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디자인 아이콘 83
폴커 알부스 외 지음, 조원호 외 옮김 / 미술문화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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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에 대답하는 건, 과연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한 대답만큼 어렵다.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나와야 '좋은 디자인'에 대한 답도 나올 것이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가장 오랜 시간 고민하고 준비하게 되는 부분도 역시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이며 
강의를 하는 순간에도, '정말 디자인이 뭘까?'라는 질문은 끊이지 않는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는 정의를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광범위하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고, 단정적이고 싶지 않기도 하다.
그러기에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도 '디자인'이란 화두는 용어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토론거리들을 던져줄 수 밖에 없다.
 

사전적 의미로 보자면,   

- 네이버 국어사전-  
의상, 공업제품, 건축 따위 실용적인 목적을 가진 조형 작품의 설계나 도안.  

- 네이버 백과사전-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
디자인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실체이기 때문에 실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디자인은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 가운데서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그것을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활동이며, 그 결과의 실체가 곧 디자인이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정의다.  

디자인이란 용어 자체가 범위가 넓고 날로 정의가 가감된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밑줄 친 부분은 동의할 수 없다.
특히 현재의 디자인에는 저런 근대적 디자인의 정의를 적용하기엔 많은 무리가 따른다.
'실용적인 목적'을 가지지 않으면 디자인이 아니란 말인가?
디자인은 계획하고 의미화 하고 구조화 하는 사고의 작용으로 봐야지
눈에 보이는 설계나 도안, 결과로서의 실체로만 보는건 산업주의 시대의 정의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많은 인공물들의 의미를 기호화 하고 그것에 상징을 부여하는 행위, 사고의 작용.
그런 정의가 있고 나서야 구체적인 디자인 '작업'으로서의 위와 같은 정의가 성립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이야기 하면 굉장히 추상적이고 어려운게 아닐까 하지만, 실제 디자인이란 분야가 현재 그렇다.
'디자인'이라는 말을 붙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는 범위는 광범위하고
good design과 bad design의 기준도 개인의 취향과 기호의 문제로 넘어간지 오래다.
어찌보면 구체적인 실체가 없는 바로 그것이 현대의 디자인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런 현상이 초창기 디자인 분야에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에 나타난 중산층과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의 문화가 폭발적인 이슈가 되었던 시대에는
백과 사전적 의미가 아주 적절하게 적용된다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디자인'이란 용어가 지금처럼 널리 쓰이지 않았고
'디자인'의 의미도 역시 외관과 제품을 시대의 요구에 따라
보기 좋게 '구성하고' 꾸미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디자인적 의미의 시대사적 흐름을 보여 주는 책이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이다.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은
1900년 <언더우드 타자기>부터 2000년 <가상현실-사이버 세계>까지
20세기를 대표할 수 있는 디자인 83가지를 소개하고 있다.
2가지 - 인터넷과 가상현실-을 제외하면 거의 다 제품 분야의 디자인이다.
아무래도 산업 시대 생산을 위한 디자인이 주가 되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요새 디자인 관련 책들이 이런 구성이 많다.
패션디자인, 의자 디자인, 그래픽 디자인, 디자이너 등을 사례 위주로 소개하는 책들의 장점은
지루하고 추상적인 디자인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 사물이나 시각물을 통해 디자인을 접하기 때문에
훨씬 쉽고 편안하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이라면 디자인을 단편적이고 개별적인 '제품'이나 '상품' 혹은 '시각물'로 제한되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과
그 당시의 문화적 유행, 산업적 변화, 세계적인 추세들과 연관될 수 밖에 없는 디자인을
그저 형태적 특징이나 외관의 어떠함으로 정의내릴 수 있다는 것. 
(사실 이런 단점은 디자인에 대한 왜곡된 편견을 줄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그럼에도, 난 이런 책들이 많이 출간되는 것이 반갑기도 하다.
<디자인>하면, <앙드레 김>과 <패션 디자인>만을 떠올리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런 것도 디자인이고, 이런 분야도 있으며 이런 관점으로 이런 의미가 있는 것이 디자인이다...소개해 주고 있으니까.
디자인사적으로 의미 있었던 디자인들을 자꾸 접하다 보면
형태적 특징과 외관보다 훨씬 더 중요한 <디자인적 사고와 개념>을 알아갈 수 있을테니까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일단 <많이 보여주기> <많이 접해보기>의 컨셉에 충실한 책이다. 

 

 


 

 

 

 

 

 

 

 

 

 

 

 
위쪽 시계방향으로- 
<1904, 힐 하우스 체어-찰스 레니 매킨토시>
<1917, 레드-블루 팔걸이 의자-게리트 리트펠트>
<1925, 바실리 의자-마르셀 브로이어>
<1927, MR 의자-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새로운 재료와 시대적 요구, 상상력 넘치는 아이디어들이 보이는 의자들이다.
이런 디자인의 의자들은 현대에 와서 수많은 응용 제품으로 우리 눈에 익숙할 지 모르지만
이미 20세기 초 선구자적 디자이너들에 의해 실험적으로 시도된 원형 디자인들은
각각이 가지는 의미와 파격 때문에 보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릿한 느낌을 받게 된다. 
앉을 사람, 놓일 공간, 생산 과정에서의 효율적인 재료, 전체적인 구조와 비례, 사회 속에서의 가치 등을
모두 고려할 수 밖에 없는 디자인 행위를 각각의 의자들 속에서 발견해 낼 수 있다.
그저 '앉는 의자'라는 기존의 인공물에 새로운 상징적 해석을 덧붙이는 행위.
-그것이 바로 '디자인'이다.- 

 

 

<1956, 브라운 포너슈퍼 SK4>

1956년에 브라운 사에서 만든 축음기와 라디오 일체형 디자인이다.
지금의 컴팩트 오디오 시스템의 원조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당시로서는 축음기의 바로크적 장식을 모두 걷어버리고 최소한의 기능과 형태만 남겨두어서 더 유명했단다.

