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에는 고사계 대빵 샘이 중간고사 수고했다고 저녁을 사주셨다. 식당은 성북동의 누룽지 삼계탕집. 거기에 도착하기 전에 먼저 간송미술관에 들렀다. 때마침 전시가 시작된 직후였고 비가 와서 관람객도 거의 없었다.  

전시 주제는 <조선왕조 망국 100주년 추념회화전> 

백년 전 망국에 대한 조선 화가들의 그림이려나 생각했는데, 다만 그 시기의 그림이었다.  

간송미술관의 그림들은 두꺼운 유리장 안에 들어가 있는데 이 유리가 가까이 다가가면 울렁울렁 거리면서 몹시 어지럽게 만든다. 혹시 그림을 한 발자국 떨어져서 보라는 의도인가??? 싶었는데, 그게 아니라 60년대에 만든 유리인데 일정한 재질로 만들지 못해서 그리 되었다는 것이다. 헉, 60년대라면 벌써 반세기가 지난 게 아닌가. 그 동안 그 유리장 하나 바꿀 후원이 하나도 없었던 것일까? 서글픈 일이다.  

1층을 관람하고 2층을 보고 난 뒤, 다시 1층에 가서 마음을 빼앗겼던 그림을 다시 오래도록 바라보았다.  

이경승의 초하호접(초여름 나비), 홍료호접(여뀌와 나비), 서병건의 부용호접(부용과 나비), 이렇게 세점이었는데 하나같이 찬란한 나비들이 나온다. 어제 본 백조의 호수에도 나비 복장을 한 무용수들이 나와서 춤을 추었는데 그 선명한 아름다움에 전혀 밀리지 않았다. 일단 그림을 그린지 100년 정도 지난 시점이므로 탈색도 거의 없고, 근대 회화에 가깝다 보니 색도 화려했다. 실제로 나비가 살아 움직일 것 같은 착각. 정말 아름다웠다. 부용하니 비천무가 잠시 생각나기도 하고... ^^ 

한 달쯤 전에 '간송 선생님이 다시 찾은 우리 문화 유산 이야기'를 재밌게 읽었다. 김동성 샘이 그림을 그려서 더 기대를 했는데 그림 자체는 특유의 감성을 살릴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내용이 좋았다. 몇몇 의문 가는 데가 있기는 했어도.... 

얼마 전에는 '간송 전형필'이란 책도 나왔다. 표지가 간지 제대로다.  궁금은 하지만 제법 글밥이 되니 일단 패쓰..^^ 

성북동 누룽지 삼계탕집은 무조건 한 테이블 기준으로 주문한다.메밀전이 전채가 되고 삼계탕을 먹은 뒤 마지막에 남은 고기를 누룽지에 섞어서 먹는 건데 4인 기준 한 테이블에 39,000원. 우린 딱 넷이서 가서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둘이 가면 어떻게 하나 주변을 보니 절반은 포장해 가고 절반만 먹는다. 이집 돈 벌겠구나... 안 그래도 유명세를 치르는지 좀 불친절한 편이다. 아씨, 친절하면 더 손님 많을 것 아냐... 깍두기 한 번 받는데 4번을 다시 불러야 했다. 힘들구나. ;;; 

수요일은 퇴근하면서 안과를 먼저 들러 정기 검진을 받았다. 눈이 좀 뻑뻑하다 여겼는데 건조하단다. 오늘은 자다 깰때마다 인공누액 투척! 쉬는 날이라 잠도 여러번 깼다. ㅎㅎㅎ 

안과 다음엔 피부과. 2월 말에 점 빼고 2달이 넘게 지났다. 2차 진료는 점 개수와 상관 없이 2만원. 마취연고 발라놓은 상태에서 전화 통화를 하다가 연고가 묻어나갔다. 그래서일까, 유독 아팠다. 오징어 타는 냄새가 막 나고..ㅜ.ㅜ 

저번에 갔을 때는 50% 빠졌으니 두번째는 다 빠질 거라고 했는데 이번에 가니 몇 번 더 와야된단다. 우쒸... 그래도 절반 정도는 두번으로 다 빠지지 싶다. 다 아물어야 알 수 있지만. 봄이라지만 무척 더운 날이어서 이틀 동안 세수 안하니 죽을 맛. 여름엔 못할 짓이겠구나 싶다.  

