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레인 - Vertig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 영화를 아주 간단하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영화의 3분의 2는 정말 훌륭하다!라고.
이렇게 박진감넘치고, 이렇게 아슬아슬 할수가 없다. 롤러코스터만큼이나 짜릿하고, 손에 땀을 쥔다.
문제는 딱 여기까지라는 점이다.

발칸반도에 실제로 존재한다는 리스니야크산을 등반하게 된 다섯명의 남녀가 등반 금지 표지판을 무시하고 산에 올라갔다가 무시무시한 일을 당하게 된다는 무척 단순한 구조의 영화이나, 보기만 해도 어질거리는 카메라 앵글과 스릴넘치는 편집이 무척 훌륭해서, 영화 중반부까지는 딴 생각 할 틈 없이 영화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문제는 역시 스토리에 있었는데, 스릴러에서 가장 중요한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 쏙 빠진 듯한 느낌이다.
산에 존재하며 주인공들을 위협하는 정체모를 존재의 정체가 좀 어이없을 정도로 코믹하고, (이 놈이 피해자들보다 더 시끄러운 듯...;;) 이 정체모를 범인에게 살인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물론 영화속의 모든 살인들이 이유를 가진 것은 아니다.
죽이고 싶어서 죽였다-라고 말하면 할말 없다.
그러나 그냥 죽이고 싶어서 죽였어도, 그런 잔인한 사실까지도 납득시켜야 좋은 스토리텔링 능력이라고 보는데, 이 영화는 그 점이 무척 부실해서, 그간 덜덜 거리는 심장을 부여잡고 보다가도 범인이 밝혀지는 부분에서부터는 스릴이 극도로 떨어지기 시작한다.
이 점만 보완했더라면 훨씬 괜찮은 영화가 나왔을 성 싶다. 적어도 <디센트>정도는 나오지 않았으려나.

영화를 보기전에 트레일러를 봤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이 영화가 <클리프행어>류의 영화일줄 알았다.
그러나 뚜껑을 까보니 <디센트>같은 부류의 영화더라.
그냥 산악스릴러인데 뭐 별거 있겠어? 했던 본인의 자만심이 영화시작 20분쯤 다 부서지더라.
후반부부터 급격하게 시시해지긴 했지만, 사실 영화 자체는 희한할 정도로 매우 재밌게 봤다.
다만, 범인이 입 좀 다물어주었더라면..........................

p.s 왜 영화에서는 가지 말라는 길을 굳이 가려고 할까?
하긴, 우리 대부분이 이런 소심한 성격이니 일상이 영화같을리가  없는걸까?

p.s 2. 산을 안다녀봐서 뭐라 하기 조심스럽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들의 복장이 전혀 산행과, 특히 암벽등반을 동반한 산행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은 나만하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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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링 엔젤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1
윌리엄 요르츠버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8월
평점 :
절판


글에서 쓸데없는 수식어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다. (단, 작가가 글을 아주 잘 쓸 경우에는 다르다.)
그런데도 나는 왜 이리 쓸데없는 수식어를 남발하고 있을까? 어쩌면 내가 일목요연하게 정곡만 찌르는 사람이기 보다는, 요점과 상관없는 얘기까지 주절대버리는 사람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을 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호화찬란한 수식어보다도, 정직하고 직선적인 단어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
살짝 모호하게 흐려놓되, 직선적인 단어들이 거침없이 이어지는 소설이 바로 이 소설, <폴링 엔젤>이었다.
나는 이름만 들어봤던 미키루크 주연의 영화 "엔젤 하트"의 원작이라고 하는데, 영화를 보지 않았으니 어떤 내용인지 전혀 알리가 없었지만, 책장을 거듭할수록 속속들이 이어지는 이야기는 너무 뜬금없어서 당황스럽고,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라 더더욱 흥미로웠다.
감히 누가 하드보일드와 오컬트를 합칠 생각까지나 하겠는가? 상상하기조차 힘들다.

