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퍼 ‘무인도’에 관하여


* 친구 청우제 서재 주인장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의견이 들어왔습니다.


  우선 논제 7)에서 네가 논하는 것은 문제를 너무 단순화 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드는구나. 난 네가 샘물을 마실 것인가 마시지 않을 것인가를 논하기에 앞서 언제 샘물을 마시게 될 것인가를 논해야 된다고 본다.


 조선인님은 “왜 꼭 샘물을 마셔야 하죠? 다른 방법으로 물을 만들면 되지.”라고 하였습니다.


* 대학 시절 친구와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를 하던 중 친구가 저한테 “너는 왜 극단적인 상황을 설정하여 이야기를 하냐?”라고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근본적인 가치관 또는 철학적인 판단을 위해 극단적인 경우 가치판단이 좌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교육제도에 관한 투표도 극단적인 답가지만 있었습니다.) 성장과 분배 중 어느 것이 중요하느냐의 질문에 모든 정치인이 모두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 어느 한 가지만 중요하다고 하는 이는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적용에 있어서는 선택을 합니다. 자유와 평등, 두 가치 중 어느 하나를 다른 것 우위에 둘 수 없으나 실제적으로 한 가지를 택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 혹시 영화 크루서블 The Crucible을 보신 분은 이 이야기의 논제가 무엇인지 눈치 챘을 것을 생각됩니다. 영화 크루서블의 줄거리를 이야기 드리겠습니다.


 한 똑똑한 여자아이가 있는데, 카리스마가 뛰어나 동네 여자 아이들을 휘어잡습니다. 유부남을 좋아합니다. 성관계까지 요구하였지만 어느 정도의 선을 넘지 않습니다. 이 아이는 동네에서 마녀 소동을 일으키고 진실을 이야기하려던 친구 아이조차 마녀로 몰아 부칩니다. 마녀 사건이 일어나자 교회에서는 조사를 하게 되고 더불어 자신의 욕구대로 움직이지 않는 유부남을 비롯한 부부를 마녀 사건과 얽히게 만듭니다. 교회에서는 마녀에 관한 사실을 인정하면 목숨을 살려 주겠다고 하고 그렇지 않으면 사형입니다. 사실관계를 알고 있는 부부를 비롯한 연류가 된 사람은 진리를 지키고 목숨을 구할 것이냐 아니면 진리에 대한 위증을 하고 목숨을 구할 것이냐? 제가 알고 있기로는 (오래 전에 보아 줄거리도 헷갈리고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하였을까요. 모두 죽었습니다.


* 그러나 저의 고민은 위증을 하였더라고 하여도 다른 사람이 처벌받거나 위해를 가해지는 상황이 아니고 단지 자신의 양심에만 위반되는 것입니다. 어찌 보면 융통성이 없는 것이죠. 오히려 갈릴레오 갈릴레이야 말로 재판에서 위증을 하고 나와서 한다는 말이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고 하는 어의가 없는 이야기를 하였습니다. (이 일화도 과학사에서는 사실이 아닐 것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그 가족은 사실관계를 정확히 증명할 수 있으면 양심도 보존하고 목숨도 보전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마녀라는 자체가 말도 안 되지만 그 당시에는 절박했습니다. 크루서블의 인물들이 2-3백년을 살 수 있었더라면 누명을 벗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친구는 샘물을 마시는 시점을 문제 삼았는데, 무인도 이야기에서 이미 탈진된 상태를 상정하였고, 이미 도착한 사람도 탈진해서 사망하는 여유가 없는 상황입니다. 막다른 사황입니다.


* 이야기의 주제는 사소한 일에 관해 양심을 지킬 것이냐 문제부터 목숨을 걸만한 중대한 문제에 양심을 지킬 것이냐(샘물을 마시지 않는다.) 말 것이냐(목이 말라 탈진해서 죽는다.)를 묻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이야기는 제가 만들어 낸 것이고 주제를 제대로 표현한 이야기인가 관해서는 이의가 있겠지만.) 어느 것이 좋은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이벤트의 논제로 낸 것 이구요. 언뜻 생각하면 무조건 양심을 지키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한나라 고조 유방을 도와 나라를 일으켰던 한신의 경우에는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않았지요.