피부과 다음엔 내과에 가서 철분약을 받아야 했건만, 힘들어서 패쓰. 

목요일은 재량휴일이었다. 아침에 일어나 쭐레쭐레 내과 방문. 지난 번에 먹은 약을 일주일 정도 반응을 지켜봤는데 별 이상없었다. 철분약은 경우에 따라서 약이 안 받을 때가 있다던데 그랬던 적은 없었다. 그래서 한 달 치 약 지음. 자꾸 졸도하는 이런 증상은 왜 일어나냐 물으니 '기립성 저혈압'이 의심된단다. 갑자기 일어날 때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정신을 잃는 현상이란다. 그런데 정확하게는 말씀 안 하신다. 모른단다. 하긴 예전에 응급실에 갔을 때도 정확하게 말 안 해주고 의사가 도망(?)갔다. 바빠서 그랬나...-_-;;;; 

두달 뒤 다시 피검사 할 때 심장 관련 검사도 같이 하잔다. 그것도 피검사로 나온다고 한다. 흐음. 

기립성 저혈압일 경우 운전할 때 위험하단다. 만약 운전 도중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정말 아찔한 일. 어차피 난 면허도 없지만, 이번 여름 방학 때는 면허를 딸까??? 잠시 생각했었다. 언니 차가 만 10년 채운 마티즈인데 워낙 험하게 써서 상태가 메롱하더니 급기야 천장이 센다고 한다. 폐차 직전이니 면허 따서 연수 받으라는 집안 식구들의 유언의 압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별로 안 땡겼는데 피계 김에 패... 쓰....;;;;; 

언니의 노트북이 고장났는데 도시바 수리 센터가 용산에 있던 게 이전해서 역삼과 신도림 밖에 없댄다. 역삼이 그나마 가까운 편인데 때마침 내가 백조의 호수 보러 역삼동 가는 날. 그래서 언니의 노트북을 이고 지고, 내 가방 이고 지고 역삼으로 향했다. 버스 한 번에 지하철 두 번 타고. 

도착한 시간이 오후 5시 40분. 6시 퇴근인지라 접수만 받고 맡기고 가란다. 설명을 좀 듣고 가겠다고 하니까 엔지니어 분이 나왔다. 점검을 해보니 T자가 자꾸 돌아다니는 현상은 키보드 문제 같다고. 그외 멈춤 현상은 os를 다시 깔라고 한다. 형부랑 엔지니어가 통화를 하더니 손대는 것 없이 다시 들고 나오기로 했다. 키보드 바꾸는 건 너무 비싸고 외장 키보드를 권했고 램 추가하는 건 자기네가 훨씬 비싸니 외부에서 사서 끼란다. ㅎㅎㅎ 정직한 기사분..^^ 

그.러.나. 내가 도로 들고 나왔으니 무거워 죽겠다. 이때가 6시. 한 정거장만 더 가서 다락방님을 만나고 싶었지만 얼굴에 듀오덤 잔뜩 붙인 게 흉하고, 약속이 있을 것 같아서 패쓰. 스타벅스 크리에이티브 텀블러를 사고 거기서 나온 쿠폰으로 캬라멜 프라푸치노 벤티 사이즈 한 잔으로 한 시간 반을 버텼다. 

이 책을 오래 전에 빌렸는데 내내 못 읽었더랬다. 토요일에 책 주인을 만나기로 했는데 친정 언니가 찾는다고 해서 갖고 가야 한다. 초등 아들내미가 독후감 숙제가 있는데 아들이 못 써서 엄마가 대신 읽고 쓰려고 한다나 뭐라나...(ㅡ.ㅡ;;;;) 

암튼, 그 바람에 모처럼 맘 잡고 읽는데 역시 재밌다. 돌아올 때는 힘들어서 버스만 두 번 탈까 했는데 역시 지하철 두 번에 버스 한 번 타고서 돌아왔다. 책 읽을 짬을 벌려고. 