학생들에게 LP레코드판을 아냐고 했더니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단다.
간혹 오래된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물건이 되어 버리다니.
하긴 콤팩트 디스크의 개발로 인해 LP판은 자취를 감추어 버렸으니 이해는 되지만,
LP레코드 만의 고유한 소리를 기억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빠르게 변해 가는 문명이 아쉽기만 하다. 


 

<1933, 비알레티 모카 익스프레스-알폰소 비알레티>

이 책에 소개된 역사 속 디자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고 가지고 싶은 제품이다.
이태리에서 아직도 생산되는 제품이고 각 가정의 90%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커피 메이커다.
커피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물을 끓여 아래서부터 올려 커피를 걸러 마시는 이 방식이 새롭고
이 제품으로 꼭 한 번 마셔보고 싶다는 열망(!)이 생기기까지 한다.
디자인도 디자인이지만 당시로서는 알루미늄이라는 소재를 커피 메이커에 사용한 시도가 새로웠던 제품이다.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어서 이 제품이 많이 팔리게 된건지,
아니면 이 제품이 유명해 져서 사람들이 커피를 더 많이 마시게 된건지 그건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디자인과 생활은 인과 관계가 되기도 하고 주종 관계가 되기도 한다. 
이 책에 소개된 83개의 디자인 아이콘들 뿐만이 아니라 주변의 모든 디자인들이 그렇다.
그렇기에 기존 역사 속 디자인을 돌아보고 재해석하여 다시 지금의 디자인을 만들어 가고
더 소통하기에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 내고 예측하는 것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은 알찬 사진과 자료들 때문에 참 재미있고 유용하게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아쉬운 점은, 번역의 매끄럽지 못함이다.
직역에 가까운 문장들은 여러 번 읽어야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고
필요없는 수식어들의 위치가 집중하는데 방해를 한다.
그런 면은 아주 안타깝기 그지없다.
디자인을 잘 모르는 비전공자들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되려다 만 느낌이라... 
다행히 심오한 내용들은 아닌지라 해석하는데 어려움은 없지만
누군가에게 선뜻 소개하기엔 그 정도의 아쉬움은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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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시스 2011-09-17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학보사에 있을땐데 동기들 중에 건축학과 여자와 건축공학과 남자가 그렇게 싸우는 거예요. 서로 자기들이 화이트칼라니 블루칼라니 해가면서. 디자인도 그런 것 같아요. 저는 99% 디자인이 실체 아닌 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건축이 도면만으로 실용적이 될 수 없듯, 디자인도 만들어지지 않으면 그다지 불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보면 맞는 말 같기도 해요. 저는 디자인은 정말 잘 모르지만. 참, 서현이 요즘 바빠요? 지욱이랑 연재 그려줄 생각 없대요? 그거 안본댔나...... 아쉽다.............ㅠㅠ

저런 의자에 앉으면 공부가 완전 잘될 것도 같아요. 하루종일 <일제의 식민 통치>에서 못 벗어나는 한국사. 하루에 한과목 아니고 10일간 해요, 한국사. 부끄럽다, 진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7 23:19   좋아요 0 | URL
ㅋㅋㅋ 저도 학교 다닐 때는 디자인에 대한 환상이 다 깨졌죠.
화이트칼라를 가장한 블루칼라가 아닐까 했어요.
건축학과랑 디자인과랑 비슷한 부분이 많죠.
밥 먹듯이 밤을 새는 것도, 머리도 써야 하지만 몸도 써야 하는..ㅎㅎㅎ

사실 만들어 지는 것 이전에 컨셉과 상상, 계획과 구상이 더 중요할 지도 모르는데요.
보통은 사람들에게 보여지는 모습으로 판단이 되어지니까요.
<필요>와 <불필요>의 기준으로 보자면, 디자인은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분야죠..ㅎㅎㅎ

서현이는 지욱이랑 연재를 몰라요.
시크릿 가든은 아무래도 어리니까 판타지적인 면을 보고 좋아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면 <꽃보다 남자> 이런거 좋아해요..ㅋㅋㅋ

한국사 공부, 하면 할수록 어렵죠? 식민 통치를 10일씩 붙들고 있음 우울할 것 같아요.
하긴, 역사 속에서 우울하지 않은 순간이 없긴 하죠. 힘들겠어요.
내일부터 좀 서늘해 진대요. 여긴 비와요.
감기 조심하세요~남은 주말 잘 보내시구요^^

마녀고양이 2011-09-17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자를 보면서, 현대 작품이라고 당연 생각했는데 1900년대 초반이라는 소개에 놀랐어요.
그리고 커피메이커도 정말 멋지네요.