* 조선인님은 (이전에는 잘 몰랐는데,) 꽤 낙천적인 가치관을 갖고 계신 것 같습니다. 무인도 이야기와 같은 사정에서도 새로운 물을 찾는다는 발상을 하시다니요.^^ 참고로 제가 읽은 책<로빈슨 크루소 따라잡기>는 만화로 되어 있어 점심시간에 심심풀이로 읽을 수 있습니다. 구해서 읽어 보세요. 무인도에서 물을 구하는 법, 불 피우는 법등이 나와 있습니다.


 조선인님의 글 ‘생명의 문제일까’는 사실 주제에서 벗어나는 글이었습니다. 낙태, 사형의 찬반에 관한 글이 아니라 “왜 보수는 사형제도 찬성에 낙태 반대의 성향을 갖고 왜 진보는 사형제도 반대에 낙태에 찬성의 경향을 갖느냐?”입니다. (실제로 잘 몰라서 논제로 낸 것입니다.) 사형제도에 관한 저의 기본 과학 지식은 ‘고상한 야만인은 없다.’입니다. 낙태에 관해서는 사형에 비해 관련된 것이 너무 많아, 한 가지 과학 지식으로 설명이 곤란한데, 기본적으로 개별화된 여성의 입장을 존중하는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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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12-21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말씀드리지만 책의 추천과 더불어 페이퍼는 해설이 있은 후에 올려 주셔도 됩니다. 잘~ 써주세요.

2005-12-21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립간 2005-12-21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분13:35/그 책 읽었습니다. 님의 댓글을 보고 나니 그에 대한 글이 있었군요.^^ 다시 확인해 보겠습니다. (이 논제를 낼 때 무엇인가 설명이 곤란한 보수,진보의 성향을 상정하고 낸 것인데, ...... 이제는 치매가 오려나 봐요.^^)

코마개 2005-12-21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사형제에 대해서 추천한 글은, 대표적 보수인 조갑제씨의 사형제에 관한 르포인데, 그 글을 읽으면 다들 사형반대론자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말씀하신대로 생명의 문제인가에 관한 기사는 아니지만 대표적 우익의 사형에 대한 시각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혹시 자본주의와 헌법을 읽어보실 의향이 있으시면 제가 복사본으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헌책방에서도 구하기 쉽지 않은 책이고, 복사본이 저작권 침해아닌가 걱정 안하셔도 되는 책이라서....

조선인 2005-12-2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낙천적인 사람이라는 건 맞습니다. *^^*
그리고 페이퍼의 경우 찬반론으로 쓰려고 했다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2문제가 궁극적으로 생명의 문제와 닿아있다고 할 경우 그 입장은 유사할 수 있으나, 낙태는 여성의 몸 결정권에 대한 문제로, 사형은 형벌주의에 대한 문제로 이원화되기 때문에 상반된 성향이 가능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었던 거에요. 다만... 점심시간에 급히 써놓고 옮겨 붙인 글이다 보니 충분한 기승전결이 이루어지지 못했어요. 다시 손본다고 하고선 방치해놔서 미안합니다. ^^;;
 
 전출처 : 바람구두 > 전쟁의원인과 책임을 지도자 개인에게만 물을 것인가?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
A.J.P. 테일러 지음, 유영수 옮김 / 지식의풍경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광고는 약간 과장되어 있기는 하지만 책 자체는 괜찮은 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어느 것이 과장이냐 하면 우선 이 책의 표4에 나오는 문구 "히틀러는 전쟁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 A.J.P.테일러의 이 주장은 어느 경우라도 전면적으로 옳다고 할 수 없고, 또 전적으로 틀렸다고 부정될 일은 아니다. 그것은 이 책이 지닌 의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 그는 독일의 비스마르크에 대해 "비스마르크는 최고봉의 정치적 천재였지만 그는 건설적인 정치가가 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한 요소를 결여하고 있었다. 그는 미래에 대한 신뢰가 없었다."라고 평가한 적이 있었다. 그의 말을 빌어 말하자면 "히틀러는 정치적 선동의 최고봉에 이른 천재였지만 그는 건설적인 정치가가 되는 데 있어서 필수적인 한 요소를 결여하고 있었다. 그는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A.J.P. 테일러의 말을 빌어보자. "문명은 보통사람들의 문명화된 습관에 의하여 유지되어 왔다. 현실에 있어서는 보통사람들이 통치자보다도 더 교양 있고 침착했다."고 그는 말한다. 이 말 속에서 "보통 사람들"이란 어떤 존재인지 비록 명확하진 않지만 분명한 건, 고민없이 고착된 문명화된 습관이 합리적인 최종해결책으로서의 가스실로 이르는 고속도로를 닦았다.

