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를 피는 사람이 필수로 가지고 다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라이터"이다.
대중적인 "불티나(망했다고 한다 중국제품에 밀려서)"가 있을 것이고 혹은 조금은
멋을 내고자 한다면 "ZIPPO"나 "듀퐁"을 가지고 다닐 것이다.

캐주얼틱하고 대중적이라면 지포일 것이며 명품에다가 돈 좀 들여야 한다면 듀퐁을
들고 다니고 다닐 것이다. 고로 후자가 아닌 메피스토는 당연히 전자를 들고 다니게
되었다. 물론 편하긴 불티나가 제일 편하지만 말이다.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여러가지 사연이 있는 라이터 브랜드인 지포와 듀퐁...
척박한 환경에서도 불만큼은 확실히 붙어주고 꺼져주지 않는 특성 때문인지 지포의
경우 군부대에서 많이 통용되고 사용된다고 한다. 전장의 한복판에 총과 총알뿐이
아니라 지포도 함께 있었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중에는 군복 상의 주머니에 지포를 넣고 전투를 벌이던 군인은
날아온 총탄이 정확히 지포에 맞아 목숨을 건졌다는 믿거나 말거나 하는 전설도 있고
낚시로 잡은 물고기의 뱃속에 있는 오래된 지포에 불을 붙였더니 말짱하게 라이터의
제구실을 똑바로 하고 있었다느니....100미터가 떨어진 곳에서도 듀퐁 라이터의 뚜껑을
열 때 들리는 경쾌한 소리가 전해진다느니..하는 믿기힘들지만 사실인 이야기들을 포함
하고 있는 어찌보면 다분히 男스러운 브랜드가 아닌가 싶다.

한때(물론 결혼 전) 이러한 男스런 콜렉션을 모아본 적이 있었다. 한정판이라고 사고
이쁘다고 사고 디자인이 멋져보인다는 미명 아래 하나하나 보아논 콜렉션....

어젯밤 잠도 안오기에 방 한구석에 고이고이 간직한 박스를 개봉해 하나하나 사진찍는
뻘짓을 벌였다는...

아무래도 군부대에서 통용되는 라이터였다 보니 군에 관련된 제품들이 제법 많다.



한국전 기념 지포 라이터 란다.



이건 2차 세계대전 그러니까 D-day기념 한정판이라고 한다.



아이젠하워씨도 보이고...



드골씨도 보이고...



몽고메리 장군도 보이고...



브래들리 장군까지...



이것 역시 2차세계대전 종전기념..지포셋트...





치열하고 기념비적이였던 전선과 부대의 마크가 부착되어 있다.

요즘은 안나오지만 한때 지포는 해마다 그해를 기념하는 지포를 출시한 적이 있었다.





이건 밀레니엄 2000년 기념으로 만들어진 티타늄 코팅 라이터..



65주년..(이건 구하기 힘들었던 기억이..)



70주년기념 지포 한정판..(내 기억으로는 이걸 마지막으로 더이상 년맞이 기념 지포는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하나의 테마를 가지고 여러가지의 라이터를 제작하고 만들기도 한다.



이건 헐리우드 특별 한정판..(케이스가 이쁘다.)



확대하면 헐리웃 거리에 배우들 손도장이 찍힌 보도블럭과 같은 모양으로 엠블런이 부착되어 있는 구조



과거 지포홍보용으로 만든 지포카엠블런이 붙은 라이터..



순은이 붙은 한정판..



확대해보면 고유넘버가 지정되어 있다.



블랙 아이스라는 상당히 묘한 색감을 가지고 있는 라이터..



휴대용 기름통과 셋트를 이루는 지포



별자리가 새겨진 지포 라이터..(쌍둥이좌로 골랐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신혼여행지에서 사온 기념품...까지...


가지고 있는 것 중에 그래도 좀 귀하다 싶은 것들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잠도 안오는 어젯밤에
갑자기 들은 이유는 알다가도 모르겠다. (절대 바람구두님이 자극해서라고는 말 못하겠다..)

뱀꼬리 : 재미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지포 상식..
지포의 밑부분을 보면 이런 저런 글씨들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답니다.



이건 진품이나 모조품을 구별하는 방법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일단 이 라이터가 어디서 언제 생산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표를 보면



이렇게 해석이 가능합니다 그러니까 사진속의 지포는 2000년(XVI) 10월(J)에 미국의 브랜포드라는 곳에서
생산된 지포라는 해법이 나온다죠.. 진품의 경우 인서트 유닛에 똑같은 형식의 알파벳이 새겨져 있다죠..^^
(생산연월에 따라 바닥각인의 디자인이 틀리답니다..^^)



옛날에 어떤 모임에서 자신은 A급 지포를 가지고 있다고 자랑하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건 A급이 아니라 1월 생산품이다라는 설명을 차근차근해줬더니...그녀석 라이터 버리고
가더군요...(하긴...술집이 떠나가라 설명을 해주고 너는 바보란다~ 라는 뒷말까지 해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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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오리 2006-12-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오타쿠다...ㅎㅎ

paviana 2006-12-27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담배도 안 피는데 듀퐁 라이터의 그 찰칵 소리를 들으면 광분하죠..
왜 도대체 뭐땀시인지는 묻지마세요..ㅎㅎ
근데 님 소장품들도 대단하시네요.^^

mannerist 2006-12-27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차세계대전 지포... 3rd division과 82nd 이라...(잠시 침묵...)