디자인이란, 정말 저로서는 감탄의 분야예요, 그런데 이런 분야를 하시는
현맘님이 정말 MBTI에서 'F'가 아니고 'T'란 말씀이세요? 아우,,, 난 참 행복해,
디자인 관련 작업을 하는 분도 친구로 두고... 홍홍.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7 23:27   좋아요 0 | URL
흠...마고님이 제 아픈 부분을 콕 찌르시는군요..ㅋㅋㅋㅋㅋ
제가요, 중고등학교 때 적성검사를 하는데 친구들은 다 예술가, 작가 뭐 이런게 나오는데
저만 회계사, 간호사, 비서...이런게 나오는거예요. 예술이나 디자인, 하다못해 그 비스므리한 건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어요.
제가 지금도 제 전공과 제 자신과의 괴리(ㅋㅋ)때문에 많이 고민해요.
디자이너로 회사를 들어갔는데 모두들 저를 카피라이터로 알았다든지,
나중엔 아예 기획실로 옮겨 갔다든지 하는건 아무래도 고민을 던져주죠.

예술가 타입은 아니예요 제가. 아시다시피..ㅎㅎㅎㅎㅎㅎ
그림을 오래 그렸지만, 그나마 그 분야에선 디자인 쪽이 제일 맞았어요.
전 작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디자인은 좋아해요.
아니, <디자인적 사고>를 더 좋아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저 커피 메이커 언젠가는 꼭 사고말테예요! 그땐 마고님 초대해서 한 잔 대접할께요.^^

cyrus 2011-09-17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자 디자인 사진을 보니 바우하우스가 생각나네요. 윗의 마고님 댓글에도 밝혔지만
현대적인 디자인이 맨 먼저 등장한게 20세기 초반이라는 점이 이제 막 디자인의 세계를 처음 접한
사람들에게 놀라울 수 밖에 없을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7 23:47   좋아요 0 | URL
바우하우스를 아시네요? 아...어떤 글에서 본 것 같아요.^^
모더니즘 디자인의 근원이라고도 할 수 있고, 현대 디자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곳이죠~.
저기 세번째 <바실리 의자>를 디자인 한 사람이 실제로 바우하우스의 학생 출신이예요.
학생일 때도 뛰어난 실력자였다고 해요.

사실 <디자인>이라는 현대적 개념은 1900년대 중반 이후에야 제대로 쓰이게 된 개념이니
역사가 길지는 않죠. 그래서 어쩌면 더 미래적이고 가능성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구요.

2011-09-19 0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9 00: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19 0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감은빛 2011-09-1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디자인'이라고 하면 왠지 어렵게 느껴져요.
뭔가 예술적인 감각 같은게 있어야 할 것 같고 말이죠.

저 커피메이커 저희 집에 있어요.
자주 보던 물건을 여기서 보니 반갑네요.
아내가 커피를 워낙 좋아하는데, 누군가에게 선물 받았다고 하네요.
현맘님도 커피 좋아하시나봐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9 12:46   좋아요 0 | URL
와~저 커피메이커 가지고 계시는군요! 그것도 선물을..^^
커피 마셔보셨어요? 그냥 커피메이커에서 내려 먹는 것과는 다른 맛일 것 같은데 말예요~
저도 커피 없으면 하루도 못 버티죠..ㅎㅎ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하는 일이 커피 내리는거예요.
감은빛님은요? 술을 더 좋아하시나요? ㅎㅎㅎㅎ

감은빛 2011-09-20 00:27   좋아요 0 | URL
저는 늘 아내가 마시는 커피를 한 두 모금 맛만 보고 말아서,
잘 모르겠어요. 솔직히 커피 맛 잘 모르거든요.

저야 당연히 커피보다는 술을 더 좋아하죠! ^^

2011-09-19 19: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9-20 20: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잘라 2011-09-21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어? 여기 알라딘 서재 맞아요? 역시 역시 역시나!!! 우리 서재 이웃님을은 보통 사람들이 아니라니까요! 책 얘기만 하실 줄 알았드니 '디자인'에 대해 이렇게 진지한 대화를 나누실 줄이야! 음... (대화 음미중-)

작업보다는 '디자인적 사고'를 더 좋아하신다는 말이 눈에 띄어요. 저는 디자인적 사고보다는 작업을 좋아하는 쪽이지만(다른 거 다 잊고 몰입해서 하는 작업이요) 정말 좋아하는건 특출한 아이디어가 실현된 결과물을 발견하는(감상하는) 일이예요. 그걸 하고 싶어지거든요. 맛있는 음식을 보면 군침이 돌듯 잘 쓴 글을 보면 글을 쓰고 싶고, 좋은 노래를 들으면 노래하고 싶고, 특이한 사진을 보면 사진을 찍고 싶고... 다른 사람 군침 돌게 하는 무엇을 하고 싶어요. 그게 뭐가 됐든, 잘~ 해내야겠지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21 15:46   좋아요 0 | URL
맞다. 포핀스님이 또 디자인에 대해서 할 말이 많으실 것 같아요^^
저도 멋진 결과물을 발견하고 감상하는 것 굉장히 좋아해요. 굉장히 짜릿한 경험들을 하죠. 그죠?
저는 작업을 좋아하긴 하는데, 회사 다니면서 내가 좋아서 하는 진짜 몰입이 힘들다는걸 자꾸 경험하니까 점점 흥미를 잃게 되더라구요. 혼자 하는 작업이면 모르겠는데 디자인 분야가 또 그렇지는 않잖아요.

