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은 나날들이다. 집이든 직장이든, 그리고 이곳 알라딘이든.
이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그 얘기에 공감이 가서 고개가 끄덕여지고, 저 사람의 얘기를 들으면 그 얘기도 맞는 것 같아서 역시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혼란스러워 한다.
알라딘 표팀장님의 두번째 입장 표명 글은 사실 첫번째 글과 내용 상의 차이가 없어서 앞으로도 알라딘의 입장은 여기서 한 발자국도 더 안 움직이는 게 아닐까 우려가 되었다. 애석하게도 부정적인 결말이 더 쉽게 예상되는 가운데 김종호씨의 현재 행보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고, 괜히 엄한 알라디너들만 환멸을 쌓고 여기를 떠나는 건 아닐까 또 그것도 마음이 쓰인다.
다양한 입장과 생각이 있는 것이고 꼭 모 아니면 도 식으로 불매 혹은 불매 불참을 선언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진정 짐싸서 알라딘을 떠날 각오가 아니라면 잠자코 있어야 하는 게 아닌가 며칠 전까지 생각했는데, 짐 못 쌀 것도 없다는 생각을 어제부터 하게 되었다. 나는 알라딘을 좋아하고 알라디너들을 좋아하지만, 또 어떨 때 알라딘이 싫을 때도 있고 싫은 알라디너도 있다. 누구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에 움직여야 하는 거다.
불매 불참의 의견을 가진 분들께는 '불참 선언'이라는 동의를 꼭 표출하지 않아도 별 상관이 없을 테지만, 불매를 선언하신 분들께는 나 역시 동참하겠다는 '불매 선언'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심정적으로라도. 혹여 우리가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거나 정보의 부재로 인해 본의 아니게 뻘짓을 하고 있는 거라면, 좀 뻘쭘해 하면 된다. 그런데 정말 알라딘이 일종의 폭력을 행사하고 있는 거라면 그러는 거 아니라고 한 마디를 하는 게 옳은 거니까...

나도 간단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내가 덜 미안한 쪽으로 마음을 잡겠다고.
알라딘에는 미안하지 않냐고? 음... 백만 안티의 움직임도 아니고, 이 정도 규모의 불매 선언이 알라딘을 휘청거리게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얼마간 불매를 한다고 해도 미안해하지 않을 만큼 지금껏 알라딘 충성 고객이었다. 현재 3개월 순수구매금액이 686,770원이지만, 어떤 때는 백 만원이 훌쩍 넘어갈 때도 있었으니까. 만약 알라딘은 정말 무고하고 억울한 입장이라고 생각되면 그땐 또 알라딘 충성 고객으로 돌아가면 된다. 만약 반반이라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자. -_-;;;;
12월 첫날 구매한 대형 스킨과 로션. 다 쓰려면 시간적 여유가 많다. 쌓인 책은 또 얼마나 많은가. 책을 아니 보는 것도 아니고 그저 얼마간 구매만 하지 않을 뿐인데,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