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종의 특단의 조치가 내려졌다고 해야 하나.
누구 때문이라고는 검열 당할까 봐 조심스럽고 우리 쪽 업계는 올 하반기 직격탄을 맞았다.
(아마도 이 직격탄을 맞은 우리 업계는 사멸하더라도 핵폭탄처럼 다른 기타 업종에도 낙진이 우려되므로 주의하세요) 결국 사무실은 버티지 못하고 반값세일을 단행했다. 말이 좋아 세일이지 직원들 보름만 근무시키고 나머지 보름은 놀라고 풀어줬다. 결론은 월급도 반타작 내버렸다. (우리 업계 월급 짠 건 소문났으니 비참할 상황에 직면했다.)
어디 가서 보름동안 할 수 있는 알바 자리 없나 구해봐야 겠다. 인형 눈알 붙이고 봉투라도 붙여야 할 상황이다.
우리업계는 노조가 없다. 알량하게 종합예술가라는 칭호는 이젠 솔직히 역겹고 모래알처럼 뭉쳐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지경까지 오면서 가장 피해를 보는 건 역시나 박봉의 월급쟁이들이다. 하지만 예전 IMF와 상황이 틀린 건 이번 사태 이후 과연 이 직종에서 일하는 속칭 기술자가 얼마나 남아 있을까 그것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설계 업계에 가장 필요한 건 혁명과 개혁이다.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팠는데 나오는 건 시커먼 구정물만 확인한 기분이다. 이런 풍토에서 선진국 운운하며 G20개최한다고 선전하는 걸 보면 구토가 몰려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