포핀스님은 여러모로 보나 (ENFP 라고 하셨나? ㅎㅎ) 디자인 작업, 몰입하는 작업에 잘 맞으실 것 같아요. 리뷰도 그래요. 다른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으세요~

아이리시스 2011-09-21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맘님! 리뷰 필요해요. 댓글이 너무 많이 달리고 있어요. 할 말이 넘치는데, 자리가 없어요.

엄마가요, 오늘 연재엄마 흉내 냈어요. 나더러 뭐가 모자라서 시집도 못 가고.. 키가 땅콩만한 애도 아파트 사놓은 남자가 결혼하자는데........ 이러면서. 아하하하하하하. 땅콩이랑 시집이랑 무슨 상관일까요? 우리 엄마 너무 웃겨요.ㅋㄷㅋㄷ 내가 혹시 시집을 못갈까봐 되게 걱정되시는 모양인데 그래도 연재엄마는 좀 싫은 것 같아요.ㅋㅋㅋ

2011-09-21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학교가 알려주지 않는 45
고진석 지음 / 이상미디어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안다고 생각하지만 모르고 있기도 한 '공부'와 '입시'에 관한 솔직 담백 발랄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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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4 02: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 난 이 책이 '대안교육'에 관한 것이라 생각했다.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학교 교육과 반대되는 어떤 이야기일 것이라는 생각은 첫 페이지를 읽는 순간부터 확 깼다. 하지만 아주 발랄한 반전이다! 학교에서는 알려주지 않지만 어느정도 답은 알고있는, 하지만 그렇다고 정확히 내 삶에 어떻게 적용하고 써먹어야 할지 모르는 45가지의 문제들.
진로를 모색하는 중고등학생들, 도대체 왜 공부를 해야하는지 모르겠는 학생들, '공부법'에 대해 명확한 가이드가 필요한 사람들이 '가볍게' 그러나 또 '진지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누구나 다 알고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나도 한 번 해볼까?' 의 동기부여를 주는 책.-공부때문에 정체기를 겪고있는 중고생이 읽으면 딱 일듯.

마녀고양이 2011-09-1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음, 이거야 원, 현맘님의 추가글에 화악 끌리는걸요.
제가 이런 책 무지하게 좋아라 하잖아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5 20:20   좋아요 0 | URL
이런 책 좋아하세요?ㅎㅎㅎ
의외로 신선한 책이예요. 정말이지 중고생이 읽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거예요.
이왕 해야 하는 공부, 왜 해야만 하는지, 어떻게 해야하는지 직설적으로 이야기 하는 책이예요.

추석은 잘 보내셨어요? 날이 너무너무 더워요. 게다가 예고없는 정전이 세 번이나...ㅠ.ㅠ

아이리시스 2011-09-16 01:43   좋아요 0 | URL
마고님이 페이퍼 올리면 추석인사 안부 여쭐랬는데 없어서 아직 피곤하신가.. 했는데 여기 계셨군요. 추석 잘 보내셨죠?^^

현맘님, 여기도 정전.. 오늘 뭔일이래요?ㅠㅠ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16 09:30   좋아요 0 | URL
전기 아껴 써야 겠단 생각이 문득 들었어요. 온 천지가 깜깜하니 평안해 보이긴 하는데 심지어 통신까지 마비가 되니 덜컥 겁이 나더군요. 게다가 이곳에 어제 낮엔 전투기들이 저공 훈련을 했었거든요. 혹시 전쟁이 나면 이렇지 않을까 무섭더라구요.
 
EBS 다큐프라임 우리 아이 성격의 비밀 - 부모가 알아야 할 내 아이의 성격
EBS다큐프라임「당신의 성격」제작팀.김현수 지음 / 블루앤트리(HOWHY)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 아이를 낳고 키우기 시작한지 올해로 12년차이다. 단순한 어떤 일도 12년을 하면 <전문가>가 된다는데 난?
<전문가>는 커녕, 오늘도 머리 싸매고 마음 붙들고 그렇게 고민하는 12년차 초보 엄마 같다.
그래서 읽고 싶은 책, 읽어야 할 책 산더미 같은데도 역시 가장 먼저 집어 든 책은 아이들 관련 책이다. 

첫 아이를 낳고 가장 힘들었던 건, 아이가 이쁜 것과는 상관없이, 온종일 매여 있어야 하는 내 시간과 공간에 대한 미련이었다.
그 미련이 습관적인 것처럼 익숙해 질 무렵, 어느 정도 엄마로서 괜찮아 질 무렵,
둘째를 출산했는데 이런! 새로운 어려움이 날 기다릴 줄이야. 
매여버린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것도 아니고, 육체적인 힘듦도 아니고... 
첫째와는 너무나 다른 둘째 아이를 놓고 이 아이가 이상한건지, 내가 이상한건지 고민을 할 정도로
'똑같은 뱃속'에서 나온 아이인데 이렇게 다를 수가!!!! 가 바로 내 앞에 닥친 어려움이었다. 

