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고 기다리던 설날.

역시 새벽에는 어른들끼리 모여 앉아 고스톱 한 게임.

그런데 아들 녀석이 새벽인데도 불구하고 잠들지 않고

아버지를 응원하고 있는 게 아닌가.

“아빠,똥먹어∼똥!”

“아빠,그냥 죽어. 이번 판 어쩔 수 없어,그냥 죽어!”

옆에서 보던 삼촌이 한마디한다.

“이녀석,어르신들도 다 계신 자리에서…아버지께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아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또다시 응원한다.

“아버님,변 드시지요.”

“아버님,이제 그만 작고하시지요.”

****************

민화투는 해봤는데 고스톱은 해본 적이 없음. 그치만 안녕 프란체스카 보면서 참 재밌겠다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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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돌배기가 월180만원 고액과외… 젖병 떼기전 영어·중국어에 철학수업까지
[국민일보 2006-09-13 18:56]

조기 교육 열풍에 따라 영아(0∼3세)도 고액 과외를 받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 강남에는 걸음마를 갓 시작한 아이들에게 영어는 물론이고 체육,요가,심지어 철학까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씩 받고 가르치는 학원들이 성업 중인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서울 압구정동 A학원의 경우 18개월 영아부터 원생으로 모집한다. 이 학원은 한 달 수업료가 무려 155만원으로 재료비 등을 포함하면 180만원에 달하는데도 3세 이하 영아 10여명이 다니고 있다. 18개월∼3세 미만은 오전 9시30분부터 12시30분까지,3세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1시50분까지 ‘하버드대 학습법’이라는 영재 교육과 원어민 영어 수업,미술,음악,컴퓨터 등을 배운다. 학원장은 “P그룹 손자,전 국무총리 손녀 등 내로라하는 집안의 자녀들이 다닌다”며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성북동 등지에서 많이 온다”고 자랑했다.

압구정동의 또다른 학원 역시 18∼36개월 영아들만 다니는 ‘토들러(Toddler·아장아장 걷는 아이)반’을 운영하고 있다. 한 달 수강료는 84만원이고 원어민 영어,산수,음악,놀이수업 등 9과목으로 짜여 있다. 학원 관계자는 “토들러반에 4명이 있다”며 “학부모가 원하면 중국어 원어민 수업도 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아 스트레칭도 인기다. 청담동 도산사거리의 B학원은 20개월 영아부터 스트레칭,요가 등을 가르친다. 두 돌 전후 아이들이 1주일에 한 번 학원에서 한 시간 남짓 수업을 받는다. 수강료는 주 1회 11만5000원으로 웬만한 성인 요가학원보다 비싸다.

걷기를 가르치는 학원도 있다. 700여평 규모에 축구실 농구실 스트레칭실 등을 갖춘 압구정동 I학원은 영아들에게 주 1회 45분간 걷기,뛰기 등을 가르친다. 9∼18개월,14∼28개월,24∼36개월 등 개월수별로 영아반이 나뉘어 있다. 프로그램명이 ‘살금살금’ ‘부스럭 부스럭’ ‘아장아장’ ‘폴짝폴짝’ 등으로 이름만 봐도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한 반에 4∼5명씩 20여명이 등록해 있다고 학원 관계자는 말했다. 가입비 5만원에 주 1회 수업을 하면서 3개월 단위로 24만원을 받고 있다.

영재교육을 한다는 학원들은 철학 수업까지 개설해 놓고 있다. L영재스쿨 관계자는 “주 1회 30만원을 내면 사회학,철학을 전공한 선생님들이 철학을 가르쳐 준다”며 “대입에서 논술 비중이 커지면서 일찌감치 사고력을 키우려는 학부모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지나친 학습에 따른 중압감을 못이겨 자폐 등 정신 장애를 겪는 영아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 감성인지연구소 손성은 정신과 전문의는 “영유아가 전체 환자의 30∼40%를 차지하고,조기 교육 등 강압적 학습에 의한 폐해가 상당수”라면서 “정서 불안,주의력 장애부터 자폐까지 증세가 다양하며 정서와 인지 발달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도 “최근 만 3세 이하 영아들이 부쩍 늘었다”며 “과도한 조기 교육과 맞벌이 부부 증가 등의 영향이 큰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이경선 기자 boky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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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09-13 2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예 대신 살아주지..ㅡ.ㅡ;;;;

소나무집 2006-09-13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에게 가장 필요한 게 뭔지 모르는 엄마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요?

마노아 2006-09-14 0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소나무집님. 정말 눈살 찌푸려지고 혀 쯧쯧 차게 되고, 한숨 푹푹 쉬게 됩니다. 대체 왜 모를까요? ㅡ.ㅜ
 
언제나 우는 소녀
고유리 글 그림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제목이 예쁘고 독특해서 도서관에 신청해서 보게 된 책이다.  책장을 펴 보니, 그림은 더 예쁘다.  온통 천연색 칼라풀한 책이었는데, 만화책을 보는 것 같은 흥분과 즐거움을 함께 선사했다.  그러나 단순히 가볍고 뻔한 책은 아니었다. 


