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ST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4
이시다 이라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재미있는 연애소설쯤으로 생각하며, 항상 도서관에서 이 책을 보면 '꼭 읽어봐야지..' 싶었는데,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연애소설이기는 커녕 공포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가 잘 모르는 아주 무시무시한 일본의 현실을 담고 있다. 네온사인과 사람들로 반짝반짝 붐비는 거리의 어둡고 으슥한 뒷골목을 다룬 것처럼 일본이라는 나라의 뒷상황을 다룬 이 책은, 별반 우리나라의 사정과는 다를게 없다는 생각이 든다.

단지 '돈'이라는 것 때문에 인간이 얼마나 추악해지며, 얼마나 낭떠러지로 깊이 떨어질 수 있는 것인지, 이 책은 보여주고 있다. 책을 들고 있던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온 몸이 긴장할 정도로.. 그리고  영화 '배틀로얄'을 처음 보았던 그 기분을 이 책으로 실감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제는 어디서 LAST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칠 만큼 ..나는 너무나 크게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책을 다 읽고 침대에 누웠을 때 난 얼마나 내가 행복한 인간인가를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내가 마땅한 경제적 수입도 없고, 카드도 쓰지 않고 빚걱정 없이 살고 있기에 이렇게 돈에 쫓기는 일없이 당연한 권리를 누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누구나 이 책을 읽어본다면 나같은 생각을 할 것이다.  사실 난 이때까지 뉴스에 심심치 않게 나오는 '신용불량자'에 대해서도 본인이 저지른 일이니 당연히 본인이 알아서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들이 '신용불량자'라는 딱지를 떼기 위해서 발버둥 치고 심지어 범죄나 자살같은 극단적인 방법까지 쓰더라도 나는 그것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무심했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생각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제는 빚이야 어떤 사정으로 지든, 그들이 돈 때문에 인간으로서의 대접을 받지 못하고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경우를 눈뜨고 볼 수 없을 것 같다. 앞으로는 그들에 대해서 조금은 따뜻하고 안쓰러운 시선으로 봐줘야 되겠다는..생각과 함께 신용카드를 한장만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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