한 번 앉혀 놓으면 움직일 줄 모르고 한 가지에 집중하며, 한 번 재우면 아침까지 깨지 않던 큰 아이에 비해
둘째는 어찌나 활발하고 분주하고 정신없고 넘어지고 까지고 떼쓰고 강한지...
첫째는 여자아이라, 둘째는 남자아이라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인 성향이 너무나 달랐다. 
첫 아이에게 적응할 만한가 싶더니 새로운 강적이 나타난 것.
아마 좌충우돌 고민하며 육아서를 읽기 시작한 것이 이때쯤 부터가 아닐까 싶다.

솔직히 말하자면, 부모로서 키우기 수월한 쪽은 단연코 큰 딸이다.
낯을 가려서 그랬지 순하고 착하고 엄마 품에 착착 감기고 차분하고 집중력 있고...말도 잘 듣는다.
반면 낯은 안가리지만 한번 말해서는 영 귀담아 듣지 않고 산만하고 집중력 떨어지는 둘째는
엄마 아빠로부터 엄청난 잔소리에 시달리면서 컸다.  




## 많은 육아서에는 아이들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라고 나온다.
차분하고 얌전하고 수월한 아이는 그 아이의 기질과 성향때문이고,
열정적이고 활동적이고 시끄러운 아이 역시 그 아이의 기질과 성향때문이지
어떤 것이 '잘못되거나 잘되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다 아는 이야기였다. 당연히 그런 것쯤은 기본적인 인간에 대한 이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를 힘들게 하는 아이를 앞에 놓고서는 그걸 좀처럼 온전히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힘들었다.
가만히 앉아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렇지. 이 아이는 큰 아이와 다른 성향의 아이일 뿐이야' 하게 되지만
매일 두 세차례씩 사고를 치는 아이의 뒷치닥거리를 하다보면
그런 이성적 사고와는 상관없이 소리부터 지르게 된다.   

<우리 아이 성격의 비밀>에서는 성격은 거의 유전의 영향으로 선천적인 것이라 규정짓는다.
아이들과 어른, 그리고 일란성 쌍둥이, 이란성 쌍둥이 들의 수많은 예를 실험에 의해 관찰해 왔던 결과에 의한 것이다.
한때 성격에 미치는 영향으로 환경의 중요성, 자라온 배경의 중요성을 많이들 이야기 했지만
사실은 가장 근본적인 성향은 선천적인 것으로 엄마 뱃속에서 형성되어 죽을 때까지 거의 동일하다는 것. 
오히려 그 사람이 선택하게 되는 외부적 환경은 그 사람의 성격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포스터, 사진, 음악감상, 공간을 꾸미는 방법에서부터 그 사람이 어떤 환경을 선택하는가도 성격에 의해 결정된다. 또 시끄러운 도시와 같은 환경에서 사는지 아니면 작은 마을과 같이 조용한 환경에서 사는지도 마찬가지다.  
   


   
  "성격과 성품은 유전에서 온다고 생각해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우리가 너무도 가튼 것을 보면 유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죠. 분명히 유전에 의한 것입니다. 유전이 아니라면 나의 경우 일레인과 같은 성격을 가질 수 없었을 테죠. 환경의 영향이 더 크다면 나는 계속 아주 억눌려 있었을 테니까, 유전이 결정적인 게 아니라면 제 양어머니의 친딸처럼 아주 조용하고 순종적이었을 겁니다."   
   

 

오랜 실험관찰의 대상 중에는 태어날 때부터 완전히 다른 환경에 입양되어 길러진 일란성 쌍둥이 자매가 있다.
그 자매들은 자신들이 쌍둥이인지도 모른 채 성인이 될 때까지 완전히 다른 지역과 환경에서 자랐는데,
나중에 만났을 때 상당히 많은 부분 - 성격, 취향, 좋아하는 음악, 선호하는 칼라 등- 일치하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성향은 이란성 쌍둥이 일 경우에는 50% 정도, 일란성 쌍둥이 일 경우에는 거의 100%라고 한다.
자기 본성에 잘 맞는 양육 환경에서 자란 한 자매는 행복감을 느끼며 자아 개발을 많이 했고,
반면 자기 본성과 잘 맞지 않는 환경에서 자란 나머지 한 자매는 끊임없이 자신에 대해 고민했다고 한다. 
환경이나 양육자에 맞춰지지 않는 어떤 부분이 있다는 거다. 