그나저나 백조의 호수 이야기도 같이 해서 페이퍼 제목은 '나비와 백조'로 하려고 맘 먹었는데 일단 밥부터 먹고 와야겠다. 백조 이야기는 조금 이따가...


댓글(23)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매지 2010-05-2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도 어제 점 다시 빼고 왔어요 ㅎㅎㅎ
이번에는 공짜 다음에는 진료비 2500원만 내면 해준다고 하더라구요.
(이거 무슨 염장질?)
저도 아마 다음에 한 번 더 가야 할 듯 ㅠ_ㅠ

마노아 2010-05-21 12:47   좋아요 0 | URL
헉, 저는 세번째 가면 5천원 이라고 하던데 이매지님이 훨 싸군요. 거의 비슷한 동네에서 한 것 같은데 말이에요. 6^^ 저는 고운피부... 요기서 했어요.^^

다락방 2010-05-21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조 이야기 있을것 같아서 부랴부랴 세수도 안하고 들어왔는데 ㅎㅎ 밥 먹으러 갔군요. 그럼 저도 이따가 다시 들어와야겠어요. 지금은 일단 운동 좀 가고.
그리고 저 만나러 왔어도 되는데 말이죠. 삼겹살 안주삼아 소주 마시고 있었어요. 강남에서 ㅋㅋ 저 보러 오셨으면 소주 일잔 따라 드리고 쌈 하나 싸서 입에 넣어드릴건데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0-05-21 12:47   좋아요 0 | URL
그러려고 했는데 배가 고파가지고.^^ㅎㅎㅎ
아점을 먹고 왔어용.
앙, 어제는 점심을 어무이와 함께 삼겹살을 먹었어요. 좀 어지러워서 고기를 먹어줘야겠다는 의무감을 갖고요. 갈비 먹으러 갔는데 갈비 안 팔아서 삼겹살 먹었어요. 역시 삼겹살은 다락방님과 같이 먹은 강남역 점이 최고예요! ^^

L.SHIN 2010-05-21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그 미술관의 유리장은 그것 역시 '그 시간의 하나'로 일부러 남겨놓은 건 아닌가 싶습니다만 ^^
점! 저는 이상하게 왼쪽 팔에 많더라구요. -_- 요즘 왜 그렇게 서재에 안 오나 했더니, 바쁘셨구만 ㅎㅎㅎ

마노아 2010-05-21 14:25   좋아요 0 | URL
그런데 그렇게 보기에는 작품을 감상하는데 방해가 되거든요. 눈 좋은 사람이 돋보기 안경 쓴 느낌이랄까요?
전반적으로 예산이 취약한 게 아닐까 느꼈어요.
앙, 주말까지 내내 바빠요. 근데 일도 산더미라는...^^;;;

L.SHIN 2010-05-22 12:48   좋아요 0 | URL
그럼, 나처럼 눈 안 좋은 사람이 가서 보면 딱이라는? ㅎㅎㅎ
뭐야, 마노님, 언제부터 안 바쁜 거에요? -_-

마노아 2010-05-23 01:01   좋아요 0 | URL
아마도 7월이요? ^^;;;;
일단 5월은 너무 바빠서 내일 모임도 불참 선언했어요.
제가 갑자기 왜 이리 바쁠까요...(놀러 다니느라..;;;;)

순오기 2010-05-2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송 전형필~ 표지 멋지네요. 이 양반 풍신이 좋아 보여서...^^
병원 순례기~ 건강은 건강할 때 지키자~~

마노아 2010-05-21 14:25   좋아요 0 | URL
전기를 보면 얼굴이 하얀 소년이었다.. 하는데 풍채에 가려서 하얀 소년의 유약한 문학소년은 떠오르지 않아요.^^;;;