일단 이야기는 사립탐정 해리엔젤에서부터 시작한다. 흔히 상상할수 있는 영화나 소설속의 사립탐정의 이미지 그대로, 적당히 세속적이고, 다소 속물이며, 그리고 호기심이 충만하다. 그리고 이 호기심이 그를 기묘한 사건으로 이끈다.
잊혀진 왕년의 스타 자니 페이버릿을 찾아달라는 의뢰에 해리 엔젤은 잊혀진 사람을 찾으려다가 오히려 잊혀진 사건들을 찾게 된다. 자니 페이버릿이 빠져있었다던 부두교, 알면 알수록 이상한 부두교 의식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사람들과 사건들. 누구의 말처럼, 전형적인 느와르 무비에 등장하는 뉴욕을 헤메이다가 갑자기 엑소시스트를 만나는 기분이랄까. (사실은 엑소시스트보다 "로즈메리의 아기"같은 느낌을 더 느끼긴 했지만 말이다.)
해리 엔젤이 뉴욕을 헤메이며 사람을 찾고, 사건을 찾는 부분에서는 전형적인 탐정 소설같고, 그가 밝혀낸 사실속에 존재하는 부두교와 그 의식들을 보고 있노라면, 흡사 클라이브 바커의 암울한 피갑칠 도시 뉴욕이 여기서부터 먼저 존재했나 싶다.

장르의 조합은 절묘하고 기발하다. 1978년에 지어진 이 소설이 아직도 이렇게 신선하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후에 밝혀지는 비밀들과 반전 역시 지금봐도 어색하거나 구닥다리처럼 보이지 않는다.
이런 소설을 읽다보면, 역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더 기발하고, 더 재밌는 소설이 많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된다. 그만큼 세상에 많은 레파토리들이 돌고 돌았다는 사실의 반증일수도 있겠지만.
왜 제목이 <폴링 엔젤>일까.
제목의 이유를 정확히 알수는 없겠지만, 막판 반전을 생각해보면 제목이 사실 스포일러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소설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이름들 또한 소설의 재미를 더해준다. 해리 엔젤, 자니 페이버릿, 이피퍼니 프라우드 풋, (주인공 해리엔젤이 어떻게 읽어야할지 모르겠는 철자를 가진) 루이 사이퍼...
소설에서 주인공의 이름이 그 사람의 이미지를 대변한다면, 이보다 더 좋은 궁합이 있으랴 싶다.

뭐, 더이상의 이야기가 필요없을 정도로, 직선적이면서도 격조있고, 쿨하면서도 박력만점이고, 더할 나위 없이 흥미진진하다.
지루한 일상을 휙휙 넘겨주는 페이지터너같은 느낌으로도, 다시금 발견하는 추리소설의 고전을 발견하는 느낌으로도 손색없는 작품이고, 올해 읽은 가장 재밌는 소설중 하나가 될 것 같다.
(올해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는데, 오히려 작년보다 재밌는 소설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미키루크 주연의 영화도 기회닿는대로 봐야겠고, 리메이크작이 곧 나온다니 그것도 챙겨보고 싶어지는구나.
오컬트 소설은 그다지 많지 않아서, 오랜만에 오컬트 소설을 발견하니 어쩐지 기분이 신나기도 했고....
하드보일드와 오컬트가 대체 어떻게 합체할수 있는지 궁금한 사람들은 이 책에서 하드보일드 거리를 걷다가 부두교 의식을 발견하게 되는 기묘한 기분을 느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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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 9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전체관람가 헐리우드 영화에 질린 사람이라면 꼭 보란한 영화 <9>.
천재 과학자가 인류가 멸망하는 시점에서 만들고 죽은 9개의 봉제인형들이 폐허가 된 지구를 지키는 이야기인데,
다른 무엇보다도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의 독창성이 심히 돋보였다.
렌즈를 이용해 조리개처럼 열렸다 닫히는 눈, 가슴부터 배를 가로지르는 지퍼, 닭다리같은 다리, 비슷비슷해 보이지만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들이 그로테스크하면서도 사랑스러웠다.
독특한 만큼 사람 취향 따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기도 하다.
영화에 "악"으로 등장하는 존재는 인류가 멸망하기전 만들어 놓았던 거대기계들인데, 인류가 생존하기 위해 만들었던 기계들에 의해 인류가 위협을 받고, 또 살아남은 기계들만이 지구에 남아 지구를 지배하게 된다는 이야기는 사실 독특한 것은 아니나, 액션영화에 견주어도 뒤쳐지지 않을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과 함께 전체적으로 그로테스크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이 너무 좋았다.