이렇게 서두를 시작하니 A.J.P. 테일러와 이 책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The Origins of the Second World War)"에 대해 내가 상당히 부정적인 독서 체험을 한 것으로 오인할지도 모르겠으나 읽는 내내 상당히 재미있었고, 세부적인 부분으로 들어가 제2차 세계대전을 앞둔 유럽의 외교 무대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매우 만족스러운 독서였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저자인 A.J.P. 테일러가 외교사를 주전공으로 한 역사학자란 점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이야기일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기 전에 독자들이 유념해두어야 할 한 가지는 이 책이 처음 출간된 것이 1961년의 일이며, 이 책이 국내에 처음 번역 출판된 것은 2003년의 일이란 사실이다. 이 역시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1961년, 그리고 A.J.P. 테일러가 이 책을 저술할 무렵이었을 1950년대 중후반은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된지 불과 10여년 내외의 일이었을 것이란 점이다. 이 점을 간과한 채 이 책을 읽는 것은 최신 자료들과 새로운 연구로 무장된 결과물을 멀리 하고 과거에 규명된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읽고 그것이 전부인 줄 알게 되는 우를 범하게 된다.

물론 A.J.P. 테일러가 처음 이 책을 출간했을 무렵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The Origins of the Second World War)"은 매우 충격적인 내용과 주장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그 당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보통 사람들)은 "히틀러가 강력히 전쟁을 원했으며" 영국을 비롯한 당시 연합국들은 전쟁에 대한 거의 아무런 책임도 없는 존재들로(오로지 피해당사자) 인식되었다. 그러므로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주로 돌연변이 천재 히틀러와 그의 맹신적인 추종자들, 그 추종자들의 선전선동 정책에 사로잡힌 독일 국민들의 몫이었다. 
A.J.P. 테일러는 "제2차 세계대전의 기원(The Origins of the Second World War)"에서 역사적 외교문서들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당시 그에게 쏟아진 온갖 비난(?)들을 무릅쓰고 학문적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히틀러는 자신이 권력을 잡으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으나 권력을 차지한 뒤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아무런 계획(장기적인 전쟁 계획 수립은 물론 단기적인 경기 부양정책조차)을 갖지 못했다. 히틀러의 집권 이후 독일 경제의 부흥은 우리가 알고 있듯 히틀러의 여러가지 경제정책들(경제개발계획, 아우토반 건설 등 )에 힘입은 것이기 보다는 히틀러가 정권을 잡기 이전에 이미 시작된 세계 경제 상황의 전반적인 호전에 기인한,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히틀러와 나치당엔 아무런 경제계획이 없었다. 최소한 초기에는... 제국의회 방화 사건 이후 벌어진 공산당 탄압 및 조직적 체포 행위에 대해서도 A.J.P. 테일러는 이것이 나치에 의해 사전에 준비된 명단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괴링의 전임자였던 사회민주당원 제베링이 준비해 두었던 것(독일 사민당과 공산당은 역사적으로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이상의 앙숙이다. 서로가 서로를 죽이고 싶어할 만큼)을 이용해 실행에 옮긴 것이었다.

