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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뷔오네 Evyione 7
김영희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5월
품절
이번에 주문해서 도착한 책 중에 만화책은 네 권이었다.
이 책 에뷔오네 7권과 마틴 앤 존 11권과 피아노의 숲 17권, 그리고 신부 이야기 1권.
모두 내가 사랑하는 작가들의 책이었는데 피곤에 쩔어 감기는 눈으로 가장 먼저 뜯어서 본 책이 에뷔오네였다.
굳이 이유를 밝히라 하면 그림의 저 남자 때문이랄까.
우리의 초절정 섹시 대마왕이신 인어왕의 헐벗은 자태가 내 눈을 초롱초롱하게 빛나게 해주었기 때문.
지난 6권에서 에뷔오네 공주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을 때 바다를 밟고(!) 그녀에게로 달려간 야신.
에뷔오네 공주는 진즉에 만들어두었지만 전해지 못했던 선물을 갖고서 한밤중에(!) 그의 숙소로 찾아갔다. 늘 탈의를 잘 함으로써 독자를 즐겁게 해주는 야신이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맞이한다. 그렇게 밀어낼 때는 언제고 이 밤중에 찾아와서 선물을 내미니 당연히 그럴 수밖에. 인간이 아니었던 그의 사고 체계는 비교적 단순하며 직선적이다. 그래서 그런 그를 바라보는 재미가 더 크다.
그리고 이 사람.
원작 인어공주로 치면 인어공주의 공을 본의 아니게 가로챈 이웃 나라 공주 쯤에 해당하는 역할이다.
어려서 입은 상처로 불신을 가득 안고 수사가 되었지만, 마음은 여전히 속세의 번뇌로 가득한 인물이다.
이전에는 워낙 야신의 매력이 거세었기 때문에 이 캐릭터는 크게 마음 쓰지 않았건만,
이번 편에서 모처럼 욕정어린(?) 면모를 보여주어서 호감이 갔다.
역시 도닦는 인물보다는 감정을 내보이는 인간이 훨씬 매력적이다.
에뷔오네 공주가 준 선물은 휴대가 가능한 잉크 병이었다.
말을 하지 못하는 그가 의사소통을 늘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제법 기특한 발상에서 나온 선물.
살짝 입맞춤하는 모습으로 호의에 대한 감사를 표시하는 야신이다.
모든 몸짓에서 우월한 유전자를 보여주는 우리의 인어왕.
뭔들 그림이 되지 않겠는가.
청혼의 대상을 만나러 가던 길에 사고를 당했건만, 정작 그녀에게 청혼을 한 인물을 코빼기도 보이지 않고,
그걸 왕국에 대한 모욕으로 간주한 그녀는 부왕의 귀환 명령을 받고 돌아온다.
그 배 위에서 격정에 불타오른 우리의 공주님, 도를 넘을 뻔!하다.
그냥 넘어주셨으면 했지만, 순정만화의 도리가 있는 터!
아직은 이르다는 걸 독자는 이미 간파했다.
어찌나 안타깝던지...
김영희 작가님의 글은 뭐랄까, 청소년 물에서 보기에는 조금 아까울 때가 있다. 좀 더 수위가 높은, 그래서 좀 더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한 매체에서 만난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자주 든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그런 출판물은 19금 딱지를 붙이고 나와야 하니 그것도 참 거시기 하다.
그러니 아쉬움을 애써 달랠 수밖에......
이번 편에는 유독 격렬한 키스 씬이 많으니 그걸로 만족하련다.
딸을 향한 증오로 가득한 국왕의 명령은 에뷔오네 공주에겐 날벼락이었다.
두 달 사이에 직위도 재산도 없는 그녀에게 청혼하는 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아무 놈팽이에게 당장 딸을 내줘버릴 태세.
그런 때에 이웃나라 공주님 역할에 해당하는 우리 수사님이 시험에 빠져들었다.
어쩌면 그 자신이 더 원하고 있을 제안을 받았으니...
그의 신념이 그가 알고 있는, 혹은 알아야 할 다른 진실을 해치지 않길 나도 바라지만,
그것은 곧 우리의 인어왕이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운명으로 다가가는 지름길이 될 터이니 어찌 아니 안타까울까.
게다가 저 진지하고 심오한 대사와 심각한 상황을 반영하고 있는 에뷔오네 공주의 처지에 비하면 저 그림의 저 표정은 조금 엔지다. 너무 순진무구 백치미랄까.
유일한 옥의 티다.
작가 후기에 등장한 패션에 관한 에피소드.
마리 앙투아네트의 가발에서 영감을 얻은 그림이란다.
이 그림을 보고 나니 커스틴 던스트 주연의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가 보고 싶어졌다.
그닥 추천하지 않는 것 같아 보였지만, 기막힌 패션 감각에 눈은 즐거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리고 개인지를 준비한다는 공지 하나.
마스카 열왕기를 준비 중이라고 하신다.
7월 중 판매 예정.
덕분에 오랜만에 마스카의 주인공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마성이 짙건만, 확실히 인어왕보다는 좀 더 검은 오로라를 내뿜는다.
둘다 육식남이건만 지금 내 저울의 추는 인어왕 야신에게 한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