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서재에 들어올 때 마다 다른분의 서재처럼 꾸미지 못함이 못마땅 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 혼자만의 서재라면 그냥 대나무라도 이엉처럼 엮는다면 어떻겠냐마는 그래도 이곳을 찾아주시는 님들께 뭔가 조금은 멋있게 보이고, 한편으로는 말 그대로 이뻐 보일 수 있는 서재라면 얼마나 좋을까요?

알라딘의 이미지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이미지가 있어 그 이미지를 선택하면 이상하게 잘려 버리거나 길게 늘어져 버립니다. 그건 그렇다치고라도 서재 이름이라도 목각 형태로 넣고 싶지만(제 명함의 이름과 숫자가 목각 형태인데 그런대로 제법 고풍스럽게 잘 어울리는것 같았습니다) 알라딘 어디를 둘러 보아도 다른 님들 처럼 마술을 부릴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지 않았더군요.

어느 님은 삐뚤 빼뚤~ ...원래 심성이 그러신지는 몰라도 그런 모습도 나름대로 강한 개성이 있어 그 님의 서재만 생각해도 문패가 기억이 나고 또, 배혜경님 처럼 좌우를 누르면 다른 그림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거야 시뻘건 문패에 멋 대가리는 커녕, 멋 꼬리 조차 없는 문패를 달고 있자니 우체부가 제대로 찾을 수 있을런지도 모를 지경입니다. 이미지에는 제법 많은 이미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이걸로 했다가 또 저걸로 하고.....그렇게 수 없이 해 보았지만, 그나마 지금 것과 이 바로 전의 책꽂이 모습이 가장 어울리는것 같습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문패가 밋밋하기만 한 저와 어찌 그리 꼭 빼 닮았는지.... 도무지 변통이라고는 모르는 고지식함이 문패에서 뭍어나는것 같기만 합니다. 저야 뭐...  이 속이 저만의 공간이니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들 부족함이 있으랴마는 찾아오시는 님들께 조금 더 이쁘고 아름다움을 선사해 드리지 못함이 미안할 따름입니다. 아마도 이게 컴을 다루는 제 한계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20년 가까이 해 온 독수리 타법이라 타이핑 속도는 느릴것 같지만 그래도 오래 갈고 닦아서인지 분당 300자 까지도 가능하여 글을 올리는데 있어 별로 어려운점은 모르겠지만 각종 요술로 치장을 하는 부분에는 완전히 무지를 들어내고 말아야 하는 처지가 자못 한심스럽기까지 하답니다.

그런데 어때요....문패가 낡아 주인장 이름이 안보일지 모르겠지만, 그 집안에 들어서면 별천지이고 많은 보화가 있다면야 괜찮지 않을까요?  흥보전에 보면 금은 보화도 번듯한 궤짝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저 물이나 퍼야하는 박 속에서 나오잖아요?  그래서 비록 문패는 허름해도 이곳에 각종 금은 보화 못지 않는 보배를 담으려고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편입니다. 오시는 님들께 한잔의 차를 대접해 드리지는 못할 망정 이곳에서 많은 것을 가슴속에 담아가시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말입니다.

그래서 지붕 올리기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합니다. 어떻게 어떻게 해서 나중에 제가 지붕올리는 기술을 알게 되어 초가 이엉이라도 성실하게 엮어 올리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현 단계에서는 그저 이렇게 움집에서 살려고 합니다. 저 하나 다리 뻗는데는 아무 지장이 없으니까 말입니다.(그런데요.....사실은 컴에 무지인 저 자신을 숨기기 위한 하나의 술책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살짝~ 말씀 드립니다)

                                                                                       < 如             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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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5-19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저도 대단한 컴맹입니다. 님의 서재지붕, 문양이 참 맘에 드는데요.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 담긴 내용이 더 중요하죠^^

비로그인 2004-05-19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패가 마음에 드신다니 고맙습니다. 하긴 스스로에게 주는 위안입니다만 무척 소박하죠? 막사발 같다고 여기고 그냥 놔 두렵니다. 님의 말씀처럼 담긴 내용이 더 소중한데 제대로 담긴것이 없어 소리만 요란한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책방님께서도 이곳에 많이 퍼 담아 주시기 바랍니다

가을산 2004-05-19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건 어떤지요? 

 

 

저도 잘 못하지만, 맘에 드는 사진을 포토샵으로 가로 29cm, 세로 2cm 크기로 잘라서

서재 주소 적고 하면 지붕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연습삼아 하나 만들어보았습니다.


비로그인 2004-05-19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캬아~~ 정말 지붕이고 좋군요...아....포토샵에서 작업을 한것을 가져 오는 방법이 있었군요. 그런데....지금 만들어 주신것은 제가 구태어 포토샵에 가지 않아도 되게끔 해 주셨답니다...문제는 이걸 어떻게 제 앙상한 솟을 대문의 틀 위에 올리느냐는 것인데요...연습이 아니시라 제게 선물을 주시는것 같아 감사말씀 드립니다.

비로그인 2004-05-19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나름대로 가을산님이 주신 그림을 오려서 제 지붕에 붙여보았습니다. 깜쪽같죠? 고맙습니다. 말 그대로 대궐을 하나 이게 된것 같고 훨씬 고즈녁하여 운치가 담겨 보입니다. 가을산님께 다시 한번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프레이야 2004-05-19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이 님께 주신 기와지붕이 멋집니다. 님의 서재 성격과도 잘 어울리네요. ^^

ceylontea 2004-05-19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붕 분위기 너무 좋아요.. ^^

비로그인 2004-05-19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을산님 덕에 정말 분위기 있는 지붕을 머리에 이게 되었습니다. 밑에 있는 난초가 마치도 지붕의 기와밑에 담겨 있어 더욱 청초해 보이는것 같고 기와지붕의 합각도 너무 멋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starrysky 2004-05-20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붕이 너무너무 아름답습니다. 수수께끼님 서재 분위기와 잘 어울리네요. (사실 수수께끼님 서재에 이제 막 발걸음을 들여놓은 참이라 자세히 들여다보지는 못했지만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종종 들러서 조심조심 보다 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