내용이야 어찌되었든 그렇다면 A.J.P. 테일러가 생각하는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은 무엇일까? 전쟁의 원인이야 하나가 아니지만 최소한 이전에 감정적으로 혹은 전쟁 기간 동안의 경험으로 인해 합리적인 이유를 생각해내기 어려운 이들에게(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해보자. 한국전쟁은 1950년에 발발해서 1953년에 끝났지만, 전후 50여년이 지나는 동안 지금까지도 전쟁의 원인과 성격을 합리적으로 규명하는 데, 얼마나 많은 감정적 요소들이 작용하고 있는가를) 그는 전쟁의 책임을 "히틀러"라는 통치자 일인에게만 한정하는 것이 얼마나 비상식적이고, 우스운 일인가를 조목조목(주로 외교, 국제정치적인 차원에서) 따져서 분석해내고 있다. 그 결과는 조지프 S. 나이가 서구전쟁의 역사와 국제정치이론을 접목시킨 "국제분쟁의 이해(Understanding international conflicts, 국내에서는 지난 2000년 "한울"에서 출판)"에 이미 상당히 반영되고 있다. 나중에 이 책에 대한 리뷰에서 좀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지만, 조지프 S. 나이는  A.J.P. 테일러에게 상당한 학문적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제2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따지기 위해서는 당연히 제1차 세계대전을 살펴보아야 한다. 서구 학계에서는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을 제국주의 유럽의 민족국가들 사이에서 일어난 세력 균형 정책때문인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독일 세력이 증대되는 반면,  동맹체제는 자만으로 인해 과거 비스마르크 시대의 정책적 유연함을 잃어버렸고, 당시 세력 균형의 구조가 파괴되었음을 간과한 결과라는 것이다. 세력 균형이 파괴된 가장 중요한 원인들은 독일의 세력 확대(이것은 특히 영국에 커다란 위협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대륙에서 독일이 강력한 경제력과 해군력을 증강시킨 것이 영국으로 하여금 강력한 견제 수단의 필요성을 느끼게 했다.)와 동맹체제, 민족주의의 출현 등으로 설명할 수 있다. 세게대전을 경험한 유럽과 미국의 윌슨 대통령은 세력균형을 대신한 평화 유지책으로 집단 안보 개념을 도입해 국제연맹을 결성한다. 그러나 국제연맹은 독일에게 높은 배상금을 책정함으로서 도리어 제2차 세계대전의 씨앗을 잉태했고, 일본의 만주 침략과 이탈리아의 이디오피아 침공에 무력하게 대처함으로써 집단안보에 대한 도전을 용인했다.

 A.J.P. 테일러의 주장을 역으로 말해보면 만약 1920년대에 서구 유럽의 민주(자본)주의 국가들이 독일에 대한 보복(주로 군사, 경제)적 응징 대신, 독일의 경제 부흥을 도왔거나 미국이 국제연맹에 가입하는 등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실시했거나,  1930년대 초반 소련을 고립시키는 대신에 영국과 프랑스가 소련과 동맹을 맺었다면 독일은 전쟁이라는 극한적인 방식을 동원하지 못했을 것이다.  조지프 S. 나이는 비록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미국에 패배하긴 했지만 일본이 미국을 공격한 것이 비이성적인 행위는 아니었다고 본다. 그 까닭은 만약 당시 일본이 전쟁을 하지 않았다면, 일본은 미국의 봉쇄 정책으로 고립될 것이고, 동남아시아의 천연자원에 대한 권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국제관계의 냉혹함이 드러나는 대목이 바로 이런 부분이며, 전쟁의 책임을 한 사람의 정치지도자에게만 돌리는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문제는 A.J.P. 테일러와 조지프 S. 나이의, 이런 관점의 연속선상에서 전쟁과 그 원인을 파악할 때 우리는 독일의 아돌프 히틀러와 일본의 천황 히로히토에게 전쟁의 책임을 '전적으로' 물을 수 없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런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종종 우리는 분노와 화해의 갈림길에 서게 된다. 전쟁의 원인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전쟁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문제는 다시 구조냐? 인간이냐?의 것으로 환치된다. 자, 전쟁의 원인과 책임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제2차 세계대전이 너무 먼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을 한국전쟁으로 바꿔놓고 생각해보라.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한국전쟁의 원인을 김일성이나 이승만이란 당시의 정치지도자들, 한 개인에게만 물을 때, 화해와 평화는 멀고먼 남의 나라 이야기가 될 것이란 사실이다. 때로 이런 인식은 마치 종교전쟁처럼 어느 한 쪽이 지구상에서 완전히 절멸될 때까지(더군다나 한국전쟁은 내전으로, 작게는 서로 얼굴을 잘 아는 마을 단위로부터 멀리는 고공의 하늘로부터 내리꽂히는 익명의 폭탄에 이르는 대규모 학살이 자행된 전쟁이었다) 증오를 부르는 일이 될 테니 말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우리나라에선 너무 늦게 나온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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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정배 장관님의 강정구 불구속 수사 지휘권과 북한의 인권문제


 우선 사회적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천정배 법무부 장관님의 강정구 교수님 불구속 검사 지휘권을 사용한 것에 검찰의 독립에 관한 논란도 있었지만 더욱 재미가 있었던 것은 천장관님의 생각에 국가보안법 폐지에 관한 의지가 들어 있다는 것입니다. 어떤 분이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불구속 수사를 표면상 내세우고 있지만 이면에는 국가보안법 폐지의 의지가 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 서#### 김## 편집위원은 '정치인인 천장관님이 정치적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라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불구속 수사와 국가보안법 폐지가 옳다고 생각하는 천장관님께는 일거양득일수 있습니다.) 그러나 표면상 마지막까지 주장은 검찰의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었습니다.