조선군으로 치면 백골이랑(생각해보니 이녀석도 3사단이군요-_-) 특전사 공수부대정도 되겠군요. 양넘 3사단이야 지금 이라크가서 놀고 있는 넘들이고, 82공정이야 101과 함께 알보병의 로망-_-이라 부르는 넘들이던가요;;;;

참고로 양넘들, 저 82nd(독수리 머리)를 가리켜 chicken head라고 부릅니다. 뭐 별 달린 넘들은 screaming engle이라 하는 모양입니다만. 글자 그대로 닭X가X...어느나라 군바리나 군바리는 군바린가봐요. ㅋㅋㅋ

비로그인 2006-12-27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제목보고 들어왔다가 라이터에 대한 이야기라 그냥 나가려다가 그림 하나 하나 보다 끝까지 다 봤네요. 제목이 딱 맞았어요.

moonnight 2006-12-27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하십니다. +_+; 전 덜러덩거리는 성격이라 뭔가를 꼼꼼히 모으고 정리하고 하는 건 도저히 못 하는데. 존경스러워요. 라이터란 거,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참 예쁘고 분위기있네요. 하나 갖고 싶어질 정도. ^^ 근데, 그.. 친구분, 정말 챙피했겠어요. ^^;

마늘빵 2006-12-27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거 멋있다고 담배 더 피시는거 아녀요?

진/우맘 2006-12-27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돈으로 환산해서 계산에 들어가는 아줌마 근성...ㅡㅡ;;

저두요, 열여덟~열아홉, 고3 때부터 대1초반까지 담배도 안 피우면서 지포라이터를 모으던 기벽이 있었더랬죠.^^;; 한 예닐곱 개쯤 되는 라이터를(지포는 특히 무겁잖아요ㅠㅠ) 화장품 주머니에 넣어서 뭐 좋다고 가방에 담고 끙끙대며 들고다녔는지.^^;;

이상하게 그 때 저는, 담뱃불 붙여주는 게 너무 좋았어요. 헌데, 한 두 번 시도하다가 보수적인 선배들에게 된통 혼나기만 하고....흑, 뭐, 말인즉슨, 조신한 양갓집 규수는 그런 짓 하는 거 아니래나? ㅠㅠ

여하간, 그 사랑스러웠던 지포 뭉텅이는.... 덜렁대는 주인에게 결국 이별을 고하고 말았답니다.
3월 말 즈음, 써클 선배들이랑 농구한답시고 농구대 옆에 가방을 놓아두고는, 써클룸에 두고 왔다고 생각하고는 그길로 술 마시러 가버렸지 뭐예요. 울 써클룸은 엘레베이터도 없는 7층이라, 올라가기 귀찮아서 차비 꿔서 집에 가고....^^;;
결국, 제 가방은 그밤을 농구대 옆에서 노숙을 했더랬습니다. 하필, 3월 말인데 때아닌 눈이 날려서 꽁꽁 땡땡 얼어붙어 있더군요. 가방이 제 자리에 고스란히 있다는 기쁨도 잠시, 흑흑흑.....지퍼를 열어보니 애지중지 끼고 다니던 지포라이터 주머니만 쏘옥~ 빼갔더라구요! 비싼건 알아가지고, 나쁜 노므 00!!!!!

흠, 흠....그러고보니 저거, 사진 속 몇몇 면면이 어슴프레 낯익은데.........
메피님, 혹시, 94년 3월 말 한남동 모 대학 농구대 옆에 얼쩡거리신 거 아녜요?!!!!!! ㅋㅋ


물만두 2006-12-27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재산 들였을 것 같은 콜렉션입니다^^ 멋있네요.

무스탕 2006-12-27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멋있어요. 저 별 케이스는 얼마전에 TV에서 봤는데 여기서 다시 보네요.
심히 멋지삼!! @.@

Mephistopheles 2006-12-27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적님 // 설마 이정도가 오타쿠...?? 아닐껄요...ㅋㅋ
파비님 // 물어보지 말라면 더 물어보게 되는게 사람 심리 아닙니까..??
왜..!! 도대체..!! 뭐땀시..!!
매너님 // 닭X가X라면 겁쟁이라는 은유적인 속뜻이 있는데..그건 아니겠죠...^^
승연님 // 아무래도 좀 男스런 콜렉션이겠죠..라이터라는 물건이...^^
달밤님 // 좀 얄미운 구석이 있던 녀석이였는데..한방 먹여서 얼마나 통쾌하던지,,ㅋㅋ
감정받아보라고 속삭이신 분 // 음..얼마나 나올까요....저도 궁금하긴 하군요..^^
아프님 // 저런 소장용은 절대로..불을 안붙인답니다....^^
진우맘님 // 일단 다 정품이라는 가정으로 대략 계산을 해보면........모르겠습니다..ㅋㅋ
물만두님 // 음 쪼금 가산을 약간이나마 탕진했었다죠...
무스탕님 // 어라...TV에 나왔나요...저 별모양 케이스가 들어있는 라이터는 꽤 많은 물량이 풀렸는데...요즘은 어딜가도 안보이긴 하더라구요..^^

다락방 2006-12-27 1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요 지포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나면 나는 석유냄새 있잖아요. 은근히 나는 석유냄새. 그게 너무 좋아요. :)

날개 2006-12-27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중에서 젤 비싼게 뭐예요? +.+

짱꿀라 2006-12-28 0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퍼 라이터에 앞면에 나와 있는 인물들이 참 인상적입니다. 잘 구경하고 가네요. 행복하세요. 근데 뭐가 젤 비싸요. 알려주세요.

Mephistopheles 2006-12-28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 혹시..아침에 갓 배달된 신문냄새도 좋아하시지 않나요..???
날개님 // 좀 오래전에 샀기 때문에 기억이 가물가물....아마 저 군부대 마크 있는
4개들이 박스 셋트가 제일 비쌌던 기억이.....ㅋㅋ
산타님 // 아무래도 미국산이고 하다 보니 그 인물들 또한 다분히 아메리카 스타일이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