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에 대한 찬양 - 개정판
버트란드 러셀 지음, 송은경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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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트런드 러셀은 <철학의 문제들>에서 인식론을 중심으로 자신의 철학관을 전개한다. 그는 감각과 이성을 통해 인식되는 우리의 세계에서 철학의 진정한 가치는 불확실성에 있다고 선언한다. 철학이란 우리가 과학과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원리를 살펴보고 그것의 모순을 밝혀내는 활동이며, 우리의 개인적 관심사에서 한발 물러나 우리 자신의 불확실성을 우리에게 드러내는 방법이자 독단론에 대한 교정수단이라는 것이다. 즉 철학은 질문에 답을 주기보다 오히려 질문을 만들어내며, 이를 통해 우리를 단순히 개인적 차원에서 더욱 일반적 차원으로 이끌어준다. 

  이러한 러셀 특유의 철학관은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서 그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그는 인류에게 진정으로 유용한 것은 효율성을 추구하는 도구적 지식이 아니라 오히려 무용한 사변적 지식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무용한 지식의 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노동이 아니라 여가에 달려있다. 이러한 이유에서 러셀은 누구에게나 게으름이 가능한 사회를 현실적으로 구상하고 그것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한다. 이 책에서 그는 서양의 교육사와 철학사를 바탕으로 논의를 전개하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대한 선행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저자와 대화하며 이 책을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모든 도덕적 자질 가운데서도 선한 본성은 세상이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이며 이는 힘들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데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편안함과 안전에서 나오는 것이다. - P33

아이들이 호의적인 어른들로 자라날 수 있기 위해선 자신의 주변을 호의적으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자면 아이의 중요한 소망들에 어느 정도 공감해 주어야 하고 아이들을 단지 신의 영광이나 국가의 위대함 따위의 추상적인 목적에 이용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 P127

바람직한 관심이란 아무 목적 없이 아이들과 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즐거움을 느끼는 데서 나오는 것이다. 이런 자질을 가진 교사라면 아이들의 자유에 간섭할 필요도 별로 없겠지만 혹시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해도 아이들에게 심리적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업무가 과중한 교사들로서는 아이들에 대한 본능적인 애정을 간직하고 있기란 대단히 어렵다. (…) 그 어떤 이론으로 무장한 교사라 해도 시달리다 보면 피곤해지고, 결국엔 짜증이 나게 마련이고, 짜증스런 마음은 어떻게든 표출되기 쉽다. 자기 조절만으론 필요한 호의를 늘 간직하기가 힘들다. - P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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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01-15 13: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이책 있어요!!!!! 으하하하.. 너무 읽고 싶은데... 허,,,...(알라딘 돌아다니면서 열심히 숙제 쌓고 있는 중인 주말.....)

라파엘 2022-01-15 14:35   좋아요 2 | URL
이 책은 이유경 작가님의 <독서 공감, 사람을 읽다>에서 추천받은 책입니다!! 흥미롭게 읽었어요 ㅎㅎ

다락방 2022-02-21 22:07   좋아요 2 | URL
(수줍수줍)
 
바울을 읽다 - 로완 윌리엄스의 바울 서신 읽기 로완 윌리엄스 선집 (비아)
로완 윌리엄스 지음, 손승우 옮김 / 비아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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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인물의 사상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시대를 올바르게 이해해야 한다는 역사적 연구의 기본에 충실한 책이다. 저자는 바울이 당시 사회에 어떤 변화를 일으킨 것인지 바울 서신을 중심으로 풀어낸다. 이 과정에서 그는 환대의 개념을 사회철학이 아닌 신학적 맥락으로 새롭게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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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1-08 11: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울서신에 보이는 환대, 신학적맥락으로 읽는 사회철학. 바울서신은 그냥 읽으면 ‘좋다‘
하다가...팔수록(그렇게 깊이 파지도 않았지만^^)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되요.
신학과 철학, 수사학을 두루 겸비함.

라파엘 2022-01-08 12:37   좋아요 2 | URL
바울도 그렇고 이 책의 저자인 로완 윌리엄스도 그렇고, 두 사람 모두 자신의 견해를 전달하기 위한 지적 자원을 굉장히 풍부하게 가지고 있다고 느껴져요. 정말 닮고 싶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ㅎㅎ
 

  새해를 맞이하여 대청소를 하였다. 그동안 북플을 주로 사용하다보니, 작성한 리뷰와 페이퍼들이 서재에서는 전혀 분류되지 않고 단지 작성한 시간순으로 쌓여가고 있었다. 그래서 서재도 한번 대청소를 해야 할 필요를 느꼈는데, 마침 연말연시 동안에 틈틈이 청소하고 정리정돈 작업을 할 수 있었다. 