 국내 단체에서도 북한 인권 운동이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은 강력하게 북한 인권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미루어 보아 북한 인권은 북한을 정치적, 외교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 기숙사


 마구간이 기숙사에서 2인 1실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기숙사에서는 금연 운동이 대대적으로 있었으나 조금 시간이 지나니 금연 운동은 조금 가라앉아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마구간의 방친구가 갑자기 휴학을 하였고 기숙사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그 방에 들어갈 사람을 찾던 중 기숙사 사감 시골집이 외양간 친구를 추천하였습니다. 공부 성적으로 보나, 부모님 본가와의 지역적 여건이나 경제적 여건을 생각해 보나...

 그런데 마구간은 외양간을 싫어하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외양간과 기숙사를 함께 쓰지 않을까 생각하던 마구간은 외양간이 담배 꼴초라는 생각을 떠 올리고 가라앉던 금연 운동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외양간은 만약 기숙사가 금연이라면 기숙사에 들어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사감 시골집은 귀동냥으로 마구간과 외양간의 사정을 알게 되었으나 심증만이 있을 뿐이며 금연 운동 또한 기숙사에 오래 전부터 추진해 오던 것입니다.


논제 14) 선한 의도가 표면적으로 있으나 가치 논란의 문제가 이면적으로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면 이 선한 의도는 선한 것 자체로 인정되어 추진되어야 되나 또는 추진되지 말아야 하나?

: 기숙사 이야기를 읽고 당신이 사감 시골집이라면 금연 운동에 관해 어떤 입장을 취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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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립간 2005-12-20 2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호가 붙은 논제는 14번이 마지막입니다. 내일은 제 개인 생활에 관한 마지막 논제를 투표로 진행합니다.

조선인 2005-12-21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금연 운동에 찬성을 취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마구간이 표면적으로나마 선한 의도를 가졌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선한 형식이라면 모를까.

마립간 2005-12-21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북한 인권 법안에도 찬성을... 농담입니다.^^

우리말 2008-01-22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마립간 님, 안녕하세요? 제시해주신 문제가 간단치 않아 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금연 운동을 선한 의도로 인정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표면적인) 금연 운동의 이면에 도사린 어떤 가치 논란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분리해서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금연 운동 자체는 선한 것이므로 이면적 문제가 있더라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수적인 것입니다만, 마구간과 외양간이 서로 원치 않는 “동거”를 하다가 괜히 골치아픈 문제가 생길 수도 있으니, 그것을 사전에 막는다는 의미에서도 바람직합니다.)

북한 인권 법안 문제는 금연 운동 문제와 차원이 다릅니다. 따라서 북한 인권 법안 문제와 금연 운동 문제를 동일한 문맥에서 동일한 차원으로 놓고 비교/대조할 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북한 인권 법안 문제에 관해 제 의견을 짤막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미국의 부시 정권과 네오콘 무리들, 그리고 한국내의 뉴 라이트인지 뉴 라이또(←또라이)인지 하는 무리들, 조중동 무리들, 그리고 이명박 씨의 한나라 도당이 북한 인권 법안을 놓고 설쳐댄 것은, 인류의 고귀한 가치인 인권을 위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북핵 문제와 인권 문제를 연계해 처리하려는 것의 진짜 속셈은, 북한(과 주변국)과 평화적으로 잘 협상해서 진정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절대로 아니라, 그 반대로 어떻게든 트집을 잡아서 북핵 문제건을 국제적인 분쟁의 씨앗으로 계속해서 유지·활용하고, 그것을 구실로 제재하고 압박하고 나아가서 여차하면 침략하겠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진정으로 원한다면, 북핵 문제는 벌써 풀려도 백 번은 풀렸을 것입니다.

