 신세지고 마는'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정말?)

이번에 팔코가 맡게 되는 사건은 호르텐시우스라는 부자 해방노예의 가족에 의한 의뢰이다.
첫번째 남편은 뜨거운 햇볕아래 일사병으로, 두번째 남편은 약 먹다 질식사로, 세번째 남편은 표범에 물어뜯겨 죽은 무시무시한 과거가 있는 세베리나 조티카.

노부스 호르텐시우스, 아틸리아, 폴리아, 그리고, 남자 두 명 더 는 같은 주인을 모시던 해방노예들이다.
주인이 죽기 전부터 사업수완 있던 그들은 '벼락부자'의 모습 딱 그대로이다. 팔코는 그 중 아틸리아와 폴리아의 의뢰를 받아들이게 된다. 호르텐시우스가 죽지 않도록 세베리나를 관찰하는 것.

그러나, 호르텐시우스는 독살당하고, 호르텐시우스가의 사람들은 그 모든 미심쩍은 일들을 덮고자 하고,  세베리나는 거꾸로 팔코에게 사건을 끝까지 조사해주기를 부탁한다.

팜므파탈형인 세베리나의 노부스 살해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은 보이는 것 보다 더 복잡하다.
얽히고 얽힌 가족사, 사랑, 탐욕. 언제나 그렇듯이 제목인 '베누스의 구리반지'는 의미심장하다.
'이제는 구리가...'
'영원을 상징하죠!' 대뜸 그녀가 선언이라도 하듯이 거창하게 말했다.
'영원의 값어치가 떨어진 거예요! 구리가 구리 원산지인 키프로스에서 그 이름이 유래 됐다는 거 알아요?'
나는 남들이 잘 모르는 잡다한 지식에 관심을 두곤 한다.
'베누스가 탄생한 곳이 키프로스니까 구리가 바로 사랑을 상징하는 금속이 되는 거예요...'
'팔코! 사랑은 구리처럼 당신의 영혼을 녹청(綠靑)으로 물들여버리고 말아요.'

이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중의 하나는 '로마시대 일상사' 인데, 이번 편에서는 '해방노예', '로마의 임대건물 실상', '팔코의 가자미 요리특강!' 이 나온다.헬레나에게 '당신이 재료를 사와요, 나는 요리를 할테니' 라고 말하는 그대야 말로 나의 이상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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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클 2005-12-02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맞다. 팔코 주문한다는걸 까먹었군.

moonnight 2005-12-02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상위에 놓여진 채 얼른 읽어달라고 외치고 있군요. -_- 두께가 만만찮아보여서 일단 미뤄놓고 있는데 하이드님 리뷰를 읽으면 늘 그렇듯 오늘도 솔깃 ^^ 지금 읽고 있는 거 오늘 끝내고 밤부터는 팔코다! (불끈;;)
 
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절판


놀이터 옆. 작.업.실.
책 앞에는 구멍이 뽕뽕뽕뽕 뚫려 있다.

구멍 안에는 작은 사람.
특이한 숨어 있는 책날개이다.

홍대라는 공간에 대한 추억 하나 없는 사람 있을까.
2004년 10월 당시 홍대 앞에는 15개의 갤러리 및 대안 공간, 46개의 공예품점, 14개의 화방 및 표구점, 102개의 미술학원이 있었다.

대학 앞의 상권에 예술가들의(?) 집결지라는 독특한 특성이 덧붙여졌다.


놀이터의 이 붉은 불빛은 참 많은 생각을 떠올려 준다.
돌이켜보면 별일 없었음에도 별일 있었을 것 같은 젊음. 예술. 자유. 재미. 열중. 폭발의 장소이다.

희망시장의 로고를 만들었던 '파펑크'
그는 디자이너다. 그는 VJ이다. 그는 디자인 학교의 교수다. 그는 음악가다.....

각각의 장마다 앞은 이와 같이 큼지막한 사진과 글씨로 각각의 독특한 영혼을 정의해 놓았는데, 예뻐보이지만, 가운데의 글씨가 절대 안 읽어진다. 뒤로 갈 수록 글씨는 글씨인데 눈에 안 들어와 귀찮아서 안 읽고 넘어가버린.