   
  성격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흔히 나무를 비유로 들어 설명합니다. 사과나무로 태어났다면 사과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토양과 온도, 영양분이 제공되어야 할 것이고, 배나무로 태어났다면 배나무로 자랄 만한 환경이 주어져야 하지요. 이처럼 성격은 한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고유한 특성입니다. 성격은 곧 자기만의 개성이고 자아를 이루는 근간이 됩니다. 본성이라는 뿌리가 알맞은 토양에 제대로 자리를 잡아야 자기답게 잘 자랄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부모는 내 아이의 성격이 이렇다 저렇다, 누구를 닮아 이렇느냐, 키우기가 어렵냐 쉽냐를 떠나
내 아이의 성격이 어떤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맞다.
그렇다면, 나는 두 그루의 다른 종류의 나무를 키우고 있는 것이다.
필요한 물의 양도, 햇빛의 양도, 잘 자라기 위한 적절한 온도도 계절도 다 다르게 요구되는 두 그루의 나무. 
훨씬 많은 노력과 에너지가 들어갈 것 같지만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중구난방 키우는 것보다는 훨씬 쉽다.
엄마의 위치에 있는 나 역시 특정 성격의 사람이기 때문에 나와 잘 맞는 성격이 있고 맞지 않는 성격이 있어서
아이 중 하나가 나와 맞지 않는 성격이라면 이 아이가 왜 그런지에 대한 관심보다는
맞지 않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하지 않아도 될 불필요 한 기 싸움이나 소모들을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 아이들은 성격에 따라 좋아하는 물건이나 음식 칼라도 다르지만 그림을 그리거나 만드는 패턴 역시 아주 극명하게 달랐다.
여러번, 우리 두 아이들이 다르게 만들어 내는 작품들이 재미있어 사진으로 남겨 놓았었다.
똑같이 블럭을 쌓아 집을 만들어도 각자의 성격에 따라 다른 모양을 드러내고
그건 신기하게도 커서까지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큰 아이는 꼼꼼하고 논리정연하고 정리정돈을 좋아하며 순서 지키는 것과 일정한 패턴을 좋아하고
둘째 아이는 덤벙대지만 틀에 박힌 것을 싫어하고 즉흥적이며 순서를 지키는 것보다는 재미있는 것에 더 꽂힌다. 

 

큰 아이가 5살 때 블럭으로 집을 만든 모습이다.
큰 아이는 블럭으로 무엇을 만들 때, 저렇게 항상 각을 잡았고 흐트러지지 않게 만드는데 온 신경을 집중했다.
기둥을 세울 때도 자기만의 칼라 순서로, 겹치지 않게 한다던가, 아니면 자기 나름의 조화를 생각해서 만들곤 했다.
아래는 둘째가 3살일 때 누나와 같이 블럭으로 집을 만든 모습.
둘째는 그런건 일단 없다.
그냥 옆에 있는걸 집어 무조건 쌓다고 쓰러지면 또 쌓고 쓰러지면 또 쌓는다.
안정적인 것보다는 '더 높이'라던지, 아니면 '더 많이' 같은 가치 체계가 더 중요하다.




이때만해도 아이들이 어렸기 때문에 작은 아이의 소근육이 발달이 안되어
큰 아이와 같은 집을 만들지 못하는거라고 생각했었다.
아주 다른 두 아이의 성격을 충분히 경험하여 알고 있었음에도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그림이나 만들기 같은 것에서
어른으로서 잘하는 것, 못하는 것의 기준이 어느새 고정 관념으로 자리잡고 있지 않았었나 싶다.
큰 아이의 블럭 집이 훨씬 집 같다고 생각하거나, 더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그런데 이런 성향은 아이들이 많이 큰 지금도 비슷하다.
한 2 년전, 아이들이 택배 박스에 물건이 상하지 않도록 박스에 담겨 온 작은 스티로폼을 가지고 만들기를 하는데
이런 성향이 고스란히 드러나 재미있는 작품들이 탄생! 


 

유난히 반복적이고 패턴적이고 깔끔한 것을 좋아하는 큰 아이는 역시나 본인이 좋아하는 꽃 모양의 패턴을 만들어
마룻바닥 가득히 깔아 놓았다. 비슷하게 만드는 것이 힘들텐데도 어찌나 집중을 하는지. 
둘째 녀석이 만들어 놓은 것은? 

 

뭘 만든거냐고 했더니 처음엔 '기관총'이라더니 조금 있다가는 '죽어가는 공룡' 이란다.ㅋㅋㅋ
주저함도 없이 순식간에 만들고 순식간에 끝내버리고 순식간에 망각한다.
참으로 다른 두 아이. 

그러니까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존재들이다.
아이들에게 엄마 아빠, 그리고 네가 자라는 환경이 이러하니 이렇게 해야 한다...고 말할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아이들은 태어난 그 모습대로, 그리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장점 그대로 배려받고 존중받아야 한다.




## <우리 아이 성격의 비밀> 앞 부분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파트 중 하나는,
내성적인 사람과 외향적인 사람에 대한 인식이다.
부모의 양육이 수월한 쪽은 내성적인 쪽일지는 몰라도 우리 사회, 특히 한국 사회가 원하는 사람은
주로 외향적인 사람이라는 것이다.
이건 세계적으로 봐도 신기한 현상이란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내성적인 사람이 훨씬 더 많은 나라란다.
그런데 사회에서 원하는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 즉 사교적이고 활동적이며 자신감 있는 사람-이라는 거다.
사람의 낯을 가리고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사람, 활동적이기 보다는 사색적인 사람에 대해서는
소극적이고 자신감 없고 어울리기 어려운, 사람으로 치부하여 그 장점을 살려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런 부분은 육아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엄마들은 내 아이가 학교에서 발표도 잘 못하고 사람들 앞에서 부끄러워 하거나 자기 표현을 못하면
답답해 하거나 걱정을 한다.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해 스피치 학원을 다니게 하거나, 활동적인 놀이들을 많이 접하게 해 주는 것도
보통 많은 부모들이 하는 노력 중의 하나다.
하지만, 내성적인 아이들이 갖는 장점 중에 하나는, 사고가 깊고 차분하여 끝까지 파고드는 성향이 있다는 것인데
그것은 보통 시간을 조금 필요로 한다. 그러니까, 기다려 주어야 한다...는 것.
급하고 불같은 성격의 부모는 답답하여 넘어갈 지도 모르지만,
사실 그런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충분한 시간과 혼자만의 공간, 그리고 부모의 격려다.
짧게는 5분, 길게는 몇 일의 그 시간을 기다리지 못해 아이들은 주눅들고 자신감을 잃고 자신을 닫아버리기도 한다. 