범죄자 이명박 씨가 특검으로부터 면죄부를 받고, 한나라 도당의 정권이 이 땅에 정식으로 들어서게 되면, 제가 생각하기에, 그동안 순조로운 협상의 길로 나아가던 북핵 문제는 다시금 난관에 봉착하게 될 것입니다. 상전 미국과 그 신민 한나라 도당은 절대로 북핵 문제를 순조롭게 풀어주지 않을 것입니다. 놈들의 음모는 명확합니다.

yoonta 님 서재에 들렀다가 마립간 님의 글을 보고 찾아왔더랬습니다. (http://blog.aladdin.co.kr/yoonta/1840434)

yoonta 님은, 제가 그동안 그 분의 글을 읽어 오면서 느꼈습니다만, 남에 대한 “배려” 혹은 기본적인 “예의”가 본받을 만한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분의 글에는 어떤 인격적인 풍모가 배어 있다고 느낍니다. (물론 모든 사람의 정체는 실제로 만나서 서로 부닥쳐 봐야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이지만요). 그래서 저는 yoonta 님께서 balmas 님으로부터 느닷없이 “그러그러한” 언사를 들었다는 것을 알고는 매우 안타깝게 생각했습니다. (http://blog.aladdin.co.kr/balmas/1828689 ← 참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들은 원래 마음이 여린 분들이십니다. 별다른 잘못없이 타인으로부터 느닷없기 짝이 없는 모욕적 언사를 들었을 때, 그 분이 느끼셨을 아픔을 생각하면 저도 마음이 몹시 안타까워집니다. (그런데 yoonta 님께서 그런 모욕적 언사를 얻어 듣게 되었던 yoonta 님 자신의 댓글을 yoonta 님께서 스스로 삭제하신 점은 조금 아쉽게 생각합니다. 제3자가 그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기가 어려워졌으니까요).

이곳 알라딘에 서재를 마련하신 분들 중에는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계시거나, 강사를 하시거나, 장차 교수를 하시겠다는 분들이 많은 줄로 압니다. 그런데 남을 “가르친다”는 것이 무엇입니까? 과연 저 분들, 즉 프랑스 · 독일 · 영국 · 미국 · 러시아 따위 외국 유학까지 갔다오시고, 그 엄청난 첨단의 심오한 학문을 쌓으시고, 날고긴다 하는 자칭타칭 최고의 지식인이신 저 분들이 글깨나 써내는 것을 보면, 제 판단에, 전혀 남을 “가르칠” 만한 인격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 보입니다. 그 분들의 지식이 우리네 범부들의 수천 길 윗길을 간다고 해도, (일부지만) 그들의 인격적 수준을 볼작시면 그야말로 낯간지러울 따름입니다. 자신들의 현란한 지식이 곧 자신들의 인격이라고 커다란 착각들을 하시는 듯합니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지식의 수준과 인격의 수준이 정반대로 반비례한다고 보면 거의 모든 경우 잘 들어맞는다고 봅니다.

이만 마립간 님께 실례가 많았습니다.

마립간 2008-01-22 23:36   좋아요 0 | URL
의견 감사합니다.
 

* 이 글쓰기 이외에 같이 병행하려던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사후 각막 기증입니다. 이유야 어찌하였던 간에 신체의 일부를 남에게 준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서상 불편한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도 죽어 썩어 없어질 그리고 다른 장기가 아닌 각막에 있어서는 기증 후에 표시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부담이 매우 적습니다. - 그러나 이와 같은 생각은 마립간의 편견이죠. 기증하는 입장에서 싫은 것은 싫은 것이죠. 환자를 위해 줄기세포를 연구하였던 연구자의 외침도 그 실용성을 본다면 먼 어쩌면 그리 멀지 않더라도 당장은 아닌 것에 비하면 신체기증은 실질적이고 당장에 환자에게 이익이 된다는 점에서 훨씬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첫 댓글을 올려주신 가을산님은 '답이 없다'고 하셨습니다. 답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좋은 책은 있을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의견을 나누지요. Sweetmagic님도 저의 서평에 댓글을 남겨 이와 같은 것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시 바 있고 서재에서 보여주신 책들이 분명이 관련이 있는 책들이 있는데, 음... 아마 욕심쟁이라서 혼자서 좋은 책을 읽으려는 것은 아닐까.
  chika님이 글로써 상당히 일찍 그러나 논지의 정확한 의도를 파악하고 책을 추천해 주셨습니다. <바람의 검심>의 서평은 따로 쓰겠습니다. 조선인님은 제가 제시한 주제와 다른 글을 올려 주셨지만 '무인도' 페이퍼에 "왜 꼭 샘물을 마셔야 하죠?"라는 글을 남겨 주셨는데, 이 답글로 인에 대한 많은 연상되는 것이 있네요. 추천해 주신 책 중 <가부장제의 창조>, <가이아>는 구입할까 말까를 생각했던 책이고 가장 새로운 관심을 끈 책은 <여성의 사회참여와 성폭력>입니다. stella09님은 기독교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주셨는데, 나중에 오프라인 모임에서 이야기를 나눈후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그 때 글을 올리지요.
 처음 뵙게된 하루(春)님은 제가 의도한 형식에 딱 맞게 써 주셨습니다.  (아직까지는) 마지막으로 글을 올려주신 강쥐님도 풍부한 지식에 반했습니다. 마감일을 넉넉하게 잡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이벤트로 여러 알라디너님들이 다녀가셔서 저도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댓글을 통해 물만두님에게 말씀드렸지만 책이 반드시 철학책이나 사회과학책만 있는 것이 아니고 추리소설을 비롯한 여러 글에서 위의 주제가 포함되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물만두님은 책 추천 안하고 끝내시려나요!