파펑크가 이야기 하는 그의 작업들( 도저히 한 사람이 하는 것이라고는 믿기 힘든 다양하고 재능있는)

'모두 그의 '행동' 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명한 사람도 아니고, 돈이 많은 것도 아니니까 무기라곤 자신감하고 행동뿐이잖아요.라고 그는 말한다 ' (45pg)


그렇다. 처음에 나온 인물인 '파펑크' 에서 알아봤다.
'그들은 열렬하게 행.동.한다.'

하트와 태극기에 대한 상식을 뒤집는 유쾌한 작가 강영민
최근에 캐딜락 런칭 기획으로 이슈가 되며 외도한거 아니냐는 오해의 눈길도 받지만,
그.저. '어떻게 하면 반항을 잘 할 수 있을까 고민했'고 '어떻게 하면 이 지루한 세상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내가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를 고민하는 남자일 뿐이다.

행복하고 재미있게 살자. 라.
좋은 모토다. 평범한 모토다. 그렇다고 쉽게 덤빌 수는 없는 모토다.

홍대 주변과 희망시장이라는 자율적이고 느슨한 커뮤너티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 보이지 않게 전략을 짜는 배후조종자 중 한 사람.
강영민.

여기는 돌을 가지고 노는 미미루.
'오랫동안 세계 이곳저곳의 시장을 돌아다녔다. 작품을 만들 재료를 구입하러 간다. 는 것은 핑계고 실은 놀러 가는 것이다. 그녀의 통계에 의하면 '20퍼센트는 일이고, 나머지는 놀기'다. 하지만 그녀에게 일과 놀이의 경계가 사라진 지 이미 오래다. 노는 게 일하는 거고, 일하는 게 노는 거다. (80-81pg)

대학로의 작은 자신의 공간을 차지하고, 돌에 빠져 있는 그녀.
솔직히 말해서 많이 질투난다.

자신이 고양이라고, 그것도 빨강 고양이라고 생각하는... 고양이.
기억난다. 고양이 모자 쓰고 있던 그녀의 모습.
사진의 미키마우스 머리띠도 귀엽군.

북아티스트, 박소하다.

'북아트'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나' 이지만, '북' 이 들어가고 보니, 관심이 안 갈 수 없다.

북아티스트인 그녀가 책을 좋아하는 이유는 또 특이하다.
'다른 매체들은 눈이나 귀를 자극할 뿐이지만 책은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니까. 책은 1백년이 지나도 2백년이 지나도 계속 남아 있으니까. 책은 베개로도 쓸 수 있으니까...' (137pg)

왼쪽의 사진은 그녀의 가장 유명한 작품중 하나인 통나무 표지의 책. wood book 숨쉬는 책 이다.

이 작품의 작가의 메모는 다음과 같았다.
'책은 무언의 물체가 아니다. 책 속에선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어렸을 땐 커다랗게 높은 나무를 바라보면서 저 속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를 상상했다. 나무 속에는 어떤 생명들이 자라고 있을까. 나란히 꽂힌 저 책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나는 책을 숨 쉬는 하나의 생명이라 생각하고 책 속에서 일어나는 어떤 일에 관해 상상했다. 나무 등걸의 형상으로 향이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수제 종이 작업 후 속에도 나이테가 자라고 있지 않을까. 나이테가 마치 태아가 자라는 것처럼 크고 넓어지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한다.' (127pg)

나는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책에 대한 생각이다. 묘하고 재미있네.



좌린과 비니. 이미 베스트셀러 책도 낸 부부.
질투나게 닮았다.
부부는 닮지만 사진은 안 닮는다더니, 사진 안 닮은 것보다 부부 닮은게 더 눈에 들어오네.

돈 모으고, 여행 떠나고, 렌즈로 세상을 보고, 희망시장에 나와 사진을 팔고. 단돈 7,000원.

그들의 미소가 밝다.

날개 달린 피에로 ŸN다.

ŸN다. - 울다와 웃다 결합 신조어란다. 피에로의 이미지란다.
피에로는 ŸN다. 기발하네. 헤헤


골목대장 '똥.쨈. ' 아줌마.
두 아이를 키우며, 지점토를 쪼물락 쪼물락 거려 심술궂은 표정의 캐릭터들을 만들어낸다.

좋아하는 것은? ' 똥'

델로스.
남자였다!
정신세계는 역시나 복잡무궁무진해보인다.