  리스트는 국내도서의 경우에 책이 절판되거나 개정판이 출간된 사항을 반영하여 전체적으로 수정하였다. 외국도서의 경우에, 뉴베리상과 프린츠상은 미국에서 수여하는 상이므로 영국판이 아닌 미국판 도서로 통일하였고, 부커상은 영국에서 수여하는 상이므로 영국판을 기준으로 하되 2013년도 수상작부터는 개인적인 선호에 따라 미국판 도서 위주로 정리하였다. 기존에 영국 국적 작가의 작품만을 대상으로 하던 부커상이 2013년부터는 작가의 국적에 관계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모든 영문학 작품으로 대상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리뷰는 우리나라 도서관에서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는 한국십진분류법에 따라 카테고리를 만들었다. 그리고 기존에 작성한 리뷰의 도서가 해당하는 카테고리를 확인하고, 각자의 자리를 찾아서 해당 도서의 리뷰를 분류하고 정리해두었다. 도서관에서 사용하는 분류기준과 서점에서 사용하는 분류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정리정돈의 과정에서 명확하게 분류하기 어려운 책들이 있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십진분류법을 좀 더 자세히 공부하고 또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국내의 대표적인 도서관들의 사례를 확인해보기도 하였다. 그래서 정리정돈에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그나마 기존에 작성한 리뷰의 수가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정리정돈의 과정에서 자연과학 분야의 리뷰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래서 가장 최근에 읽었던 자연과학 도서의 100자평을 해가 넘어가기 전에 작성하였다. 나는 평소에 어떤 서식을 작성할 때 빈칸이 없이 완전하게 작성해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어서, 한국십진분류법에 따른 리뷰의 분류에서도 비어있는 카테고리를 남겨두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작성한 100자평인데, 서재에 100자평이 작성되어 있을 때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제목이 표기되는 방식에서 띄어쓰기도 괜찮았고, 작성한 내용의 위아래에 얇은 줄도 깔끔하고 보기에 좋았다. 인터넷 상에 글을 많이 작성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이제까지 읽은 책에 대한 리뷰도 별로 작성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는 독서기록을 겸하는 차원에서 가급적 100자평이라도 남기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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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1-05 07: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라파엘님 서재를 방문해서 분류법을 배워야 겠습니다~! 저는 리뷰 페이퍼 100자평 딱 세 카테고리만 있는데 😅

라파엘 2022-01-05 10:44   좋아요 3 | URL
각자의 정리방식이 있는 거지요 ㅎㅎ 도서분류법에 관한 이번 공부의 결과는 보이지 않는 제 지식의 확장이어서, 사실 보이는 서재는 뭐 특별할 게 없어요 ^^;;

coolcat329 2022-01-05 08: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재 구경하러 갈게요~
정리정돈 잘 하시고 깔끔하신가보네요~~^^

라파엘 2022-01-05 10:56   좋아요 3 | URL
어쩌다 보니 서재 한번 구경오라는 의미도 담긴 글이 되었군요 ㅋㅋㅋㅋ
니체가 자신의 책 제목을 <이 사람을 보라>로 지은 게 생각나네요 ㅎㅎ

거리의화가 2022-01-05 13: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와~ 깔끔합니다^^
저는 읽는 책들의 분야가 다양하지 못해서 이렇게까지 분류할 수 없을 것 같아요ㅎㅎ
잘 구경하고 갑니다.

라파엘 2022-01-05 20:01   좋아요 1 | URL
북플에서는 서점의 분류방식으로 독서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렇게 정리해두면 도서관의 분류방식으로도 자신의 독서통계를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서재관리 메뉴에서 카테고리 항목을 살펴보면, 각 항목별로 리뷰가 몇 편씩 있는지 알 수 있으니까요 ㅎㅎ 좋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scott 2022-01-05 16: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라파엘님 새해 서재 깔끔합니다!ㅎㅎ
리뷰 도서 분류까지!!