내가 내성적인 사람이라 그런지 이 부분이 특히 공감이 많이 되었다.
어렸을 때, 늘 작은 목소리로 자신감 없어하고 부끄러워 했던 나를 아버지는 자주 다그치셨던 것 같다.
그럴때마다 스스로 바보 같다고 여겼던 것들이 기억나기도 했고,
어른이 된 지금도,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때는 왠지 더 조급해 지고 자신감을 잃는 내 모습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 항상 알고 있다고 생각되어지는 부분인데도 막상 체화하여 내 것으로 만들어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아이들이 다르다는 것을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인정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인정하고 나니 내 마음이 일단 편안하고, 그리고 아이들에게 가는 잔소리도 훨씬 줄었다.
그건 아이의 성격이 완전히 고정되어 더 이상 해 줄 것이 없으니 니네들이 알아서 커라~하는 논리가 아니라
타고난 성격을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그것에 맞는 환경을 만들어 줄 때
아이가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자신의 장점을 잘 키워가는 어른으로 성장한다는 것을 '진짜' 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적절한 토양 - 양육태도, 방법, 학습방법, 사랑의 표현, 대화의 기술, 가정 분위기 등등-을 조성하는 건
결국 부모의 몫이다. 아이를 내 맘대로 만들어 가라는 것이 아니라 잘 지켜주라는 뜻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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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11-09-0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아이가 만든 것을 다 사진으로 기록하고 보관하시니 넘 좋아보여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05 15:1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큰 아이가 애기때 디지털 카메라를 처음 샀는데 그때 이후로 10년 넘게 아이들 사진을 잘 찍어서 보관하고 있어요. 화질이 안좋지만 가끔 동영상도 있고...그때는 몰랐는데 지나고 들쳐 보니 너무 귀한 사진들이예요~^^

잘잘라 2011-09-05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우~ 정작 현맘님은 힘드셨겠지만 편하게 앉아 읽기만 하는 저로서는 무쟈게 재미있는 남매예요. 극과극 체험같아요. 요즘 혼자 자라는 아이들도 많은데 아이를 하나만 낳은 부모들에게 꼭 필요한 글이라는 생각마저 들어요. 현맘님의 살아있는 글과 사진이 좋아요. 이런 내용 잘 정리하셔서 책을 내셔도 좋을듯^^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05 15:18   좋아요 0 | URL
실제로도 재미있는 남매예요. 큰 딸이 동생을 귀찮아도 하지만, 둘이 수다가 하루종일 장난이 아니예요. 제가 제 인생 중에 가장 잘했다고 여기는 것이 아이를 둘 낳은 것이예요..ㅎㅎㅎ 키울때는 엄청 힘들었는데 어느정도 키우니 편해요.
그런데 정말 성향이 달라요. 사물을 보는 관점도 다르구요.
사실 사람은 모두 다르겠지요? ㅎㅎ 아이들 키우며 제가 많이 배워요~
어쨌든, 돌아오셔서 이렇게 댓글 달아주시니 너무 반갑고 좋아요!

아이리시스 2011-09-05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스티로폼으로 저런 걸 만들다니, 저는 만드는 거 그리는 거 손재주 없어 딱 질색이고 해보려고도 안했거든요. 왕년에 레고 안 가지고 노는 애 없었지만, 저는 그거 있어도 뭘 만들어야 할지 모르겠........ 악!!!

예뻐요. 서로 다르니까 키울 만 하죠. 한 번 했던 걸 그대로 다시 하라면 재밌겠어요? 둘째가 오히려 고마워야 해요, 현맘님. 아이고, 진짜 예쁜데.......... ^^ 책 내요, 우리.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05 15: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전 아직도 레고 좋아해요. 전 뚝딱뚝딱 뭐 만드는거 좋아해요. 종이로, 나무로..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좋아해요. 그리고 만들고. 하루종일 그리고 만들어요.

맞아요. 다르니까 키울 만하고, 예쁜거죠~.사실 둘째를 더 예뻐해요. 귀엽고 애교도 많고, 남자 아이지만 정도 많아서 엄마한테 잘하죠. 그런데 어렸을 땐 정말 힘들게 했어요. 내가 너무 오냐오냐 했나 싶을 정도로요..ㅎㅎ 지금도 사고는 많이 쳐요. 다치기도 잘하고.^^
진짜 만약 두 아이가 비슷하면 재미없었겠어요. 엄마도 별로 배우지 못했겠고.

