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불광 CGV, 카핑 베토벤 보다.
베토벤을 연주한 여인 안나 홀츠.
듣지 못하는 베토벤. 베토벤 교향곡 9번 초연 당일, 조카로 인해 실의에 빠지고 지휘할 수 없다고 좌절하다.
이때 도움을 준 그의 카피스트 안나. 오케스트라 바닥에 앉아서 베토벤을 향해 지휘를 하는 그녀, 그런 그녀를 통해 박자를 셈하는 베토벤. 성공적인 초연.
정말 감동적인 연주였고 지휘였는데, 극장의 음향 시스템이 별볼일 없어서 기대보다 못한 감동.
그렇지만 합창이 나올 때엔 이미 소름 쫙 돋아줌(>_<)
남들은 모두 자신이 만든 음악을 듣고 감동을 받지만, 자신은 그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가혹함이라니...
세상에는 이런 종류의 사랑도 있다고 이해함. 천재는 천재를 알아보더라. 여주인공 겁나 이쁘게 나옴!
여주인공 다이앤 크루거는 키이라 나이틀리와 너무 닮은 것 같아...
음악샘과 같이 본 까닭에 끝나고 약간의 팁도 들음. 헤헷!
이날은 팝콘도 당첨이 되어서 무쟝 큰 것을 먹다가 거의 남겨버림. 돌아오는 길에 조카 주려고 언니네 집에 들렀는데 조카들 모두 자고 있더라.(하긴 열시가 넘었었지.) 다음 날 잘 먹었다는 소문 들음. ㅎㅎ
금요일, 상상마당에서 정호승 시인과 가수 말로와 함께 하는 '북콘서트'
알라딘 주최인줄 알았더니 협찬이었다. 준비해준 비스켓은 다음 날 조카들과 맛있게 잘 먹음^0^
정호승 시인은 뒷모습이 너무 근사했더랬다. '맑고 투명한' 인상이랄까. 세상 때에 찌들지 않은 그런 느낌!
재즈 가수 말로는, 재즈보다는 건전가요에 더 어울릴 법한 목소리를 갖고 있었다.
어찌나 수수하던지, 우리 민간인들과 전혀 구분되지 않았음^^
시인에게 질문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열혈 팬들이 많은 것에 놀람. 말씀하시는 모습에서 삶의 연륜이 느껴짐.
주문한 책이 이 날 오전에 편의점에 도착해서 무리해서 집에까지 도로 들어가 책을 들고 나왔는데, 행사장에서 창비가 부스를 마련해서 팔고 있었다. 아... 나의 삽질..ㅠ.ㅠ
지인을 위해 한 권 더 사서 싸인 받아 둠. 헤헷, 늘 포옹으로 만나서 포옹으로 헤어지는 나의 야곱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
토요일, 조카들과 놀아주다가 진이 빠져서 아홉시에 잠이 들어버리는 사태!
시끄러워서 다시 깨긴 했지만, 12시 전에 다시 뻗어버림. 동화책 세권을 읽었는데 두권 밖에 제목이 기억이 안 나서 지금 황당해 하는 중. 남은 한 권은 뭐였지? 아, 생각이 안 나네..ㅠ.ㅠ
일요일, 머리카락이 너무 지저분해 보여서 스트레이트 퍼머를 하기로 결심!
내 머리카락에 스트레이트는 돈지X이라는 울 언니의 지론에 휙 넘어감.
얼결에 웨이브 퍼머를 하다.
미아 삼거리 역에 있는 미용실을 찾아가는 길이었는데, 잘못 찾아 내린 곳은 미아역(무려 버스 세번이나 타고 도착한..;;;)
두리번거리다가 눈에 띄는 미용실 들어감. 오옷, 오픈 한달 밖에 안 된 곳! 발 맛사지 해주는 기계까지 있고 좋다!
들고 간 책은 '열하광인' 기대보다 재미는 덜했지만, 아무튼 시간은 잘 갔다.
어째 거울은 한 번도 안 보고 책만 보냐는 미용사 언니. 뭐, 전문가가 알아서 잘 해줄 텐데 뭘^^ㅎㅎ
나올 때 보니 1리터짜리 샴푸도 사은품으로 주고, 10% 할인권 담에 쓰라고 주고, 또 뭐도 줬는데 뭔지 모름.
돌아오는 길... 역시 버스 잘못 타 주시고.. 집에까지 버스 세번 타고 돌아와 줌. 크흑...ㅠ.ㅠ
(사진 펑!)
원래 아래쪽만 웨이브 넣어달라고 할 생각이었는데 말하는 걸 깜박했다. 머리 감고 잘못 말리면 사자가 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함.
원래 생머리로 돌아가서 어려보이는 게 나의 목표였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지? 뭐, 아직까지 크게 나빠보이지 않음.
머리 감은 뒤는 감당이 될 지 알 수 없음. 못하겠음 또 질끈 묶고 다닐 테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