동화같은 느낌이 전혀 없어서 좋았고, 보다보면 왜 전체관람가가 아니라 12세 관람가인지 알수 있어 좋았다. (영화의 선정성 때문이 아니라,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이 좋아할만한 코드를 가진 영화였다고나 할까.)
아, 이런 인형들이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나는 3,4 쌍둥이들과 여전사 7, 전구를 든 구원자 9이 참 귀엽더라. 히히 


  

왜  하필 5도 아니고 10도 아닌, 9일까?
9가지 헝겊인형들은 저마다 숫자를 가지고 있는데, 이게 곧 그들의 이름이다.
이 헝겊인형들의 주인인 과학자가 이들을 지구의 지킴이로 만들면서 세상에 꼭 필요한 종류의 인간의 습성을 꽤 세심하게 분류했던 것은 아닐가 싶었다.
1-보수적인 지도자.  2-지혜로운 발명가  3,4-은둔자이며 학자 쌍둥이  5-기술자
6-괴짜 예술가  7-전사(목소리와 묘하게 부드러운 표정을 보고서야 전사 7은 여자임을 알수 있다. 이 모든 헝겊인형들을 위해 과격한 액션을 마다하지 않는 전사의 캐릭터를 여자로 만든 것은 "어머니"로써의 습성까지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다.)
8-보디가드  9-구원자
인간세상에 최소한의 인간이 있어야한다면,  이런 인간들이 꼭 필요하다 싶은 역활의 캐릭터들이 아니었을까.
아, 스틸컷을 다시 보고 있으려니, 얘네들 진짜 귀엽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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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말에 무슨 영화를 볼까?> 9월 2주

9

발랄하고 명랑하기 그지없는 헐리우드식 애니메이션, 또는 동화같은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은 질색이다. 역시 내게는 뭔가 암흑의 포스, 또는 기괴한 포스가 흘러넘치는 애니메이션이 제격! 

몇달전 극장에 갔다가 트레일러를 보고 기다리고 있던 애니메이션 "9"이 개봉한다. 기괴하고 나름 귀여운 캐릭터들이 정이 가고, 애니메이션 치고는 우중충한 색감또한 내 취향이라지..-_-;;;;;; 

이 영화 기다리면서 평점을 본 적이 있는데, 일제히 9점에 맞춰져있는 것이 참 재밌더라. (물론 지금은 그렇지 않겠지?) 개봉일이 2009년 9월 9일이라니 정말 재밌다! 어쨌거나 이번주 금요일에 콜!!! 

하이레인 

볼까 말까 생각중인 영화. 

산악영화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제목도 왠지 끌리지 않아서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의외로 평점이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서 극장에서 챙겨보지 않으면 후회할까? 싶은 영화. 

등산을 좋아하고, 산악영화라면 어떤 영화라도 사랑하는 아버지와 함께 보러갈까도 싶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트레일러를 보나, 포스터를 보나 눈물 펑펑 이야기일것만 같은 영화. 그래. 가을이니 이런 거 하나 봐줘야지.... 

청개구리 습성이 몸에 밴건지 뭔지, 사람들이 보고 운다는 영화를 보고 울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사실 사람들이 잘 울지 않는 영화에서 혼자 질질 짠다. 예를들어, 이터널 선샤인.)  

평점 훈훈하고, 내용도 왠지 끌리고, 가을이니 애잔한 것이 땡기고. 

  

 

왼편 마지막 집 

지난주에 개봉했는데 관심도 안가지고 있다가, 나와 취향이 살짝 비슷한 친구가 괜찮다고 해서 보러갈까 싶다. 

리메이크작이라는데 어떤 영화의 리메이크작이지? 

근데 헐리우드 공포영화는 리메이크하기가 요즘 대세인가? (나올만큼 다 나왔다 이건가...) 

 

 

로프트 

역시 지난주에 개봉한 영화. 

일본 공포영화는 잘 끌리지가 않는데, 신비로운 공포라니 궁금해진다. (왠지 내가 보는 일본 영화마다 나오는 것 같은 토요카와 에츠시도 나오고...) 

 

 

 

하아... 이런 영화들이 보고싶은데, 시간적 여유가 좀 많았으면 좋겠다. 보고싶은 거 다 못보고 다른 영화들이 계속 개봉을 해버리니 놓치는 영화가 너무나 많다. 집에서는 영화를 거의 안보는 편이라 왠만하면 극장에서 봐야하고... 

그리고 극장값이 9천원으로 올랐다. 으흑...나 고등학교때까지만하더라도 극장값이 5천원 안되었던 것 같은데...(얼마였는지 기억도 안난다.ㅠ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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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09-08 2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LGT 영화요금제 하고 있는데요, 기본요금이 만오천원이고, 씨너스나 메가박스에서 예매할 수 있는 예매권이 한달에 두장씩 나와요. 아무조건없이 예매할 수 있는표라서 핸폰 기본요금 없이 돈 더 받고 쓰는셈이라며 좋아했는데, 영화요금이 더 오르니, 한달에 최대 만팔천원어치의 값어치네요. 영화요금제 만쉐이-

Apple 2009-09-09 04:44   좋아요 0 | URL
오호...LGT에 그런게 있네요.ㅇ.,ㅇ 신기한 사실!
LGT가 뭔가 괜찮은 조건들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통신사 옮기는게 좀 걱정된다는 사실...ㅠ ㅠ

다락방 2009-09-08 2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하이레인 기대중이어요.
그리고 왼편마지막집은 꽤 괜찮게 봤답니다. 물론 꽤 보기 힘든 장면들도 몇 있었지만요.