알라딘 2022년엔 시스템 기능 업데이트 좀 해 줬으면 ^ㅅ^

라파엘 2022-01-05 20:09   좋아요 1 | URL
정말 알라딘에서 서재에도 충분히 투자를 했으면 좋겠어요!! 책 전문 블로그로 알라딘 서재만큼 양질의 글들이 생산될 수 있는 곳도 흔치 않을텐데 말이에요. 대표적으로 스콧님을 포함해서 정말 훌륭한 글을 꾸준히 올려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ㅎㅎ

공쟝쟝 2022-01-15 13: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쩐지 오랜만에 들어오니 카테고리가 일렬 반듯하게 정리가 되어있더라니.... 아 그 때 라파엘님도 intj라고 했었던가요? 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라파엘 2022-01-15 14:43   좋아요 1 | URL
저도 INTJ 맞아요!! 사실 저와 쟝님은 같은 기질의 사람이 서로 다른 상황을 통과하면서 만들어진 각각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요즘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는 중입니다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1-15 15:03   좋아요 1 | URL
아 진짜 mbti과몰입하기 싫은데 ㅋㅋㅋ 어쩔 수 없다 ㅋㅋㅋㅋ 구분하고 정리 해야지 속이 시원한 우리들ㅋㅋㅋ 안하면 드릅게 찝찝함 ㅋㅋㅋ

다락방 2022-02-21 22:09   좋아요 1 | URL
라파엘님 ESFP 는 딱히 관심 없으신가요? 🙄

라파엘 2022-02-21 22:26   좋아요 1 | URL
늘 관심을 가지고 다락방님의 글을 읽고 있어요!! ESFP인 다락방님은 제가 갖지 못한 매력적인 요소를 정말 확실하게 가진 분이시고, 글에서 드러나는 생각과 태도에 대해 배우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많습니다!! 다락방님 진짜 훌륭하고 좋은 사람이에요 😃

공쟝쟝 2022-02-21 22:40   좋아요 1 | URL
큰일났다… 관심 가지면 안되요 라파엘님 ㅋㅋ 인티제에게 다락방은 마약이예요 ㅋㅋㅋ 분석하기 시작하면 ㅋㅋㅋ 못 끊어 ㅋㅋ 입덕 하지 않고 못배기는 매력임 ㅋㅋㅋ 조심하세요 ㅋㅋㅋㅋ

다락방 2022-02-21 22:41   좋아요 1 | URL
아 아름다운 댓글의 파티가 이곳에서 벌어진다. 샤라라랑~
 
아이의 사회력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7
가도와키 아쓰시 지음, 김수희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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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 대한 관심이나 애착, 신뢰감이 없고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세계에 대해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낼 수 없다는 것은 사회를 만들고 유지해가기 위해 필요한 뭔가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 P7

사회가 실체로서 존재한다면, 그것은 살아서 숨을 쉬며 생활하고 있는 인간 그 자체뿐이다. 인간 이외에 사회의 실체를 이루는 것은 없다. 사회의 실체라고 지레짐작하고 있는 조직이라든가 제도, 법률 등도 인간이 사회생활을 영위하는 과정에서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편의적·잠정적으로 만든 가상의 것일 뿐, 살아 있는 우리 인간들과 분리되어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제도나 법률 등은 우리들이 생활하는 데 불필요하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없앨 수 있는 것이며 불합리하다면 언제든지 변경할 수 있는 대상이다. - P94

사회력이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사회를 구상하고 만들고 운영하고, 그 사회를 더더욱 개선시켜가는 힘이라고 파악했다. 또한 사회력이 본래의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그 밑바탕에 충분한 타자인식이나 타자에 대한 공감능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P105

(...) 인간의 사회력은 타자와의 상호작용에 의해 배양되는 것이며 반대로 사회력 형성이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원활하게 만들고 사회를 더욱 안정시키며 나아가 더더욱 바람직한 방향으로 혁신시킨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요컨대 인간은 생존하기 위해 반드시 사회적 동물이어야 하고, 사회적 동물이 되기 위해서 사회력을 익혀야 하며 사회력을 익히기 위해 타자와 반드시 상호작용을 해야 하는 것이다. - P138

기원전부터 인간의 발달을 좌우하는 것이 환경인지 유전인지 논쟁이 계속되어왔지만, 최근에는 유전형질을 통해 선천적으로 부여된 능력을 가지고 환경과 상호작용을 반복함으로써 선천적인 능력의 성능을 높여간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 말은 아이가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고도의 능력도 환경과의 상호작용이 없다면 그 성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없게 된다는 말이 될 것이다. - P151

그를 통해 명확해진 점은 아이의 사회력은 출생 직후부터 ‘인간‘환경과 얼마나 빈번히 상호작용을 지속했느냐에 의해 형성된다는 사실이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개시함으로써 아이의 고도의 능력이 ‘해발되고‘, 상호작용을 반복함으로써 사회력의 본바탕이 형성되며, 그것이 원동력이 되어 광범위한 타자와의 상호작용을 추구하게 되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지속하여 사회적 요소가 공유되면서 양질의 사회력 형성으로 이어져간다는 것이었다. - P174