건조기후 2010-05-2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빈혈이 큰일이네요. 빈혈이라시니 자꾸 마음이 쓰였던 게, 친구가 빈혈인 탓도 있지만 생각해보니 저도 옛날에 쓰러진 적이 있더라구요. 목욕탕 라커 앞에서 푹 고꾸라졌는데 그 때 아래쪽 라커에 꽂혀있던 열쇠에 무릎이 쫙 긁힌 흉터가 아직 남아있어요. 약도 약이지만 원인을 빨리 알아내서 치료를 해야할텐데.. 왜 의사들이 그렇게 도망을 다니시나들;;

마노아 2010-05-21 21:24   좋아요 0 | URL
목욕탕도 빈혈있는 사람에겐 요주의 공간이지요. 저도 예전에 대중 목욕탕에서 기절한 적 있어요. 홀딱 벗고 웬 망신인지...ㅜ.ㅜ 원인 규명이 쉽지가 않은 건지 성의가 없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어휴..;;;

blanca 2010-05-2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왠지 제 근처에 계실 것 같은데요. 저도 누룽지탕 줄서서 먹으러 갔었는데^^;; 빈혈이 좋아지기를 바랍니다.

마노아 2010-05-21 21:47   좋아요 0 | URL
어머, 우리 같은 구민인가요? ^^ㅎㅎㅎ
그 집이 유명하긴 유명하군요. 줄 서서 들어갔다니...
저는 비오는 날 갔는데도 홀이 꽉 찼어요. 직원들이 밥 먹을 짬이 없는지 메밀 전을 먹다가 서빙 하더라구요. 염려 감사해요.^^

웽스북스 2010-05-21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삼계탕 안좋아하는데, 성북동 누룽지 삼계탕집 끌려요. 4명 만들어서 가야하는군요. ㅜㅜ 친구 없는 사람은 어쩌라고. ㅜㅜ

마노아 2010-05-21 22:46   좋아요 0 | URL
삼계탕 계라도 만들어야 갈 수 있는 곳인가봐요. 이 동네 오면 전화해요. 우리 같이 가요.^^

이매지 2010-05-21 22:49   좋아요 0 | URL
삼계탕계 좋네요 ㅎㅎㅎ
저도 가보고 싶어요 ㅎㅎㅎ

마노아 2010-05-21 23:08   좋아요 0 | URL
성북구 용산구 뭉쳐요. ㅎㅎㅎ(가만 웬디님이 용산구 맞던가??)

웽스북스 2010-05-22 02:19   좋아요 0 | URL
한명더 붙으면 삼계탕 번개 할 수 있는 거에요? ㅎㅎㅎㅎ
저 용산구 맞아요. ㅋㅋㅋㅋㅋ

순오기 2010-05-22 04:55   좋아요 0 | URL
나는 6월 마지막 주 서울 가는데...끼워주세요.ㅋㅋ

마노아 2010-05-23 00:59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까지 정원 채웠어요.^^ㅎㅎㅎ
하핫, 서울 오면 우리 다같이 뭉쳐요. 좋아요, 좋아~

hnine 2010-05-22 0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립성 저혈압은 정말 걱정되네요. 그 증상 자체보다도 쓰러지다가 어디에 머리를 부딪히거나 할 경우 정말 위험하니까요. 언젠가 TV에서 보니까 (위기탈출 넘버원 이던가요...) 기립성 저혈압 증상을 가진 사람이 자리에서 일어날 때 어떻게 일어나야 하는지 순서를 가르쳐 주던데요.
'미주신경실신'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증상은 혹시 아닌지 한번 검색해보시길 바래요.

마노아 2010-05-23 01:00   좋아요 0 | URL
미주신경실신이란 것도 있군요.
찾아보니 증상이 비슷한 게 몇 개 겹쳐요.
신호가 오면 몸을 낮춰서 방어를 해야 하는데, 신호가 왔을 땐 이미 인사불성 단계여서 몸을 보호할 찰나가 안 생기더라구요. 이번에도 앉아 있어야겠다 생각한 순간 바로 넘어갔지 뭐예요.
암튼, 더더더 조심해야겠어요. 정보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