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오는 날 - 치히로 아트북 4, 0세부터 100세까지 함께 읽는 그림책
이와사키 치히로 글 그림 / 프로메테우스 / 2003년 7월
절판


치히로 아트북스 네번째 책.
표지를 펼치면 이런 모습이다.
앞쪽 표지가 하얀 느낌이라면,
뒷쪽 표지는 온통 노랗다.
대비되는 두 색의 조화가 앙증스러운 그 자체다.

몇 날 며칠 집을 비운 엄마가 아기와 함께 오기로 한 날.
동생을 기다리는 아이의 설레는 마음이 책 밖으로도 전해진다.
두근두근 두근두근...

아기 때 탔던 유모차.
아이는 저 유모차를 타던 때를 기억하고 있을까?
기억은 나지 않더라도 사진 속 기억으로 꽤 익숙할 테다.

아기한테 무언가 선물을 주고 싶은 마음.
남자 아이니까 좀 더 각별한 선물이 필요했다. 그리하여 당첨된 것은...

바로 곰돌이.
곰돌이와 함께 했던 추억들이 예쁘게 지나간다.
아기였을 때 사용했던 흔들침대,
큰 새는 나,
작은 새는 아기...하며 노래도 불렀고,
나뭇잎도 날리며 놀기도 하였다.
예쁜 추억들이 그야말로 그림처럼 지나간다.
치히로 그림 특유의 경계 없는 그림이 내 마음에서도 물빛으로 번져간다.

아기가 오기 전에 마지막으로 써 본 아기 모자
이제는 내 것이 아닌 아기의 것이 될 추억과 사랑의 상징.

그리고 마침내 마주한 사랑스러운 아기, 내 동생.
뭐랄까. 치히로 특유의 그림이 아기의 특징과 잘 만났다.
갓 태어났을 때의 아기는 단단하기보다 흐물흐물하고
마치 사람이 아닌 신기한 생물 그 무엇이었다.
만져보고 싶은데 혹시 탈날까 봐 만져보지 못하고,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려 보면 그 감촉이 낯설고 오묘해서 감탄이 나오던 그 느낌!

책의 마지막 장에 보너스처럼 들어있는 그림 한장도 정겹다.
9살 조카는 5살 동생과 늘 투닥거리며 싸우기 일쑤였는데 요새는 잘 놀아준다는 기특한 소식을 아까 낮에 들었다.
동생이 동화책 들고 오면 읽어주기도 한단다. 아, 얼마나 예쁘던지...
(물론, 엄마가 '딱지'를 미끼로 던졌다고 한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 )

치히로 아트북 시리즈는 책의 판형과 종이 질도 단단하다. 워낙 어린이 책이 좀 더 좋은 재질의 종이를 쓰기도 하지만 이 책은 유독 고급스런 느낌이다.

언제고 기회가 된다면 도쿄의 치히로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 치히로의 소장 그림이 무려 8500점이라고 하니 엌 소리가 나려고 한다.

치히로 머그컵이 있는데 겨울 느낌이어서 최근엔 예뻐하지 않았는데 다시금 애정이 솟는다.

아무튼...

예쁜 책이다. 선물용으로도 훌륭한 책이 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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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07-3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표지 그림을 보니 알라딘 컵이 생각나 버렸다는... ^^;;;

bookJourney 2010-07-30 21:53   좋아요 0 | URL
그 알라딘 컵을 산더미(?)처럼 쟁여둔 저는 몹시 찔렸다는 ... ;;;

마노아 2010-08-01 14:20   좋아요 0 | URL
하하핫, 저도 긴 컵 하나 빼고는 다 모았는데 마구마구 찔려옵니다.ㅎㅎ

비로그인 2010-07-31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너무너무 예쁜 책이에요. 전 동화책을 읽기는 하면서도 대체 어디서 포인트를 잡아야 할지 그걸 몰라 단 한 권도 쓰지 못하는데, 마노아 님은 어쩜 이렇게 아기자기한 글들을 쓰시는지요!

마노아 2010-08-01 14:21   좋아요 0 | URL
Jude님 표 동화책 리뷰를 보고 싶어요.
어제는 이상하게 Jude님 생각이 많이 났더랍니다.^^

후애(厚愛) 2010-07-31 0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이 무섭게 보입니다.^^;;

마노아 2010-08-01 14:21   좋아요 0 | URL
어떻게 보면 또 무서워 보이기도 해요.
스을쩍 넘어가야 합니다.^^;;

moonnight 2010-07-31 1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따뜻해져요. 수채화 느낌의 그림이 참 좋네요. 제 첫조카가 다섯살인데 이제 오개월된 동생이 있어요. 다행히 샘 안 내고 예뻐한다는데 둘째조카 태어나기 전 이 책을 읽혀줬어도 참 좋았겠어요. ^^

마노아 2010-08-01 14:22   좋아요 0 | URL
지금 읽어도 아마 좋아할 것 같아요. 마음을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수채화 그림이 참 좋아요.^^

다락방 2010-08-01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여동생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거든요. 어제 만난 친구가 조카 갖다 주라며 책 두권을 선물해 주었다고. 그랬더니 저더러 참 좋은 친구를 두었다고 했어요. 므흣 :)
마노아님은 참 좋은 친구 ♡

마노아 2010-08-01 19:41   좋아요 0 | URL
헤헷, 나 다락방님 댓글 보고서 막 울다가 왔잖아요. 나를 감동시키는 다락방님! ♡
내가 먹은 최고의 삼겹살은 다락방님과 먹은 삼겹살, 내가 먹은 최고의 스테이크도 다락방님과 먹은 스테이크!
다락방님은 내게 고기의 진맛을 알려주었어요. 꺄우~ (>_<)
참 좋은 친구, 다락방님! 덕분에 이 뜨거운 여름 밤에 막 행복해져버렸어요.^^

마녀고양이 2010-08-02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색상 너무 이쁘다... 부옇게 흘러가는 파스텔 톤.

마노아 2010-08-02 13:44   좋아요 0 | URL
부옇게 흘러가는... 아, 표현도 너무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