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1 - 맛의 시작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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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부터 먼저 읽었던 터라 진수와 성찬의 만남의 계기도 몰랐고, 대충 설렁설렁(?) 넘기면서 봤었는데 (2권에는 진수가 남자인 줄 알았었다. ;; ) 1권을 읽으니 모든 궁금증이 풀렸다. 1권에서는 쌀, 고추장굴비,곰탕,전어에 대해서 다루었는데, 무엇보다도 나는 '밥상의주인은 밥' 이라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반찬만 맛있으면 밥맛이야 어떻든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었구나..싶었다. 그것이야말로 주객전도라고 한다. 더불어 밥을 맛있게 지을 수 있는 여러가지 설명도 언급되어 있는데 개인적으로 지금 나의 이 상황에서 밥을 지어서 먹는게 아니라 사서 먹기 때문에 메모를 해두었다가 나중에 써먹어야 겠다.

'명탐정코난'이 그렇듯 '미스터 초밥왕'이 그렇듯... 재미는 있으나 계속 보게 되면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이 책도 별반 다르지 않는데, '식객' 2편을 재미있게 읽기는 했지만 솔직히 다시 읽고 싶지는 않았다. '과유불급'이라고 1편이 재미있다고 2편,3편까지 계속 읽다보면 그 뒤로 얼마동안은 이 책을 보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다양한 요리에 관한 정보를 알게 되어서 좋은 점도 있으나 그런 정보보다는 나에게는 그저 재미로 읽힐 뿐이다. 우리가 흔히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만 나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라면에 관한 다양한 요리법을 언급했다면 소장가치가 있겠지만..;;)

그에 한술 더 떠서 독자는 그 맛을 모르는데 이 책에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엄청나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지은 표정을 보면 공감은 커녕 짜증까지 난다. 요즘 배고픔에 허덕이며 살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허풍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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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ST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4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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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연애소설쯤으로 생각하며, 항상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면 '꼭 읽어봐야지..' 싶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연애소설이기는 커녕 공포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가 잘 모르는 아주 무시무시한 일본의 현실을 담고 있다. 네온사인과 사람들로 반짝반짝 붐비는 거리의 어둡고 으슥한 뒷골목을 다룬 것처럼 일본이라는 나라의 뒷상황을 다룬 이 책은, 별반 우리나라의 사정과는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돈'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지며, 얼마나 낭떠러지로 깊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책을 들고 있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온 몸이 긴장할 정도로.. 그리고  영화 '배틀로얄'을 처음 보았던 그 기분을 이 책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어디서 LAST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칠 만큼 ..나는 너무나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침대에 누웠을 때 난 얼마나 내가 행복한 인간인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마땅한 경제적 수입도 없고, 카드도 쓰지 않고 빚걱정 없이 살고 있기에 이렇게 돈에 쫓기는 일없이 당연한 권리를 누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본다면 나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사실 난 이때까지 뉴스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신용불량자'에 대해서도 본인이 저지른 일이니 당연히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심지어 범죄나 자살같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쓰더라도 나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무심했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빚이야 어떤 사정으로 지든, 그들이 돈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경우를 눈뜨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는 그들에 대해서 조금은 따뜻하고 안쓰러운 시선으로 봐줘야 되겠다는..생각과 함께 신용카드를 한장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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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멀어지는 당신
유이카와 게이 지음, 박현석 옮김 / 새론북스 / 200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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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하다면 뻔하고,
크게 와닿지 않는 내용에
특징없는 쉬운 문체에...

정말 그저 그런 연애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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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중그네 오늘의 일본문학 2
오쿠다 히데오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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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간은 황당무계하고
약간은 싸이코틱하고
약간은 웃기고
약간은 감동적인
이 책은 ..        정말 읽는내내 손에서 뗄 수가 없을 정도로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게다가 지하철에서 읽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우린 살아가면서 자신의 장점만을 내세우고
단점은 숨기면서 살아간다.
하지만 그 단점을 숨기기보다는 자신있게 밝힘으로써
좀더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자신있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바로 그런 점을 보여주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많은 환자들이
자신의 정신적인 결함을 숨긴채,
이라부 신경정신과 의사에게만 털어놓는 것이다.
정말 의사같지 않은 특이한 성격과 행동과 외모의
소유자인 이라부는 모든 것을 단순하게 쉽게 생각한다.
읽는 독자로서도 저절로 복잡해진 마음을
단순하게 정화시켜 주는 힘을 가진 이라부를
만남으로써,
내 마음 속에 남아있던 사소한 걱정 근심이
모두 사라진 것 같다.

