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한 옛날에 '메디컬 센터' 라는 드라마를 좋아했었다. 작품이 조기 종영된 것인지 내가 많이 못 본 것인지, 하여간 에피소드를 많이 보지는 못했지만 매 회마다 '내면 치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이승연의 숏커트가 참 예뻤고, 감우성, 박철 등등에 박광현이던가? 하여간 코믹한 조연들의 감초 연기도 일품이었다. 오랜 시간 지나서 다시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되질 않았다. 앞으로도 아마 힘들겠지?
인정옥은 최고로 좋아하는 작가다. 그녀의 네 멋대로 해라, 아일랜드는 늘 떨리는 가슴으로 보았더랬다.
그녀가 참여했던 떨리는 가슴의 6부도 너무 인상 깊었고.
그 흔한 폭력씬이라던가 삼각 관계, 지리멸렬한 우연의 남발 등 없이도, 인간에 대한 깊은 애정과 신뢰는 보여주는 따스한 시선의 작가. 그리고 그녀가 탄생시킨 놀라운 연기자들의 변신. 아, 그립다 복수, 재복이...
굿바이 솔로도 빼먹을 수 없다. 노희경을 사랑하게 만든 그 작품. 수많은 어록도 탄생했다지....
태릉선수촌은 젊음에 대해서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민기에 집중하게 되었고, 동 연출가의 커피프린스1호점도 눈여겨 보게 했다지....
그러고 보니 여기서도 이선균이 나왔구나... ^^
최근에 종영한 얼렁뚱땅 흥신소도 나의 완소 드라마. 연애시대 작가가 썼는데 연애시대는 못 봤지만 충분히 기대가 되고 있다.
예지원이 연기 참 잘하는구나.... 하고 깨달았다.
그리고 나에겐 신선한 얼굴 박희순도 눈에 띄었고...
OST 참여 이승환도 눈부셨다. 작품 분위기와 싱크율 200%의 명곡을 선사해 주었지.
덕분에 내가 OST도 샀잖아.. ㅎㅎㅎ
사극 얘기도 해보자.
참 좋아했던 작품들.... 다모, 대장금, 해신, 별순검, 불멸의 이순신, 황진이, 경성스캔들, 그리고 한성별곡 正
다모는 퓨전 사극의 길을 열었는데 HD영상은 이런 것이구나...라는 감탄을 안겨주었다. 후반부에 내용이 부실해지긴 했지만 명대사들을 주렁주렁 달아내면서 끝까지 마음을 울렸더랬다.
그에 비하면 호흡이 길었던 대장금은 순간순간의 긴장감이나 찐한 여운은 부족했지만, 전체적인 완성도가 좋았다. 한류 열풍을 불어주었던 효녀 상품이기도 했고. 양미경이 난 참 좋았더랬다. 그리고 지진희의 목소리도.
해신은 ost와 수애의 연기가 참 인상 깊었더랬다. 깊고 애절한 느낌. 꽤 나이가 든 최수종이었음에도 멋져보인다는 사실에 신기해 하기도 했었지....
조선다큐 별순검은 너무 애석한 작품이었다. 방송 시간을 잘못 편성해서 조기 종영해버린 슬픈 작품. 지금 다시 케이블에서 다른 배우들로 방송하고 있는데 아직 보질 못해서 재미가 어떤 지는 모르겠다. 나중에라도 꼭 챙겨보리라 결심하고 있음...
불멸의 이순신은, 아...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가. 명연기도 그렇지만 내 보기에 대본의 승리다. 여성 작가분이었는데 이분이 앞으로 쓰실 '대왕 세종'도 그래서 기대하고 있다. '영웅'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한계점도 있지만 이점도 충분히 안고 갈 수 있는 것. 마음을 깊이 울리는 그 명대사들을 다시 만나고 싶다.
황진이도 글고 보니 같은 작가 분 것이라고 알고 있다. '시각'의 승리였달까. 그리고 하지원과 김재원의 명콤비. 내용 면에서 약간 아쉬운 점이 있긴 했지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다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우리 한복 정말 멋지더라.(그 시절에 그런 한복을 입진 않았지만..;;;)
경성스캔들은 꽤나 획기적인 드라마였다. 원작보다 훌륭했던 드라마라는 평을 받기도 하고.
일제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이렇게 밝고 경쾌한 드라마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희망을 걸었다. 우리 사극이 젊어지고 있구나....
그리고, 올해 최고의 드라마였던 한성별곡 正
이 작품 때문에 이렇게 구구절절 얘기들을 풀어놓았다. 8부작이란 너무 짧았지만 사전제작제였고 치밀한 미장센을 보여주었고, 안내상이라는 걸출한 연기자를 알아보게 만들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는 정조 상에 가장 가깝게 근접한 해석이었다.
정조를 떠올리면 느껴지는 어쩔 수 없는 안타까움과 아쉬움... 그가 바라본 正과, 그의 주변 사람들이 내세운 政과, 또 그들 주인공 사이의 情이 각각 따로 어우러진.... 그리하여 合으로 가지 못한 슬픈 우리의 역사. 그렇지만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내 나라 조선에 대한 이야기. 동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기대해 본다.
하는 김에 좀 더 얘기해 보자. 내 인생의 완소 해외 드라마...
돌아온 제5전선. 영화 미션 임파서블의 원작 격인 드라마였다. 초딩시절에 보았었는데 그 긴장감은 여전히 떠오른다. V의 다이애나가 출연했었다고 기억한다.
두번째, 십년 전에 보았던 로이스와 클락의 슈퍼맨. 슈퍼맨 버전 중에서 최고로 좋았던 드라마다. 현명하고 당찬 여주인공 로이스는 위기의 주부들에서 말썽 많은 바로 그녀이기도...(옆의 사진 오른쪽 끝에 여자)
당시 성우 장세준씨가 슈퍼맨의 목소리를 연기했는데, 괌 니미츠 힐 사고로 돌아가시고 방송이 바로 종영됐다. 그 분 돌아가시고 내가 얼마나 울었던지...(부인도 성우 정경애씨였는데 일가족 네명이 모두 사망했다. 여름 휴가 갔다가...ㅠ.ㅠ)
하여간, 이 작품을 내가 사랑했던 것은 기막힌 '번역' 때문이었는데, 이미도씨 작품이었다. 어찌나 문학적으로 번역을 해주셨는지, 매주 일요일마다 나는 감탄에 감탄을 했었드랬지...
그리고 최근에 본 것으로는 '위기의 주부들'이 있다. 씨즌 2까지 보았는데, 극본이 쥭음이었다. 어찌나 치밀하고 긴밀하던지...
미국의 현주소를 있는 그대로, 위트 있게, 그리고 교훈까지 남기면서 밝혀주더라. 오옷, 굿이었어!
그리고 고등학교 때 보았던 타임트랙스! 22세기 컴퓨터 셀마가 어찌나 똑똑하던지... 생존확률 %까지 바로 계산해주는 만능 컴퓨터의 존재가 신기했었드랬지. 그밖에 소머즈도 떠오르지만 최고의 드라마까진 아니었고.... 아... 아까 잠깐 나왔던 V도 엄청 재미난 작품이었다. 내년에 다시 방영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그때 그 배우가 다시 나온다고 하더라. 역시 기대 중...(파충류는 징그러웠지만...)
흠... 하얀거탑도 빼먹었네... 올해 김명민이 또 상받았음 좋겠다. 설마 배용준이 받는 것은....;;;;;;
태왕사신기를 재밌게 보았고 또 그가 없이는 성립할 수 없는 성공이었다지만, 그래도 대상감은 아니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