Apple님.
카드싸이트 통해 들어가시면 조금은 더 싸게 보실 수 있어요. 국민카드든 신한카드든 일단 카드싸이트로 들어간 뒤에 영화예매를 하면 최소한 1500원이상은 할인 되더라구요. 혹시 할인되는게 없으시면 참고하세요.

Apple 2009-09-09 04:45   좋아요 0 | URL
우헤헤헤..^^ 저도 카드예매까지해서 하면 많이 할인받아요.
근데 극장표가 9천원까지 오르다니 왠지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서..-_ㅠ흐흑...
왼편 마지막 집 괜찮나보네요~친구 두명이 추천하던데...더 늦기전에 보러가는 것이 좋을런지...ㅇ.,ㅇ흐흐..

다락방 2009-09-09 10:10   좋아요 0 | URL
Apple님.

LGT 의 영화요금제는 영화관람료 인상과 더불어 더이상 신청할 수 없는 요금제로 알고 있어요. 기존에 신청한 사람은 사용가능 하지만 새로 그 요금제를 신청할 수는 없는거죠. 그러니 혹시라도 그 요금제 때문에 통신사를 바꾸실 필요는 없을듯해요.

Apple 2009-09-10 00:43   좋아요 0 | URL
아..글쿤요. 으흐흐..^^ 사실 핸드폰 바꾼지 얼마안되서;; 또 못바꿔요.ㅠ ㅠ
KTF와 노예계약 맺었어요.ㅠ ㅠ
 
드림업 - Bandslam
영화
평점 :
상영종료


가을이 되면 음악영화 하나쯤은 봐줘야한다. 그냥 나 혼자 그렇게 정했다.
진지한 음악 영화일 필요 없다. <시스터 액트>시리즈라던가 <스쿨 오브 락>처럼 유쾌발랄한 코미디여도 상관없다.
특히 밴드음악에다가, 펄펄 끓는 청춘들이 그 주인공으로 등장한다면 영화가 화끈하고 웃음이 절로 나오지 않겠어?
....하는 마음으로 보러갔던 <드림업>
이 영화가 재밌었던 이유보다 재미없었던 이유를 열거하는 것이 더 낫겠다.
까려고 보러갔던 것은 결코 아니나, 보다보니 깔것만 생기더군.

1. 무엇을 위한 영화인지 모르겠다.
원제는 <Band Slam>이고 영화 후반부에 밴드대회인 밴드슬램에 참가하는 것이 나오지만, 이 아이들이 왜 밴드 슬램에 참가해야하는지에 대한 절실한 이유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뻔하다 할지 모르지만,(그리고 관객은 결국 어떻게 될지 알지만) 요런 영화에서는 대회에 참가할때는 뭔가 이유가 있어야하는 것이 당연한 법.
인기짱 메인보컬한테 밴드 이름 뺏기고 쫓겨나서 억울하기 때문에 나가서 이겨야한다는 이유가 있어야했다면 더 강조해야했다. 영화속의 아이들은 그냥 어쩌다 밴드를 만들었고, 만든김에 나가보자-하는 걸로 보이더라.
물론 밴드슬램 참가에 대한 이야기자체도 희미하다. 계속 밴드연습하는 것은 나오지만, 곁다리로 끼어든 이야기들이 너무 많아서 결국 목적에 대한 집중을 할 수가 없게 만들어놓았다.
청춘영화를 만들것인가, 청춘 "밴드"영화를 만들 것인가, 그것부터 분명히 좀 했었어야하지 않을까.
덕분에 어울리지 않게 런닝타임이 늘어진다.