꼭 하나를 해보라고 한다면, 이 아름다운 '빛'을 만들어보고 싶다.
손재주는 젬병이니 그냥 해보는 소리긴 하지만서도.
이 책의 사진들이 사진발을 안 받는데, 눈으로 보기에는 편하다.
그 많은 사진들 중에서도 '세피로트' 의 아름다운 유리조각 사진들은 참 예쁘다.


조기 쓰레기장 사진 중간에 서 있는 형상이 '환생'이라는 작가다.
이것저것 주어와서, 재활용미술을 하는 이.

뒤에는 전국의 예술시장에 대한 주소. 개시일, 대표. 일시 , 장소, 간단한 설명들이 나와 있다.


다시 맨 앞장. 책날개를 펼친 모습니다.

정말 예쁘고 질투나는 책이다.
일을 '재미'로 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행동'하는 그들.
젠장. '재주'도 있다.

그러니깐, 난 벗어날 용기는 없지만, 놀이터 앞에서 노는 그들이 부럽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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깍두기 2005-11-29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게 어찌 안 부러울 수가 있겠냐구요......

마늘빵 2005-11-29 23: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거 읽고 있어요. ^^

하이드 2005-11-29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술술 넘어가죠?
깍두기님, 그러게요. 전 항상 저쪽 인간들이랑 놀면 쫄려요.
어디 가면 끝까지 잘노는 아이인데, 홍대 인간들이랑은 쨉도 안 되서, 3시쯤, 4시쯤 '저기 미안한데, 하고 일어나죠. 흑. ' ㅜㅜ

이매지 2005-11-29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에 캐릭터페어인가 갔다가 델로스님을 뵌 적이 있는데, 저도 놀랬었죠 ^-^
남자였다니 !!

Phantomlady 2005-11-29 2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거 재미있겠다 나는 홍대 놀이터에서 노는 건 별로 안 좋아하지만

보관함에 담아감-

하이드 2005-11-29 2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안그래도 스노드롭님이 마구 떠오르더이다. 난 별로 관심 없어서 리뷰에는 안 썼는데, 밴드 얘기도 많이 나온다.
이매지님, 정말로 희망시장에서 봤던 분들 나오니깐 신기해요. ^^

mong 2005-11-3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것 같아요!
나도 보관함에-

모1 2005-11-30 0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런책이 있다니..신기해요.

einbahnstrasse 2005-12-03 2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책, 피와 땀과 눈물로 만들어졌습니다. 옆에서 제작 과정을 본 제가 다 눈물이 나네요.
;ㅂ;

miseryrunsfast 2007-08-31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피와 땀과 눈물... 을 제공한 사람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
디자인과 사진은 마음에 들었지만, 편집은 맘에 안 드는 구석도 있었던. 그런 책이었습니다.
 
글쓰기의 전략 - Reading & Writing
정희모.이재성 지음 / 들녘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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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에 글을 끄질러대는 버릇이 깊숙히도 들었다.
하나, 아니, 둘, 셋 혹은 그 이상의 블로그를 만들고, 글들을 배설한다.
그런 글들을 쓸 때의 마음은 그저 생각나는대로, 단숨에 써 버리고, 왠만해서는 맞춤법 조차 검토하지 않는다. 그렇게 버릇이 들어서일까. '글쓰기' 의 이런저런 법칙들에 대한 강의를 읽는 다는 것은 그닥 맘 편한 일만은 아니였다.

내가 쓰는 글은 두 종류이다. 인터넷에 써대는 메모들. 그리고 회사에서 업무적으로 쓰는 글.
지금 바로, 그 둘 모두를 '전략'으로  생각하고 쓸 생각은 없다.
편한 공간에서의 일기와도 같은 끄적임에는 검토나 검열이 필요 없을 것이다.
다만,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기 위한 글을 씀에 있어서는 좀 더 진지해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스티븐 킹의 'on writing' 은 작가나 작가 지망생을 타겟으로 한 글쓰기이다. 나탈리 골드버그의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는 글쓰기에 애정(? 혹은 애증)을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바바라 민토의 '논리적 글쓰기'는 이 책의 제목인 '전략적 글쓰기' 에 가장 가까운 책이 아닌가 싶다. 사회에서 나를 효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공식과 족보들의 집합이다.

