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귀가 길, 모처럼 마을버스를 탔었고, 라디오를 듣고 있었다.

그런데 등 뒤에서 시끄럽게 울리는 목소리.

한 할아버지분이, 맨 뒷자석에만 벨이 없다고 마구 화를 내고 계셨다.

앞쪽과 중간 좌석까지는 벨이 있는데 맨 뒷자석만 벨이 없었던 것.

사실 운전기사분은 대단히 친절했었는데, 이 할아버지가 욕을 섞어가며 반말로 화를 내자 역정이 나신 듯하다.

같이 맞대응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기분이 많이 상하셨을 듯.

그럼에도 내리는 승객들에게 친절히 인사하시는 아저씨.

벨이 그 자리에 없는 것은 불편한 일이지만, 운전기사 아저씨가 그렇게 욕먹기에는 억울해 보였지만,

누가 나서서 편들어줄 입장은 또 아니었다.

그러자 승객들의 마음이 모두 똑같았는지, 내리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수고하십니다." 라며 인사하고 내리는 것이다.

아마도 "힘내세요!"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난 버스에 남은 마지막 승객이었을 때만 인사하고 내리는 편이었는데, 어제는 마지막 승객이 아니었음에도 역시 인사하고 내렸다.(마지막 승객은 그 할아버지. 나중에 뭔 일 없었을라나 몰라..;;;;)

 

어제 아침에 골라잡은 귀고리는 침이 좀 두꺼운 원터치 형이었다. 

안경을 쓸 때는 장신구를 전혀 하지 않는 나는, 방학 내내 귀고리를 거의 안 하고 다녔고(거의 안경 쓰고 살았고)

가끔 귀고리를 할 때에도 은으로 된 얇은 침만 썼더니 구멍이 많이 막혔나 보다.

출근길에 귀고리가 안 들어가서 얼마나 낑낑댔는지...(대따 아팠다.)

저녁에 집에 가서 빼보니 귀가 부어 있었다.

오늘 아침, 보다 얇은 침으로 된 귀고리를 걸었지만 아파서 바로 빼버렸다.

흑... 이러다가 아예 막아야 되는 것 아닌가 몰러... 귀 뚫은지 7년 됐건만...ㅜ.ㅜ

 

이쪽 자리로 옮긴 뒤 자꾸 일이 쌓인다. 

아자아자 힘내자! 오늘은 두 과목 시험 문제 내고 중국에서 온 편입생 수행평가 문제 내고 저녁엔 뮤지컬 보러 간다.

"사랑은 비를 타고"

으헤헤헤헷, 만세!(응?)


댓글(16)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스탕 2007-09-13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 뚫은지가 그렇게 오래됐는데도 막히는군요. 아프셨다니 괜히 제가 겁이나네요.. ^^;

저녁에 뮤지컬 재미있게 보고 오세용~ (나도 덩달아 만쉐이~~ ^^*)

마노아 2007-09-13 10:46   좋아요 0 | URL
헤헷, 무스탕님도 만세^^ㅎㅎㅎ
귀 뚫은 지 수년이 지나도 여전히 아프고 또 막힌다는 게 신기하면서 무서워요. 이 놀라운 피부 재생력(?)이라니^^

치유 2007-09-13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덩달아 만세~!
그 승객들도 착하지만 기사님도 마노아님도 착해요..그 할아버지 왜 버스에서 투정이셨을까나..

마노아 2007-09-13 10:46   좋아요 0 | URL
배꽃님도 만세~!
승객들의 소박한 위로가 예뻤어요. 저도 덩달아 동참하고 기분 좋았지요^^;;;
할아버지 약주 하신 게 아닐까요.ㅡ.ㅡ;;;;

이매지 2007-09-13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귀뚫은지 좀 됐는데 오래 빼놓으면 다시 막히더라구요.
그럴 때면 18k로 된 엄마 귀걸이 몰래 껴서 다시 뚫어요 ㅎㅎㅎㅎ
버스타고 다니다보면 정말 별별 사람 다 보는 것 같아요.

마노아 2007-09-13 15:29   좋아요 0 | URL
저두 어제 꽂은 굵은 침이 금이었는데도 오늘 덧났어요.
원래 귀 뚫은 자리 덧나지 않았는데 억지로 구멍을 내어서 그랬나봐요.
말로 쓰니 더 아파보여요^^;;;
버스 기사 아저씨들도 엄청 피곤할 것 같아요. 이상한 사람들이 많아서요.

달콤한책 2007-09-13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옛날에 막혔어요^^

마노아 2007-09-13 15:30   좋아요 0 | URL
달콤한책님은 귀 다시 안 뚫어도 예뻐요^^

비로그인 2007-09-13 15: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귀를 뚫지 않아 몰랐는데 이렇게 실감나게 이야기를 들으니 귀를 뚫기가 더 싫어지네요.
올 겨울에 한번 해볼까 했는데...


마노아 2007-09-13 15:31   좋아요 0 | URL
저도 겨울에 뚫었답니다. 2000년도에 20세기 마지막 날에요^^
원래 99년도에 뚫었던 것이 막혀서 다시 뚫은 거였지요. 근데 자국은 하나예요.
뚫으면 뚫은 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도 좋은 것 같아요^^

비로그인 2007-09-13 16: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벼운 귀걸이로 살살하고 다니세요~ ㅎㅎ
전 알러지도 없어서 싸구려도 잘하고 다닌다는~ 랄랄라~

3=3=3=3=3

마노아 2007-09-13 16:51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지 없어서 싸구려도 잘 해요^^ㅎㅎㅎ
그치만 어제는 무리해서 부었어요. 크흑...ㅜ.ㅜ

짱꿀라 2007-09-13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뮤지컬 어떤거 보고 오셨나요. 근데 마을버스가 아담해서 탈만 하던데요. 큰 버스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 들더이다.

마노아 2007-09-13 22:13   좋아요 0 | URL
조 위에 제목 써 놨어요~ "사랑은 비를 타고" 재밌더라구요. 오래도록 사랑 받는 이유를 알 수 있었어요.
마을버스 저는 저렴해서 좋아해요^^ 짧은 거리를 가서 오래도록 음악 듣고 생각할 여운은 주지 않지만요.

비로그인 2007-09-14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기하죠. 피부의 재생 능력이란.
아무리 오래 전에 상처가 (구멍이 뻥~) 뚫린 곳이라 해도, '봉합해야만 해. 그게 나의 일이거든' 하고
열심히 본분에 최선을 다 하는 세포를 뭐라 할순 없잖아요? (웃음)
저도, 잠시만 안하고 있어도 막힐 정도로, 충실한 세포군을 가지고 있죠. 쿠후훗.^^

마노아 2007-09-14 14:24   좋아요 0 | URL
재생되는 피부를 보며, 아직 늙지 않았어!를 외치며 좋아했습니다.
푸핫, 귀 막힐까 봐 오늘은 얇은 침 꽂고 왔어요. 얇은 것은 잘 들어가네요. 다행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