(혹시, sa1t님, 갈대님, 마태우스님, 바람구두님, balmas님, 마냐님 다녀가시면 책이나 추천해 주고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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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ka 2005-12-20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기대합니다. ^^
(저도 다른 분들이 추천해주시는 책이 궁금한디요...)

조선인 2005-12-21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제 맘대로 글을 올려서 화내시진 않을까 했는데 너그러이 넘어가주시니 고맙습니다. *^^*

마립간 2005-12-21 2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물론이죠. 글은 3분에게 책을 보내기 위한 것이고 저의 개인적 입장이야 좋은 책을 추천받은 것만으로 고맙습니다.

마립간 2005-12-2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감사합니다. 읽지 않은 책입니다.
 

* 소크라테스의 “악법도 법이다.”


 소크라테스가 위의 명제를 이야기하였는지 또는 하지 않았는지 그 자체가 논란거리이나 현재 시점에서 위 명제의 정당성을 ‘예 또는 아니오.’라고 쉽게 단정 짓지 못하는 것은 현 사회에서 생각해 볼 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들은 바에 의하면 위 이야기를 설령 소크라테스가 하였다 하더라도 다음 네가지 측면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그는 영혼을 믿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죽음이 인간적 감정의 두려움 외에 이성에 의한 위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그는 귀족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사형집행 전에 탈출을 하였어도 귀족의 생활을 영위할 수 없다면 사형 집행에 순응하는 것이 탈출하여 평민, 노예 생활보다 낫다고 생각했을 수 있습니다.

 셋째, 그 노령이었습니다.

 넷째, 현재 그가 항변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했었습니다.


 따라서 소크라테스가 말한 ‘악법도 법이다.’는 현대인 생각하거나 당시의 평민/노예가 생각했던 ‘악법도 법이다.’와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이 어느 방송에서 한 법안(4대 개혁 법안중의 하나, 아마 국가 보안법을 추정됨.)을 국회 소위원회에서 상의하자는 것입니다. ‘왜 법안을 의논하는 국회에서 소위원회 상정조차 못하게 하는 것이냐? 일단 상정을 해 놓고 의논하면서 수정을 하든지 말든지 하자.’라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한편 얼마 후 ‘쌀 개방 법안’ 비준의 경우는 민주노동당이 소위원회 상정조차 못하게 물리적으로 막았습니다. 논리적으로 동일하게 반대 방향으로 행동했습니다.

 민주 노동당의 행위에 대한 해석은 법이나 절차는 중요하지 않고 더 중요한 것은 선善(악법의 惡에 반대되는)입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판단이 어려운 것이 ‘선악이 무엇이냐?’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존 롤스는 절차주의자인데, 선악이 자의적 또는 상황적으로 해석될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서는 법이 될 수 있는)과정, 절차를 중요시 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피상적으로 알고만 있던 것인데 책을 더 읽어 보겠습니다.)


 강쥐님, 좋은 글과 책을 소개하신 것 감사합니다. 곱씹어 보면서 새로운 시야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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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마개 2005-12-21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대학 2학년때 존 롤스의 정의론이 저의 주제 발표 과제 였는데, 그 때 쥐뿔도 모르면서 말하기 정말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새로 잘 번역된 책이 나왔던데 저도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