그렇다면 아이들의 성장환경이라는 시점에서 봤을 때, 이런 급속한 도시화나 시골 지역의 공동화는 어떤 변화였다고 말할 수 있을까. 단적으로 말하자면 상호작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사라졌다는 말이며, 공동 체험의 장과 기회가 지역에서 사라졌다는 말일 것이다. - P188

어른들에게 사회력이 없는 곳에서, 즉 사회에 뿌리내리지 못한 어른들이, 보다 나은 사회를 운영해가겠다는 책임의식이 없이 사회와의 관계를 회피하려는 곳에서, 아이들의 사회력이 신장될 리 만무하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 사회력 저하가 발견되었다면 이는 어른들의 사회력 저하의 전철을 그대로 밟은 것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다. - P210

육아와 관련된 어른들의 책임이란 아이와 제대로 마주하고 아이가 어른을 향해 시도해오는 여러 행위들에 대해 성실히 응답하는 것이다. 물론 어른이 그렇게 해야만 하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나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유아들에 대해서만이 아니다. 상대가 중학생, 고등학생, 대학생이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성장 과정에 있는 후속 세대에 대한 어른들의 책임이란, 무엇보다 그들의 언동에 대해 성실히 응답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230

지역의 교육력이란 지역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과 아이들과의 교류나 공동체험을 활성화시켜 아이들의 사회력을 높이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이런 주장에 납득할 수 있다면 나머지는 아이들의 사회력을 높이기 위해 지역에 사는 다수의 주민들을 동원하여 다양한 지역 활동을 전개하고, 거기에 아이들을 끌어들여 어른들과의 교류를 활성화시키기만 하면 된다. - P245

아이의 사회력은 살아가는 것에 대한 어른들의 긍정적인 자세와 그로 인해 발산되는 강한 커뮤니티 의식, 거기에 뿌리내린 어른들의 다양한 지역 만들기 활동 속에서 길러진다. 그 한가운데로 아이를 데려와 거듭되는 어른들과 아이들의 상호작용과정 속에서 더더욱 사회력을 강화시켜가야 할 것이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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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2-01-04 0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사회성을 사회력이라고 표현한 걸까요?? 이 책 찜할게요 라파엘님^^

라파엘 2022-01-04 09:18   좋아요 2 | URL
저자는 사회성과 사회력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있어요. 사회성은 사회에 적응해가는 수동적인 개념으로 사용하고, 사회력은 사회에 참여하며 개선해가는 능동적인 개념으로 사용합니다 ^^
 
지적 생산의 기술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3
우메사오 다다오 지음, 김욱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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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너무 많이 가르친다고 했다. 이와 모순되는 견해이기도 한데, 의외로 학교는 ‘가르침을 아까워하는‘ 곳이기도 하다. 조금 과장한다면 정말 배우고 싶은 것들은 도무지 가르쳐주려고 하지 않는다. 무엇을 지나치게 가르쳐주고, 또 무엇을 가르쳐주지 않는다는 것인가. 간단히 말해 지식은 가르쳐준다. 하지만 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가르쳐주지 않는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뿐 아니라 학문의 중심이라고 불리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학은 학문을 가르치는 곳이 아니다. 학문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현실을 보자면 대학에서도 학문의 방법을 가르쳐주기보다는 학문의 성과를 전하는 데 더욱 열심이다. - P15

지적 생산이란 인간의 지적 활동이 어떤 새로운 정보를 생산했을 때의 상황이다. 여기서 정보는 종류를 가리지 않는다. 지혜, 사상, 생각, 보도, 서술, 그 밖에 다른 것이 떠오른다면 그것으로 해석해도 좋다. 간단히 말해 지적 생산이란 뇌가 움직여서 뭔가 새로운 것을 타인에게 알려주는 형태라고 생각하면 정확할 것이다. 지적 생산이라는 개념은 지적 활동에 의하지 않은 생산과 대립하고, 지적 소비라는 개념과도 대립한다. - P24

기록해두기만 하면 예전에 발견했던 소재를 통해 또 다른 소재를 찾게 되고, 이것이 디딤돌이 되어 점차 거대한 건축물로 쌓아올려지게 된다. (...) ‘발견‘했다면 되도록 그 자리에서 문장으로 적는 것이 좋다. 그럴 여유가 없을 때는 문장의 ‘표제‘만이라도 기록해둔다. 나중에 시간적인 여유가 있을 때 그 내용에 살을 붙여 문장을 완성하면 된다. 그러나 표제만 쓰고 며칠씩 방치해버리면 ‘발견‘은 퇴색하고 시들어진다. ‘발견‘에는 언제나 감동이 따르기 마련이다. 그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문장으로 만들어두지 않으면 영원히 쓸 수 없게 된다. - P48

