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낮에 조카가 내 책상에서 일기를 쓰다가 연필깎기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연필 재로 난장판...;;;
어제 남은 재료로 만든 핫케이크 먹으라고 보내놓고 치우기 시작했다. 재를 닦느라 컴퓨터를 옆으로 밀었는데 아뿔싸!
거기에 큰 언니가 꼽아두고 간 USB가 책장에 부딪혀서 휘어버렸다. 컴퓨터에 다시 꼽아 보니 인식을 못한다. 어이쿠...ㅜ.ㅜ
둘. 수영장에 갔다. 옆의 레일의 어느 여학생을 두고 사람들이 수근거린다. 보니까 수영모자 뒤로 붉게 물든 물이 줄줄줄 흐른다. 뭐꼬??? 아마도 염색물인 것 같다고 선생님이 그러신다. 호고곡, 염색을 오늘 했나? 어째 물이 줄줄 저리 흐를꼬. 오늘도 접영하다가 물 엄청 마셨는데... 흑....ㅜ.ㅜ
셋. 어제 밥통 케이크 만들면서 '나는 가수다'를 시청했다. 이미 녹화가 끝난 거라서 스포가 돌고 있었지만 클릭 안 하고 버텨서 순수하게 감상을 했다. 나는 윤도현의 편곡 버전이 참 좋았고, 박정현도 신선했고 김범수도 좋았다. 정엽의 노래가 가장 지루했고, 백지영은 좋았지만 다소 밋밋하기는 했다. 이소라도 상당히 평범했다. 일단 지난 주에 너무 불성실하게 보여서 감정적으로 이미 감점이 된 상태...;;; 김건모는 딱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마지막 립스틱 퍼포먼스는 솔직히 별로. 본인 스타일이라니 뭐 어쩌랴. 하지만 김건모가 탈락하고 나니 제작진과 가수들이 겪는 공황을 보니 참 거시기 했다. 사실 김건모는 지난 주 가수들이 뽑은 순위에서도 7위였다. 다들 쟁쟁한 가수들이었고, 다들 한 가창력 하는 인물들이었지만 모두들 내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김건모만이 내가 떨어질 리 없다고 여기는 것 같아서 밉상이었다. 자신감과 자만심은 다른 거니까. 그런 자리에서 20년 차 가수를 내세울 거면 아예 나오질 말던가. 진행자로서 이소라의 반응도 좀 그렇고... 하여간 프로가 산으로 갔다. 잘만 진행하면 제법 좋은 프로가 될 법도 했건만...
넷. 그런 상상을 해봤다. 일곱 명 중에 하나를 탈락시키는 체제가 아니라 일곱명이 대결을 해서 1등을 하면 1등이 빠지는 구조라면 어떨까? 1등을 한 보람이 있어야 하니 제작사에서 공연의 장을 마련하는 거다. 기왕이면 문화적 즐거움에서 소외된 곳에서. 한 시간 분량의 공연을 열어주고 그걸 찍어와서 30분 가량 편집분을 보여주는 거다. 그리고 그가 빠진 자리에 다른 멤버가 한 명 투입. 그럼 누군가는 내내 살아남을 테니, 기본으로 5주를 출연하면 그 출연자는 빠지는 거다. 기왕이면 1등을 해보고 빠지는 게 스스로에게도 영광일 테니 열심히 노래 부를 동기는 되지 않을까. 1등은 못하고 프로에서 내려가는 가수는 공연에서 게스트 하기..ㅎㅎㅎ 뭐, 수영 하면서 이런 상상을 해봤다.
다섯. 주말 드라마 반짝반짝 빛나는-을 연출하는 게 노도철 피디라는 걸 오늘 알았다. 오! 프란체스카와 소울 메이트의 그 작가구나! 종합병원2는 못 봤으니 패쓰. 웃긴 가운데 심금을 울리는 면면이 있던 피디라는 게 떠올랐다. 어떻게 진행될 지 기대...
여섯. 그 드라마에서 김현주의 삼촌으로 나오는 배우가 박유천의 동생이라는 것도 노도철 피디 인터뷰를 보고서 알았다. 호곡! 형님이 유전자를 독식했나 봐. 그래도 형제라 그런지 꽤 닮았다. 발음은 아주 부담스럽긴 하지만 신인이니 감안해야지...
일곱. 목감기가 쉬 낫질 않는구나. 내일은 버티지 말고 병원을 다녀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