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쇠의 생활백서 #17
-당신의 밝은 미래 때문에 나는 너무 눈부시다
요즘 야근모드로 저번주 금요일부터 야근체제로 자리잡기 시작하고나서 연일 저녁 10시
퇴근인지라 집에가면 씻고 대충 뒹굴거리다가 시체처럼 자면 그냥 다음날 아침인 일상의
반복이다..
어제도 10시 넘어 퇴근했더니 주니어는 이미 꿈나라로 가버렸고, 마님은 주니어옆에서
뒹굴뒹굴 TV시청을 하고 계셨다. 마당쇠는 대충 씻고 마님과 주니어의 침대 옆...그러니까
바닥에 깔린 이부자리에서 역시 뒹굴거리면서 추석때 사놓고 여지껏 하고 있는 게임을
집어들고 게임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마님이 보는 TV에서 갑자기 자지러지는 듯한 여성들의 괴성이 들리기에 시선을 브라운관
으로 옮겼더니...마님이 고정한 채널은 오프라 윈프리 쇼에 출연한 올랜도 블럼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니까 관중으로 나온 여성들이 올랜도 블럼의 등장으로 인해 소리를 지르고
박수를 치는 장면이였다. 둘은 다정하게 포옹하고 이야기 보따리를 푸는 걸로 난 이내 내
손에 쥐고 있는 게임기의 화면으로 다시 몰입했었다.

갑자기 마님이 대화신청을 하셨습니다 딩동~! 이 떠버렸다.
"저기 나오는 스타들에게 오프라가 질문을 하는데...내용이 언제 자기가 유명해졌다는 걸
실감하느냐 였었거든...."
"그런데..??"
"그때 그 질문을 받은 스타가 이렇게 대답했더래...당신 쇼에 출연섭외가 들어와서 이렇게
당신과 대화를 나눌 때 내가 정말 유명해졌구나...라고 실감한다고.....그만큼 오프라의
위상이 미국에서 대단한가 봐.."
"그렇군..."
"그런데 오프라가 나온 출연자에게 이런 말을 했어...자신도 남에게 들은 문구인데..너무
좋아서 지금 이자리에서 당신에게 말해주고 싶다고..."
"그게 뭔데..."
"당신의 밝은 미래 때문에 나는 너무 눈부시다...라는 내용이야.."
난 마님의 입을 통해 들은 오프라의 그 아름다운 문구 때문에 게임기에서 시선을 띨수밖에
없었다. 얼마나 좋은 말인가... 당신의 밝은 미래 때문에 내 눈이 부시다......아부라고 생각
되기 보다는 지인에게 힘을 주고 기를 실어주는 저 문구....정말 마음에 든다....
" 알라디너 여러분들의 밝은 미래 때문에 메피스토는 너무 눈부셔요.."

배운 건 즉각즉각 써먹어야 한다....
뱀꼬리
저 아름다운 문구를 마님에게 전해 듣고
"오프라가 한국말 하냐.?? 영어론 뭐야...좀 써바바~!!"
라면서 깐죽거리다 한대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