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12월이 되었고, 절반이나 흘러버렸다. 월요일인가 싶었는데 금세 금요일이 되었고, 대선도 코앞이다. 어휴, 시간 정말 빠르다.
1. 12월의 첫날이 되기 전날, 우리 집은 김장을 했다. 그날따라 부러 일찍 사무실로 나가버린 언니 덕분에 엄마와 둘이서 김장 담그기 돌입! 채칼로 무 썰다가 손가락도 과감히 베어주면서 김장을 마쳤다. 그리고 퇴근길, 오랜만에 친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초등 중등 동창으로 9살 때부터 친구였으니까 우리가 알고 지낸지 꽤 지난 동네 지기다. 이번엔 거의 6개월 만에 연락을 받은 거였는데 한달 뒤 결혼한다는 소식이다. 연애하는 걸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곧이 믿기지 않았느데 사실이었다. 어이쿠! 친구는 해넘기기 전에 결혼을 결정했다. 당연히 축하해 주었는데 내심 우울하기도 했다. 뭔가 나만 뒤쳐지는 기분이 들어서 말이다. 집에 와서도 울적해 하니 언니가 사진을 보내주었다.
으하하핫! 요새 예뻐라 하는 이민호 사진이다. 이런 남자 만날 거라고 언니가 위로해 주었다. 김장날 토낀 것 용서해 주기로 했다. ㅎㅎㅎ
2. 지난 주에는 생일이 끼어 있었다. 그 즈음에는 늘 친구들과 약속을 잡기 마련인데, 해마다 내 생일만 꼭 피해서 약속이 잡히는 기현상! 작년엔 그래도 저녁 시간이 비어 있어서 친구를 만날 수 있었지만, 올해는 저녁 근무이니 저녁에 누구를 만나기도 거시기한 상황. 그나마 시험 기간이어서 평소보다 두시간 일찍 끝나서 친구를 보려고 했는데 친구 컨디션이 말이 아니라 해서 다음 날로 약속이 밀렸다. 그리하여 정말 생일날 아무도 만나지를 못했다. 야곱에게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이미 퇴근했는지 사무실 전화는 받지를 않고(야곱은 핸드폰을 쓰지 않는다.) 집에 연락을 해보니 식구들은 이미 다 밥을 먹었다 한다. 크흑! 쓰라린 마음을 부여잡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중간에 넘흐 배고픈 거다. 돌아오는 길은 좀 멀어야지... 해서 중간에 내려서 밥을 먹었다. 혼자서.
요렇게 생긴 밥상이었다. 배가 고팠지만 생각만큼 맛이 없었던 것은 혼자 먹어서였을 것이다. 나 원래 혼자서 밥 잘 먹는 사람이지만 그래도 이날은 쓸쓸했다.
집에 돌아오니 조카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다현양에게 이모 선물 없냐고 물으니 이렇게 답한다. "지우개 주까?"
으하하핫, 지우개는 저번에 주었으니까 이번엔 연필을 달라고 했다. 몇 자루? 하기에 두자루~했더니 후하게도 네자루나 주고 갔다. 귀여워라!
(사진 펑!)
3. 알라디너로부터 고마운 선물을 받았는데, 알라딘은 축하 카드를 뒤바꿔 보내는 만행을 저질렀다. 잘못 보내진 카드는 다시 보내주기로 했다. 내게로 잘못 도착한 카드는 대체 누구 것인지... 이름이 없어서 무척 궁금하다능!
4. 1차 대선후보 토론회를 보고 나서 충동적으로 트위터에 가입했다. 사용법을 몰라서 마구 헤매고 있을 때 처음으로 나를 맞팔한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은 안철수였다. ㅋㅋㅋ
5. 트위터를 해보니 새로운 세상이 나타났다. 소식이 엄청나게 빠르게 도착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포털에서 뉴스보는 것하고는 비교가 안 되는 속도다. 내가 팔로잉 한 사람들이 전하는 소식이니까 아무래도 내게는 좀 더 맞춤한 소식들이 들어오는 것도 재밌고 말이다.
트위터 안에서만 보면 내가 지지하는 그분이 이미 당선된 것만 같다. 투표율만 높다면 안전하게 말이다. 그러나 저들이 워낙 후안무치한 인간들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안심이 되질 않는다. 무슨 짓이든 할 사람들로 보이니까.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
6. 그런 와중에 발랄한 네티즌들 때문에 여러 차례 웃고 말았다. 이를테면 이런 것!
공주님이 당선되고 난다면 변해버릴 네이버를 상상해본 것이다.
출처
물론, 웃으면서 섬뜩하기도 하다. 검색어며 뉴스며 TV편성에 행사 알림까지... 분명 어느 쪽의 사람들에겐 이런 세상에서 아직도 살고 있을 테지만...
7. 그런가 하면 무척 뭉클한 영상들도 많이 보게 된다. 워낙에 노래가 좋기도 하지만, 저 속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믿기 때문이다.
이런 명언도 발견했다.
당신이 박근혜가 좋아서,박근혜를 선택하고,박근혜를 지지할 수도 있다.그런데 당신이 문재인이 아닌 박근혜를 '선택' 할수있는 권리는, 문재인이 싸워서 당신에게 준 것이다.박근혜가 청와대에 있던 시절, 국민에겐 그 권리가 없었다.
8. 박근혜가 당선이 되지 않으면 할복 자살하자고 했던 배우 강만희가 하나회의 막내이자 국회의장이기도 한 강창희의 동생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아, 놀랍고 끔찍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