우리 모두 이라부가 된다면 이 세상을 좀 더
밝고 긍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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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의 아이들 - MBC 느낌표 선정도서
가브리엘 루아 지음, 김화영 옮김 / 현대문학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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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표지부터가 너무 예쁘다. 그 총명하고 똘망똘망한 눈빛의 꼬마.. 이 책의 제목만 들어도 먼저 그 꼬마가 떠오를 만큼 너무 귀엽다. 책 역시 작고 예쁘다. 이 책은 여교사인 나의 추억속 이야기 길고 짧은 여섯편의 중.단편으로 묶인 이야기이다. 시골의 아담한 학교에 그지역으로 생활터전을 옮긴 이민자들의 자녀를 가르쳐야 하는 나에게는 언어의 차이까지 극복해야 하는 고통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은 함께 지내면서 정이 들고 서로 돕고 사랑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이 책에서 제일 처음에 나오는 단편이면서 가장 짧은 이야기인 빈센토는 보는 이로 하여금 충분히 미소를 자아내게끔 했다. 빈센토라는 녀석이 어찌나 귀여운지 그 표지의 어린이가 빈센토라고 스스로 확신하게 되었다. 이 학교에 다니는 이들은 결코 부유하지 않다. 성탄절 선물로 나를 위해 그 거친 눈보라를 헤치며 손수건을 선물해주며 뛸 듯이 기뻐하는 가정부의 아들'클레르', 어려운 가정환경 때문에 임신한 어머니와 동생을 돌보아야 하고 결국에는 학교를 그만둘 수 밖에 없게 된'앙드레'등.. 하지만 마음만은 그 누구보다도 순수하고 착하디 착한 천사들..

난 특히 마지막 이야기 '찬물속의 송어'가 정말 감동적이었고 눈물까지 자아낼 정도였다. 언제나 자연을 벗삼아 그의 말 '가스파르'와 함께 배회하는 몽상가'메데릭'. 언제나 그 불량스러운 행동에 사람들은 혀를 차지만 그의 선생님인 나만은 그의 순수한 눈빛의 슬퍼보이는 고독을 느끼게 된다. 메데릭 또한 사춘기 소년으로서 나에 대해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 메데릭과는 결국엔 내가 그 곳을 떠날 때까지 만나지 못할 것 같았지만 끝에 가스파르와 함께 내가 타고 있는 기차를 쫓아와 들꽃 다발은 던져주는 장면에서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했고 심지어는 눈물까지 나올 것 같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얼마전에 읽었던 '사랑의 학교'가 생각났다. 비록 가난하지만 각각의 색깔을 간직하고 있고 각각의 그것은 다르지만 그 순수한 영혼만은 모두 같은 그들... 요즘에는 극히 보기 드문 아이들인 것 같다. 어릴때부터 부모님의 과잉보호 아래서 일찍이 입시경쟁을 맛보아야 하는 아이들에게 이런 순수함 역시 결핍되어버린건 아닐까? 안타까울 뿐이다. 오랜만에 가슴 따뜻해지는 예쁜 책 한권 접하고나니 나도 모르게 마음이 예뻐지는 것 같다. 더군다나 이 책이 이번 느낌표 선정도서라니 기쁘기 그지없다.

흔히 나는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준비를 다 마치곤 해서, 칠판은 본보기들과 그날 풀어야 할 문제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래서 나는 책상에 가 앉아서 우리 학생들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느라 마음이 급했다. 나는 한 줄기 작은 오르막길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거기에, 아이들이 하늘 저 밑으로 가벼운 꽃장식 띠 같은 모양을 그리며 하나씩 하나씩, 혹은 무리를 지어 나타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매번 나는 그런 광경을 바라보면서 가습이 뭉클해졌다. 나는 광대하고 텅 빈 들판에 그 조그만 실루엣들이 점처럼 찍혀지는 것을 볼 때면 이 세상에서 어린 시절이 얼마나 상처받기 쉽고 약한 것인가를, 그러면서도 우리들이 우리의 어긋나버린 희망과 영원한 새 시작의 짐을 지워놓는 곳은 바로 저 연약한 어깨 위라는 것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절감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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