2. 다분히 걸취향의 음악.
이 부분은 좋다고 말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로써는 무척 실망이었다.
밴드음악이라고 하면 연상되는 어떠한 종류의 락음악과도 거리가 먼, 다분히 팝적이고 소녀취향의 음악에 허탈하기 그지 없었다.
어떤 노래든지 끼어드는 사랑타령, 너를 믿어, 내가 니 곁에 있어줄게 류의 가사는 식상하고 낯간지럽기 그지 없으며, 그런 대회를 챙겨 보러오는 락매니아라면 거들떠도 안볼 음악을 열광하면서 보고있는 관객을 보고있으려니 헛웃음이...허허.....
전체적으로, 음악 매니아이며 왕따인 주인공이 전학을 가게 되면서 밴드 매니저가 되면서 이루어지는 이야기인데, 초반부 비춰지는 그의 방을 보고 있다보면 음악 취향을 대충 알겠다. 그런데 Bloc party라던가 Belle and Sebastian의 음악을 듣고, the who의 음악사까지 알고 있는 아이가 이런 소녀취향의 팝적인 락음악을 지향할수 있다고? 글쎄.....허허....
게다가 얘네는 밴드 인원 모집도 참 쉽게 하고, 조금만 연습하니 합주가 딱딱 맞더라?

3. 스토리의 개연성이 없다.
다른 거 다 그렇다치는데, 이 부분은 봐주고 있기 버겨웠다.
후반부 밴드 음악을 도용한 사람에 대한 처리는 전혀 되지 않고, (오히려 그러고도 더 잘 지낸다.) 엑스 걸프렌드곁에 들러붙어있는 얼뜨기 자식을 엿먹이려는데 그냥 당사자가 굉장히 싫어하는 별명 한번 부르는 게 끝이고, 갑자기 밴드 보컬이 바뀌는데 아무도 태클걸거나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또 바뀌자마자도 호흡 척척 들어맞고!!!) 밴드 슬램 대회에서 갑작스럽게 곡이 바뀌는데도 그 곡이 어디서 나왔는지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다.(천재인가보다. 약 5분만에 작곡부터 합주까지 완벽히 마치는 무서운 아이들!!!)
불필요하게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어두운 과거들은 나와서 나쁜게 아니라 어중간해서 나쁜거다.
억지스러운 오해씬에, 쿨해보이려는 대사들.
이렇게 구멍이 많은 스토리로 어떻게 영화를 만들었는지가 더 신기할 따름이다.

극장값 버리고 싶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코웃음나는 영화가 될 것이다.
극장값 또 올랐다. 보러가기 전에 고심 좀 해보자.
진중한 면도, 그렇다고 유쾌한 면도, 뭉클한 면도 아무것도 없다.
정신을 놓고 봤어야했나?
영화를 보면서 머리를 텅비우고 그냥 바보같이 있고 싶었건만, 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해서 아쉽다.
그나마 반가운 건 마지막에 진짜 데이빗 보위가 등장한 정도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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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9-08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Apple님.

전 지금 이 영화 최고라고 40자평 쓰고 왔는데 Apple님은 최악이라고 평하셨네요. 이렇게 다를수가!! ㅎㅎ

무해한모리군 2009-09-08 09:49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은 걸취향? ^^;;

다락방 2009-09-08 09:51   좋아요 0 | URL
전 삽입된 음악들이 맘에 들었고, 내용도 탄탄하게 느껴졌어요. 하이틴무비라고 별 기대 안했다가 오옷, 제법인데, 했거든요. ㅎㅎ

Apple 2009-09-08 19:38   좋아요 0 | URL
평이야 다를수 있죠.^^; 각자 눈여겨 보는 부분이 틀리니까요.
저는 실망적이었어요. 사실 역대 밴드관련 영화들중에서도 최악..ㅠ ㅠ
그리고 이런 영화들은 구조가 좀 단순한게 깔끔하고 유쾌한 법인데, 곁다리 얘기가 너무 많아서 시선이 너무 분산되더라고요.

마늘빵 2009-09-08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홋, 평이 극과 극! ^^ 보려면 좀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Apple 2009-09-08 19:36   좋아요 0 | URL
제 평만 참조하지 마시고 다른 평들도 보고 판단하세요..^^흐흐..
뭐든 취향이 다르면 보는 법도 다르잖아요~~~

다락방 2009-09-08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 Apple님.

밴드슬램 출전시 바뀐곡은 보컬이 기타로 연주했던 그 곡 아닌가요? 중간에 남주가 보컬의 집에 가서 영상 보잖아요. 그러다가 그 여자애가 사실은 기타도 연주하고 노래도 잘하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졌다는 걸 알게되잖아요. 그때 불렀던 그 노래 말예요. 그래서 노래를 바꾸면서 "니가 가장 잘 아는 곡"이라고 얘기한거구요.

Apple 2009-09-08 19:40   좋아요 0 | URL
음..그랬나요?;;그 여자애가 대회에 나가서 부르던 노래였나..
그렇다하더라도, 다른 애들은 그곡을 어떻게 연주할줄 알아서 짧은 시간내에 합주까지 딱딱 맞춘건지 신기합니다..^^;아무리 영화라지만...ㅠ ㅠ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