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동안 이곳에 들리지 못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서 말씀드리지 못합니다만,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깊은 좌절도 맛보고 정말로 인간이 할 수 있는 거짓말의 극치가 무엇인지도...또 그것을 여과없이 받아 들이는 사람의 행태도 느껴 보았습니다.

 단 하나 확실한것은 일이 종료되고 나서 자초지종을 제대로 알고 사과를 한다해도 그 이전에 마음속 깊이 남겨진 상처....  갈갈히 찢겨진 가슴의 상처는 남는다는 점입니다. 사과는 단지 순간의 위로와 제대로 알게 된것에 대한 현실일뿐 이미 셀 수 없는 조각난 가슴의 상처는 다시 꿰맨다 해도 조각조각이 이어질 뿐이라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울분으로...그리고 나중에는 연민으로 변하는 제 마음을 보고 아직도 모질게 세상 살기에는 적합한 삶이 아니라는것을 느꼈고, 단지 쉽게 오지 않는 오랜 기간의 휴식기를 가질 수 있었으며 그나마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어느정도 안정도 된듯 합니다.  제가 오랜 잠행에서 돌아왔을 때, 잘못 알고 있었던 것에 대한 사과를 받으며 "왜? 해명을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을 동시에 받았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머릿속에...그것도 귀가 얇은 사람의 뇌에는 해명이 단지 변명으로 들릴뿐이라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스스로 모든것을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제 주변의 일이야 제 가슴이 찢어지든 아니든 저에게 국한된 지극히 개인적인 일입니다만,  어떤 연유로든 이곳에 오지 못한다면 그것은 뭉개구름처럼 피어 오르는 답답함만 낳게 될 것이니까요....  오랜 잠행을 마치고 다시 돌아와 님들의 글을 읽으며 제 자신이 참 게으르다는것을 느낍니다. 이제 다시 활발하게 이곳에 오렵니다...많이 찾아주시기를 바랍니다..

                                                                             < 如          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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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4-04-3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수수께끼님이 보이지 않아 걱정을 했습니다. 어째든 문제가 끝났다고 하시니, 좋은 모습으로 서재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Smila 2004-04-30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잠행^^을 마치셨다니 기쁩니다. 마음의 상처가 빨리 아물기를 바랍니다!

가을산 2004-04-30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생이 많으셨나봅니다. 침잠 기간으로 보아 범상치 않은 일이었을 것 같은데... 서재에서 훌훌 털어버리세요.

저는 어떤 일을 당할 때 당장은 마치 마취된 것처럼 무감각하게 지나가는듯 하지만, 위기가 지나가면 마취가 풀린 것과 같이 비로소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여기서 '통증'은 여러 가지 감정과 정서를 의미합니다.
군인처럼 남성다움과 인내, 감정의 억제 등의 덕목을 요구받는 것에 익숙해진 분들은, 겉으로는 회복되어도 속에 남는 상처는 오히려 더 오래갈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꼭 '환기' 시켜버리시기 바랍니다.

프레이야 2004-05-01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수께끼님, 보이지않아 바쁜 일이 있나보다 생각했습니다. 마음의 상처 훌훌 날리시기 바래요. 서재에서 님의 좋은 글 다시 자주 만나기 바래요.^^

비로그인 2004-05-01 0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님들의 격려 말씀에 마음의 상처도 씻은듯 다 나아지는것 같습니다. 언제까지고 머무를수 없기에 이제는 훌훌 털어버리렵니다. 지금 제가 있는 사무실이 2층이고 바로 창문 곁에는 소나무 가지가 손에 닿을듯 가까이 있는데 바람이 불 때 마다 약간씩의 송화가루를 날리는데 저는 한꺼번에 다 날려 버릴께요.. 걱정해주신 님들께 감사드리며 예전 처럼 제 자리에 정좌를 하고 차 한잔속에 삶의 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