이 책 '글쓰기의 전략'은 꽤나 알차고 아기자기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1장 글쓰기는 노동이다 에서 13장 바른 문장 쓰는 법 까지 매장은 '글쓰기'에 대한 경구들로 시작된다.
'글쓰기는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 바깥에서는 어떤 배움의 길도 없다. -나탈리 골드버그' '결정본은 존재하지 앟는다' 보르헤스' , '글쓰기는 외로운 노동이다 -존 스타인백' 등의 경구들.
그리고 나서는 'reading'으로 들어간다. 딱 한 장 정도의 글이 인용되어 있다. 그리고 그 글에 대한 분석으로 들어간다. 많은 '명문'들의 인용은 이 책의 강점이긴 하지만, 정작 '글쓰기' 에 대한 전략들을 접하는데에 있어 어수선한 면이 없지 않았다. 예문은 'reading'과 그 글에 대한 분석. 예시, 설명, 그리고 '점검' 으로 가서 간단한 테스트들이 있다. 대략. 논술을 잘 쓰기 위한 학생들이 대상인 책인 것일까.
각 단락의 마지막은 *알고 보면 쉬운 우리글로 '숟가락은 'ㄷ' 받침인데 젓가락은 왜 'ㅅ' 받침일까요?' 와 같은 글들이 한두페이지에 걸쳐 나와 있다.

몇가지 무의식적으로 알고 써먹는 것들. ' 아는 것을 써라' , '인상적으로 써라' '영화의 엔딩씬처럼 연출하라' 등이나, 알지만 안 써먹는 것들 ' 구성은 흐름이다' 세밀한 연쇄고리를 만들자' 혹은 '설계도는 구체적으로 그린다' 등이 고루고루 정리 되어 있다.

책의 앞장에 나온 경구들 중 영화 '파인딩 포레스터' 에 나온 글이 있다.JD 샐린저를 모델로 했다는 그 영화에 노작가는 말한다. ' 초고는 가슴으로 쓰고, 재고는 머리로 써야 한다. 글쓰기의 첫 번째 열쇠는 쓰는 거지,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라고. 글쓰는 것을 좋아하는 나는 첫번째 열쇠만 죽어라고 쓰고 있다. 내가 얼마나 첫번째 열쇠에만 집착하고 더 나아가지 않았는지에 대한 반성이 되는 책이었다. 내가 재고해서 다듬는 것은 본점과 영어로 싸울때 뿐인데 말이지. 어떻게 더 쉽고, 더 명료하고, 더 잘 알아듣게, 설득적으로 글을 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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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5-11-2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것 같습니다.
글을 '잘'쓰기란 정말 어렵지요.

마늘빵 2005-11-29 0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도 한번 보고 싶던데...

hnine 2005-11-29 1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주문했어요~

모1 2005-11-29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이퍼에서 이 책이 간간히 보이네요. 글쓰기..정말 어려워요. 그렇죠??

이쁜하루 2006-02-08 0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주문했어용~~ ^^ 잘 읽겠습니다
 
엄마가 사라졌다 나를 찾아가는 징검다리 소설 13
수 코벳 지음, 고정아 옮김 / 생각과느낌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엄마가 사라졌다.

아이 셋을 키우며 기자로서의 다사다난한 삶을 사는 버나뎃.
남편은 내 생일을 잊고, 기껏 작성한 기사는 날아가고, 뭐, 도대체 하나 제대로 되는게 없다.

마흔살 생일이 되는날 결국 집을 떠나 얼마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집을 찾아간다.
' 어머니가 제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불을 향해 컵을 들어올리고 건배를 하는 순간.
집 앞 정원에 돌개바람이 불어, 문이 벌떡 열리며 나뭇잎과 돌개바람이 집 안으로 들어온다.

그리고 다음날.
그녀는 열두살로 돌아가고, 열두살 시절의 어머니와 함께이다.

이 책에서는 열두살로 돌아간 버나뎃과 그녀의 큰 아들 열두살 패트릭의 이야기가 교차되어 진행된다.
버나뎃은 패트릭이 다니는 학교를 다니게 되고, 패트릭과 스쳐지나간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투쟁은 '열두살의 몸' 에 '마흔살의 영혼'으로는 쉼없이 삐걱거린다.
'커피 생각이 났다. 얼른 다시 마흔 살이 되어서 커피를 마시고 싶었다. 열두 살로 산다는 게 이렇게 힘든  일인줄은 까맣게 모랐다. 열두 살의 버나뎃은 돈도 없고 자동차도 없었다.'