규격화를 권하는 까닭은 잡다한 요소들을 추방하기 위해서다. 규격화를 통해 지적 작업은 보다 손쉬워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무척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제일 먼저 내가 시도했던 것은 문서의 규격화였다. 알고 보니 나의 지적 활동에 필요한 문서류는 고작 몇 종류밖에 되지 않았다. - P109

이처럼 지적 생산을 위한 공간을 기능에 따라 분화시키는 까닭은 지적 생산 작업에 계열이 다른 작업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지적 생산보다 지적 생산물을 사무적으로 처리하는 데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긴다. 그럼에도 평소 앉아 있던 책상에서 사무 처리가 이루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엄청난 양의 지적 생산 작업을 마무리했다는 착각에 빠지곤 한다. 혹은 자료를 정리하고 선택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놓고도 이를 지적 생산으로 혼동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장소를 달리하면 지적 생산과 자료 정리, 혹은 사무 처리를 혼동할 위험이 없다. - P131

우리에게 지적 생산의 기술이 필요한 까닭은 능률 때문이 아니다. 지적 활동에 초조함이 배제된 ‘질서와 안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인간에게 지적 생산의 기술이 필요한 까닭은 두뇌 활동을 방해하는 장애물을 사전에 제거하기 위해서다. 두뇌 활동에 아무런 파문도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 P135

독서의 핵심은 저자의 의도를 파악함과 동시에 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있다. 보다 넓혀진 지식의 스펙트럼에서 현재 내가 필요로 하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사상을 개발하고 육성하는 능력의 성장, 이것이 독서의 목적이다. - P158

독서의 즐거움을 향락하는 기분도 좋지만 이런 독서는 단순히 소비적일 뿐이다. 우리가 원하는 기술은 생산적 독서법의 터득이다. 이러한 독서는 곧 창조적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저자와의 관계에서 말하자면, 추종적이고 비판적인 독서에 비해 창조적 독서라고 해야 마땅할 것이다. - P159

관찰과 기록의 시간의 차는 짧을수록 좋다. 실험실에서의 데이터도 그 자리에서 기록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면 객관적으로 드러난 수치임에도 기억이 오락가락한다. 이는 야외 과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가능하면 그 자리에서 기억을 기록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불현듯 떠오른 아이디어도 기억에 의지했다간 언제 갑자기 사라질지 모른다. 아이디어도 경험의 일부이므로 기록해두는 편이 좋다. - P215

자신의 경험을 기록화하고 이를 축적된 자료로 활용하려는 시도는 그 자체로 지적 생산이다. 보고 들은 모든 사항을 기록하라고 권하지는 않겠다. 다만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어떤 경험은 진보의 재료가 된다는 진실을 강조하고 싶다. 특히 나처럼 지적 생산을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 P220

복사본은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고심해서 완성시킨 원고가 사라져버릴 때처럼 허무한 경험은 없다. 또 인쇄소로 넘어가는 도중에 원고가 행방불명될 가능성도 얼마든지 생각해볼 수 있다. 따라사 복사본은 반드시 준비해둬야 한다. - P240

문장을 쓰는 작업은 사실상 두 가지 단계로 이루어진다. 첫째는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다. 둘째는 그것을 실제 문장으로 표현하는 단계다. 일반적으로 글을 쓴다, 라고 하면 두 번째 단계인 기술론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핵심은 첫 번째인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이다. 써야 할 내용이 없으면 문장을 쓸 수가 없다. 문장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써야 할 내용이 있어야 한다. - P248

분산된 소재를 여러 가지 형태와 순서로 결합시키면서 자기도 모르게 새로운 논리적 연관성을 발견하게 된다. - P255

문장의 길이보다는 한 번 읽어도 누구나 이해 가능한 기능성이 중요하다. (...) 간결한 문장도 좋지만 이왕 고민해서 써야 한다면 알기 쉽게 표현하는 기능에 중점을 맞춰야 한다. - P257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실천하지 않고 머리로만 판단하면서 비판만 하다가는 아무것도 손에 넣지 못한다. 어느 기법이든 실행해보면 각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깨달음을 얻게 될 것이다. 지적 생산에 비결은 없다. 노력하지 않고서는 결실도 없다. - P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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