언제나 우는 소녀도, 언제나 아프리카를 꿈꾸는 펭귄도, 당황스러운 손님과 하늘을 나는 고래, 예의 없는 눈사람과 죽음을 맞이하는 자세까지도... 이 책에는 한 번쯤 더 깊게 생각해 볼 만한 사람들의 모습이, 보다 철학적인 고민을 던져주는 주제로 다가오고 있다.


언제나 우는 소녀, 여전히 울고 있는 소녀, 사람은 쉬이 달라지지 않는다.  남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우리도, 나 자신도 그렇다.  작품은 그런 사람들의 내적인 모습을 자연스럽게, 부담스럽지 않게 묘사하고 있는 것이다.


책이 참으로 소박하고 따뜻했다.  그림은 예뻤지만 유치하지 않았고, 어린 아이도 어른도 좋아할 법한 그런 책이었다.  비록 제목에서부터 눈물이 묻어나는 느낌이지만 읽고 나면 발그레 웃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선물용으로도 아주 적격일 것 같다.  무엇보다도 그 예쁜 그림에서 점수를 따고 들어갈 테니까.  그리고 다 읽고 난 뒤에는 그 여운으로 다음 작품은 언제 나오나? 하고 기다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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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한수산 지음 / 해냄 / 2000년 7월
평점 :
절판


저자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그저 어딘가의 서평이 인상적이어서 펴 들었던 책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책을 만났는데, 짐작했던 것 이상의 감동을 내게 선사했다.


긴 시간 글을 써왔던 저자의 삶의 애환이라던가 애착, 그리고 사물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각이 행간에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자연과 더불어 느끼는 깨달음조차 내가 느끼는 것과 같이 간접 경험이 확실하게 전달이 되었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첫 주례사가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이제까지 사랑했으니, 이제부터는 좋아하라고...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하던 것이 가슴에 깊게 꽂혔다.  흔하디 흔한 주례사, 검은 머리 파뿌리 되도록 서로 아끼고 사랑하라는 뻔한 말 대신, 그는 삶을 살면서 본인이 사무치게 깨달았던 진리를 이제 새 삶을 시작하는 부부에게 적나라하게 강조, 경고한 것이다.  그리고 비단 그들 뿐 아니라 독자에게까지도 알려주는 것이다.  그건 단지 현실은 쓰디 쓴 거야!라는 쓴소리가 아니라, 그러니까 더 열심히, 더 아름답게 살라는 고마운 충고였다.


그가 만났던 시인 박목월과, 그가 일본에서 해후했던 노래 쓰는 이와, 마당의 오동나무와 그가 듣곤 했던 음악들이... 하나의 정경이 되어 내 마음 속에서 그리고 머리 속에서 펼쳐졌다.  여전히 따뜻하고 흐뭇한 광경들이다.  마치 내가 그 속에서 함께 느끼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었다.  그만큼 전달을 잘했다는 소리.


단순하게, 조금 느리게... 그렇게 살아도 좋을 것 같다.  요즘은 너 나 할 것 없이 너무 빨리 가려고만 하니까, 그 경쟁 속에서 숨이 막히느니, 조금 천천히 가더라도, 이렇게 복잡하지 않게, 여유를 가지고 삶 속에 녹아드는 것도 큰 매력일 것이다.  이 책이 그런 매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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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만난 한살 어린 동생.

오프라인에서도 물론 많이 만났지만,

하여간 이 친구는, 전화습관이 좀 특이하다.

궁금하다며, 혹은 보고 싶다며 전화를 한다.

헌데, 그 말만 하고는 말이 없다.

뻘쭘해진 내가 주섬주섬 말을 늘어놓는다.

그럼 녀석은 가끔 대꾸를 해주며 듣는다.

심할 경우는 한시간 내내 그렇게 통화를 한다.

내가 바쁜 티를 내거나 다음에 통화하자~라는 뉘앙스를 풍겨도, 못 알아듣는다.

대놓고 "그만 끊자"라고 말을 해야 전화를 내려놓는다.

그나마도 먼저 끊는 법은 없다.  내가 먼저 끊어야 끊어진다.

그래서, 난 그녀가 전화를 하면 무섭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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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09-1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그래도 끝까지 배려해주시는 님 역시 천사였어요.ㅎㅎㅎ

마노아 2006-09-1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다는데 그 아이만큼 반가워해주지 못해서 미안해요. 마음 안 다치게, 기분 안 상하게 '거절'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ㅡ.ㅜ

마노아 2006-09-14 08: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이 친구는요, 그렇게 말해서는 전화 못 끊어요. 너무 눈치가 없어서 그걸 못 알아차리더라구요. 처음 봤어요ㅡ.ㅜ 그리고 어제 밤 10경에 전화가 왔는데, 보통 저녁에 전화를 하기 때문에 써먹을 수 없는 방법이에요. 문자로 바쁘냐고 묻길래 바쁘다고 했는데, 전화가 왔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