요정에게 영혼을 도둑맞았던 버나뎃은
교통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신 엄마와 마음 깊은 이별의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다시 살아난 엄마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은 그녀이지만, 그녀에게는 아이들이 있다. 패트릭, 캐빈, 빌.
' 어머니, 사랑해요. 우리가 다시 볼 수 있을까요?'
'죽음이 딸과 엄마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을 것 같니? 네가 아이들에게 주는 사랑 속에 내가 있는거다'

마법과도 같이 다시 돌아온 엄마. 의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다만 패트릭은 바라기만 하지 않았고, 희망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다했다.
그리고, 엄마가 돌아올 것을 믿고 축하하기 위한, 그리고 다시 엄마노릇에서  열두살로 돌아갈 수 있는 자신을 축하하기 위한  케이크를 산다.
해피앤딩에 대한 희미하고도 확실한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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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5-11-28 2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핫 이거 당첨 문고군요. ^^ 하이드님이 독서취향과는 전혀 다른. ㅋ

하이드 2005-11-28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왜.. 왜이래요, '앰 아이 블루' 도 재미있게 읽었단 말이에요.
엄마들, 여자들이 보면 공감가는 내용이라구요.
아프락사스님 같은 청.소.년. 이 읽어도 재밌으실텐데. ㅎㅎ

moonnight 2005-11-29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찡할 것 같은 책이군요. 가끔 엄마가 안 계시면 난 어떻게 될까. 무서워져요. 사랑을 줄 아이들이 없는 사람은 어떻게 엄마랑 영원히 함께 할 수 있는 걸까요. 가르쳐주세요. 땡강땡강 ;;
 
나비 - 전경린 공명 산문집
전경린 글, 이보름 그림 / 늘푸른소나무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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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은 당신에게 '일어나는 것' 이 아니라, 당신에게 일어나는 어떤 것으로 당신이 '어떻게 하는 것' 이다.

-53쪽

그때도 있었고 지금도 있다. 물방울무늬 원피스. 물방울무늬 언피스는 트랜드나 패션이 아니다. 그것은 분 냄새나 마스카라, 혹은 뾰족구두같이 여성의 원형적인 향수를 환기시키는 하나의 기호처럼 느껴진다. 자신의 생에서 반복될 뿐 아니라,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그 딸의 딸에게로 재생되는 여성에 관한 몽상과 꿈과 오해와 추억 같은 본질적인 아련함을 내포하고 있다.


- 금자씨 -55쪽

서른을 넘긴 나는 어느 때보다도 아름답고 자율적이다.
나는 세속의 금들을 넘어서는 것에 어떤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서른이 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죄가 되는가 안 되는가는 오직 자신만이 선택할 수 있고 때로 죄책감 따윈 완전히 사양할 수도 있다. -60쪽

스무 살 땐 누구나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기 식대로 살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검은색 트렁크를 들고 아주 멀리 떠나기만 하면 완전히 다른 생이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서른 살에는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먼 곳에도 같은 생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안다. 세상에 대해서도 과대망상은 없다. 세상이란 자기를 걸어볼 만큼 가치 있지도 않다. -62쪽

꽃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소녀들이 꺾어 갔지, 세월이 지나 소녀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청년들에게로 갔지, 세월이 흘러 청년들은 모두 어디로 갔나, 전쟁터에 가서 죽었지. 그리고 모두 꽃이 되었지.

독일 민요의 노랫말이다. 좀체 잊혀지지 않는다. -94쪽

먼 여행지에서는 늘 내 부엌과 방, 나만이 사용하는 커피잔과 냄비, 잘 드는 부엌칼과 발닦개, 나만의 거울과 내 창가의 풍경이 사무치게 그립다. 그러나 돌아와 그들을 만나면 그것들이 나를 붙들어주기에는 너무나 보잘것없다. -98쪽

애초에 용서할 수 없는 남자와 섹스를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잘못된 섹스란 의외로 영혼의 그림자를 잠식하는 법이다. 아무리 의미를 두려 해도, 육체적 패배를 이겨낼 수는 없다. 그것이 만회할 기회가 없는 단말마적인 패배일 때는 더더욱. 그런 종류의 육체적 패배는 정신의 허위를 적나라하게 고발하는 것이다.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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