책은...아이리시스님 같이 반짝반짝한 분들이 있는데 제가 무슨 책을 내겠어요. 나중에 아이리시스님 괴테같은 작가 되시면(^^) 제 이름도 넣어주세요~ㅎㅎ

cyrus 2011-09-06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감 사진을 보니깐 예전에 어렸을 때 갖고 놀던 프뢰벨이 생각나네요. ^^
그런데 저는 어렸을 때 블럭은 잘 갖고 논거 같은데,, 공예에 손재주가 없어요. ㅎㅎ;;

마지막 말은 공감이 갑니다. 아이 잘 키우는 것은 부모의 노력에 따라 좌우된다는 사실은
모든 부모들이 공통적으로 알아야 할 진리라고 봐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9-06 10:01   좋아요 0 | URL
오..cyrus님은 프뢰벨 세대시군요..ㅎㅎㅎ
부모라는 자리는...참으로 어려워요. 맡은 아이들이니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노력해야죠.
하지만, 꼭 그렇지 못하더라도, 때론 환경적으로 신경 쓸 수 없더라도
그 마음만이라도 전해진다면 좋겠어요.
 
이선비, 한양에 가다 - 옛날 교통과 통신 처음읽는 역사동화 1
세계로 지음, 이우창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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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다! 정보가 많아서 싫어할줄 알았는데 너무 재미있단다. 바람직한 정보전달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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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책을 읽다보면 어른으로서 아이들 책에 많은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걸 발견하곤 한다.
좋은 책, 나쁜 책을 너무 가리는 것도 어른들의 습관이다. 아이들은 한층 재미있는 자기들만의 관점으로 책 경험을 하는데 말이다.
조선시대의 교통수단과 통신수단을 소개하는 정보전달 책이라 재미없어 할 줄 알고 괜히 긴장했는데
아이들 첫 마디가 '이거 2권은 언제 나와요?' 다. 이선비가 한양을 가는 여정을 담은 동화가 아이들의 취향에 맞았던 것.

마녀고양이 2011-08-27 10:07   좋아요 0 | URL
울 코알라 책 보면, 제가 읽어야겠구나 싶은 책이 너무 많아요.
아이들 책 정말 멋지게 만들더라구요. 이 책도 제가 욕심이 나네요. ^^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23:2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요새 아이들 책은 진짜 재미있고 유익해요.
특히 청소년기로 넘어가는 즈음의 아이들 책은, 왠만한 어른들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니까요.
그런데, 또 너무 풍성하니까 오히려 아이들은 시큰둥 한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ㅎㅎ
좀 아쉬운 듯 해야죠..우리땐 정말 읽을 책 없지 않았어요? ㅎㅎ

2011-08-27 14:5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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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7 23:3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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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00: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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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01: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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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01:2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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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0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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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10:5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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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8 21:1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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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21: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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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22:2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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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16: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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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2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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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23: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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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30 2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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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는 까미 황마훔 중앙창작동화 15
이성자 지음, 김창희 그림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생일인데 돼지고기가 빠진 자장면을 먹게하다니..좋은 친구를 두었구나, 마훔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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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0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다문화가정의 아이 이야기는 더 이상 특별한 소재가 아닐 정도로 자주 접할 수 있다.
마훔이가 친구들 사이에서 겪는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을 통해 나와 다른 사람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아이들의 눈으로 배울 수 있다. 돼지고기 알레르기가 있는 마훔이를 위해 돼지고기를 뺀 자장면을 감수하는 주인공은 자기 눈 앞의 잇속만 챙기는 어른들보다 훨씬 더 훌륭하다^^

마녀고양이 2011-08-27 10:09   좋아요 0 | URL
아, 돼지고기를 뺀 자장면.
작은 정성이 서로를 얼마나 행복하게 하는가에 대해 생각되네요.

현맘님, 여기 알라딘 서재도 가능하면 서로 보듬어주려고 노력하잖아요.
심리 상담 스터디도 비슷하게 일단 경청하려고 노력하고 수용하려 노력은 하거든요(그래도 한계는 있지만.. ㅋㅋ). 그런데 그런 만남이 정말 힘을 주는 것을 느끼게 되더라구요.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우선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몰라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23:39   좋아요 0 | URL
심리 상담 스터디...참 좋을 것 같아요. 물론 공부하는게 어렵긴 하겠지만요.
날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는 사람...환상인데요? 그런 사람이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나도 마찬가지지만, 다들 <나 좀 받아주소~>하고 기다리는 사람들 뿐이예요. 나도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졌음 좋겠어요.

아이리시스 2011-08-27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훔이는 이름이 쫌 이상한 거 아니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요즘 동화는 참 직설적이면서도 찡한 구석이 많네요. 아이들이 꾸준히 책을 읽나봐요, 얼마나 다행이고 좋은 일이에요? 저는 그나마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동생은 아예 아니거든요. 스스로 좋아할 수 있게 도와주는 일이야말로 정말 대단해요!

책을사랑하는현맘 2011-08-27 23:41   좋아요 0 | URL
그죠? 저도 이름이 좀 웃겼어요..ㅋㅋ
아이들이 책을 꾸준히 읽어요. 반은 자의로 반은 타의로..ㅎㅎㅎ 아이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지 말아야지 마음 먹는데 잘 안되요. 이 책이 얼마나 인생에 기쁨을 주는지 아이들이 빨리 알았음 좋겠다 싶은 마음에 조급해 지거든요. 엄마가 읽어보니까 이 책 진짜 좋더라, 재밌더라...해도 아이들이 스스로 재밌어야 되거든요.
항상 하고 싶은 이야기의 50% 밖에 안해요. 아니 못하고 참아요..혹여 잔소리가 될까봐요..ㅎㅎ